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飯事] ⑩ 무이암차
[ 茶飯事] ⑩ 무이암차
中 무이산 명차… 혀끝 맴도는 꽃향기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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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무이산 절벽에서 자라는 대홍포 차나무. 왼쪽에 '대홍포' 글씨가 보인다. 도림원 제공 |
1천500여 년 전인 남북조 시대부터 그 이름을 떨쳐 왔다고 알려졌다.
그만큼 중국 차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당·송 시대에는 공납품으로 주목받았고,
원나라 때에는 조정이 무이산 구곡계에 직접 어다원을 설치해
황족을 위한 어차를 제조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요즘은 진품 오룡차로 차인들로부터 극진한 사랑을 받고 있다.
무이암차는 독특한 암운과 품격, 그리고 몸 안에서 일어나는 '암골화향(岩骨花香)'이 으뜸이다.
암골화향이란 '바위에 핀 꽃의 향기'라는 뜻인데, 무이암차의 품격을 설명할 때 즐겨 인용된다.
즉, 은은하면서도 무게 있는 꽃향기가 오랫동안 혀끝에서 지속되고,
마신 뒤에도 온몸의 모공에서 발산되는 기운이 크고 사골처럼 탕의 밀도가 높다는 얘기다.
특히 녹색 잎의 붉은 가장자리는 7~8차례 우려내도 향이 없어지지 않을 정도다.
예부터 '명산에 명차가 난다'고 했다.
무이산은 36개의 봉우리와 9개의 계곡을 지녔다.
깎아지른 절벽과 기암괴석이 아름답다.
그 속에서 발산되는 기운에 중국 옛 사람들은 관심을 두었던 것이다.
필자도 뗏목을 타고 무이구곡을 흘러다녔다.
좋은 차 한 잔을 마시는 것처럼 세상사의 온갖 시름도 그 속에서 다 잊을 수 있었다.
무이구곡은 주희가 주자학을 완성한 곳이기도 하다.
이런 까닭에 우리나라에서 기 공부를 하는 사람은 으레 이곳을 찾는다.
성지와 다름없는 것이다.
무이암차 중에서도 가장 좋은 것은 '대홍포(大紅袍)'로 알려졌다.
워낙 향이 그윽하고 기이하며, 맛이 순수하고 맑아 '암차지왕(岩茶之王)'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현재 무이산에 남은 대홍포의 어미 차나무는 고작 6그루에 불과해
연간 생산량이 200∼400g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대홍포를 흉내낸 하품이 많이 유통되고 있다.
특히 육계는 대홍포와 맛과 향이 아주 비슷해
일부 차 상인들이 이를 대홍포에 섞어 파는 사례도 있다고 하니 주의가 요구된다.
무이산은 대홍포 이외에도 명차를 많이 생산하고 있다.
철라한, 백계관, 수금구, 무이수선, 무이육계 등이 모두 무이산에서 출하되고 있다.
한중차문화연구회장 dorimwo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