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소백산 국망봉'

금산금산 2019. 2. 22. 09:25

단양 '소백산 국망봉'



삭풍이 두려울까… '한국의 히말라야' 소백능선 눈밭서 뒹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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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주시와 충청북도 단양군의 경계를 이루는 높고 웅대한 산 소백산(小白山·1440m).

정상 비로봉(毘盧峰)을 비롯해 국망봉(國望峰·1420.8m), 제1연화봉(1394m), 제2연화봉(1357m),

 도솔봉(1314m), 신선봉(1389m), 형제봉(1177m), 묘적봉(1148m)등의

 많은 봉우리들이 이어지면서 웅장하면서도 부드러운 산세를 보여주는 산이다.

연화봉에서 비로봉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정상부 능선은 봄철 철쭉으로 뒤덮이며

 전국의 산꾼들을 유혹하기도 한다. 또 경북 영주의 죽계구곡을 비롯한 아름다운 계곡이 있어

 여름철에도 적잖은 탐방객이 찾아온다.

1987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고 산자락 인근에는 소수서원 부석사 단양팔경 온달동굴 고수동굴 등

 유명 관광지가 즐비해 4계절 내내 많은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주봉인 비로봉에는 희귀식물인 왜솜다리(에델바이스)가 자생하고

 천연기념물 제244호인 주목군락지가 비로봉에서 연화봉 사이에 형성돼 있는 식물자원의 보고로서,

 생태환경적 측면에서의 중요성 또한 적지 않은 산이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소백산 정상인 비로봉 직전 삼거리인 민백이재에서 호쾌한 백두대간 능선을 보면서 국망봉(우측 높은 봉우리) 방향으로 전진하고 있다. 산행로 양쪽 옆에는 눈이 무릎 높이만큼 쌓여있지만 많은 산꾼들이 다닌 까닭에 걷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역시 소백산 산행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겨울철 눈꽃산행이다. 백두대간 남한 구간의 중앙부에 해당하는 소백산은

 겨울철이면 5부능선께부터 정상부 능선까지 순백색으로 뒤덮여

 말 그대로 설산(雪山)이다.

오죽하면 산꾼들 사이에서 '한국의 히말라야'라는 별명을 얻고 있을까.

눈꽃산행지로 역시 각광을 받는 설악산이나 남덕유산 처럼

 어느 정도는 모험을 각오해야 할 필요가 있는 산이 아니기에

 약간의 체력만 있다면 남녀노소 누구라도 원없이

 눈덮인 설산을 걸을 수 있다.





■ 소백산 북쪽 어의곡리 원점회귀 14.5㎞…7시간 소요

   
국망봉에서 북쪽으로 길을 잡고 늦은맥이재 닿기 전 만나는 상월봉.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이번 주 소백산으로 겨울맞이

 특집 눈꽃산행을 떠났다.

코스는 영남권 일대의 산꾼들이 주로 찾는 것과는

 조금은 다르게 엮었다.

영남권 산꾼들은 주로

 영주시 권역에 속하는 희방사나 초암사, 삼가야영장 등에서

 출발해 비로봉이나 연화봉을 오르는 코스를 선호하는데

 취재팀 역시 수년 전 이들 코스를 소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주에는 경북이 아니라 충북 단양군 권역의 진입지점인 어의곡탐방지원센터 인근의

 새밭유원지 주차장을 기점 삼아 소백산 제2위 봉인 국망봉을 거쳐 원점회귀하는 코스를 답사했다.

충북 단양군 가곡면 어의곡리 을전마을의 새밭계곡 주차장에서 출발해

 비로봉 직전 삼거리봉(민백이재)까지 올랐다가

 비로봉은 생략하고 국망봉~상월봉~늦은맥이재를 거쳐 출발지로 복귀하는 코스다.

총거리는 14.5㎞,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50분 정도다.

휴식과 식사시간을 포함하면 6시간30분~7시간 정도는 잡는 것이 좋다.

   
비로봉~국망봉 구간의 능선에는 의외로 아기자기한 바위가 많다.

