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통수골' ~'가인골'

금산금산 2014. 9. 2. 20:14

밀양 '통수골' ~'가인골'

 

 

 

볼수록 좋은 산빛.... 들을수록 편안한 물소리

 

 

 

 

                                                                       

  

 

 

"날마다 산을 봐도 볼수록 좋고/물소리 늘 들어도 들을수록 좋다/

저절로 귀와 눈 맑게 트이니/소리와 빛 가운데 편안함 있네"  - 원감국사의 "거산시"중에서.


입하를 지났다지만 신록의 계절 5월은 엄연한 봄이다.

하지만 최근의 날씨는 이를 뛰어넘어 초여름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갖가지 들꽃과 연두빛 신록을 찾아 이 산 저 능선을 헤집고 다니는 "봄의 산꾼"들에게는

이러한 날씨가 반갑지만은 않은 듯.

햇살이 따갑고,흐르는 땀이 여간 성가시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 때 그늘이 드린 계곡을 찾아보자.

원감국사의 시에서처럼 볼수록 좋고 들을수록 편안한 "빛과 소리"의 이중주가 있다.

이번 주 남도의 산은 그러한 계곡산행지를 찾아봤다.

답사지는 경남 밀양의 구만산 통수골과 억산 가인골.

구만산은 영남알프스 가장 서쪽에 위치한 밋밋한 산세의 육산이고 통수골은 이 산의 서남쪽 자락에 감춰져 있다.또 가인골은 바위산으로 이름높은 억산의 남서릉 겨드랑이에 있다.

취재팀은 구만산을 사이에 두고 산내천으로 흐르는 이 계곡들을 하나의 코스로 묶어 답사에 나섰다.

코스는 구만사~구만폭포~구만재~인재~가인골을 거쳐 봉의저수지로 내려온다.

산행시간은 4시간30분~5시간 정도.


산행은 밀양시 산내면 송백리 산내초등학교에서 시작된다.

버스에서 내려 도로 건너 학교 오른쪽 담장을 따라가면 월궁식당이 나온다.

다시 왼쪽으로 더가면 산내천을 가로지른 봉의교가 보인다.

구만산 등산로는 이 다리를 지나 양촌이라 쓰인 화강암 입석지점에서 왼쪽으로 꺾어들어

큰 느티나무가 있는 가라마을에서 열린다.

양계농장이 있는 들머리에는 등산로안내 표지판이 서 있다.

이곳까지 30분소요.본격산행이 시작되는 구만사 입구까지 승용차가 들어갈 수 있으나 주차할 곳이 마땅찮다.

구만사에서 통수골의 제1비경인 구만폭포까지는 약 70분이 걸린다.

길은 계곡의 오른쪽에서 시작되다 최근에 철제사다리가 설치된 약수탕부근에서 왼쪽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구만폭으로 오르는 등로는 여느 계곡산행에서 보듯 늘상 반반하거나 뚜렷하지만은 않다.

계곡을 오를수록 길이 끊어지는 빈도가 더욱 잦다.

길이 끊어지거나 희미해진 부분에서는 계곡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생각으로

계곡의 가장자리를 더듬어 올라가면 어렵지 않게 등로를 이어갈 수 있다.

또 산악단체들의 표지기도 많이 달려있어 참고하면 된다.

구만산은 임진왜란때 9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난을 피해 이 계곡으로 숨어들었던 곳이라 하여 불리는 이름이다.계곡은 이름에 걸맞게 오를수록 깊고 넓게 펼쳐진다.

병풍을 두른 듯 깎아지른 절벽이 굽이굽이 열리며 맑고 깨끗한 물이 청아한 소리로 다가온다.

특히 42m 높이에서 2단크기로 떨어지는 구만폭의 위용은 이번 산행의 백미다.

폭포옆 벼랑길을 오르다 떨어져 죽은 통장수의 애잔한 전설까지 깃들어 있어 숙연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구만폭에서 구만재로 오르는 등로는 구만폭 바로 왼쪽 벼랑으로 열려있다.

길은 사람들이 많이 다녀 뚜렷하다.

이곳의 풍광 또한 장관인데 바로 아래가 직벽절벽이라 조심해서 올라야 한다.

