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산' 청하골

금산금산 2014. 6. 10. 20:44

동대 남동릉~내연 청하골

 

수수함이 더 정겨운 그 능선

 

 

 

▲ 굽이굽이 절경으로 펼쳐지는 내연산 청하골은 동해안 최고의 폭포전시장이다. 사진삼지봉에서 내려와 처음으로 만나는 청하골 은폭.
차면 기운다는 말이 실감난다. 살인적 폭염으로 맹위를 떨치던,그래서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 같았던 한여름이 마침내 그 끝을 보이고 있다. 물론 한낮의 수은주는 아직까지도 펄펄 끓고 있지만 이른 아침 잠깐동안의 서늘한 기운이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한다. 그러고 보니 처서도 얼마 남지 않은 8월의 중순이다.

계절을 1주일 이상 앞서가는 '산&산'도 변화를 모색한다. 그간 계곡과 고산 위주의 답사관행에서 벗어나 능선을 보다 중시할 계획이다. 무더운 날씨 탓에 엄두도 내지 못했던,끝간데 없이 이어진 능선이 슬슬 그리워지기 때문이다.

이번 주 산&산은 경북 영덕의 동대산(791.3m)을 찾았다. 산은 경방골,물치미골 등의 수려한 계곡을 자락에 품고 있지만 전형적인 육산으로 산세가 그다지 볼품없다.

오늘 소개하는 남동릉 역시 별다른 볼거리가 없는 밋밋한 능선에 불과하다. 그 때문에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오지지만 그로 인해 상대적으로 깨끗한 자연이 촌색시처럼 수수하면서도 정겹다.

새소리를 벗삼아 '뚜벅이'산행에 나선다면 뭉게구름 끝에 달린 여름이 더욱 작게 보일 것 같다.

산행은 또 12폭포로 유명한 내연산 청하골을 끼워 넣었다. 언제 찾아도 황홀한 절승인데다 아직은 햇볕 짱짱한 8월이기 때문이다. 내심 내연산을 처음 찾는 초보 산행자도 고려에 넣었다.

능선산행으로 마음껏 내달리다가 몸이 달궈질 즈음에 차디찬 계곡물로 첨벙 뛰어들 수 있다면 세상 부러울 게 없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산행은 남정면 회리2구를 출발점으로 천율지∼안부∼577봉∼동대산 사거리를 거쳐 동대산에 오른 뒤 동대산 사거리로 되돌아와 동자봉∼삼지봉∼삼지봉 사거리∼은폭으로 해서 보경사로 내려간다. 순수산행 시간은 5시간,휴식시간을 포함하면 6시간∼6시간30분쯤 걸린다.

회리2동 경로당 앞에 내리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여기서 북서쪽으로 쳐다보면 제방이 잡초로 무성한 천율지가 보인다. 도로가 곡각을 이루는 지점에서 오른쪽 시멘트 포장길을 따르면 저수지 오른쪽으로 올라간다.

저수지는 아담한 크기의 소류지로 가장자리를 따라 늘어서 있는 몇 그루의 노송이 그림 같다.

저수지를 왼쪽으로 바라보며 잡초가 우거진 산판길을 따라 10여분쯤 오르면 버려지다시피 한 묵은 대추밭에 닿는다.

여기서 대추밭 사이로 난 틈을 따라 3~4분쯤 더 올라가면 이번엔 지계곡과 만난다.

이번 코스에서 독도에 가장 유의할 지점이 여기다. 등로는 계곡을 건너면서부터 맞은 편 능선 사면을 에돌아 자락으로 올라간다. 하지만 길이 묵어 파악이 안 될 정도로 희미하다.

다시 계곡으로 내려서지 않는 점과 부산일보 표지기를 참고하면 어렵지않게 등로를 이어갈 수 있다. 안부까지 40분 소요.

안부에 올라오면 동대산까지 단일능선으로 오른다. 길은 봉우리 주변 한두 곳에서 헷갈릴 수 있으나 좌우로 우회한다고 생각하면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깨끗한 등로가 안겨주는 자연의 싱그러움에 마음껏 취하기만 하면 된다. 안부에서 동대산 사거리까지 80분쯤 걸린다.

동대산은 모 등산학교 동창회가 세운 알루미늄 입간판이 있는 능선 사거리에서 10분 거리에 있다. 정상은 보잘것없지만 주변 조망은 대단하다. 어깨 겯고 이어진 주왕,팔각,바데산이 꿈결처럼 출렁인다. 마루금으로 내달리는 삼지,향로,매봉 능선도 가슴 벅차도록 헌걸차다. 올라보지 않았다면 한번쯤 가볼만 하다.

사거리로 되돌아 오면 내연산(보경사) 방면은 입간판 표시(직진)와 달리 진행방향 오른쪽 능선 아래로 열려있다. 직진방향은 앞서 지나온 곳이다. 이정표의 표식이 잘못된 탓에 누군가가 입간판을 훼손해 놓았다. 왼쪽은 쟁암리,바데산 쪽으로 가는 길이다.

사거리에서 삼지봉까지는 동대~내연 주능선으로 연결된다. 능선은 진행방향 왼쪽의 회동골과 오른쪽의 마실골,덕골을 거느리며 줄곧 남쪽으로 내려간다. 높낮이도 거의 없어 신나게 달릴 수 있는 구간이다. 중간에 만나는 동자봉(헬기 착륙장)에서만 유의하면 오솔길 같은 편안한 등로로 부담없이 이어갈 수 있다. 삼지봉까지 55분 소요.

삼지봉 삼거리에 닿으면 향로봉 가는 길은 진행 방향 오른쪽으로 열려 있다. 직진하면 문수산으로 해서 보경사로 바로 내려가는 능선길이다.

계곡으로의 하산지점은 향로봉 가는 길을 따라 5분쯤 더가면 왼쪽으로 만난다. 이곳은 삼지봉에서 능선을 따라 내려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으로 사거리를 이룬다.

왼쪽길을 택해 급경사로 떨어지면 40분쯤 지나 은폭으로 이어지는 청하골 본류를 만난다. 여기서부터는 길 찾는 수고 를 접고 계곡의 아름다움만 감상하면 된다. 은폭,연산,쌍생으로 이어지는 동해안 최고의 폭포들이 자연의 걸작으로 숨막힐 듯 펼쳐진다. '과연 내연이구나'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산행문의 생활과학부 051-461-4097,박영태산행대장 011-9595-8469. 글·사진=진용성기자 ysjin@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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