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홀로서기'
독립적으로 살아가기 웰다잉 준비 첫걸음
얼마 전 친구가 보내준 카톡에서 '며느리가 시부모에게 보낸 편지'라는 글을 읽었다.
웃자고 하는 이야기지만 '홀로서기' 하시라는 충언이 담긴 글이었다.
"외로움도 혼자 견딜 줄 아셔야 하고, 나이가 권력은 아니니 물러설 줄도 아셔야 한다"고 했다.
그 글을 쓴 젊은 세대의 생각과 관계없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나름대로 철학을 가지고
노년기를 보내는 지혜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필자의 친구 한 명은 "엄마 때문에 죽겠다"는 하소연을 자주 한다.
형제들과는 의가 상해 아무도 엄마를 찾아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이 오기까지 서로의 잘못이 있는데도 80대 노모는 아직도 자식을 욕하며, 모든 것을 맏이인
자신에게 요구한다고 했다.
큰딸로 태어나 넉넉한 성품을 가진 친구인지라 늙은 어머니에 대한 연민을 가지고 돌보는 모습을 보면서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고 곱게 늙어가는 것이 노년층의 중요한 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60~70대는 앞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축적해 둔 재산이 많은데다 고등교육까지 받은 세대다.
나름대로 노후를 설계할 여유도 있다.
자신은 부모를 모셨지만, 자식들로부터는 '홀로서기'를 권유받는 세대이기도 하다.
몸이 아파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는 설움을 느끼는 때가 많지만, 그 또한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으로 받아들이는 운명에 처한 사람들이다.
희수(77세), 미수(88세), 백수(99세), 그리고 장수(100세) 생일상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일상생활을 스스로 처리할 수 있을 만큼 건강을 유지하면서 마음을 가다듬는 일이다.
죽음은 이런 일상의 마지막에 오는 것이다.
평소 독립적인 삶을 살아온 사람일수록 죽음 준비도 잘한다는 뜻에서 하는 말이다.
주위를 살펴보면 아름다운 공원과 도서관도 많고, 내 손길이 있어야 하는 일이 수두룩하다.
몸이 닿는 데까지 열심히 움직이고 그 이후엔 오래 아프지 않도록 스스로 신념을 불어넣어야 한다.
"잠을 자는 도중에 가도록 해 주세요"라는 기도는 피그말리온 효과처럼
자신을 편안하게 천국으로 인도해 줄 것이다.
'인생은 소풍이다'고 했다.
그동안 펼치고 놀았던 소풍 가방을 쓸어 담는 시기에 있는 노인들은
'혼자서도 마무리를 잘하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
이기숙
전 신라대 교수 국제죽음교육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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