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백월산'
사자 닮은 암봉 3개 넘으니 `철새 요람` 주남지가 발아래에…
월산마을~화양고개 3시간 안팎이면 충분
산에서 볼 수 있는 우리 봄꽃 수십종 만발
높지는 않아도 정상부 암봉서 본 조망 압권
주남저수지·마금산온천 등과 연계 여행도 좋아
글자 그대로만 해석하면 '흰달산'을 뜻하는 경남 창원 백월산(白月山·428m)은
비록 낮지만 오랜 역사와 전설을 품고있는 유서 깊은 산이다.
게다가 정상부의 우뚝한 3개 암봉으로 인해 '삼산'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빼어난 조망미를 가졌으면서도 3시간 안팎이면 충분히 산행을 마무리할 수 있어
가족 친지 등과 함께하는 봄나들이 산행지로 적격이라는 점이다.
또 '철새의 요람'인 주남저수지 전체를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고
인근에 마금산온천까지 있어 주남지 여행과 백월산 등산, 온천욕을 묶은 하루 나들이 코스로도 그만이다.
특히 봄에는 온갖 야생화가 만발해 더욱 정겹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의 이창우 대장이 백월산 산행 중 범골봉에서 주남저수지를 조망하고 있다. 왼쪽 정자는 백월산정이고 오른쪽 멀리 뾰족한 산은 진영휴게소 부근에 있는 정병산(봉림산)이다. |
백월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깊은 역사와 전설이다.
신라 경덕왕(764년) 때 창건된 백월산 남사는 창원 최초의 가람이다.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이라는 이름의 두 젊은이가 승려가 된 후
득도해 각각 미륵불과 아미타불이 됐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백월산 남사의 존재 때문에 정병산(봉림산 또는 전단산) 천주산 등
더 큰 산을 제쳐두고
이 산을 창원의 진산으로 인정하는 산꾼들도 적지 않다.
또 하나.
백월산은 산의 명칭을 삼국시대 때부터 1000년이 넘도록
잃어버리지 않고 꿋꿋이 지켜내고 있는 흔치 않은 산들 가운데 하나다. 따지고 보면 고려 조선 일제강점기 등을 거치면서
고유의 이름을 잃어버리거나 빼앗긴 산이 어디 한둘이던가.
백월산으로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창원 정병산(566.7m)만 예를 들어 봐도 그렇다.
부산에서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진주 방향으로 가다가
진영휴게소를 지날 때 왼쪽 위로 우뚝 솟은 봉우리가
낙남정맥의 주요 봉우리이자
창원의 대표적 산 가운데 하나인 정병산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그런데 이 정병산(精兵山)이라는 이름은 일제강점기인 1920년께
일본군이 이곳에 병참기지를 두고 군사훈련을 한 곳이라고 해서
그들 마음대로 '정병산'이라 이름 붙이고 군사지도에도 그렇게 표시했다고 한다.
따라서 상당수 창원 시민들과 산꾼들은 옛 이름인 봉림산(鳳林山)으로 부르고 있고
일부 시민들은 "봉림동 봉림사 뒤 야트막한 293m봉이 봉림산이며,
대동여지도 등에 따르면 이 산을 전단산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처럼 산 하나를 놓고 여러 개의 이름이 혼용되는 사례가 하나 둘이 아닌 실정을 감안하면
1000년 넘도록 하나의 이름만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백월산은 범상치 않게 느껴진다.
GPX & GTM 파일 / 고도표 jpg파일 |
전체 산행은 창원시 북면 월백리 월산마을 입구 등산로 안내판에서 출발, 화양고개에서 마무리한다.
안내판~마을 안 갈림길~이정표~능선 사거리~산불초소~하봉~
중봉(정상석과 감시카메라 위치)~백월산 정상(상봉)~갈림길~
헬기장~남지갓등~안부~범골봉(백월산정)~안부 사거리(나무다리)~
화양고개 순. 총거리 6.2㎞에 걷는 시간만 2시간40분,
휴식과 식사를 감안해도 3시간30분 정도 걸리는 단출한 코스다.
월백리 월산마을 입구 등산로 안내판에서 왼쪽에 높이 솟은 백월산 정상부의 3개 암봉을 바라보니
분명히 사자가 엎드려 있는 형상이다. 실제 '사자암'이라고도 불린다.
그런데 산행 중에는 이 사자의 형상을 인식하기 힘들다.
산의 남쪽에 자리 잡은 월산마을과 인근 남백마을 등에서만 사자의 형상을 확인할 수 있다.
