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 '금성산' '비봉산'

금산금산 2014. 6. 3. 11:48

경북 의성 '비봉산'

 

사방이 탁! 속이 후련~하네

 

 

                                                                       

                                                ▲ 의성군 너른 벌판위에 우뚝 솟은 비봉산은 깎아지른 단애와 암릉길이 일품이다.

 

 

산에 왜 오르는가? 

이러한 질문의 답변으로 에베레스트를 초등한 에드먼드 힐러리경의 어록이 유명하다.

산이 그곳에 있으니까!

그러나 이 말은 일견 단순한 듯 하면서 명쾌하지만 엄격하게 따져 우리 산하에 맞는 것은 아니다.

정복과 도전의 대상인 알피니즘 계열의 고봉설산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2천m 미만의 우리 산과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대신 '산이 좋아서' 또는 '속이 후련해서' 등의 대답이 보다 자연스럽고 친근감있는 답변일 것 같다.


경북 의성 비봉산(671m)은 바로 '속이 후련해서' 기분 좋은 산이다.

봉황이 날아가고 있는 형상이라 해서 비봉이라

이름 붙여진 이 산은

이름만큼이나 날렵한 9개의 봉우리를 따라 춤추듯 흘러내리는 암릉미가 압권이다.

 

날등으로 깎아세운 천길 낭떠러지 단애가 아찔하며 벼랑에 뿌리박은 노송들의 수백년 인고가 더욱 푸르다.

남근석호랑이굴 박쥐떼가 볼거리를 더하며 한 점 막힘없는 사위가 '유쾌 상쾌 통괘'조망감을 안겨준다. 다만 의성의 진산금성산(530m)과 자락을 함께한 탓에 부속산 내지 하나의 봉우리로 비쳐지고 있는 것이

흠이다.

산행은 두 산을 묶어 한 달음에 주파하는
코스제각각 오르는 독립코스 2가지가 있다.

두 산을 묶을 경우 상당한 산행시간(5~6시간)천년고찰 수정사를 볼 수 없는 것이 [단점]이며

독립코스로 나설 경우 [각 산이 주는 매력을 한꺼번에 누려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취재팀은 비교적 덜 알려진 비봉산 쪽 코스를 보다 정확하게 취재하기 위해

[금성산 코스]를 이번 답사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금성산 또한 이름에 걸맞은 명 산행지로 시간이 허락되면 가볼만한 산이다.

금성산과 쌍립하고 있는 비봉산은 의성군 남쪽 금성면사곡, 춘산, 가음면의 [경계]에 있다.

산행 들머리 역시 금성산과 같이 한다.

들머리는 금성면 산운리 산운초등학교(폐교) 뒤편으로 열려있다.

전통마을인 산운마을 진입로를 따라 산쪽으로 5분 정도 차로 이동하면

금성산 등산안내도가 있는 영천이씨 납골묘(용문정)에 이른다.

 

수정사로 오르는 길과 금성산 산행로는 여기에서 갈라진다.

용문지를 중심으로 [왼쪽]으로 오르면 금성산에 이르고

                            [오른쪽]으로 나아가며 비봉산, 수정사로 갈 수 있다.

비봉산 산행은 여기에서 능선을 치고 오르는 코스와 반대로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코스로 나눠진다.

어느 코스를 택하든 등로가 뚜렷해 따로 설명이 필요없지만 오르막 길이 30여분쯤 더 걸린다.

전체 산행시간은 약 3시간 정도.

몇몇 구간에서 꽤 가파른 절벽을 만나지만 우회로가 확보돼 있어 안전에는 별 문제가 없다.

취재팀은 수정사를 먼저 탐방한 뒤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코스를 택했다.

능선을 치고 오르는 코스는 계곡으로 이어진 오른쪽 시멘트 길을 따라 100m쯤 올라가면

오른쪽 산자락으로 열린다.

수정사는 시멘트 길을 2㎞쯤 오르면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화사한 수국으로 만난다.

본격적인 산행은 수정사를 왼쪽으로 돌아 계곡길을 따르면서 시작된다.

여기서 금성산과 비봉사를 이어주는 능선안부 삼거리까지는 25분 소요.

계곡 좌우 활엽수림이 시원한 그늘이 되어준다.

안부에 오르면 등로는 양옆으로 나 있다.

왼쪽은 금성산 방향,오른쪽은 비봉산 쪽이다.

비봉산 쪽을 택해 15분 가량 다시 발품을 팔면 헬기장이 있는 비봉산 정상에 닿는다.

멀리서 보는 것과 달리 다소 밋밋한 모습이지만 의성군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등 조망만은 일품이다.

최근에 정상석도 세워져 상봉의 위엄을 비로소 갖췄다.

암릉길은 정상을 내려와 두번째 봉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여기서부터 601m봉까지가 이번 산행의 백미.

