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뒤처진 외양, 현대화 작업 절실”
“시대에 뒤처진 외양, 현대화 작업 절실”
김남철 충무동해안시장 회장
- “손님 신뢰 얻으려 자구책 마련
- 원산지표지판에 상인 얼굴 부착”
충무동 해안시장은 1965년 일심번영회라는 이름으로 들어선 부산의 대표 전통시장이다.
당시 서구 아미동 등지에 모여 살던 피난민들이 먼 바닷길을 되돌아 고국으로 돌아온 원양어선 선원들을 상대로 선지나 돼지껍데기, 다랑어 같은 안줏거리나 선원용 의류 등을 판매하기 위해 만든 시장이다.
지금도 점포와 노점을 포함해 약 190개에 달하는 가게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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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처음 이곳에 정착한 김남철(51) 상인회장은 “선원들에게 만화책을 빌려주던 가게, 선원들이 즐겨찾던 곰장어 식당 등이 여전히 남아있다.
당시 인기가 좋았던 칼국수 집들도 건재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정적으로 영업하는 지금과 달리 당시에는 리어카에
통발을 달고 다니며 장사하는 상인이 많았다.
나 역시 그랬다.
단속이 뜨면 이리저리 숨어 다니기도 했다.
명절이 다가오면 시장은 사람이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붐볐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나 현재는 당시에 비해 고객의 발길이 많이 줄었다.
이에 대해 김 상인회장은 “대형마트나 SSM, 편의점 등이 곳곳에
생겨난 탓”이라며 “IMF 때도 웬만큼은 장사가 됐는데, 해가 갈수록
손님맞이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해안시장 상인들은 이 같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했다.
상인들은 손님의 신뢰를 얻기 위해 제품의 원산지를 알리는 표지판에 상인의 얼굴과 이름을 부착하고 있다.
또 손님에게 친절한 상인으로 추천받은 이에게는 상인회 측에서 본인의 캐리커쳐가 그려진 ‘친절상인’
인증 패널을 세워준다.
김 회장은 시장 부흥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부산시와 서구의 적극적인 지원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 회장은 “해안시장은 종종 영화 촬영지로 섭외된다. 부산의 옛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자면 아직도 시대에 발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또 “옆 동네인 중구 자갈치시장은 올해 완공을 목표로 현대화 작업이 한창이다.
해안시장은 아직 기약이 없다”며 “앞으로 부산과 서구를 책임질 분들이 해안시장 상인들의 바람에
귀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