새밭계곡유원지 주차장이자 군내버스 종점에서 소백산 능선을 바라보니 이미 6부능선 이상을 하얗게 뒤덮은 눈이 '어서 오라'고 손짓한다. '

비로봉 탐방로' 표지판을 보고 우측으로 조금 오르면

 비로봉식당(민박) 간판 앞 갈림길에서 이정표를 보면서

 오른쪽으로 오른다.

비로봉 5.1㎞, 국망봉 7.4㎞라고 표시돼 있다.

화장실이 있는 어의곡탐방지원센터를 지나자

서서히 오르막이 급해지지만 여전히 길은 널찍한 임도 수준이다.

경남 김해에서 왔다는 한 산악회 회원들이

 취재팀과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며 잰걸음을 뗀다.

30분 가량 오르니 '비로봉 3.9㎞' '국망봉 6.2㎞'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길은 좀 더 좁아지지만 부드럽고 유순해 오르기에 힘겹지 않다.

다만 해발 600m를 지나면서 바닥에 눈이 덮이기 시작한다.

귀찮다고 미뤘다가 낭패 당하기 전에 일찌감치 아이젠을 착용하고 다시 걷는다.

앙상한 나뭇가지들도 어느새 '눈꽃 털옷'으로 갈아 입었다.

1시간가량 꾸준히 오르면 해발 1080m인 쉼터에 닿는다.

119 구조 위치 '소북 05-06' 지점이다.

앙상한 나무가지 사이로 백설이 소복해 발걸음은 더욱 가볍다.

짧은 계단구간을 통과하니 계곡을 벗어나 지능선에 붙었다.

왼쪽 방향으로 서서히 오르면서 그 유명한 소백산 엄동설한 칼바람을 실감하게 된다.

코끝을 아리게 하는 삭풍이 참으로 매섭지만

 이 바람조차 눈꽃산행의 일부라는 점을 되새기며 기꺼이 받아들인다.

 계속되는 오르막 능선길을 30분가량 걸으면 어느새 정상부에 가까워진 느낌이다.

주변이 탁 트이면서 진행방향 약간 오른쪽에 정상인 비로봉이 보이고

 유순한 능선을 따라 오른쪽으로 좀 더 눈길을 돌리면 소백산천문대가 있는 연화봉의 모습도 잡힌다.

멀리서 보니 온통 하얗게 덮인 능선길을 걷는 산꾼들의 모습이

 마치 열심히 줄을 지어 내달리는 개미군단의 행군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왼쪽 가까운 곳에 국망봉도 우뚝하다.




■ 최정상 비로봉 비켜가지만 눈꽃산행엔 최적 코스

   
취재팀이 거대한 무명바위 옆 눈꽃터널을 지나고 있다.

이윽고 GPS수신기 상 해발 1410m쯤 되는

 비로봉 직전 삼거리봉(민백이재)에 닿는다.

출발지로부터 2시간20분쯤 걸렸다.

대부분의 산꾼들이 우측 비로봉으로 향하지만

 취재팀은 예전에 두 차례나 비로봉을 답사한 바 있어

 왼쪽 국망봉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걸음이 날랜 산꾼이라면, 특히 도저히 정상을 밟지 않고 스쳐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 비로봉을 찍고(?) 돌아와도 된다.

왕복 20분 정도 걸린다.

비로봉 인근에는 천연기념물 제244호로 지정된

 소백산 주목군락지가 있다.

2.7㎞가량 이어지는 왼쪽 국망봉까지의 구간은 의외로 아기자기하다.

비로봉~연화봉 구간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커다란 바위가

 잇따라 나타나고 눈꽃터널도 통과한다.

눈꽃산행을 목적으로 하는 산꾼이라면

 반드시 거쳐가길 권하고 싶은 구간이다.

순백의 능선에서 바라보는

 한겨울 백두대간의 힘찬 기상도 원껏 느낄 수 있다.

멋스러운 바위 옆을 통과, 철계단을 내려서면 눈꽃터널이 이어진다.

한동안 내리막을 걸은 후 다시 완만한 오르막 능선을 타고 1시간20분쯤 가면

 초암사 갈림길을 통과하고 곧바로 국망봉에 닿는다.

해발 1420.8m.

사실상 이번 코스의 최고 지점이다.

