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바구 [예술]

[2014년 문화 키워드] 1. 영화

금산금산 2014. 1. 25. 20:02

 

[2014년 문화 키워드] 1. 영화

이사 온 공공기관 '부산화'가 화두

이호진 기자    2014-01-03

 

 

 

▲ 지난해 6월 부산 중구 중앙동 사무실 밀집 거리에서 영화 '변호인'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부산영상위원회 제공

 

2014년 새해의 문화 지형을 키워드로 살펴보는 시리즈 '2014년 문화 키워드'를 마련한다.

영화, 문학·출판, 미술, 음악, 연극, 춤, 대중문화, 예술단체 순으로 나눠 8회에 걸쳐

올해의 문화판을 미리 조망한다. 편집자 주


올해 영화계 키워드는 '부산'이다.

지난해 한국영화는 2011년에 이어 최고 흥행기록을 이어 갔다.

전체 영화관객 2억 명 돌파도 최초 기록이고, 한국영화 관객도 1억 2천726만여 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한국영화 르네상스'라는 평가도 무리는 아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한국영화와 관련된 공공기관들이 부산으로 이전한 뒤

첫해를 맞아 지역사회에 뿌리내리는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영진위, 본사 사옥 건립 총력
영상물등급위, 토착화 박차

BIFF, 지역사회와 소통·협업

부산영상위, 공적개발원조 활용
아시아 영화중심도시 조성 노력


한국영화산업 진흥업무를 총괄하는 영화진흥위원회는 한국영화아카데미, 남양주종합촬영소, 기술지원부

일부만을 서울에 남겨 둔 채 지난해 10월 부산 센텀시티 임시 사옥(경남정보대 13·14층)에서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영진위는 올해를 1차 정착 단계로 보고 영화진흥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과 동시에 남양주촬영소 매각, 부산 본사 사옥과 부산종합촬영소 건립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오는 3월 김의석 위원장의 임기가 끝나고 새 위원장이 선임되면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전망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지난해 9월 가장 먼저 부산에 옮겨 온 뒤 토착화에 나서고 있다.

등급분류 위원 74%를 지역 인사들로 교체하고, 등급분류체험 기회를 지역 복지시설 청소년들에게 제공하는 등 매우 적극적인 모습이다.

'영화도시 부산'의 상징인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올해로 19회를 맞는다.

전용관인 영화의전당에서 네 번째 치러질 이번 영화제는 지난해 영화제 폐막 이후 지역사회 각계에서 제기됐던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협업'이 하나의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영화의전당과 해운대해수욕장 비프빌리지, 센텀시티 극장가, 남포동 비프광장으로
행사들이 분산돼 BIFF 측의

부담은 큰데, 정작 지역사회에서는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여전히 나오고 있다.

지역 문화계에서는 BIFF가 국제적 영화축제로서의 명성을 쌓아 가면서 상대적으로 시민과 영화인들이 소담스럽게 만나는 공간으로서의 의미가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어엿한 성년을 앞둔 BIFF의 정체성 가운데 지역성을 강화할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BIFF 관계자도 "올해 사업계획을 세우면서 지역사회의 요구를 어떻게 수용할지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말했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최초의 영상기구인 부산영상위원회는 부산을 '아시아 영화의 중심도시'로 만드는 데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열린 AFCNet(아시아영상위원회네트워크) 정책자 라운드테이블에서

오석근 부산영상위원회 위원장은 공적개발원조(ODA)를 활용한 아시아 영화산업 진흥 방안을 발제했다.

ODA를 활용해 아시아 영화 인재를 함께 키우고, 작은 영화관을 통해 주민들이 다양한 아시아 영화를

쉽게 관람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골자다.

올해 동남아 10개국 연합체인 ASEAN 영화영상담당 정부부처
모임인 '필름 아세안'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중국일본의 틈바구니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르네상스'를 개척하고 있는 한국 영화산업에 대한 동남아시아의 관심이 높아진 데다,

든든한 후원군 역할을 할 영진위가 부산에 함께 있다는 점은 사업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