3봉 아래 수직절벽(15m)만 제외한다면 별다른 위험구간도 없어

주변의 풍광을 즐겨가며 산행을 이어갈 수 있다.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바윗길도 재미가 솔솔하지만

수백m 직벽으로 솟구쳐 오른 단애를 바라본다는 것은 짜릿한 전율 그 자체다.

특히 너른 의성벌판 한가운데 유독 뾰족하게 솟아올라 산행자가 받는 감동은 더욱 생생할 듯 하다.

게다가 이 곳은 취재팀이 처음으로 발견한 남근석이 위치해 있어 볼거리가 더욱 풍부하다.

남근석은 3봉 아래 수직절벽을 로프로 타고 내려가

왼쪽 바위전망대에서 3봉 아래 단애를 쳐다보면 찾을 수 있다.

수직절벽 아래로 내려오면 안부 오른쪽으로 수정사로 내려서는 길과 만난다.

직진방향은 601m봉으로 가는 길.

 

가풀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오르면 봉우리 오른쪽으로 금성산의 속내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

가음면 일대 부채살처럼 펼쳐진 구릉과 그 사이사이 빠짐없이 들어서 있는 수많은 저수지도 이색 볼거리다. 601m봉까지는 40분 소요.

 

601m봉을 넘어서도 가슴 후련한 풍광은 등로를 따라 계속된다.

박쥐떼가 사는 호랑이굴도 이 구간 어느 지점.

보호를 위해 출입을 삼가하는게 좋을 듯 하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마지막 봉에 다다르면 암릉길이 주는 묘미도 끝나고

등로는 다시 부드러운 숲길로 변한다.

 

 

글=진용성기자

사진=정종회기자

 

 

 

 

 

경북 의성 '비봉산' 개념도

 

 

 

 

 

의성 '비봉산' 산행수첩

 

                     

                                         
                                                     ▲ 홍화꽃밭.

원점회귀 산행이므로 자가 승용차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구마고속도로나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 대구에서 중앙고속도로로 바꿔 탄다.

군위 나들목을 빠져나와 군위 안동방면으로 좌회전한 뒤 4㎞쯤 달리면 군위읍 외곽에 닿는다.

여기서 구미시와 의성군 금성면(탑리)를 잇는 68번(927)번 지방도를 찾아 곧장 달리면 금성면에 이른다.

금성방면 지방도는 군위 읍내를 관통해 시가지 동쪽 군위 체육센터 앞에서 만날 수 있다.

금성면에 접어들면 청로교 다리쪽으로 좌회전한 뒤 500m쯤 직진하다가 다시 우회전,

빙계계곡쪽 굴다리를 지나면 3㎞쯤 못가서 길 왼편에 수정사 안내간판을 만나게 된다.

산행 들머리는 여기서 산운마을쪽으로 좌회전, 폐교가 된 산운초교를 왼쪽으로 돌아

마을도로를 따라 1㎞쯤 더 올라가면 닿는다.

대중교통편을 이용하려면 노포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영천행 버스를 탄다.

영천행 버스는 오전 7시40분 첫차를 시작으로 1시간∼1시간30분 간격으로 하루 11차례 있다.

영천에 닿으면 금성면(탑리) 직행버스도 하루 11차례 있다.

탑리에서 수정사 입구까지는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으나 운행횟수가 적어 택시를 타고 가는 게 좋을 듯.



의성은 한지형 마늘 주산지다.

크기는 작지만 쪽수와 즙액이 많고 입안에서 독특한 향기와 매운 맛이 감도는 게 특징이다.

화산이 폭발하면서 생성된 미량원소가 토양속에 녹아들어 병충해에 대한 저항성과 저장성이 강해

전국 농산물시장에서 인기를 독차지할 정도. 올해도 현재까지 작황이 좋은 편.

이르면 내날 초순부터 수확에 들어갈 듯.

농협 홈페이지나 우체국택배를 통해서도 주문을 받는다.

뼈에 좋다는 홍화씨도 의성군의 특산물.

정, 분말, 씨 형태로 구입할 수 있다.


빙혈과 풍혈이 있어 삼복에 얼음이 얼고 엄동설한에 더운 김이 무럭무럭 나온다는 빙계계곡이 유명.

주변의 불정,인암,석탑 ,용소 등과 함께 어울려 경북 8승의 하나를 이룬다.

그리 깊지 않은 계곡이지만 아기자기한 멋과 풍부한 수량이 자랑거리다.

탑의 고장 의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가 국보 제77호인 탑리 5층석탑이다.

탑리여중 옆 옛 면사무소 자리에 위치한 이 석탑은 통일신라 때 조성된 것으로 분황사 석탑 다음으로 오래됐다. 석탑이전에 있었던 전탑과 목탑의 양식을 두루 보여주는 탑문화 연구에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는다.

 

 

의성 '금성산'

 

의성 금성산천하명당 산세 품은 '전설의 峯'

 

 

 

                                                                 

                            ▲ 넓은 평지로 된 금성산 정상에서 바라본 주변 풍광.천하 제일의 명당이 이곳에 있다.