마을 안으로 200m쯤 가다가 전봇대 앞 '등산로 왼쪽' 표지판을 보고 좌회전한다.
민가를 벗어나 비포장 길이 시작된다.
왼쪽 계곡 방향은 버리고 오른쪽 오르막을 타야 한다.
뒤돌아보면 멀리 작대산과 그 왼쪽 농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적송 우거진 한적한 길을 오르면 10분 후 지능선에 닿는다.
첫 이정표에 '백월산 정상 1.8㎞'라고 표시돼 있다.
정상부의 3개 암봉도 마을에서 볼 때 훨씬 더 크게 다가온다.
곧이어 달성 서씨 묘를 비롯해 무덤이 밀집해 있는 묘지군을 통과한다.
주변에는 온통 양지꽃, 큰구슬붕이, 제비꽃, 줄딸기, 산자고 등 야생화 지천이다.
길 양옆으로 약모밀도 빼곡하다.
사뿐히 즈려밟고 가야 할까? 백월산 산행로에 진달래 꽃잎이 흩어져 있다. |
15분 후 벤치를 통과해 능선을 따라 10분쯤 더 가면
마산마을과 백월산 정상으로 갈라지는 주능선 사거리에 닿는다.
왼쪽으로 가면 마산마을 하천변으로, 직진해서 내리막을 타면
마산마을 주차장 방향으로 가는 길인데 취재팀은 오른쪽을 택한다.
조금씩 경사도가 높아진다.
그러나 등에 적당히 땀이 묻어날 정도일 뿐 험한 길은 아니다.
길 가에는 진달래 붉은 꽃잎이 4월의 마지막 불꽃 일듯 타오르고 있다.
먼저 불꽃이 인 꽃잎들은 어느새 바닥에 떨어졌다.
김소월의 시처럼 '진달래 꽃 사뿐히 즈려밟으며' 가는 산행은
봄에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15분 후 오른쪽이 탁 트인 바위 전망대에 닿는다.
발아래 들머리인 월산마을이 보이고
고개를 들면 왼쪽부터 진달래축제로 유명한
천주산의 천주봉과 용지봉(정상), 농바위, 작대산 등 그림처럼 펼쳐진다.
전망대를 지나면 서서히 암릉이 나타난다.
짧은 로프구간을 통과해 마루금에 오르면 산불감시 초소가 있다.
백월산의 빼어난 조망미는 이곳 초소부터가 진짜다.
서북쪽의 마금산과 천마산이 우선 드러난다.
이달 중순 개통했다는 두 산 연결 구름다리도 보인다.
천마산 왼쪽으로 무룡산과 작대산 농바위 천주산 천주봉이 이어진다.
또 그 왼쪽으로는 진영휴게소 위 우뚝 솟은 정병산( 봉림산 또는 전단산)과 멀리 장복산 불모산 비음산도 보인다. 초소에서 좀 더 진행 첫 번째 만나는 암봉은 3개의 백월산 암봉 중 가장 낮은 하봉(420m)이고
곧이어 북면공설운동장으로 내려서는 갈림길 직후에 만나는 두 번째 암봉이
백월산 정상석과 카메라가 서 있는 중봉(426m)이다.
그런데 국립지리정보원 발행 2만5000분의 1 지형도에는 이 봉우리가 해발 426m이고 100m쯤 더 가야 되는,
가장 동쪽 봉우리인 상봉으로 불리는 암봉이 428m인데 '해발 428m'라고 적힌 정상석은
중봉에 세워져 있어 다소 혼란스럽다.
실제 상봉 제일 높은 바위에 올라보면 눈으로 어림잡아도 정상석이 선 중봉에 비해 좀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봉과 중봉 상봉 주변에는 모두 쉴만한 공터와 벤치가 많아 점심 식사를 하기에 적당하다.
또한 세 봉우리 모두 조망이 빼어난데 북쪽에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과
그 너머 창녕 영취산 화왕산 능선, 밀양 종남산, 청도 화악산까지 시원하게 펼쳐진다.
백월산 산불초소 부근에서는 마금산과 천마산 무룡산이 잘 보인다. |
상봉을 지나 200m쯤 가면 갈림길.
직진하면 마산마을로 내려가게 되지만
취재팀은 헬기장 방향인 오른쪽 내리막을 택한다.
5분 후 안부인 헬기장에서는 직진하는 넓은 임도가 있는데
조림구역이라며 통행금지 간판과 철조망이 설치돼 있다.
당황하지 말자.
