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델타시티에 부산 미래 건다 <2-5> [물의 도시를 위하여]- '결산 좌담회'
"실시설계 12월 완료, 보상후 착공" - "여유를 두고 아이디어 담자"
지난 1일 본사 회의실에서 김승환 교수, 반용부 전 교수, 김상화 대표, 박창희 국장, 주경업 회장, 김영철 단장, 박언상 단장(왼쪽부터)이 에코델타시티의 발전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
- 환경·수질·사업성 문제 쟁점
- 정부 기존 틀 속에서만 논의
- 무엇을 개발하고 치유할지
- 새로운 방식 검토 필요
- 인간과 자연의 공존
- 물길 회복 안 되면 또 하나의 삽질 전락
- 市, 준설 등 통해 수질 개선
- 민속조사·나루터 복원 추진
- 세심한 가치 평가 후 시행을
에코델타시티는 서부산 부활은 물론
부산의 미래를 결정할 메가 프로젝트다.
본지는 지난 9월 2일부터 에코델타시티의 바람직한 개발 방향과
낙동강 삼각주의 역사·문화 보존 방안에 대해 9차례 기획 시리즈를 실었다.
이번 시리즈를 결산하면서 전문가 대담을 마련했다.
▶박창희=에코델타시티는 여전히 다양한 이슈를 품고 있다. 쟁점과 과제를 짚어보자. 먼저 현재까지의 사업 진행 상황을 듣고 싶다.
▶박언상=부산 강서구 강동·명지·대저2동 일원 360만 평(11.88㎢)에 대해 사업계획이 돼 있다. 환경영향평가 초안이 환경부 검토 중이고, 실시설계도 함께 제출된 상태다. 환경·수질·사업성 문제가 현재 쟁점이다.
▶김영철=사업비가 애초 5조4000억 원에서 5조6036억 원으로 증액됐다. 수공이 80%, 부산시가 도시공사를 통해 20%를 부담한다. 지난 9월 9일 자로 명지동 토지분에 대해 보상금 5800억 원을 통지했다. 전체 보상액은 2조2600억 원, 공사비는 3조 원 정도다. 3개 동 단계적 보상이 원칙이다. 내년 상반기에 강동동, 하반기에 대저2동 보상을 진행한다. 올해 12월 안에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보상이 끝나는 순서대로 착공한다.
▶김승환=전문가와 시민단체의 여러 의견이 검토돼야 하는데 소홀했다. 이 사업으로 부산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려면 현재의 계획 틀을 넘어서 재검토가 필요하다. 지금 계획을 그대로 진행하더라도, 한쪽에서는 다른 대안을 검토하자는 거다. 서울의 한강 르네상스와 용산 재개발 사업도 엄청난 돈을 들였지만 결국 다 중단된 것을 보지 않았나.
▶김영철=실시설계를 제출했다고 끝난 게 아니다. 중앙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하기 위해 정부 부처가 협의하는데, 약 80개 부서가 참여한다. 거기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통해 실시설계를 수정·보완한다. 또 에코델타시티 계획이 나오기까지 벌써 2년간의 논의를 거쳤다.
▶김승환=정부의 여러 위원회는 결국 기존 틀 속에서만 검토한다. 외부에서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김상화=서낙동강을 밖에서만 보면 욕심이 생기지만, 배를 타고 안에서 보면 무엇을 회복하고 치유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아직 사업을 시작하려면 시간이 남았다. 충분한 배려와 검토가 필요하다.
▶주경업=한 번 만든 것은 다시 치유하기 어렵다. 어차피 할 사업인데 좀 더 여유를 두고 다양한 목소리를 듣자. 원점으로 돌리더라도 다시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반용부=대표적인 예로 도시 이름이 '에코+델타+시티'다. 우리말이 하나도 없다. 국적을 상실했다. 강은 물이 흐르지 않으면 못 쓴다. 실핏줄 같은 샛강을 복원해야 한다. 그래야 세계적 관광지도 된다. 이런 아이디어를 담으려면 천천히 하자.
▶박창희=핵심 쟁점은 수질, 물이다. 물을 개선해야 하고, 이용하고, 살려야 한다. 진정한 '물의 도시'를 위해 뭔가 특별한 대책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김상화=서낙동강 주변은 일천식 제방이 생긴 이후 83년간 방치됐다. 이제야 비로소 이곳에 시선이 왔다. 지금이라도 물길의 자연성을 되찾아주려면 서낙동강과 동낙동강이 소통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정서·문화적으로도 큰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김영철=그건 답이 있다. 에코델타시티 성공 여부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 그리고 수질 개선과 물길 회복에 달렸다. 이게 안 되면 엉터리다. 서낙동강 수질은 평균 4급수, 평강천과 맥도강은 아예 급수도 안 나오는 수준으로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가 19.7ppm까지 올라간다. 시는 무조건 2급수를 달성할 것이다. 2018년 사업이 끝나지만, 시는 2020~2030년까지 계속해서 수질 개선에 힘쓸 것이다. 이를 위해 낙동강 본류의 물을 서낙동강과 평강천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전문가들이 계속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다. 초당 대저수문에서 6t, 맥도수문에서 3t을 유입해 녹산 배수펌프로 퍼낸다. 그러면 서낙동강 BOD가 2.97ppm까지 떨어진다. 여기까지가 내부적인 물 순환 시스템이다. 그다음은 준설이다. 여기엔 1000억 원이 든다. 시는 부산국토관리청과 함께 2018년까지 어떻게 해서든 사업비를 확보할 것이다. 경남 김해에서 유입되는 오염원도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이 부분은 국가가 개입해야 하며, 현재 환경부와 협의 중이다.