땀이 식기 전에 웬만하면 재빨리 이동해야 한다.

취재팀 역시 마찬가지.

지체 없이 늦은맥이재 방향으로 주능선을 계속 따른다.

편평한 고원지대를 통과하면 상월대사가 수도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상월봉(1396m)이 눈앞이다.

장화를 뒤집어 놓은 듯한 상월바위가 인상적이다.

상월봉으로 직접 오르지 않고 직전 이정표에서 왼쪽으로 우회하는 길을 따른다.

잠시 후 본격적인 내리막이 시작되면서 15분 후 늦은맥이재에 닿는다.



■ 늦은맥이재서 왼쪽 계곡으로 하산… 하류 구간 길 주의

   
국망봉으로 향하는 이창우 산행대장 뒤쪽 먼 곳에 비로봉이 보인다.

이곳에서 직진하면 백두대간 종주길을 계속 따르거나,

 구인사 방향으로 갈 수 있지만 취재팀은 왼쪽 계곡으로 하산길을 잡는다. 새밭계곡의 상류로 벌바위계곡이라는 별도의 이름을 가진 골짜기다.

이정표상 을전마을까지 4.5㎞라고 표시돼 있다.

출발지인 주차장까지는 5㎞쯤 되겠다.

걷기에도 좋고 바람도 불지 않아 하산길은 한결 편안하다.

1시간 쯤 내려서면 눈은 거의 없어졌지만

 갑자기 계곡 길이 뚝 끊어져 혼란스런 지점에 닿는다.

왼쪽에서 내려오는 계곡과 본류 계곡이 만나면서 이곳 저곳이 패였다.

옹벽이 보이는 지점에서 일단 왼쪽 20m쯤 이동해서 길을 찾은 후 좀 더 내려서면 또다시 길이 끊어지는데

 이번 역시 계곡의 크고 작은 바우들을 딛고 통과해야 한다.

여름철 폭우시에는 범람위험이 높기 때문에 출입을 금해야겠다.

난코스를 통과한 후 10분쯤 가면 을전마을 초소다.

시멘트포장길로 변하고 을전마을을 지나 6~7분 걸으면 출발지인 주차장에 닿는다.




◆ 교통편 & 떠나기전에

- 중앙고속도로 단양IC서 내려 단양 영월 방면으로

   
소백산 제2봉인 국망봉은 신라 경순왕과 마의태자의 전설이 있는 곳.

중앙고속도로 단양IC에서 내린 후

 우회전 단양 방면(5번 국도)으로 13㎞가량 가서

 상진대교를 건너자마자 단양교차로에서

 영월 단양 방면 우측 길을 택한다.

단양읍내 중심부로 700m쯤 가다가

 별곡사거리에서 영월 동굴지구 방면으로 우회전,

 고수대교를 건너자마자 다시 평창 영월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6㎞ 후 아평삼거리에서 새밭계곡 방면으로 우회전해 직진하면

 가곡면 어의곡리 을전마을 새밭유원지 주차장에 도착한다.

부산 교대앞 역 출발 기준 3시간10분 소요(휴게소 20분 휴식 포함).

한편, 한겨울 눈꽃산행은 안면마스크 동계용 장갑, 아이젠, 손전등, 스틱 등 방한 및 안전을 위한

 장비를 확실히 구비한 후 출발해야 한다는점 명심하자.

작은 방심이 자칫 큰 사고나 부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 

  

  • 이승렬 기자 bung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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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양 '소백산' 도솔봉






    미답의 철쭉터널, 오르막도 흥겨워라

    급경사만 1시간30분… 암릉두른 정상 서면 백두대간 한 눈에






                                             




    진정한 산꾼들은 국립공원을 잘 찾지 않는다. 

    빼어난 산세와 울창한 숲, 깎아지른 기암절벽과 황홀한 조망, 그리고 잘 정비된 등산로와 이정표 등으로 '돈값'을 하는 국립공원에는 워낙 많은 장삼이사들이 찾아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과일껍질은 이내 썩는다며 아무렇게나 버리질 않나 야생동물이나 주변 사람들은 전혀 고려치 않고 연신 '야호!'만 질러댄다. 진달래나 철쭉 등 꽃축제와 단풍 시즌에는 줄지어 올라야 할 정도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계곡에 발 담그고 그야말로 유유자적하게 신설놀음을 할 요량으로 떠났다간 낭패를 보기 일쑤이다. 돈은 돈대로 깨지고 기분은 기분대로 망치는 그런 시행착오는 한 두 번으로 족하다는 것이다. 