오른쪽 월산마을 입구 방향으로 3m만 살짝 내려섰다가
왼쪽으로 꺽으면 능선과 평행선을 그리며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다.
이 길을 따라 10분쯤 가면 잣나무 조림구역이 끝나는 지점에서
다시 능선에 올라서게 되고 곧바로 작은 봉우리인 남지갓등에 닿는다.
오른쪽 내리막은 남백마을로 하산하는 길이지만 화양고개 방향으로 직진한다.
2분 후 정면이 탁 트이며 주남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무덤에서 길 찾기에 주의해야 한다.
언뜻 직진하기 쉽지만 정면에 보이는 범골봉으로 가는 길은 왼쪽 급경사 내리막을 타야 한다.
난간 기둥을 이은 로프가 설치돼 있는 길이다.
왼쪽으로 꺾어 내려섰다가 시계 방향으로 크게 돌아가는 구간이다.
안부를 지나 작은 봉우리 2개를 타고 넘어 능선을 이어가면 20분 후 범골봉 정상에 닿는다.
왼쪽에 '백월산정'이라는 이름을 가진 정자 겸 전망대가 있다.
주남저수지 전경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망원경 2대가 설치돼 있기도 하다.
확 트인 주남지를 내려다보며 봄날의 정취를 한껏 만끽할 수 있다.
내리막을 타고 10분 남짓이면 안부 사거리에 닿는다.
오른쪽은 남백마을로 내려서는 길.
직진하면 아담한 크기의 목제 다리를 건너 10분 만에 화양고개에 닿는다.
산불감시 초소가 있다.
이곳에서 도로를 건너 산길을 이어가면 구룡산을 거쳐 낙남정맥을 탈 수도 있다.
◆ 떠나기 전에
- 중국 당나라 황실 연못에 백월산 모습 비쳤다는 전설
이창우 산행대장이 백월산 암릉지대에 서서 주변을 살피고 있다. |
백월산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은
중국 당나라의 황제와 연관된 전설과 관련이 있다.
당시 당나라 궁궐에 있던 연못에 사자 모양의 암봉이 있는
산의 모습이 비쳤는데 황제가 화공에게 그 모습을 그리게 한 뒤
신하들에게 '도대체 저 산이 어디에 있는 산인지
찾아보라'고 지시를 내렸다.
중국의 산을 샅샅이 뒤져도 같은 모양의 산을 찾지 못하자
신라 땅에까지 중국 관리들이 넘어왔다.
그런데 이 산의 모습을 본 한 당나라 관리가 비로소 찾았다며
신발 한 짝을 벗어 바위 위에 놓아두고 당나라로 돌아가
연못에 비친 산을 보니 신발이 함께 보여 문제의 그 산임이 증명됐다.
그러자 당나라 황제가 이 산의 이름을 백월산이라고 지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중국 황제와 연관된 우리 산 이름이 많다.
고흥 팔영산의 경우도 중국 위왕이 대야에 담긴 물에 비친 8개의 암봉 모양을 보고 신하에게 명해
그 산을 찾으라 한 후, 한반도 남단에서 결국 찾아내자
'여덟 개의 그림자가 비쳤다'며 팔영산(八影山)이라 불렀다고 전해진다.
대구 달성군의 비슬산 정상인 대견봉 역시 중국 당나라 태종의 대야속 물에 비친 산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 교통편
- 북창원IC에서 내려 우회전 후 마금산온천 쪽 좌회전
산자고(위), 산벚꽃 |
대중교통을 이용해 백월산 산행 기점인 창원시 북면 월산마을까지 가려면 우선 마산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가는 것이 더 편리하다.
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마산행 시외버스는
오전 5시40분부터 7~8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마산버스터미널 앞에서 창원 북면 월백리행 23번 버스를 타면 되는데
오전 6시와 9시, 낮 12시 등에 운행한다.
남백마을이 종점인데 직전 마을인
월산마을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산행 후 화양고개에서는 남백마을까지 15분 정도 걸어간 뒤
23번 버스를 탈 수 있다.
오후 3시20분, 6시20분, 밤 9시 등에 출발한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 북창원IC에서 내려
우회전 한 후 곧바로 마금산온천 방향으로 좌회전,
79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월촌리 월백리 방향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
5분만 가면 월산마을 입구에 닿는다.
주차 장소가 마땅치 않으니 마을 주변 적당한 공터를 잘 찾아 주차를 해야 한다.
날머리 화양고개에서 차량 회수를 하기 위해서는 30분 가량 걸으면 된다.
