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고리3호기 격납고] 철판 부식원인 '깜깜'

금산금산 2017. 3. 10. 21:58

[고리3호기 격납고] 철판 부식원인 '깜깜'




한수원 규명 못해 예방정비 연장






- 제작결함·부실시공·해풍 등 추정
- 한빛2호기처럼 원인 못 밝히고
- 원안위 승인 후 재가동 가능성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 3호기 격납건물의 철판 부식 원인이 장기간 규명되지 않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원자력발전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고리3호기의 계획예방정비 기간을 70일가량 연장한다고 9일 밝혔다.

고리3호기는 지난 1월 19일부터 이날까지 정비를 받고 재가동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두께 6㎜의 내부 격납철판에서 0.4㎜ 정도의 부식이 발견되자 정비 기간이 연장됐다.

현재 녹이 슨 철판을 뜯어내고 새로운 철판으로 교체 작업 중이다.

원자력 당국은 지난 1월부터 정밀진단을 하고도 부식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제작 결함이나 부실 시공·해풍 영향으로 추측만 하고 있을 뿐이다.

격납건물 철판은 1.2m 두께의 콘크리트 외벽과 함께 방사능 외부 누출을 막는 역할을 한다.

기장군은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최근 한국수력원자력 측에 기장군·기장군의회와 주민대표가 참여하는 공동 현장조사를 요구했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고리3호기에 대한 신뢰 회복 차원에서도 공동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지역과 소통을 거부하는 원자력 당국의 행태는 오해만 낳을 뿐"이라고 말했다.

고리원자력본부 측은 "곧 공동조사를 할 계획이다. 늘어난 예방정비기간 중 부식 원인도 명확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고리3호기도 한빛2호기처럼 부식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가동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한빛2호기의 부식은 고리3호기보다 빠른 지난해 5월 발견됐다.

원자력 당국은 10개월가량 조사를 했으나 부식 원인을 찾지 못했다.

10개월을 소비한 원자력 당국은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한빛2호기 재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간 한빛1호기 격납건물 철판에서도 같은 부식 현상이 발견됐다.

원자로 제조사인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설계하고 현대건설이 시공한 한빛 1·2호기는 같은 노형으로 1986∼1987년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1984년 준공한 고리3호기도 한빛 1·2호기와 같은 노형이다.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고리3호기의 정비를 끝내고 안전 시험을 한 결과 안전성이 확보되면 재가동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도 재가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준용 기자 j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