    국립공원이라고 모두 그런 건 아니다.

     세상사가 모두 그렇듯 예외가 있게 마련이다.



       
    도솔봉 정상에서 소백산 주능선을 조망하는 산꾼들.




    일명 '똥바람'이라 불리는 매몰찬 북서풍과 잦은 폭설, 그리고 연분홍 철쭉 군락으로 상징되는

     소백산의 도솔봉이 바로 이 경우가 아닌가 싶다. 

    지도에서 가만히 소백산 국립공원을 살펴보면 말머리를 빼닮았다.

    마두(馬頭)의 입부분이 부석사를 품은 봉황산이라면 도솔봉은 목의 맨 아랫부분에 해당된다.



    재밌는 점은 말머리를 한 가운데로 갈라놓는 선이 백두대간의 마루금이자 충북 단양과 경북 영주를 가르는 도경계이다.

    참고로 백두대간의 소백산 구간은 갈곶산~마구령~미내치~고치령~늦은맥이재~국망봉~비로봉~제1연화봉~연화봉~제2연화봉~죽령~삼형제봉~도솔봉~묘적봉~묘적령 순으로 이어진다.

    봉황산은 대간에서 약간 비껴나 있다.



    도솔봉은 펑퍼짐한 육산이지만 정상 일대만 바위절벽으로 둘러쳐진 암봉이다.

    비로봉 국망봉 연화봉 등 죽령 이북의 봉우리가 여성스러운 육산인 점과 차이라면 차이다.



    소백산은 철쭉이 한창이다.

    지난달 19일부터 28일까지 철쭉제 행사는 끝났지만 철쭉 향연은 진행 중이다.

    한마디로 온 산이 연분홍으로 물들어 있다. 도솔봉도 예외가 아니다.



       

      국립공원 소백산 홈피에는 철쭉 개화상황이 매일 사진으로 올라온다.

      하지만 소백산의 최남단인 도솔봉은 한마디 언급조차 없다.

      관리사무소 직원과 통화를 해도 마찬가지이다.

      워낙 넓어 그곳까진 손길이 미칠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되레 플러스 요인이 아닐 수 없다.

      한적한 철쭉 산행, 바로 이 점이 도솔봉의 매력인 것이다.
     
      산행은 사동리(절골)~사동유원지 주차장~'소백산' 대형 입간판~산불감시통제소~도솔봉(1314m) 정상~헬기장~묘적봉~묘적령~임도~계류~임도~임도차단시설~산불감시통제소~사동유원지 주차장 순.

      순수 걷는 시간은 4시간50분 안팎.

      시종일관 외길인데다 이정표가 잘 정비돼 있어

      길찾기는 누워서 떡먹기다.


    주차장의 도솔봉 등산안내도를 점검한 후 포장로를 따라 계류를 우측에 끼고 오른다.

    정면 저 멀리 살짝 보이는 봉우리가 도솔봉.

    50m 뒤 갈림길.

    소나무 가지에 리본이 주렁주렁 걸려 있는 왼쪽으로 간다. 

    국유임도시설비와 '소백산' 대형 입간판을 잇따라 지나면 산불감시통제소 앞 갈림길.

    '도솔봉 3.2㎞'라 적힌 이정표를 따라 계곡을 건너면 바로 소로가 열려 있다.

    그간 인적이 드물어서인지 길섶 잡목 가지가 얼굴을 스친다.

    계류를 다시 한 번 건너면 본격 오르막 산죽길.

    주차장에서 30분.

    이때까진 가벼운 몸풀기일 뿐. 



    '악!' 소리나는 지그재그 된비알로 접어든다.

    조망도 없는 숲터널이다.

    정상까진 오로지 오르막의 연속.

    한편으로 이 급경사가 산의 수려함을 돋보이게 하는 일등공신이겠지만

    1시간30분이라는 지루한 급경사길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한마디로 고행길이다.