창원 '백월산'
칼바람 속 산행 마치고 온천수에 몸 담그면 온몸 피로가 사르르
- 428m 적당한 높이에 산세 유순
- 삼국시대부터 이름 알려진 산
- 시야 막힘 없는 동쪽방향으로
- 넓은 김해 한림들판까지 펼쳐져
- 근처 마금산온천서 언 몸 녹이면
- 겨울산행 묘미 느낄 수 있을 듯
입춘을 눈앞에 두고 닥친 갑작스러운 추위가 금방 끝날 것 같지 않다.
거제의 동백은 벌써 꽃망울을 터트렸지만 봄기운을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성급한가 보다.
한파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하루 이틀 사이 큰 폭으로 기온이 떨어지면 몸도 긴장하기 마련이다.
춥다고 마냥 움츠리고 있을 수는 없고 그렇다고 무리한 산행을 하다가는 몸이 상하기 쉽다.
이럴 때는 온천에서 가까운 산을 찾아 가벼운 산행으로 바람을 쐰 뒤 온천수에 몸을 담그는 것만 한 게 없다.
이창우 산행대장이 백월산 정상을 지나 정상석이 있는 426m봉으로 오르고 있다. 창원 백월산은 400m대의 야트막한 산이지만 동쪽으로 창원 의창구 대산면과 김해 한림면의 드넓은 들판과 주남저수지를 조망할 수 있다. |
‘근교산& 그 너머’ 취재팀은 이번에 경남 창원시의
백월산(白月山·428m)을 찾았다.
백월산은 높이가 낮고 산세가 유순해
통상 창원 의창구 북면에서 정상을 거쳐
의창구 동읍 화양고개를 연결하는 코스를 걷거나
내친김에 주남저수지까지 이어 걷기도 한다.
하지만 취재팀은 백월산 서쪽의 마산리를 가운데 두고
마을 입구의 능선을 타고 정상을 올랐다가
다시 마을 남쪽 능선으로 돌아오는 가벼운 원점 회귀 코스를 선택했다. 마산리에서 백월산을 등지고 서쪽을 바라보면
바로 눈앞에 보이는 산이 마금산온천으로 잘 알려진 마금산이다.
서너 시간 가벼운 산행을 한 뒤
마금산온천에 들어가면 차가워진 몸을 데울 수 있다.
온천만 생각하다가 백월산 산행을 너무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백월산은 높지는 않지만 삼국시대부터 이름을 알린 산이다.
이는 백월산 가까이 특별히 높은 산이 없어 주변을 아우르는 탁월한 위치에 있기 때문인 듯하다.
특히 동쪽으로는 시야를 가로막는 산이 없고
곧바로 주남저수지와 이어진 창원 의창구 대산면, 김해시 한림면의 드넓은 들판이 펼쳐진다.
북으로는 낙동강을 가까이 두고 있다.
용화사를 지나 능선을 걷다 보면 북서쪽으로 마금산과 천마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
이번 코스는 경남 창원시 의창구 북면 마산리 마산경로당에서 출발해
용화사~임도 갈림길~헬기장 갈림길~백월산 정상~426m봉~
월산마을 갈림길~420m봉 정자·산불감시초소~월산마을 갈림길~
하천로 사거리~보호수 느티나무를 거쳐
마산경로당으로 돌아오는 원점 회귀다.
전체 산행 거리는 6㎞ 정도로 산행시간은 3시간 안팎 걸린다.
마산경로당에서 출발해 공장이 있는 마을 초입으로 되돌아간다.
신천천을 가로지르는 다리에 닿기 전
‘백월산 용화사’ 안내판과 등산안내도가 있는 모퉁이에서
콘크리트 길을 따라 용화사로 올라간다.
왼쪽으로 신천천 너머 마금산과 천마산, 온천이 보인다.
용화사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용화사 표지석 옆 소나무 숲으로 들어가면 능선을 따라 산길이 시작된다.
4, 5분 걸어가면 시야가 트이고 2시 방향에 자그마한 정자가 있는 백월산 정상부가 보인다.
정상에서 하산할 남쪽 능선의 마산리 방향 비탈은 대부분 감나무밭이다.
백월산 정상 삼봉 가운데 막내인 420m봉에 선 정자. |
참나무와 소나무가 섞인 편안한 숲길을 걷다 보면
오른쪽 마산리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만난다.
5분 정도 더 가면 다시 콘크리트 임도와 만나는 사거리다.
직진해서 감나무밭을 지나 소나무 숲으로 들어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 오르막 산길로 간다.