▶김상화=가장 큰 문제는 김해 안동공단에서 유입되는 하수다. 여기에다 서낙동강의 정체된 유속이 오염을 가중시킨다. 대저·녹산수문의 개폐율을 높여야 한다. 물이 흐르면 강이 좋아진다. 그다음으로 동낙동강과 서낙동강의 소통로를 찾아줘야 한다. 그게 맥도강이다.
▶박언상=에코델타시티가 조성되면 대저·녹산수문 운영 방식이 크게 바뀔 것이다. 동낙동강 물이 서낙동강으로 상당 부분 올 것이다.
▶박창희=이런 내용이 시민에게 공유가 잘 안 되는 것 같다.
▶김영철=김해시와 얽힌 여러 가지 민감한 문제 때문에 공개하지 못하는 내용도 있다. 환경영향평가에 세부적 내용이 담긴다. 그러면 언론에도 공개하고 시민단체의 검증도 받을 것이다.
▶반용부=낙동강 하구는 평형 상태다. 그래서 삼각주가 형성된 거다. 물길의 경사가 거의 없다. 그럼 어떻게 물을 흐르게 할 것인가. 결국은 안 흐른다. 인위적인 방법으로 물을 빼내야 하는데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
▶김영철=대저·녹산수문에서 하루 100만 t가량 물을 끌어들일 것이다. 이를 다시 빼내야 하는데, 녹산 배수펌프의 용량을 안 늘려도 가능하다.
▶반용부=준설한다고 하는데 그래도 또 퇴적이 일어난다. 결국 흙이 쌓여서 지금처럼 섬으로 변하고, 실핏줄 같은 샛강들은 강폭이 줄어들어 없어지게 된다. 이런 것들도 고려했나.
▶김영철=그래서 이번에 원래 하천을 모두 찾아내 복원한다. 이 역시 물 순환을 위해서다.
▶주경업=평강천 인근은 엄청나게 잠식됐다. 옛날엔 이곳이 교통의 요지였다. 신노전 나루터가 3개 마을을 뱃길로 연결했다. 동낙동강의 많은 섬이 있었는데 일천식 제방 때문에 물 유입이 없어졌다. 지금 우리가 얼마든지 다시 이어줄 수 있다. 이런 내용까지 고려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
▶김영철=그 계획도 반영했다. 에코델타시티 내 6개의 나루터를 모두 복원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수질을 개선하고, 하천을 재정비하고, 물을 순환시키는 작업을 선행한다.
▶김승환=토지이용계획을 기존 신도시 만들 듯이 격자형으로 잘라서는 안 된다. '수생태 오픈스페이스'라는 개념으로 접근해 물을 어떻게 모을 것인가, 홍수 때 물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 등을 생각해야 한다.
▶박창희=역사와 생태, 주민의 생활사까지 포함해서 전체적으로 지속 가능한 대안에 대해 논의해보자.
▶박언상=곧 민속조사를 시행한다. 지역의 정통한 전문가들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수자원공사는 사업 성공을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다.
▶김상화=문화나 민속은 보이지 않는다. 현장성이 정말 중요하다. 생태도 그렇다. 에코델타시티를 개발해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분담해야 한다. 그게 바로 서낙동강 트러스트다. 트러스트의 요체는 서낙동강 수질 개선이다. 여기에 윈-윈(Win-Win)이 있다. 에코델타시티를 개발하되, 반드시 서낙동강을 살리자.
▶반용부=민속조사를 잘못하게 되면 가짜가 너무 많다. 엉뚱하게 꾸며낸 이야기가 진짜처럼 떠돈다. 급하지 않으니까 천천히 하자. 전 세계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
▶김영철=물길이 모이는 세물머리 변에 문화특별구역을 만들 것이다. 구체적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주민과 시민단체 의견은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다. 이젠 반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성공할지에 초점을 맞춰 달라.
▶김승환=에코델타시티는 원래 농민들의 땅이다. 농경이 문화인 곳이다. 전체 도시계획 속에 농업의 의미를 살려내야 한다. 그중 하나가 짭짤이토마토다. 이런 건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에코델타시티는 특히 물의 개념이 충실한 도시가 돼야 한다. 그래야 발전이 있다.
▶주경업=스토리텔링도 100년이 지나면 구전설화가 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정확히 조사해야 한다. 나루터 복원도 마찬가지다. 활용할 가치가 있는지 세심히 조사한 후에 복원해야 한다. 지금 어린 학생들이 나중에 "이야, 어른들이 이거 하나는 기막히게 잘 만들었네"라는 말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도시를 만들어 달라.
※공동기획: (사)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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