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섬사람] 통영 '매물도'
통영 8경 중 '으뜸'…빼어난 경관·생태계에 절로 탄성
해무에 덮인 등대섬의 고즈넉한 모습. 섬 정상에 우뚝선 등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통영시청 제공 |
- 대매물도·소매물도·등대섬으로 구성
- 망태봉 정상서 내려다보면 절로 감탄
- 우리나라와 일본 오가는 철새 쉼터
- 자연산 돌미역 전국 최상품 손꼽혀
통영항에서 남동쪽 뱃길로 1시간 20여분 거리에 위치한 [매물도]는
대매물도와 소매물도, 등대섬 등 3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이중 소매물도와 등대섬을 합쳐 흔히 소매물도라 부른다.
행정상으로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에 속하지만 뱃길 거리상으로는 거제 저구항에서 더 가깝다.
소매물도와 등대섬은 통영 8경 중 으뜸으로, 천하의 장관을 연출한다.
명승 18호로 지정된데 이어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가고 싶은 섬' 4개 중 하나로 뽑혔을 만큼
빼어난 자연경관이 압권이다.
■ 한려해상바다 100리 길의 중심
통영항을 떠난 여객선이 소매물도 선착장에 도착하면
먼저 눈에 띄는 것이 펜션 단지다.
유명세를 타면서 탐방객이 날로 늘자
외부 사람들이 섬을 사들여 입구에 펜션을 짓기 시작했다.
이 섬은 최근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조성한 '한려해상 바다 100리 길'의
주 코스로 알려지면서 탐방객이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국립공원 측은 통영의 6개 섬을 대상으로 탐방 코스를 각각 조성했다.
이 가운데 소매물도는 조금만 걸어봐도 한려수도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섬 선착장 바닥에 표시된 '바다 백리길'이란 이정표를 따라가면 남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새로운 길을 낸 것은 아니다.
섬 주민들이 농사 짓고 나무하러 다니던 오솔길에 나무덱이나 돌을 깔고 걷기 좋게 정비했다.
곳곳에 전망대도 설치했다.
확트인 바다 조망과 함께 바닷 바람이 상쾌하기 그지없다.
조금 숨이 가빠진다고 느낄 때면 어느새 섬의 정상 망태봉(152m)에 도착한다.
이 곳에는 관세역사관이 자리잡고 있다.
1970~1980년대 남해안 일대 밀수를 감시하던 곳이다.
당시 대마도를 오가는 주요 출입통로이자 감시에 최적지인 이 곳에 레이다 감지기를 설치,
운영했으나 1987년 4월 폐쇄됐다.
2010년 관세청 개청 40주년 기념사업으로 관세역사관으로 개장해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 환상적인 남해 제일의 비경
망태봉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한려수도의 풍광은 모두가 감탄할만큼 아름답다.
섬 서쪽과 남쪽 해안에 위치한 천태만상의 기암괴석은 남해 제일의 비경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남매바위, 공룡바위, 상어굴 등 소매물도의 투박하면서도 기품넘치는 기개가 느껴진다.
바다 절경으로 유명한 거제 해금강이 여성적이라면 소매물도는 남성적으로 비유된다.
특히 섬 전망대에서 한눈에 펼쳐지는 등대섬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장관이다.
잔디밭이 펼쳐진 야트막한 언덕 정상에 그림처럼 예쁜 흰색 등대가 서 있고,
해안 지형 경관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
이곳은 한 업체가 과자 TV 광고를 찍은 이후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으며
이후 방송과 영화에도 여러차례 소개됐다.
등대섬의 '글씽이 굴'이란 바위굴에는 진시황으로부터 불로불사약을 찾아오라는 엄명을 받은 서불이란 신하가 한반도 남해안을 지나가다 그 절경에 감탄해 글을 새겨 놓았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70~80년 전에는 글자를 판독할 수 있을 정도였으나 지금은 그 흔적만 희미하게 남아있다.