두 길은 잘 단장된 무덤 앞에서 다시 만난다.
이후로는 정상 직전까지 갈림길이 없다.
무덤을 지나면 경사가 점차 가팔라진다.
잠시 능선을 벗어나 사면을 걷다가 다시 벤치가 놓인 능선에 오른다.
길이 오른쪽으로 꺾이며 급경사 오르막이 시작된다.
곧 283m 봉에 오른다. 정면에 백월산 앞의 봉우리가 시야에 들어온다.
420m봉에서 내려서는 나무 덱 계단길. |
벤치 2개가 놓인 야트막한 봉우리를 지나면
나무 사이로 주남저수지가 처음 눈에 들어온다.
잠깐 급경사를 오르면 322m 봉이다.
북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마금산 오른쪽 멀리
화왕산과 종암산, 덕암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동쪽으로는 주남저수지와 낙동강, 금병산, 멀리 무척산까지 보인다.
암릉을 비켜서 급경사를 오르면 곧 이정표가 있는 헬기장 갈림길이다.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헬기장을 거쳐 화양고개로 이어진다.
다시 급경사를 오르면 벤치가 나오고 10m쯤 더 가면
길가에 살짝 얹혀있는 듯한 자그마한 바위가 해발 428m인 백월산 정상이다.
이곳에서는 시야가 가려진다.
살짝 내려섰다가 나무 난간이 설치된 길을 오르면 백월산 정상석과 안내판이 있는 426m 봉이다.
높이는 2m 낮지만 조망을 보면 이곳이 정상 대접을 받을 만하다.
북쪽으로 정상인 428m 봉이 조금 가릴 뿐 사방으로 조망이 시원하다.
마을 주민의 쉼터로 쓰이는 수령 350년가량 된 보호수 느티나무. |
정상에서 내려가 월산마을 갈림길을 지나 420m 봉에 오르면
남쪽 끝 벼랑 위에 산불감시초소와 지난해 봄에 지은 정자가 있다.
이곳에서의 조망도 막힘이 없다.
하산길은 초소 왼쪽 덱 계단으로 이어진다.
10여 분을 내려가면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이다.
왼쪽 내리막은 월산마을 방향이고 직진하는 길이 하산길이다.
완만하고 푹신한 소나무 숲길을 걷는다.
다시 10분쯤 가면 마산마을 방향 내리막길이 있는
갈림길을 지나 직진한다.
과수원을 피해 능선 왼쪽으로 비켜 내려간다.
독립가옥으로 들어가는 콘크리트 길을 지나 급경사를 잠시 내려가면 하천 옆 도로와 만난다.
정면의 비포장 길은 다리를 건너 북면사무소 방향으로 이어진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왔다면 다리 방향으로 바로 가야 한다.
마산경로당은 콘크리트 도로의 오른쪽이다.
수령 300년을 넘은 보호수 느티나무를 지나면 곧 출발했던 마산경로당에 닿는다.
# 교통편
- 부산서부버스터미널서 창원·마산터미널로 간 뒤 버스 타고 북면사무소 하차
산행의 시·종점인 마산경로당 앞에서 바라본 백월산. |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부산에서는
창원터미널이나 마산터미널을 거쳐 북면사무소까지 가야 한다.
마산터미널은 바로 나와 시내버스를 탈 수 있고
창원버스터미널에서는 인근 창원공고 앞
버스정류장까지 나와서 타야 한다.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마산행 버스는
오전 5시40분부터 7, 8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창원행은 오전 6시부터 10~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동래 시외버스정류장에서도
마산·창원행 시외버스가 20~3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마산역과 마산터미널에서 북면사무소로 가는 버스는 20, 21, 24, 27번이 있다.
창원터미널과 신창원역 인근 창원공고에서 북면사무소로 가는 버스는 11, 12, 13, 14번이 있다.
창원터미널에서 마산리로 바로 가는 30번 버스가 있지만
운행 간격이 2시간이 넘고 주남저수지와 본포리를 거쳐 가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북면사무소’ 정류장에 내리면 북면공설운동장 옆을 지나 신천천을 건넌 뒤
곧바로 용화사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된다.
산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는 북면사무소 정류장에서 창원터미널이나 마산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골라 타면 된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경남 창원시 의창구 북면 마산리 마산경로당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하면 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이진규 기자 ocean@
창원 '백월산'
철새구경에 온천욕까지… '환상 코스'
눈도 많이 내려 산마다 눈꽃을 한 껏 안아 겨울산의 진수를 자아낸다.
