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준비하는 설날] 자기 부모에 "아버님·어머님, 절 받으세요~" 잘못된 표현...
자기 부모에 "아버님·어머님, 절 받으세요~" 잘못된 표현
절 하는 법·틀리기 쉬운 호칭
![]() |
▲ 설날 세배 연습을 하고 있는 모습. 예종원 제공 |
절에도 종류와 방법이 있다.
그 구분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은연중에 실수를 하기도 한다.
설 명절을 앞두고 ㈔예종원(051-802-7440) 박명옥(60) 이사장을 찾아가
바른 인사 예절과 평소 틀리기 쉬운 호칭에 대해서 자문을 구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박 이사장은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이야기부터 끄집어냈다.
알 만한 고위 당직자들이 조문을 하면서 '공수'(어른 앞이나 의식 행사에 참석했을 때 손을 맞잡는 법)의
예를 갖추지 않고, 손바닥을 바닥에 짚은 채 팔자로 벌린 모습으로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하더라는 것이다.
"흉사 시에는 공수를 하더라도 남자의 경우 오른손을, 여자는 왼손을 위로 놓아야 합니다. 돌아가신 고인에 대한 애닮은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내 몸의 위치를 바꾸는 것이지요. 하지만 제사는 길사로 흉사가 아니기 때문에 반대겠지요."
그렇다면 명절 차례를 모실 때나 가족 친지간에 예를 갖춘 절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박 이사장은 "우리의 절을 굳이 정의하자면 살아가면서 자신을 나타내는 첫 번째 표현"이라면서
"상대를 공경하는 가장 기초적인 행동예절은 절"이라고 정의했다.
조선 중기 학자 김장생의 '가례집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남자들이 절을 할 때 가장 주의할 점은
공수한 손을 바닥에 짚을 때 벌리지 않는 것이다.
이때 남자는 왼손이 위로,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놓여야 한다.
어른들께 세배를 할 때, "절 받으세요~"라고 하는 것도 잘못된 표현이라고 박 이사장은 강조했다.
이는 일종의 명령이어서 "인사 드리겠습니다" 혹은 "인사 올리겠습니다"라고 정중하게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세배를 하면서 "할머니 건강하십시오~ 오래 사십시요~"라고 하는데 이 역시 예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어른들이 덕담을 하고 나면 "건강하십시오~ 오래오래 사십시요"라고 답배하라고 했다.
자주 틀리는 호칭에 대해서도 몇 가지 지적했다.
"자기 부모를 지칭하면서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아버지, 어머니'로 바꿔서 불러야 합니다. 아버님, 어머님은 상대의 부모를 지칭할 때 쓴다는 걸 기억하십시오. 또 자기 부모를 부친, 모친이라고 칭하는데, 실은 남에게 다른 사람의 부모를 말할 때 즉, 00의 부친, 00의 모친으로 써야 합니다."
결혼한 사람의 경우, 자기 집이나 처가의 윗대 어른에게 자기의 아내를 칭할 때 '제 처'라고 말하는 것은
비하해서 하는 말로 교양 없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이때도 '제 댁'이라는 게 맞는 표현이란다.
또 시집가지 않은 손아래 시누이를 부를 때, '아가씨'라고 하는데, 아가씨는 친척 관계가 없는 미혼 처녀를 말하는 것이어서 '작은 아씨'로 부르는 게 맞다고 박 이사장은 설명했다.
시집간 시누이의 경우는 '○○서방댁'이 맞지만 '작은 아씨'도 양해되고 있다.
김은영 선임기자
[미리 준비하는 설날] 남녀 불문, 나이 불문… 볼링 한 게임에 가족 화합도 쑥↑
가족끼리~ 이런 놀이 어때요?
![]() |
▲ 아시아드볼링장 키즈 레인에서 볼링을 즐기는 청소년들. 김은영 선임기자 |
설 명절뿐 아니겠지만 온 가족이 모처럼 모였는데도 딱히 할 게 없어서 맹숭맹숭 있다가
헤어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럴 때 시도해 봄 직한 가족 스포츠가 있다. 볼링이다.
부산에는 현재 40여 곳의 볼링 경기장이 성업 중이다.