    그 고통은 연분홍 철쭉이 풀어준다.

    2~3m쯤 되는 키 큰 연분홍 철쭉터널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철쭉 감상으로 위안을 삼자.

    도중엔 해발고도가 표시돼 있고, 죽령에서 뻗어 내려온 백두대간과 하산길 능선,

    그리고 목적지인 도솔봉도 오름길에서 간간이 확인된다.

    1시간쯤 지나면서 경사와 숲의 밀도가 동시에 낮아지며 한결 여유가 생긴다.

    발밑에는 금강애기나리 천남성 둥굴레 윤판나물 큰구슬붕이 참꽃마리 노루삼 족도리풀 피나물 산괴불주머니 등 온갖 야생화가 보인다. 



    해발 1290m쯤, 그간 안 보이던 집채만한 바위가 모습을 드러내 정상이 임박했음을 알려준다.

    오른쪽으로 에돌아 마지막 급경사 암릉을 힘겹게 오르면 마침내 상봉.

    정상은 두 세 평 남짓한 바위절벽으로, '부산산사람들'이 최근 세운 조그만 정상석과 돌탑이 서 있다.



    사방팔방 확 트인 조망이 일품이다.

    정북으로 소백산천문대가 자리한 연화봉과 비로봉 국망봉이, 그 아래로 죽령, 그리고 죽령에서 삼형제봉을 거쳐 이곳 도솔봉으로 왔다가 다시 남으로 묘적봉 묘적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한 눈에 펼쳐진다.

    소백산 등로 중 가장 인기있는, 연화봉 아래쪽 희방사쪽 계곡도 확인된다. 

    하산은 동쪽 헬기장쪽으로 간다.

    이제 백두대간길이다.

    곧 갈림길. 왼쪽은 죽령에서 삼형제봉을 거쳐 도솔봉으로 올라오는 길, 오른쪽 암릉으로 내려가 왼쪽으로 간다. 헬기장엔 단양군이 세운 정상석이 있지만 실제 정상은 앞서 봤던 지점이다. 

    이어지는 철쭉길을 지나면 제법 험한 암릉길. 대책이 안 섰던지 급기야 고무를 덧댄 계단길이 설치돼 있다.

    두 번째 계단을 내려올 땐 정면 발아래 영주시와 중앙고속도로가 펼쳐진다.

    대간길 왼쪽은 영주, 오른쪽은 단양이다.

    이 길 또한 연분홍 철쭉이 화려하게 객을 맞는다.

    묘적봉(1148m)까지는 대략 50분. 조그만 돌탑 앞에 나무 팻말이 서 있다.

    그 뒤로 도솔봉이 보인다.

    묘적령 가는 길이 이번 산행 중 가장 순한 길이다.

    이 때문인지 철쭉이 가장 예뻐 보인다.

    20분이면 닿는다.

    본격 하산길.

    묘적령에서 직진하면 저수령.

    오른쪽 사동리(절골·3.7㎞) 방향으로 내려선다.

    훼손지 생태복원을 위해 옛 등로를 막고 침목으로 다리나 계단을 설치해 놓았다.

    벌깨덩굴 삿갓나물 등도 눈에 띈다. 



    15분 뒤 벤치가 있는 임도.

    바로 길 건너 절골로 내려선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낙엽송 숲을 지나면 계곡을 만난다.

    나란히 걷다가 몇 차례 계곡을 건너 오른쪽으로 가면 다시 임도. 앞선 임도에서 35분 정도 걸린다.


    임도에서 오른쪽 사동리 방향으로 간다.

    임도차단시설을 지나면 산불감시통제소에 닿고, 여기서 주차장까지는 12분 걸린다. 




       
    큰앵초
       
    피나물

    #  떠나기전에 
    # 죽령~사동리 코스, 가이드 산악회가 애용 

    소백산 도솔봉은 대개 구름도 쉬어 간다는

    아흔아홉구비 죽령(689m)에서 출발한다.

    삼형제봉을 거쳐 도솔봉에 닿아 대개 단양군 대강면 사동리로

    하산한다.

