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섬사람] 통영' 지도'

금산금산 2015. 1. 14. 20:06

통영 '지도'

 

 

 

작아도 접근성 좋고 휴양 가능한 야무진 섬

 

 

 

뱃전에서 바라본 지도 서부마을 모습. 지도는 육지에서 전경이 시야에 들어올만큼 접근성이 뛰어나다.

 

 

 

 

- 미더덕 주산지로 잘 알려져 있어
- 평지 해안도로 자전거 하이킹에 최적
- 직항로 차도선 운항돼 교통 편리


경남 통영과 거제를 연결하는 신거제대교 인근에 위치한 '지도(紙島)'는 이름 그대로 종이섬으로 불린다.

옛날 바다에 살던 '마고 할멈'(구비설화로 전승되는 여성 거인 신)이 육지에 오르기 위해

여기에 종이를 펼친 것이 섬이 되었다는 설이 전해져 내려 온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섬의 형세가 돌고래를 닮았다 해서 섬 주민들은 '돌고래 섬'이라고도 부른다.

통영과 거제 사이의 견내량 해역에 위치해 있어 조류 소통이 좋은 만큼 양식업과 어선어업이 활발한

전형적인 어촌마을이다.

행정구역상으로 통영시 용남면 지도리에 속한다. 

 

 



■  육지와 가장 가까운 섬

지도는 통영시 용남면 적촌항에서 섬 마을전경이 시야에 들어올 만큼

육지와 가깝다.

적촌항을 떠난 차도선(차량을 실어 날을 수 있는 도선)은

바다를 가르자 마자 이내 지도에 도착해 버린다.

뱃길로 불과 5분 거리다.

섬 쪽에서 출발한 차도선이 육지에 도착하자 5살난 여자 아이가 내리더니

대기 중이던 어린이집 차량에 탑승한다.

차도선 선장 성동훈(63) 씨는 지도의 유일한 어린이라고 말했다.

이 어린이는 섬에서 육지의 어린이집을 다니는 중이다.


섬 앞바다에는 하얀 부이가 수없이 떠 있어 이 곳이 미더덕 양식 주산지 임을 쉽게 직감할 수 있다.

지도는 3개 마을로 이뤄져 있다.

배가 도착하는 곳은 서부마을. 배 도착 시간에 맞춰 선착장에는 15인승 공영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이곳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거망마을, 동부마을로 연결된다.


지도에는 올해 초 섬을 한바퀴 돌 수 있는 해안 일주도로가 완공됐다.

섬 주민들은 아직까지 고무된 분위기다.

시멘트로 깔린 해안도로 4㎞ 구간은 바다 풍광이 아름답고 대부분 평지다.

가족 단위의 자전거 하이킹 코스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오른쪽 편으로는 신거제대교가 지척이고 이어

거제 본섬과 부속섬인 가조도를 연결하는 가조연륙교가 보인다.

공영버스가 거망마을을 지나자 해안가에는 이 섬의 유일한 숙박업소인 테마하우스 펜션이 자리잡고 있다.

펜션 사장은 낚시가 좋아 이곳을 자주 찾았다가 아예 섬에 정착해 버렸다.



동부마을로 접어들자 정치망어장에서 갓 어획한 멸치를 양지바른 곳에서 말리는 모습이 눈이 들어온다.

천연잔디가 깔려 있는 아담한 지도분교는 올해 신입생이 없어 아쉽게도 폐교됐다.



■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휴양 섬

지도에서 유일한 펜션형 숙박시설.

3개 마을에 87가구, 127명이 살고 있는 조그마한 곳이지만

지도는 다른 섬이 갖추지 못한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먼저 차도선이다.

통영의 570개 섬 가운데 면소재지를 둔 한산도, 욕지도, 사량도 3개 섬을

 제외하고 지도는 직항로로 차도선이 운항되는 유일한 섬이다.

배는 차량을 6대나 싣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크기가 크다.

2006년부터 운항된 이 차도선에는 주민들의 아픔이 담겨 있다.

당시 한국전력공사가 거제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이 섬에 대형송전탑 5개를 건립할 계획을 세우면서

주민들과 마찰을 빚었다.

주민들은 통영도 아닌 거제에 전력을 공급하는데 대대로 내려 온

섬마을에 거대한 철탑을 박을 수 없다며 반발했다.

우여곡절 끝에 한전으로 부터 받은 보상금으로 마을 주민들은 협의 끝에 차도선을 건조했다.


또 이곳은 면소재지를 둔 3개 섬 외에 공영버스가 운행되는 유일한 섬이다.

2008년 11월부터 운행에 들어갔다.

그 이전에는 중고 그레이스 승합차 1대가 주민들의 발을 대신해 왔으나 낡고 비좁아 불편을 겪어 왔다.


차도선과 공영버스가 운행되기 이전인 몇년 전만 하더라도 이 섬은 육지와 거리만 가까울 뿐 오지 중의 오지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정은 달라졌다.