볼링이 성황이던 지난 1997~1999년만 해도 90여 군데에 달하던 볼링장이
2010년께는 28군데로 줄어들었다가 최근 다시 늘고 있다.
부산볼링협회 홍용찬 전무이사는 "날씨 불문, 남녀 불문, 가족이 즐기기엔 딱 좋다"는 말로 볼링 경기의 장점을 설명했다. 홍 이사는 "일반인의 경우, 별도의 장비라든가 복장이라든가, 절차 없이도 볼링 경기장에만 가면 모든 게 구비돼 있어 편하게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볼링 경기장 중에서도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를 치른 부산 연제구 거제동 아시아드볼링장(051-507-9763)은 연중무휴로 운영 중이다.
아시아드스포츠클럽(www.asiadsports.co.kr)에서 위탁 운영 중인 이 시설엔 키즈 레인 8개를 포함해 총 36개 레인이 가동되고 있다.
키즈 레인의 경우, 아이들이 공을 굴리더라도 거터(gutters)로 빠지지 않도록 별도 장치를 해 두어서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하우스 볼은 볼링장에 비치돼 있고, 볼링화의 경우, 신발 자판기(켤레당 1천500원 대여)를 이용하면 된다.
최근엔 젊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록 볼링장'도 성업 중이다.
록 볼링장은 볼링을 치는 틈틈이 쿵짝쿵짝 클럽 음악도 즐기면서, 번쩍번쩍 야광 볼과 볼링 핀이 실내를 장식하게 된다. 록 볼링장에선 맥주 등 약간의 주류도 판매한다.
수영구 남천동 비치볼링장(051-626-1100)이 부산의 대표적인 록 볼링장. 설날엔 낮 12시께부터 영업할 예정.
이용 요금과 신발 대여료는 볼링장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비슷하다.
이 밖에 바깥 추위가 상관없다면 부산시립박물관(051-610-7147)이 마련하는 '설맞이 민속놀이마당'을 찾아도 좋겠다.
설 당일인 2월 8일부터 9일까지 박물관 정문 야외마당에서는 팽이 만들기, 탁본 체험, 민속옷 열쇠고리 색칠하기, 원숭이 플레이콘 붙이기 등 가족 체험 행사를 실시한다.
또 투호, 제기차기, 윷놀이 등의 다채로운 민속놀이도 마련한다.
프로그램별 운영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홈페이지(museum.busan.go.kr)에서 확인하는 게 좋겠다.
김은영 선임기자
[미리 준비하는 설날] 민족 대명절 '설날' 아는 만큼 더 즐거워요
명절 차례상도 주문하는 시대
![]() |
▲ 명절 차례상도 주문하는 시대다. 30년 넘게 종갓집 며느리로 살아오면서 축적된 경험을 살려서 전통혼례 및 제사 음식 전문점 '예우'를 차린 남영희 씨. 김은영 선임기자 |
'○○차례음식' '○○차례상' '○○제사음식'….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접속해서 '주문 차례상'이란 검색어만 넣어도
관련 업체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홈페이지 주소까지 줄줄이 뜬다.
돌아가신 조상을 받드는 차례(茶禮)를 모시면서 '주문 상차림'한다는 게
영 마뜩지 않다고 타박하는 이들도 있지만 명절 차례상을 주문하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그 이유도 각양각색이다.
■ 주문 차례상을 이용하는 이유
지난해부터 '주문 차례상'을 이용한다는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의 김 모(55·교사) 씨는 "명절 전날 아들 내외가 서울서 내려오더라도 음식 한다고 시간을 다 보내고 나면 다음 날은 차례 모시고, 오후엔 처가 간다고 훌쩍 가버려 제대로 된 대화조차 할 수 없었다"면서 "음식 장만할 시간에 가족끼리 영화도 보고, 바깥나들이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타지 거주·맞벌이에 바쁜 자녀들
주문 차례상·간소한 준비로 대체
남는 시간에 영화 관람·바깥나들이
가족끼리 오붓하게 즐기는 명절로
사상구 학장동에 사는 백 모(65) 씨는 아내가 몸져눕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주문 차례상을 이용하는 경우였다.