    다리힘이 좋은 건각들은 여기서 산행팀이 걸었던 묘적봉을 지나

    묘적령에서 사동리로 하산하든지 아니면 능선 왼쪽으로 열린

    영주시 풍기읍 전구리로 내려선다.

    이 코스는 원점회귀가 안돼 가이드 산악회가 주로 애용한다. 승용차를 갖고 원점회귀를 원한다면

    산행팀처럼 사동리에서 도솔봉을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돌면 된다. 

    소백산 철쭉제가 지난달 19일부터 28일까지 열렸다.

    특히 연화봉 비로봉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에는 연분홍 철쭉이 장관이다.

    비록 철쭉제 행사는 끝났지만 아직은 철쭉의 향연을 구경할 수 있을 듯 하다. 



       
    홀아비꽃대

    # 교통편 
    # 대중교통 당일치기 어려워 

    대중교통편은 당일치기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이드 산악회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고속도로~대구TG~대전 도동 분기점~경부고속도로~중앙고속도 단양IC~단양 대강 구인사 5번 우회전~예천 사인암 좌회전~장림교~예천 단양온천~예천~장정리 단양온천(사동계곡 6㎞)~도솔봉 사동유원지 좌회전~사동리(절골)~사동유원지 주차장 순. 



    사동리 가는 도중 단양팔경 중 하나인 사인암을 볼 수 있다.

    사인암 삼거리에서 사동리는 왼쪽길이지만 잠시 오른쪽으로 300m만 가면 된다.

     이정표가 친절하게 돼 있어 놓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사인암은 고려시대 시인 우탁이 사인(舍人·정4품) 벼슬에 있을 때 자주 휴양하던 곳으로, 조선 성종때 단양군수 이제광이 명명했다.

    수백 개를 헤아리는 기묘한 암석들이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다.

    암벽에는 우탁의 친필 감회가 새겨져 있고, 시비에는 우탁의 탄로가(嘆老歌) 2수가 전한다.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






    '소백산'



     

    지금 소백산은 백색천국. 아직까지 눈꽃산행을 못했다면 당장 이번 주말 소백산으로 떠나보자. 사진은 국망봉에서 비로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주능선길.
     

     

     

     

    입춘이 벌써 화신(花信)을 전해주고 떠났지만 아직까지 눈구경을 제대로 못했다면 이번 주말 소백산(小白山·1439.5m)으로 눈꽃산행을 떠나보자.


    산행지가 많은데 유독 소백산을 택한 것은 한겨울 눈꽃산행의 진수를

     제대로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 눈이 많은 데다 산행중 만나게 되는 혹독한 칼바람은

    당시엔 견디기 힘들 만큼 고달프지만 그에 비례해 오랫동안

    뇌리에 남을 만큼 인상적이다.


    사실 눈꽃산행의 대명사인 한라산은 코스가 너무 길어 다소 지루한데다 경비가 많이 들고, 설악산당일치기로는 벅차다.

    소백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올해는 최근까지 눈이 많이 내려 이달말까지는 눈꽃산행이 가능하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심전심이라 했던가!

     부산서도 주말이면 소백산으로 떠나는 가이드 산악회가 아직 많아 입맛대로 고를 수 있으며,

    승용차로도 4시간이면 들머리까지 충분해 산꾼들의 소백산행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백두대간 줄기가 남하하다가 태백산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꺾은 후 우뚝 솟은 소백산은

     흔히 ‘한국의 히말라야’라고 불린다.

    겨울 북서풍의 입김이 매몰차고 주변에 필적할 만한 높은 봉우리가 없는데다 주봉인 비로봉 인근에는

    바람을 막아줄 만한 수목 또한 없어 심할 경우 몸이 휘날릴 정도.


    하지만 경북 영주와 충북 단양에 걸쳐 있는 소백산은 무엇보다 거칠 것 없는 일망무제의 장쾌한 조망과

     각양각색의 새하얀 눈꽃 및 상고대가 이러한 악조건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산행은 영주시 순흥면 배점리 초암사~석륜사터(봉두암)~국망봉 갈림길~국망봉~국망봉 갈림길~어의곡 갈림길~비로봉~추모비~양반바위~사거리(달밭재)~민가~초암사 순. 4시간30분~5시간 걸린다.