광역상수도가 개통된 데다 숙박시설이 들어서고 해안 일주도로까지 개통되면서

섬을 찾는 탐방객이 날로 늘고 있는 추세다.

낚시꾼들만 찾던 섬에서 가족 단위가 즐겨 찾는 힐링섬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다.  

 

 



■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섬

지도 앞에 위치한 무인도 '범섬'은 최근 민간업자에 의해 휴양형 관광섬으로 개발이 추진 중이다.

이곳에는 가족 호텔과 전망대, 야외수영장 등이 조성될 계획이다.

이 민간업자는 또 지도에도 가족호텔을 건립키로 하고 현재 범섬과 마주보고 있는 터에

한창 부지 조성 공사를 하고 있다.

범섬은 개인 소유로 넘어갔지만 이 섬의 해안 지선이 지도어촌계에 속한 만큼 두 섬은 뗄레야 뗄수 없는 관계다. 지도 주민들은 도선장 이용 등에 따른 관광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지도를 가기 위해서는 통영시 용남면 원평리 적촌선착장을 찾아야 한다.

신거제대교를 빠져 나오면 차량으로 10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다.

이 곳에서 차도선 '지도호'가 하루 7회(동절기 6회) 왕복 운항한다.

시간은 오전 8시10분, 9시, 11시20분, 오후 1시10분, 3시20분, 5시10분, 6시10분이다.

 섬에서는 이보다 10분가량 일찍 출발한다.

운항과 관련된 문의는 선장(010-5125-6807)에게 연락하면 된다.

요금은 성인 기준 왕복 3000원으로 저렴하다.

차도선은 서부마을까지만 운항한다.

거망마을이나 동부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차도선 도착 시간에 맞춰 운항하는 공영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차도선에 자전거를 싣고 가 하이킹을 해도 좋으며 그냥 바닷바람을 맞으며 걸어서 이동해도 별 무리가 없다.


차도선이 도착하는 서부마을은 대부분 미더덕 양식을 주업으로 삼고 있다.

이에 비해 거망마을, 동부마을은 통영과 거제 사이 견내량 해역의

빠른 조류를 이용한 그물어업을 전통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멸치잡이와 굴 양식도 활발하다.

 

3개 마을 중 가장 큰 동부마을 입구에는 수백 년은 족히 된듯한 보호수(느티나무, 보리수나무)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며 마을을 떡하니 지키고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 "보건진료소 반드시 있어야…폐교, 힐링캠프로 거듭날 것"

■  동부마을 지양규 이장

동부마을의 지양규(52) 씨는 섬마을 이장으로는 드물게 대졸 출신이다.

부산에서 대학을 나온 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를 맞았다.

그는 그 당시 섬에 홀로 계시던 어머니마저 건강이 안좋아

고향인 지도로 돌아왔다.


대졸 출신의 젊은 사람이 귀향을 하자

마을주민들이 너도나도 이장직을 권유했다.

얼떨결에 직책을 맡고 보니 섬마을에서 해야 할 일이 하나둘이 아니었다.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차도선과 공영버스 도입, 광역상수도 개통, 해안일주도로 개설 등 지도에서 이뤄진 성과물들은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하지만 그는 행정적으로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겸연쩍어했다.


최근 이곳이 낙후된 섬에서 힐링의 섬으로 거듭나고 있지만 그는 아직도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우선 보건진료소 신축이 시급하다.

그가 지도초등학교를 다닐 당시 전교생이 180여 명에 달할 만큼 번성했으나

하나둘씩 섬을 떠나가 이제는 섬 마을 대부분 주민이 홀로노인으로 남아 있다.


보건진료소 신축에 신경을 쓰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지 이장은 통영시를 발이 닿도록 들락거렸고 결국 부지 조성과 예산이 확보돼

또 하나의 숙원사업이 곧 해결될 전망이다.

섬 발전을 위해 발로 뛰는 그에 대한 섬주민들의 신망은 두텁다.

지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이라고 주민들은 말한다.

폐교되는 학교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던 지 이장은 이 곳에 힐링캠프 조성을 꿈꾸고 있다.

신거제대교 인근으로 육지와 교통 접근성이 뛰어난 데다 바다 풍광마저 빼어나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만큼 다른 지역과의 경쟁력에서 이길수 있다고 장담했다.


지 이장은 최근 개발에 들어간 범섬의 관광 휴양섬 조성과 관련해서는 두 섬의 동반 상생을 기대하고 있다.

서로 잘 살 수 있도록 민간업자와 주민들간 적극적인 교류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적지 않은 일을 했음에도 만족할 줄 모르는 지 이장에게는

섬 주민들과 함께 꿈꾸는 마지막 숙원사업이 남아 있다.

육지와 다리로 연결하는 '지도연륙교' 건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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