 

 

 

 어느새 봄기운이 완연한 계절이 됐다.

봄이 오는 길목에 선 산을 찾아간다.

그곳에선 분명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번 산행은 경북의 한가운데 위치한 의성군 금성면 수정리 금성산을 찾았다.

이 산은 천하제일의 명당과 관련한 전설과 많은 유적을 간직하고 있고

산행 후에는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하루 일정으로 찾아 갈만한 곳이다.

소나무 숲길과 끊길 듯한 능선길,탁트인 주변 조망은 이 산이 갖고 있는 자랑거리다.

해발 531m의 금성산은 산의 모양이 가마처럼 생겼다 해서 가마산이라고도 부른다.

금성산이 자리잡은 금성면은 고대 조문국의 도읍지여서 석탑을 비롯한 귀중한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산행 종점 인근에는 신라시대 의상조사가 창건한 유서깊은 고찰인 수정사가 있고 탑리오층석탑,관덕리 삼층석탑,빙산사지 오층석탑 등 우리나라 석탑 양식을 살펴볼 수 있는 석탑과 제오리 공룡발자국 화석지,문익점 면작기념비,조문국 경덕왕릉등의 유적지가 금성산 일원을 따라 자리잡고 있다.

이중 빙산사지 오층석탑이 있는 빙계계곡은 여름철 피서지로서 빙혈과 풍혈로 유명하다.

금성산은 조문국 시대에 조성된 금성산성을 따라 등산로가 개설돼

대체적으로 산을 오르기가 편하고 볼거리가 많다.

보현산에서 뻗어내린 지맥으로 형성된 금성산은 마주보고 있는

비봉산(해발 671m)과 쌍벽을 이루면서 절경을 드러낸다.

정상에 닿을 때까지는 가파르기 때문에 제법 많은 땀을 흘리게 되지만

일단 정상에 서면 주변의 탁트인 조망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이 한꺼번에 사라진다.

이 산의 특징은 정상이 600여평의 평지라는 점.이곳에다 조상묘를 쓰면 당대에 만석꾼이 되거나 운수대통하지만 주변 지역은 3년 동안 가뭄에 시달리게 된다는 전설이 있다.

조선 고종 때 오랫동안의 가뭄 뒤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는데

유독 이곳 금성산 일원만 극심한 가뭄이 계속됐고 한다.

농민들은 메말라 가는 곡식을 바라보며 탄식하던 끝에 산으로 올라가 정상 부근을 파헤치니

땅속에서 석곽이 나왔다는 것이다.

분노한 농민들이 석곽 속의 사체 머리를 산 아래로 내팽개치자

갑자기 검은 구름이 몰려오더니 단비가 내렸다는 것이다.

이후 무덤을 쓴 사람은 큰 돈을 벌어 금성면에 학교를 세울 정도로 부와 명예를 얻게 됐다는 것.

이같은 전설이 전해 내려오면서 아직도 가뭄이 심할 때는 기우제를 지내기도 하고 밤중에 남의 눈을 피해

무덤을 쓰는 사람이 많아 정상 곳곳에는 팬 흔적이 남아 있다.

산행은 정자골에서 시작돼 3시간 30분∼4시간 정도 소요되지만

마주보고 있는 비봉산과 연계하면 7시간 정도걸린다.

이번 산행은 수정리 등산로 안내간판이 있는 곳에서부터 시작한다.

정상까지는 가파르지만 비교적 길이 선명하게 나 있어 별 어려움없이 오를 수 있다.

처음부터 여유있게 오르는 게 좋다.

40∼50분 정도 올라 가면 넓은 평지로 된 정상이다.

주변으로 비봉산과 오토산,칠곡 유학산,선암산 등이 자리잡고 있고 수정사절도 계곡 쪽에서 볼 수 있다.

 

금성산은 금성면 벌판의 한 가운데에 우뚝 서 있는 관계로 사방팔방으로 조망하기가 좋다.

정상에서 10여분 정도 가면 이정표가 나온다.

이어 영니산 봉수대.갈림길에서 직진한다.

10여분 정도 가면 마지막 봉우리.

이어지는 안부능선에서 직진하면 비봉산 종주길이고 수정사로 내려가는 길도 만날 수 있다.

이번 산행에서는 산행시간을 감안해 오른편 아랫길을 하산길로 정해 안내리본을 달아 놓았다.

산골짜기 비탈진 길을 따라 무덤 1기와 무덤 2기를 차례로 지나면 계곡이 나온다.

계곡을 따라 가면서 올려다 보는 비봉산 방면의 기암절벽이 일품이다.

20분 정도 가면 계곡을 가로지르는 물막이 보가 있다.

이어 5분 가량을 내려가면 산행종점인 도로가 나온다.

왼편은 수정사로,오른편은 산행기점으로 향하게 된다.


글.사진=송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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