추위에 못이겨 집안팎만을 오가는게 웬지 쑥스럽게 여겨지는 계절.
한겨울을 맞은 산의 한가운데로 들어가 몸과 마음을 다듬어 보자.
가벼운 마음으로 산을 오른다.
산행을 마치고 온천욕으로 산행피로를 풀면 이때만큼은 온 세상이 내 것인냥 싶다.
어느새 맹추위는 온데간데 없어진다.
온천욕이 겨울산행의 여운을 장식하는데 최고라는 것은 이때문인 듯하다.
경남 창원시 북면 마산리에 위치한 백월산(해발 400m).
이 산은 주변의 천마산, 마금산과 함께 빼어난 산세를 자랑하며 재미있는 전설을 간직한 산이다.
주변 조망이 뛰어난데다 가파르지도 않고 산길이 뚜렷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산행에 알맞은 산이다.
산행 후 인근 마금산 온천에서 온천욕으로 피로을 푼 뒤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주남저수지를 둘러볼 수도 있다.
백월산 정상 봉우리에는 커다란 바위 세 개가 있다.
백월산을 일명 '삼산'이라고도 부르는 것은 이 바위 세 개에서 비롯된 것.
동쪽 끝 봉우리는 마치 사자가 누워있는 것처럼 생겼다해서 '사자바위'라고 부른다.
전설에 의하면 중국 당나라 시절 보름달이 뜨는 날이 되면
궁중의 연못 속에 사자처럼 생긴 산봉우리가 나타나곤 했다는 것.
이를 기이하게 여긴 당시의 황제는 화공을 시켜 산봉우리의 모양을 화폭에 그리게 한 뒤
그 산봉우리를 찾게 했다.
이후 화공은 천하를 돌아다니다 기력을 잃고 휴식을 취하던 중
눈앞에 보이는 산이 자신이 그린 그림 속의 산과 흡사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에 화공은 단숨에 뛰어 올라가 바위 꼭대기에 자신의 신발 한 짝을 걸어두고
중국으로 돌아가 황제에게 이를 보고했다.
다시 보름날이 되어 밝은 달이 떠오르자 연못 속에는 신발 한짝이 걸린 바위가 선명하게 나타났다는 것.
황제는 이 산을 보름달과 같이 연못 속에서 하얗게 비친다하여 백월산(白月山)이라고 칭하게 했다는 것이다.
이번 산행은 원점회귀성 가족산행을 위해 3시간∼3시간 30분 코스를 택했다.
산행은 마산리 마을 공동주차장에서 시작한다.
마을 경로당 옆 과수원으로 향해 나 있는 길로 오르면 된다.
포장길을 따라 오르거나 과수원을 가로질러 산능선을 향해도 된다.
20여분간을 오르면 능선길.
여기서 왼편의 소나무숲길로 접어든다.
솔잎이 가득하고 소나무가 무성한 길이어서 보기만 해도 상쾌한 느낌이다.
한동안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이어지면서 제법 숨도 가쁘다.
능선길을 따라 40여분 정도 가다보면 헬기장에 이른다.
여기서부터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주변 조망이 시야에 들어온다.
오른편 앞으로는 저멀리 주남 저수지가 보인다.
정상에는 세 개의 정상석이 있고 산불 감시용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카메라 앞 주남저수지 쪽의 뾰족한 산이 정병산이고, 뒤편으로는 장복산 주능선이 보인다.
오른편으로 천주산과 작대산, 볼록한 모양의 무룡산이 나타난다.
눈덮인 영남 알프스 산들의 주능선도 멀리 보인다.
정상에서 내려와 갈림길에서 왼편 길로 접어든다.
오른편 길을 택할 경우 헬기장을 거쳐 주남저수지 방면으로 향하는 종주길이다.
이어 말등같이 생긴 말등바위에 이른다.
소나무 숲길을 지나 무덤 1기를 거쳐 내리막길로 가면 또다른 갈림길이다.
여기서 왼편길을 택해 줄곧 20여분 정도 가면 무덤 4기.
이어지는 갈림길에서 오른편 길로 가면 감나무 단지다.
여기서 왼편의 마을 쪽으로 내려가 5∼10분 정도 가면 산행기점에 이른다.
감나무 단지를 가로질러 20여분 가량을 넓은 산길을 따라 가면 마산리마을 입구인 마산교에 이른다.
여기서 산행기점인 마산리 마을 공동주차장까지는 700여m거리다.
글·사진=송대성기자 s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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