부산의 [전설 보따리] <8> 해월사 '노스님'과 '이무기'
처녀 잡아먹는 이무기에 맞서 '살신성인'
부산 금정산의 이무기가 살았다는 동굴과 너럭바위 모습. |
- 장소: 금정구 금성동
- 금정산성 방어사찰, 해월사…현 부산학생교육원 자리 위치
- 너럭바위 큰 구멍 속 이무기, 100명 잡아먹고 승천하려다 독실 맨
스님에 당하는데…
한때는 향불이 피워지고 부처님께 올리는 기도와 목탁, 염불소리가
어우러지고 많은 보살들이 드나들던 절이었다.
특히 이곳은 금정산성 내성(북문~서문)을 승군 100명으로 방어한
승영 사찰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름조차 전하지 못하고 풀숲에 묻힌 절터로만 남아 있다.
금정산 사시골의 아름다운 계곡 중간 지점, 파란 물 위에 떠 있는 피둥피둥 살진 너럭바위의 중앙에는 어린 아이들이 드나들 수 있을 만큼 큰 바위 구멍이 있다.
일명 '이무기 동굴'이다.
이 동굴 앞을 사람이 지나가면 더운 바람을 내는 이무기가 나타나곤 했다는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천둥과 우레가 치고 안개가 자욱이 깔리더니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렸다.
"잘 들어라. 나는 천년 묵은 이무기인데, 처녀 백 명만 잡아먹으면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다.
일 년에 처녀 한 명을 달 밝은 보름날 사시골 너럭바위로 보내라. 그렇지 않으면 마을에 큰 재앙이
있을 것이다."
말이 끝나자마자 천둥과 우레가 그치고 햇볕이 쨍쨍 났다.
이 말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마을에 큰 재앙이 없도록 하기 위해 회의를 갖고 매년 처녀를 한 명씩 바치기로
결정했다.
마을에서는 매년 처녀 한 명씩을 이무기에게 바치는 일이 가장 큰 행사였다.
그러다 보니, 마을 처녀란 처녀는 바닥이 나서 바칠 처녀가 없어 마을 이장이 큰 고민에 빠져 있었다.
그러던 중 해월사의 노스님이 이 사실을 알고 마을 처녀를 몰살하는 이무기를 잡아 없애야겠다며
굳은 결심을 하고 나섰다.
이무기는 사시골의 좌청룡 우백호의 명당에 살면서 아흔아홉 명의 처녀를 잡아 먹고 이제 한 명만 먹으면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기로 돼 있었다.
해월사의 노스님은 '이제 죽을 나이도 다 되었으니 이 몸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보시를 해야겠다' 생각하고,
이무기를 죽일 궁리를 하였다.
노스님은 달 밝은 밤에 독약을 칠한 실을 절 당간지주에 묶고 손에 독실을 가지고 너럭바위 위에
알몸으로 앉아 있었다.
자정께 드디어 동굴에서 커다란 이무기가 만면에 미소를 피우고 기어나와 처녀 한 명만 더 잡아 먹으면
승천한다는 생각으로 처녀인지 스님인지 모르고 노스님을 덥석 삼켜버렸다.
그 순간을 학수고대하던 이무기는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다고 여겼으나 이게 웬 일인가.
삼켜버린 몸에 독실이 매어있는 줄도 모르고, 이무기는 독실을 삼키다가 몸속에 독이 퍼져 계곡물에 떨어져
허우적거리다가 죽고 말았다.
지금도 사시골에는 옥수가 흘러 내리고, 용이 못 돼 한을 품은 이무기 동굴 위에 너럭바위만 천년의 세월 동안
묵묵히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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