     

    비교적 짧은 코스지만 소백산 눈꽃산행의 진수를 담고 있다.

    산행 기점인 배점리 입구 주차장에 차를 대면 3.4㎞의 밋밋한 시멘트길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초암매표소를 지나 초암사에 주차해야 산행시간을 줄일 수 있다.


    배점리에서 초암사까지 이어지는 계곡은 퇴계 이황 선생이 풍기 군수로 부임했을 때

     아홉 곳의 소(沼)로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산굽이를 돌 때마다 절경을 이뤄 죽계구곡(竹溪九谷)이라 명명한 곳.

    이 곳은 또 고려때 안축이 지은 경기체가 ‘죽계별곡’(竹溪別曲)의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의 죽계구곡은 개발로 인해 옛 명성만큼 그리 빼어난 절경을 간직하지 못하고 있다.


    산행은 초암사 대적광전 왼쪽으로 난 산길로 오르며 시작된다.

     1차 목적지인 국망봉까지는 4.4㎞.

    곧 ‘국망봉 4.1㎞’ ‘초암사 0.3㎞’ 팻말이 서있는 갈림길을 만난다.

    오른쪽 길을 택한다.

    왼쪽길은 비로봉을 거쳐 하산하는 길.


    눈이 녹았다 얼어 일부 지점에선 빙판을 이루고 있지만 오르면 오를수록 쌓인 눈의 양이 점차 많아진다.

     등산로 좌우에는 아직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순백색의 깨끗함이 그대로 간직돼 있다.

    거기에 푸른 하늘과 앙상한 가지를 화폭에 함께 담으면 영락없는 멋진 ‘소백산 설경’. 


    경사가 적당한 한 지점에선 벌써 하산하는 반백의 산꾼들이 배낭을 안고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듯

     환한 표정으로 미끄럼을 타고 내려온다.

    부러웠다.

    그러면서 하산길에 우리도 저렇게 해보자고 약속했다.


    이렇게 1시간50분 정도 눈길을 오르면 석륜사터.

     제법 넓다.

    정면에 봉두암(鳳頭岩)이 보인다.

    봉황이 머리를 치켜든 형상을 한 암봉으로 백두대간 종주산행 산꾼들의 단골 비박지.

    샘이 있지만 지금은 얼었다.


    지금까지는 숲길만을 걸어 조망이 없었는데 이 곳부터는 눈이불을 덮고 있는 주변 봉우리를 맘껏 볼 수 있다.

    계속되는 오르막길.

     길고 긴 계단과 전망대를 지나면 국망봉(1420.8m) 갈림길.

    백두대간 주능선길이다.

    왼쪽 저 멀리 눈덮인 비로봉과 연화봉이 한 눈에 들어오는 순간 그 악명높은 칼바람이 숨을 멈추게 한다.

    오른쪽 300m 거리엔 국망봉.

    잠시 다녀오자.

    20분 정도 걸린다.


    이제 주봉인 비로봉을 향한다.

     1시간40분 정도 걸리는 이 능선길이 이번 산행의 하이라이트.

    눈꽃산행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겨울 북서풍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매섭다.

    웬만큼 겨울장비를 갖춰도 어림없다.

    능선길 전체가 확 트인 길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숲속에서 만나는 눈꽃과 상고대는 최고의 미를 자랑한다는 덕유산의 그것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그래서 고통과 환희의 연속이다.


    어의곡 갈림길을 지나면 곧 비로봉까지 연결되는 길고 긴 나무다리길.

     이곳부터 정상까지는 바람이 워낙 세 몸이 휘청거릴 정도.

    정상에 서면 대화는 물론 아예 서 있기가 힘들 지경이다.

    잔인하기까지 하다.

    기쁨을 만끽할 단 1분의 여유조차 없이 열이면 열 모두 곧바로 비로사 방향으로 하산한다.

    오른쪽으로 가면 죽령 희방사 방향.


    석륜사터 정면의 봉두암(鳳頭岩).

     

     

    추모비와 샘터 그리고 양반바위를 잇따라 지나면 갈림길.

     하산길에서 가장 유의해야 할 지점이다.