섬의 촛대바위 등 깎아지른 해안절벽을 따라 기하학적 형상을 이루는 암석경관과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형성된
해식애(절벽), 해식동굴 등도 푸른 바다와 한데 어우러져 찾는 이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 자연친화적인 빼어난 생태계
소매물도에는 현재 4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1870년경 김해 김씨가 소매물도에 가면 해산물이 많아 굶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거제에서 입주해 정착했다고 전해진다.
소매물도는 아름다운 경치만큼이나 뛰어난 생태계를 가지고 있는데, 섬 규모에 비해 많은 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 이 섬이 우리나라와 일본을 오가는 새들의 관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소매물도는 거친 바다를 오랜 시간 날아 온 철새들의 지친 날개를 쉴 수 있게 해주는 반가운 섬인 셈이다.
섬의 특산물로는 자연산 돌미역이 유명하다.
이 곳에서 나는 돌미역은 한반도 최남단 청정해역에서 채취, 그 맛과 부드러움이 전국 최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 이 섬에서는 옛날부터 방목된 야생염소가 있다.
평소에는 녹음이 지고 수요가 없어 포획하는 일이 없으나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몰이를 하여 중탕 등 약용 목적으로 주로 소비된다.
섬을 찾는 교통 편으로는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 한솔해운(055-645-3717)이 하루 3차례,
거제 저구항에서 매물도해운(055-633-0051)이 하루 4차례 왕복 운항한다.
주말에는 증회 운항한다.
또 통영유람선터미널에서는 유람선이 수시 운항한다.
# 바닷길 '열목개'
- 소매물도·등대섬 사이, 매일 '모세의 기적' 연출
하늘에서 내려다본 매물도가 환상적인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사진 위로부터 대매물도, 소매물도, 등대섬이다. 통영시청 제공 |
소매물도와 등대섬 사이는 조수가 빠져 나가면
걸어서 건너갈 수 있는 '모세의 기적'이 연출된다.
이 바닷길의 이름이 '열목개'이다.
이는 바닷물이 빠지면 높은 해저면이 수면 위로 노출되는 자연 현상이다.
억겁의 세월동안 파도에 휩쓸리며 동그랗게 깎인 몽돌이 바닥에 깔려 있다.
70m 쯤 되는 열목개를 건너가면 곧바로 등대섬이다.
푸른 바다와 하늘이 어디가 경계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신비롭다.
평상시에도 안개 등에 자주 쌓여 경이로움을 더한다.
바닷길이 닫히기 전 다시 되돌아 나와야 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매일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이 다른만큼 사전 물때 확인은 필수다.
제때 물때에 맞추지 않으면 등대섬으로 건너갈 수 없기 때문이다.
물때는 소매물도를 운행하는 한솔해운 홈페이지(www.hshaewoon.co.kr)에서 확인 가능하다.
등대섬으로 건너 가기 위해서는 소매물도를 등반해 망태봉에 오른 뒤
반대편으로 다시 내려가야 하는 등 1시간여의 발품을 팔아야 한다.
하지만 이 번거러움이 결코 아깝지 않다.
탐방길 곳곳이 장관인 데다 열목개를 건너 등대섬에 올라서면 감탄이 절로 나오기 때문이다.
소매물도를 직접 걷기 위해서는 통영항과 거제 저구항에서 출항하는 여객선을 이용해야 한다.
통영유람선터미널에서 운항하는 유람선을 이용할 경우 섬에 하선할 수 없도록 관련 법이 규정하고 있는 탓이다. 따라서 섬을 걷고 싶으면 여객선을, 배를 타고 선상에서 섬 주위의 비경을 구경하고 싶다면
유람선을 이용해야 한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섬을 탐방한 후 펜션이나 민박집을 통해 예약하면 보트로도 선상 관광이 가능하다.
소매물도와 등대섬은 먼 바다에 위치해 있는 관계로 평상 시에도 파고가 높아
풍랑주의보 등 날씨 상황도 민감하게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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