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봉 보살봉 연화봉 축융봉 등의 암봉들이 함께 어우러진 모습이
마치 한 떨기 연꽃을 떠올리게 하는 청량산(870.4m)은
경북 봉화군에 솟아 있다.
크지 않은 산세지만 일찍이 퇴계 이황선생이 이 산을 둘러본뒤
「청량산 육육봉을 아는 이는 나와 백구」라는 시조를 남길정도로
주변 경관이 뛰어나다.
특히 「남한의 3개 기악」으로꼽힐 만큼
명산으로 이름 높아 1982년 경북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산행의 들머리는 명호면 관창리 마을의 버스 종점.
마을에서 청량교를 건너면 주변의 암봉들이 도열하듯 솟아 있고
퇴계선생의 시조비가 있는 소공원이 나온다.
이 공원을 지나 비포장 도로를 따라 10여분 오르면 왼편에 청량마을이 보이고
다시 10분 정도 걸으면 등산로 안내판이 보인다.
이 등산로는 내청량사로 가는 길인데 하산때 이용하기로 하고
15분쯤 더 걸으면 두번째 표지판이 등산로를 알려준다.
이곳에서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되는데
도로에서 왼편 산자락으로 접어들면 호젓한 오솔길이 이어진다.
참나무 낙엽이 바스락거리는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10여분 오르면
갈림길이 나온다.
김생굴로 가는 길과 내청량사로 빠지는 지점이다.
김생굴쪽의 길을 택해 30분쯤 오르면 단애를 이룬 기암절벽아래의 외 청량사에 이른다.
절이라기 보다는 암자에 불과한 보잘것 없는 규모이나 절 입구의 석간수 맛은 일품이다.
땀을 식히고 15분정도 가면 김생굴에 닿는데 이 굴은 명필 김생이 필법을 연마했다는 곳이다.
여기서 다시 내청량사와 보살봉으로 이어지는 갈림길 가운데
오른편 능선을 타고 보살봉으로 오른다.
이곳은 청량산 산행에 있어 가장 가파른 오르막으로 보살봉까지는 약 1시간이 소요된다.
보살봉에서부터 정상까지는 산 기슭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완만한 능선길로 별 무리가 없다.
왼편에는 깎아지는 암봉들 사이에 자리한 내청량사가 보이고
주변에는 아직도 화전의 흔적이 보인다.
보살봉에서 795m봉 못미쳐 내청량사로 빠지는 갈림길까지는 30여분 거리.
갈림길에서 오르락 내리락하는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821m봉을 넘어 40분쯤 걸으면 정상에 닿게 된다.
산정에 서면 낙동강줄기를 감싸안은 청량산의 능선들이 치마자락처럼 펼쳐져 있고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의 물줄기가 도도하게 흐르는 장관을 볼수 있다.
산정에서의 하산은 왔던 길을 되돌아 나와 795m봉을 지난 갈림길에서 내청량사로 빠져야 된다.
절에서 어느 곳으로 든 관창리 마을로 되돌아 오게 된다.
청량산의 전체 산행시간은 넉넉잡고 5시간 반이면 끝난다.
교통편은 명륜동 동부터미널에서 하루 한차례(9시50분) 있는봉화 또는 안동행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봉화나 안동에서는 관창리(청량사)행 시외버스를 타면 되는데 교통이 불편한 것이 흠이다.
버스종점인 관창리에는 민박이 가능하다.
<황계복·석봉산악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