    원점회귀를 위해선 초암사로 내려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비로사로 내려가기 십상이다.

    정면에 소나무가 보이고 왼쪽에 약간의 오르막길을 넘으면 사거리가 나온다.

    지도상의 달밭재다.

    쇠전봇대가 보이는 왼쪽길을 택한다.

    이 길만 찾으면 산행은 사실상 끝.

    민가를 잇따라 지나 나무로 깎은 초암사 이정표를 확인하면 초암사까지는 20분 정도 걸린다.

     


    ◇ 떠나기 전에 - '작은 히말라야' 겨울장비 필수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경북 영주 땅에 들어서면 저 멀리 흰 눈을 이고 있는 소백능선이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

     아주 정답다.

    그 만큼 소백산은 영주의 진산이다.


    소백산은 지난 1987년 열여덟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면적은 322㎢로 육상 국립공원 중 지리산 472㎢, 설악산 399㎢에 이어 세번째로 넓다.


    ‘작은 흰산’ 또는 ‘작은 백두’라고 불리는 소백산(小白山)은 ‘한국의 히말라야’로 산꾼들에게 통한다.

    비로봉으로 불어오는 차디찬 바람이 히말라야의 혹풍에 견줄만하다는 의미일까.

    부산지역 산꾼들 사이에선 ‘소백산 똥(?)바람’이란 말로 회자된다.

    그 만큼 괴로움을 안겨다 준다는 우회적인 표현이다.

     


    허리까지 빠지는 눈속을 헤치며 오르는 소백산은 명실상부한 작은 히말라야이다.

    희방사에서 오르는 산길, 죽령에서 이어지는 백두대간길, 천동리 코스가

     소백산을 대표하는 주요 등산로로 가장 많은 등산객이 붐빈다.


    비로봉에서 국망봉을 거쳐 구인사로 빠지는 소백종주길과 형제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길은 산악인의 극기 훈련장으로 널리 애용되고 있다.

    비로봉 인근의 천연기념물 주목 군락지가 볼거리다.


    천동리에서 비로봉을 거쳐 어의곡으로 빠지는 등산로를

    단양군에서는 ‘허영호 등산로’라고 명명해 비석을 세워 놓았다.

    단양 인근 제천 출신인 산악인 허영호씨가 이 코스에서 산악 훈련을 했다는 사실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소백산 눈꽃산행을 위해서는 기본 장비를 충실히 챙겨야 한다.

     눈만 나오는 모자(목출모·目出帽) 아이젠 방한장갑 스팻츠 방한복 등 어느 하나 소홀히 여길 것이 없다.

    웬만한 장비를 모두 갖춘 취재팀도 소백산 산행때 몰아치는 바람에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였다.


    / 이창우 산행대장 www.yahoe.co.kr

    ◇ 교통편 - 밤기차 이용하면 무박2일 산행 가능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당일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승용차는 가능하다.

    부산 노포동종합터미널(051-508-9966)에서 영주시외버스터미널(054-631-5844)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 8시10분, 9시, 11시20분 등 하루 8차례 있다.

    터미널 앞에서 들머리 배점리행 버스는 오전 6시20분, 8시10분에 출발한다.

    배점리에서 영주시외버스터미널행 영주여객(054-633-0011)버스는

    오후 2시50분, 7시15분(막차)에 있다.

    영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노포동종합터미널행 시외버스는

    오후 3시40분, 5시40분, 6시30분(막차)에 출발한다. 


    기차를 이용해도 가능하다.

    부전역에서 밤 10시12분 무궁화호 열차를 이용하면 새벽 3시10분에 풍기역(054-636-7788)에 닿는다.

    해운대역에선 밤 10시27분 출발한다.

    풍기역 인근 여관(성신장, 한국장)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풍기역 앞에서 풍기택시(054-636-2828)를 타고

    배점리까지 가면 된다. 

    풍기역 앞에서 들머리 배점리까지 바로 가는 버스는 없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구마고속도로~화원IC~중앙고속도로 서대구IC~풍기IC~영주 방향 931 지방도~영주방향 5번 국도~부석사 소수서원 방향~봉화 부석 방향~소백산(초암사) 순.


    / 글·사진=이흥곤기자 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