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귀천봉'

금산금산 2014. 12. 16. 11:52

청도 '귀천봉' 능선

 

 

 

하늘로 돌아가리라 …

 

 

 

 

 

 

 

                                                                              

                                                                    ▲ 고깔모자 연봉이 아름다운 귀천봉 능선.

                                     중앙부분 바위 전망대 너머 깨진 바위가 인상적인 억산이 바라다 보인다.


 

 

 

 

 

산행을 하다보면 유독 눈에 밟히는 산이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오르지 못하거나 못했을 때에 생기는 경우다. 
특히 마루금을 이어가는 종주산행의 경우 그런 상황이 잦다. 
실제로 산악인들 사이에 눈에 밟히는 대표적인 산이
 월악,보현,일월 등이다.

암 릉미가 압권인 월악산은 대간 꾼들 사이에 아쉬운 산으로 손꼽히고,

계곡미가 특출한 보현,일월산은 정맥 꾼들 내에서 '따로 타고 싶은 산' 으뜸에 올라있다.

종주산행을 고집하다보면 아무리 아름다운 산이라 할지라도 불가피하게 타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어달리기가 붐을 이루고 있는 영남알프스에서도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가지능선이 많은 북쪽 알프스쪽에서 자주 일어난다.

경북 청도군 금천면에 꼭꼭 숨은 귀천봉(579m) 능선도 그중의 하나다.

주릉에서 벗어나 있어 사람들의 발길은 뜸하지만,고깔모자처럼 뾰족한 봉우리가 인상적이며 연봉을 이룬 봉우리들이 푸른 하늘로 용틀임하는 모습은 수많은 산악인들에게 깊고 그윽한 이미지를 안겨준다.

이번주는 언저리가 아름다운,그래서 많은 산악인들의 가슴에 감동으로 남아있는 귀천봉 능선을 소개한다.

능선은 그래서 더이상 타보고 싶은 소망이 아닌,체험으로 생생한 추억이 되길 기대해본다.

산행은 박곡리 '감쪽마을'을 들머리로 해서 지능선∼전위봉∼귀천봉(579m)∼전망대∼헬기장∼억산(944m)∼팔풍재∼대비골∼대비사를 거쳐 박곡마을로 되돌아 오는 원점회귀형 코스다.

산행시간은 넉넉잡아 4시간∼4시간30분 정도.

이번 산행은 그러나 들머리 찾기가 쉽지않고 등로도 오르내림이 심해

처음부터 조심하지 않으면 가외의 수고를 더해야 한다.

하지만 초입부분에서 조심하고 체력안배에 조금만 신경써면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외 등로는 능선을 따라 생각보다 뚜렷하게 이어져 있다.

산행들머리는 박곡리 마을 상류에 위치한 가내 수공업 형태의 염색공장인 '감쪽마을'뒤편으로 열린다.

감쪽마을은 마을회관에서 동네 고샅길을 따라 100m쯤 올라간 뒤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다시 300m쯤 산쪽으로 올라가면 만난다.

길 찾기가 어렵다면 염색공장이 어딘지 물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본격적인 산행은 감쪽마을 뒤편 산판 길을 따라 시작된다.

산판 길은 곧장 과수원으로 연결되고 등로는 과수원을 가로질러 지능선 잘록이로 이어진다.

잘록이에 올라서면 길은 외길.

무덤 2기를 지나 40분쯤 발품을 팔면 전위봉에 올라선다.

여기서부터 억산 중간 바위 전망대까지가 이번 산행의 백미다.

고깔모양의 봉우리가 잇따라 나타나 오르내림의 재미가 솔솔하다.

무릎이 가슴팍에 닿을 정도로 가파른 된비알와 급경사 내리막이 번갈아 계속돼 땀도 제법 흘릴 각오를 해야한다. 이러한 현상은 사람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귀천봉(일부 산행도에선 개물방산이라 잘못 표기)에서 더욱 실감있게 진행된다.