맞벌이 며느리를 대신해서 평소 손자를 돌보고 있는 이 모(58) 씨는 "아이도 돌보고, 음식까지 하기엔 너무 힘에 부대껴서 올해부턴 '주문'을 하자"고 얼마 전 아들과 며느리 앞에서 '폭탄 선언'을 했단다.
해운대구 좌동의 신 모(36) 씨는 가족이 좋아하는 한두 가지 고기반찬은 집에서 만들지만 손이 많이 가는
튀김류와 생선은 재래시장 전 집이나 마트를 이용한다고 털어놨다.
■ 사회적기업 '여성이 만드는 세상'
출장 뷔페, 푸드 카페, 즉석 도시락 배달, 단체 급식 위탁 운영을 주로 하는 사회적기업인 ㈔'여성이 만드는 세상'은 제사 음식 전문점은 아니지만 명절 차례상 주문을 3년째 받고 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봐도 공식적인 안내는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알음알음으로 주문을 하고, 또 받는다.
상차림 종류는 4인 가족 기준으로 5~6인이 먹을 수 있는 20만 원 기본상 한 가지뿐이다.
전, 튀김, 나물, 생선, 산적, 과일, 떡, 술, 탕국, 밤, 대추, 포까지 구색은 다 갖췄다.
좀더 많은 양이 필요할 경우, 5만 원 단위로 추가할 수는 있다.
2월 4일까지 전화(051-804-9982)로 주문을 받는데 음식은 주문자가 직접 가져가야 한다.
'여성이 만드는 세상'의 구명숙 대표는 "각 가정에서 직접 만들어도 이 가격으로는 힘들 것"이라면서 "우리는 돌봄 서비스나 위탁 급식을 하기 때문에 재료를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구 대표는 또 "소고기는 호주산을 쓰지만 가급적 국산 재료를 사용하고,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전문 조리사가 만들기 때문에 믿고 맡겨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종갓집 며느리 경험 살려 창업
전통혼례 음식 및 맞춤 한정식, 제사 음식 전문점 '예우'를 운영하고 있는 남영희(55) 씨는 스물한 살 나이에 종갓집 며느리가 되면서 1년에 10번 이상의 제사를 모시다가 강서구 명지동 집 근처 상가에 전문점을 냈다.
깔끔하면서 간간한 맛으로 승부를 걸고 싶단다.
"제사 음식이라고 따로 배우진 않았어요. 집안마다 만드는 방법도 다 다르고요. 음식 하는 걸 좋아했고, 조카들 혼례음식이나 집안 대소사에 불려다니면서 음식을 만들다 보니 먹어본 분들이 '나도, 나도'하는 바람에 아예 차리게 된 거죠."
남 씨는 2013년 사업자 등록에 앞서 2007년 부산대 평생교육원에서 '전통혼례 음식지도사'과정을 마치고 자격증도 땄다.
더 거슬러 올라가서는 2001년 한식조리기능사도 합격했다.
폐백·이바지반, 떡·한과 전문가 과정 등도 두루두루 거쳤다.
예우의 명절 기본 상차림은 7~8인분 기준으로 30만 원.
나물 3가지, 두부전 포함 5가지 전, 튀김 3가지, 문어·쇠고기·수육 등 산적류, 생선 3마리, 탕국, 밤, 대추, 곶감, 황태, 떡 등으로 마련된다.
가짓수는 늘릴 수 없어도 생선 등은 요금을 더 내면 추가된다.
2월 3일까지 전화(051-271-8338) 주문을 받고 원하는 날짜에 집까지 배달해 준다.
■ 유통업체와 상차림 업체도 예약
대형 유통업체인 메가마트(델리팀 바이어 010-9058-9086)도 지난 14일부터 오는 2월 3일까지 500세트 한정으로 '설날 차례 상차림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차례 상차림은 18만·23만·35만 원 3종류로 나눠지며 매장 픽업이 아닌 배송을 원할 경우 2만 원이 추가된다.
부산에 본사를 둔 제례음식 배달 전문 쇼핑몰 '예드림 상차림숍'(www.yeadream.co.kr·1855-1342)도 "최근 6개월 만에 약 20%의 매출 증대를 이루었다"면서 이 분야의 전망을 밝게 내다봤다.
예드림의 올 명절 차례상은 19만·25만·31만 원 3종류로 오는 2월 3일까지 주문받는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