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에코델타시티에 부산 미래 건다 <2-4> [물의 도시를 위하여]- '진짜 성공'을 위한 제언

금산금산 2014. 3. 12. 16:15

 

에코델타시티에 부산 미래 건다 <2-4> [물의 도시를 위하여]- '진짜 성공'을 위한 제언

생태산단 도입·수변도시 특화 … 발상의 전환이 창조도시 만든다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예정지 내부. 서낙동강과 평강천을 잇는 샛강이 흐르고 있다. 이 강을 경계로 강동동과 명지동이 나뉜다. 국제신문 DB

 

- 주변보다 비싼 조성원가
- 미분양 우려 목소리 높아
- 전문가·시민단체 의견 수렴
- 타당성 조사 등 절차 밟아야

- '수생태 오픈스페이스' 틀
- 토지 이용계획 수정·보완
- 도시농업 공간 확보 등
- 지역주민 전략적 배려 필요


에코델타시티 '친수법'에 의한 친수구역 활용 사업의 하나로

서낙동강 주변해운대 신시가지의 4배에 달하는 360만 평(11.88㎢)을 사업비 5조4000억 원을 들여 2018년까지 '세계적 친환경 수변도시'로 만들겠다는 초대형 메가시티 개발 프로젝트다.

경제적 효과는 7조8000억 원, 고용창출 효과는 4만3000명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곳은 풍부한 수자원과 천혜의 친수 여건을 가졌고, 남해고속도로 김해공항 부산신항만과 인접해 있다.

또 주변에 대단위 산업단지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이 자리하는 등 국제산업도시로 성장할 잠재력이 높은

지역이다.


에코델타시티란 저탄소 도시를 지향해 지구 온난화에 기여하는 모델로서, 에코(eco : 생태도시)델타(delta : 물의 도시, 하구다움)를 주제로 에너지 절감이 이뤄지고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쾌적하고 안전한 도시라 할 수 있다.

자연·역사·문화가 공존하는 도시, 경제 성장과 양호한 환경이 공존하며 세계적 인재와 기업이 모여드는

창조도시다.

이곳은 세계도시 부산의 위상을 창조할 기회의 땅으로, 에코델타시티는 부산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핵심 숙원사업이다.

그런 의미에서 '경제'와 '생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이 사업은 반드시 성공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 우려의 목소리, 왜?

   
에코델타시티 주거지역 투시도.

그러나 에코델타시티 사업은

▷성공의 불투명성 ▷일정 및 프로세스상의 문제점 ▷토지 이용계획의 불합리성 ▷에코가 빠진 에코시티 ▷물 순환과 물 자원의 활용 미흡 등 수많은 지적에도 별다른 조치 없이 진행되고 있다.

생태적으로 민감한 이곳은 도시의 생태성과 안전성을 전제로 하기 위해 과거의 홍수위 예측, 자연지형, 삼각주 등 물의 맥락에 관한 심도 있는

연구조사가 필요하다.

그러나 무리한 정치적 추진 일정 때문에 이러한 조사연구 및 분석, 사례연구, 지역의 생활문화 등 인문사회학적 검토가 생략돼 있다.

이뿐 아니라 계획 과정에서는 지역주민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며, 전문가와 시민의 의견을 도외시하고 있다.

특히 에코델타시티 사업은 기존 자연 여건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구태의연한 격자형 토지 이용계획과 토목형 도시개발 방식을 채택해 전형적인 관 주도형으로 추진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사업타당성조사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조성 원가를 주변보다 너무 높게 산정한 탓에

미분양 사태에 따른 사업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감사원 지적도 있다.

이렇게 필수적인 과정이 생략된 채 엄청난 자금이 투자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허술하게 진행돼도 글로벌 기업 유치가 가능한 것인지, 토지 분양에는 문제가 없는지, 사업의 성공을 바라는 것 자체가 요행을 기대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 인식 전환이 곧 혁신

사업이 성공하려면
계획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를 전제로 타 도시와 차별성 있는 산업 기반과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물류 기능 외에도 관련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인구 감소와 고령화를 연계한 의료산업, 환경 및 에너지 문제 등과 같은 글로벌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면서 생태산업 단지를 도입하는 전략산업 위주의 프로그램이 시행돼야 한다.

 또 수변도시 기능의 특화와 문화·복지 기능이 강조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다각적이고 혁신적인 자세의 전향이 필요하다.