일부 구간은 나뭇가지를 잡지 않으면 오르기 힘들 정도로 경사가 심해 등산이 아니라 등반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

귀천봉에서의 조망도 짜릿하다.

운문∼억산∼구만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의 북쪽 장벽이 헌걸차며

 운문댐으로 내달리는 호거대∼베틀바위 능선이 시원하다.

또 진행방향 왼쪽으로 대비지의 푸른 물결이 은빛 보석으로 반짝이며 오른쪽으로 는 박곡 오봉은 물론 방지 동곡 남양 등 동창천을 따라 굽이치는 자연부락들이 한눈에 가득찬다.

전위봉에서 바위 전망대까지 1시간 소요.

바위 전망대를 지나면 능선은 또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쏟아질 듯 가까이 다가온 영남알프스 주릉이 사뭇 위압적이다.

특히 깨진 바위가 특징인 억산은 하늘 높은 줄 모른 듯 치솟아 있다.

영남알프스의 주봉답게 일대를 호령하는 모습이 장관이다.

바위 전망대에서 억산까지 다시 1시간 소요.

억산에 닿으면 하산 길은 여러 갈래로 나 있다.

밀양이든 청도든 원하는 곳으로 내려설 수 있다.

원점회귀을 위한 하산은 팔풍재를 거쳐 대비사쪽 대비골을 이용하거나 900m봉에 올라

삼성광업소쪽 능선을 타야 가능하다.

대비골은 빨리 하산할 수 있는 장점이(1시간 20분 소요) 있는 반면에

길이 거친게 흠이고 광업소 쪽 능선 길은 시간이 1시간쯤 더 걸리나(2시간 30분 소요) 지나온

등로를 한번 더 훑어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어느 코스를 이용하든 산을 내려와 박곡마을까지 30분 쯤 걸어야 한다.


글=진용성기자

사진=김경현기자

 

 

청도 귀천봉 능선 개념도

 

 

 

 

 

청도 '귀천봉' 능선 산행수첩

 

 

산행 들머리인 청도군 금천면 박곡동대중교통편이 원활하지 않다.

우선 열차를 타고 청도에 내려 청도역 부근의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동곡행 군내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부산서 청도까지 열차편은 오전 5시30분발 무궁화호를 첫차로 1시간~1시간3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동곡행 버스는 오전 7시40분,9시10분,10시20분,11시10분,12시10,오후 2시10분,3시정각 등 하루 10편이 다닌다. 박곡마을은 동곡에서 하루 5편 운행되는 군내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오전 9시45분, 11시30분,오후 2시50분,4시,6시. 

자가 승용차를 타고 간다면 밀양을 경유하는 것 보다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 운문령으로 접근하는 것이 여러모로 수월하다.

지방도 69번 도로는 운문령을 넘어 금천면 동곡까지 연결된다.

박곡마을은 금천면 사거리에서 919번 도로를 따라 좌회전,금천교를 건너 200m쯤 더 가서

길 오른쪽에 세워진 대비사 이정표를 보고 다시 좌회전하면 닿는다.

신라 진흥왕때 한 신승이 억산을 배경으로 세운 대비사는 진평왕 22년에 원광국사가 중창하였다.

이 사원의 이름을 대비사(大悲寺)라고 한 것은 불교의 대자대비(大慈大悲)라는 뜻으로 지어진 것이라고도 한다. 당초에는 박곡리 마을에 있던 것을 고려시대에 지금의 자리로 옮겨왔고

 입구에 줄지어서 있는 11기의 고승대덕들의 부도가 이곳의 오랜 역사를 전해준다.

지금 남아 있는 정면 3칸,측면 3칸의 조선시대 전형적인 다포식 맞배 건축물인 대웅전은

보물 제834호로 지정되어 있다. 또

한 사찰 인근에 보물 제203호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는 석가여래좌상은

석굴암 불상과 같이 통일신라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당시 불상중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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