구만폭을 왼쪽으로 에돌아 올라 15분쯤 더 가면 계곡은 두갈래로 나뉜다.

오른쪽은 구만산으로 오르는 일반 등산로이며 왼쪽은 구만재로 이어지는 계곡 본류다.

취재팀은 일반등로를 버리고 계곡본류로 향하는 길을 택했다.

구만재로 오르는 본류구간은 수년간 사람다닌 흔적이 없는 청정지대다.

좁고 얕아진 계곡사이로 나무숲이 터널을 이루고 있어 햇빛을 피해가며 환상적인 산행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등로는 여기서부터 사실상 끊긴다.

길을 만들어 가는 방법은 물줄기를 따라간다는 기분으로 계곡과 계곡 언저리의"토끼길"을 이용해야 한다.

 

1차 합수지점에서 구만재까지는 약 60분 소요.

물줄기는 구만재 바로 못미쳐 2차 합수지점에서 오른쪽으로 꺾여 동쪽으로 거슬러간다.

진행방향 정면에 안부가 보이고 조그만 계곡도 형성돼 있어 자칫 그 길로 나아가기 쉬운데 조심해야 한다.

2차 합수지점에서 오른쪽(1백50도방향)으로 15분쯤 더가면 수원지에 닿는다.

등로는 수원지를 1백m쯤 남겨놓고 왼쪽 비탈로 꺾어지는데 별다른 길이 없어

 80도 방향으로 1백m가량 무작정 치고 올라야 한다.


능선에 올라서면 등로는 뚜렷하다.

남쪽방향은 구만산으로 가는 길이고 북쪽방향은 구만재를 거쳐 육화산으로 간다.

계곡에서 올라온 방향으로 직진하는 갈랫길을 찾으면 가인골로 갈 수 있다.

가인골은 동쪽방향의 억산 수리봉을 바라보며 내려서야 하는데

내려서는 길이 하산길로 착각돼 혼란을 겪을 수 있다.


구만재에서 인재까지 등로는 영남알프스 서부산군의 종주능선이다.

이 능선을 따라가면 억산 운문산을 거쳐 가지산까지 갈 수 있다.

능선길은 곳곳에 암봉이 솟아 있어 주변의 풍광을 한껏 즐길 수 있다.

인재에서 가인골로 내려서는 길은 능선길과 기도원으로 가는 임도가 맞닿는 삼거리 오른쪽에 나 있다.

8자 형태의 이 길을 따라 내려 가면 물소리가 들리면서 계곡산행이 다시 시작된다.

부담도 없고 계곡이 아름다워 산행마무리를 멋지게 장식할 수 있다.

봉의저수지까지 80분 소요.

진용성기자 ysjin@pusanilbo.com


 

 

밀양 통수골 ~가인골 산행수첩

 

 

밀양서 시외버스 이용해야

들머리인 가라마을과 하산지점인 가인마을이 이웃해 있어

원점회귀산행이 제격이지만 마땅한 주차장소가 없어 되레 불편할 수 있다.

대중교통편을 이용하려면 부산에서 열차편으로 밀양에 가서 얼음골이나 석남사행 시외버스를 타야 한다.

밀양행 열차는 오전 6시5분 첫차를 출발로 평균 40분 간격으로 있다..

밀양시외버스터미널은 밀양역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10분정도 가야 된다.

이곳에서는 얼음골행 버스가 평균 30~4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하차지점은 산내면 송백리 산내초등학교앞.

하산할 때도 이곳에서 버스를 탈 수 있다.



흑염소.통돼지 요리 별미

산내면 송백리에서 밀양쪽으로 가면 산외면 금곡마을 못미쳐 희곡마을에

흑염소고기요리와 통돼지 바비큐 맛이 일품인 산천관광농원이 있다.

이 농원은 1만5천여평 부지위에 식당 및 민박시설을 갖춰 청소년 수련장과 직장인들의 연수장으로

주로 이용되고 있는데 일반인이나 등산객의 민박과 식사주문도 받는다.

농원은 자연경관이 좋고 산림욕도 할 수 있어 여름철이면 예약을 해야 이용할 수 있다.

 

문의 0527(352)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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