낙동강 하구에 위치한 이 지역은 가야 문명의 발상지로 해양 실크로드였고, 과거 60여 개 섬으로 구성됐으며

바다가 육지화되면서 샛강이 만들어진 곳이다.

그래서 다양한 생태적 가치뿐만 아니라 땅과 물의 조화된 생활 속에서 만들어진 농경문화적 가치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지역은 전체가 평탄지로, 표고 차이가 0.4~4m에 불과해 물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다.

이 때문에 포장 면적이 많은 도시로 개발할 경우 홍수로 인한 침수피해 등 재해가 우려된다.

에코델타시티 건설을 통해 이러한 가치들을 활용하고 문제점을 개선한다면, 생태학습과 수변문화 관광·레저가 가능한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생태적 여건이 양호함에도 서낙동강을 비롯해 대부분 하천은 4급수 이하로 오염돼 있고, 물길은 끊어졌고,

무분별하게 수변에 들어선 고물상과 비닐하우스로 인해 환경 훼손은 심각한 수준이다.

에코델타시티 조성을 계기로 물길을 잇고, 수변환경과 오염된 수질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 수생태가 최우선

에코델타시티는 입지 여건상 기존의 일괄적 택지개발 방식으로는 생태환경 조건을 충족시키기 어렵다.

그래서 '수생태 오픈스페이스'라는 생태적 골격 틀을 구성한 위에 도입 프로그램에 맞춰 토지 이용계획이

수립돼야 한다.

이를 토대로 수질 개선이란 전제하에 녹지와 물을 연계해 ▷물 순환 ▷물길의 복원 ▷기존 농수로 배수로의 보전·활용 ▷자연 형성 저류공간과 습지의 보존 ▷우수 관리 등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

나아가 ▷빗물정원 ▷생태옥상 ▷식생저류화단 ▷그린인프라 확충 등에 대해 제대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이곳에서 오랜 기간 농사를 지은 농민에게는 토지 보상뿐만 아니라 짭짤이토마토의 부활 등 자연·농업·생태가

공존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의 창출, 이주 후 삶의 터전 마련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전 지역에 도시농업 공간을 확보하고 기존의 수로·농수로 등을 활용해 공원과 녹지를 중심으로 한 물과 농업지역의 연계를 체계적으로 계획해야 한다.

이와 함께 ▷기후변화와 안전에 대한 대책 ▷철새 이동통로 및 서식공간의 추가 확보 ▷둔치도를 활용한 국가도시공원 등 인근 배후지와의 연계·활용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최근 수자원공사의 실무자들이 전문가나 시민단체의 의견을 참고해 일부 계획을 수정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아무리 현재의 계획을 수정·보완해도 기존의 잘못 설정된 계획 틀 속에서는 사업은 성공하기 어렵다.

실시설계 안이 국토교통부에 제출된 현재의 단계에서, 관계자들이 스스로 제출안을 대폭 수정한다는 것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용납되기가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정한 부산의 지속적 발전과 에코델타시티의 성공적 완성을 위해서는 기존의 계획을 전면 또는 대폭

수정해 전체 내용을 다시 검토하는 등 사고의 혁신적 전환이 시급하다.

최근 서울시가 한강 르네상스 등 많은 사업에 대해 설계를 완료하고 나서도 그 비용을 감수하면서 사업 방향을 변경 또는 취소한 것은 좋은 본보기다.

31조 원 규모로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라 불렸던 서울 용산재개발이 무리한 계획으로 취소된 사례를 볼 수

있듯이 에코델타시티도 백년대계를 내다보며 신중하게 접근하지 않으면 실패한다는 가정을 할 필요가 있다.

에코델타시티와 같은 메가시티의 계획은 마스터 플랜(Master Plan)이 아닌 전략계획(Strategy Plan)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거·생산·상업기능을 함께 배치할 수 있는 혼합지역의 도입, 물과 땅의 경계를 포괄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중간 영역의 확보가 공간계획에 담겨야 한다.

   

에코델타시티는 부산시민의 염원이고 숙원사업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세계의 인재가

모여들 수 있는 글로벌 도시 부산의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꼭 성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동안 제기된 문제점들을 수용하고, 부산만이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차별화된 브랜드와 전략을 가지고 진정한 물의 도시, 생태도시, 친환경도시의 전략을 만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김승환 동아대 조경학과 교수

※ 공동기획:  (사)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