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여행

[시장따라 골목따라] 수영 '팔도시장'

금산금산 2015. 6. 13. 21:05

수영 '팔도시장'

 

 

 

 

다양한 서민의 '종합공간' 규모 작아도 없는 것 없어

 

 

 

 

                                                                                       

 

 

 

 

수영은 부산에서도 몇 안 되는 교통요지이다.

부산의 굵직한 도심부들을 서로 연결하는 환승 지역이자,바야흐로 새롭게 부상하는 신 교통중심지역이다.

국제적 관광,컨벤션 중심도심인 해운대와 부산 행정 중심도심인 연제구,기존의 주도심인 남포,광복동에

이르기까지 부산의 모든 중심지를 이어주는 사통팔달의 지리적 여건을 갖추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조선시대에는 경상좌도 수군절도사영이 있던 자리로 현재의 수영이란 지명도 이에 유래가 되었듯이,

일찍부터 군사,지리적으로도 요충지였던 곳이다.

현재 다양한 버스 노선은 물론 지하철 2호선,최근에는 3호선까지 개통되어

환승역으로의 주요한 위상까지 겸비하게 되었다.

그 때문에 교통이 편리한 수영교차로 주변에는 30년 전부터 이 지역을 대표하는 재래시장이 잘 발달되어 있었다. 수영,광안,민락,망미동 등을 아우르는 수영구의 대표적 민속시장인 팔도시장이 바로 그곳이다.

수영교차로를 중심으로 망미방면과 민락방면에 걸쳐 형성되어 있는데,

일반 상가거리와 재래시장 골목으로 크게 대별된다.

팔도(八道)시장.

시장 이름만큼이나 이곳은 다양한 서민들의 종합공간이다.

시장은 시장대로,먹거리 골목은 먹거리 골목대로,서민 문화공간은 문화공간대로

복합적인 성격의 공간을 거느리고 있는 곳이 팔도시장인 것이다.

시장의 규모는 부산의 대형시장에 비해 볼품이 없다.

그러나 지역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장거리와,지역을 아우르는 규모가 여타 시장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만큼 올망졸망,형형색색의 물품들이 구비되어 있어 눈요깃거리로도 쏠쏠한 편이다.

어물전,채소전,곡물전,반찬전,제물(祭物)전,초재(草材)전부터 고추방앗간,푸줏간은 물론이고,떡공장(?),

어묵공장,두부공장에 이르기까지,즉석에서 신선한 장거리들을 구미에 맞게 장만 가능하다.

그 외 그릇전,의류전,신발전,철물전,잡화전 등 생필품도 부담 없는 가격에 구입할 수가 있다.

규모에 비해 없는 것이 없을 정도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팔도시장은 유서 깊은 사적공원인 수영공원과 맞대고 있어 어깨에 힘(?) 꽤나 들어가 있는 시장이다. 수영공원의 4~500년 된 푸조나무와 곰솔나무 등이 이 시장을 등에 업은 형국으로,시장의 따뜻한 기운을 북돋아주는 듯 하고,또 공원에서 가끔씩 열리는 수영야류의 신명난 장단으로 항상 흥에 겨운 시장이기도 한 것이다.

이런 신명에 술 한 잔 없을쏘냐? 팔도시장은 불빛이 드는 저녁이 되면 또 다른 모습의 옷을 갈아입는다.

소박한 술자리가 제법 왁자하고 거방지게 벌어지는 것이다.

명태대가리 지짐,가오리찜에 막걸리가 좋은 염매(廉賣)집들,닭발,생선구이가 맛있는 포장마차,선지국에

뚝사발 한 그릇의 선지국집 등 서민 주막들이 우선 판을 벌인다.

뒤이어 광어 한 접시에 집, 산오징어집'과 각종 육고기 및 해물을 싸게 구워 먹을 수 있는 '구이집'들이

불을 밝힌다.

지금은 뒷골목으로 밀려 사라지고 있는 추세지만,붉은 조명 아래의 '아가씨 비어 바'가

거나한 술꾼들에게 문을 열어 주면,팔도시장의 밤 풍경은 이윽고 완성 되는 것이다.

참고로 팔도시장 맞은편 육교 밑에 형성되어 있는 '양곱창 골목'도 그냥 스쳐 지날 수 없는

강한 유혹의 맛골목이다.

이처럼 서민들에게 다양하게 열려있는 팔도시장은 생활 속 '다양성의 공간'이다.

수영 뒷골목에서 숨김없이 자리를 내어주고,가식없는 얼굴로 서민을 맞이하는 팔도시장.

수영야류의 신명이 구석구석 스며들어 있는 곳. 때문에 '수영 들놀음의 말뚝이'를 닮은 팔도시장이야말로,

우리 서민의 삶과 가장 닮은 시장인 셈이다.

최원준·시인 cowejo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