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여행

불가리아[소피아]-'박물관'과 거리예술의 도시

금산금산 2015. 1. 14. 20:20

[소피아]-'박물관'과 거리예술의 도시

 

 

 

수천년 역사·문화 흔적 좇아 '위대한 도시'(벨리코 타르노보)에서 '지혜의 도시'(소피아)로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의 옛 도심에는 4세기 이후 역사 변천과정을 보여주는 유물들이 산재해 있다. 사진은 과거 불가리아 독립전쟁에서 숨진 병사들을 추념하기 위해 세운 알렉산더 네프스키 대성당.

 

 

 

 

- 교회·박물관·공산당청사 무료 워킹투어
- '거점' 소피아여신상, 레닌동상 철거후 세워
- 공산주의로부터 해방·공화국 독립 의미

- '황제 도시 거리' 불가리아정교회·이슬람 등
- 4세기부터 20세기 이르는 종교변천사 함축

- 원주민 세르디카 유적에서 현대미술까지
- 문화예술의 흐름도 살펴볼 수 있어
- 비토샤 거리·시네마하우스 밤 열기 뜨거워


벨리코 타르노보 요그(남부 버스정류장)에서 소피아 센트럴 버스정류장까지는 3시간 정도 걸린다.

여정은 북동부 산악지역에서 발칸 산맥을 거쳐 발칸 반도 중앙에 있는 분지로, 불가리아 제국의 수도에서

불가리아 공화국 수도로, 위대한 타르노보에서 지혜(소피아의 어원)의 도시로 가는 것이다.

여행자들도 산악지역에서 분지로, 위대한 도시에서 지혜의 도시로 이동하는 셈이다.

위대한 도시는 러시아의 도움으로 오스만 터키로부터 독립을 쟁취하여 제국을 세웠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혜의 도시는 러시아 군대에 의해 독일로부터 해방되어 인민공화국이 되었다가

소비에트연방의 해체로 인하여 공화국이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  무료 소피아 워킹투어 활기

소피아 시민들이 시내에서 전차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여행자들은 소피아 역사의 흔적을 찾아서 길을 나선다.

그 길을 나서기 전에 안내자는 이미 준비를 마치고

여행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지역 대학생인 안내자들은 '프리 소피아 워킹 투어' 프로그램으로

소피아 옛 도심에 남아있는 역사의 흔적을 안내하는 자원봉사자들이다.

유럽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소피아도 역사의 흔적을 담아 놓고 있는 곳이

옛 도심이다.

워킹 투어는 교회, 박물관, 공산당 청사, 극장 등 건축물과

기념물로 이루어진다.

2시간 동안의 워킹 투어는 여행자들에게 여행의 효율적인 이동 루트를 제공하지만 건축물과 기념물 내부로

들어가서 그 속에 있는 문화의 흔적을 보여주지 않는다.

여행자들은 워킹 투어의 이동 루트를 그대로 따라가면서 역사 흔적 속에 남아 있는 문화를 찾아간다.

그 이정표는 소피아 여신상이다.

소피아 여신상은 인민공화국에서 공화국으로 바뀐 1992년 레닌 동상을 철거하고 새롭게 세운 것이다.

그는 왼손에 올빼미를, 오른손에는 월계관을 들고서 옛 공산당 본부청사를 바라보고 있다.

월계관은 공산주의로부터 해방되어 공화국으로 독립하여 승리했다는 표시라면, 올빼미는 무슨 뜻일까?

야행성 맹금 올빼미는 공산당을 바라보면서 이미 지고 사라진 태양이거나 이미 힘빠지고 쓰러진

과거의 맹수임을 상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행자들은 소피아 여신상을 꼭지점으로 삼고 출발하여 성 알렉산더 네프스키 대성당을 돌아서

삼각형으로 다닌다.

그 여신상에서 도시를 관통하는 짜르 그라드스코 쇼세(황제의 도시의 거리)를 따라 가다가 그 양 옆에 있는

작은 골목을 이리저리 다니다 보면 선사시대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흔적과 문화를 즐길 수 있다.

그 역사의 흔적은 4세기에서 20세기에 이르는 종교의 변천 과정을 보여준다.

4세기에 건축된 로마교회인 성 게오리기 교회, 10세기에 건축되었던 불가리아 정교회인 성 네델리아 교회(성 일요일 교회), 15세기 무렵 오스만 제국 건축가 미마르 시난이 건축한 하기야 소피아 사원, 1576년 건립된

이슬람 사원 바냐 바시 모스크와 그 당시 이슬람의 압제를 피해서 지하에 세웠던 성 페트카 교회,

1882년 착공하여 1912년 완공된 러시아 정교회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성당.

이 사원들은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 불가리아 정교회, 오스만 이슬람, 러시아 정교회 등 소피아를 지배했던

종교의 변천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  원주민박물관 볼거리 줄이어

종교의 흔적을 따라가다가 지친 여행자들은 문화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그 흔적은 기원 전 8세기경에 살았던 불가리아 원주민인 세르디카의 유적에서 현대예술에 이른다.

곧 고대 세르디카 오픈 박물관, 국립 민족박물관, 국립 지구와 인류 박물관, 국립 자연사박물관, 국립 고고학

박물관, 국립 군사박물관, 국립 역사박물관, 국립 공예박물관, 국립 민속예술과 공예센터, 사회주의 예술박물관, 국립 예술갤러리, 국립 외국예술갤러리, 이반 바조프 국립극장, 오페라 하우스 등이다.

박물관 예술관을 따라가다가 여행자들은 불가리아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문화예술과 예술가를 만난다.

그 만남은 현존하는 불가리아 예술가이든 아니든 행운이다.

국립 예술갤러리에서 불가리아의 대표 현대 미술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국립 외국예술갤러리에서

로댕(1840~1917)과 그의 전 작품들을 만난 것은 행운이다.



■  비토샤거리 시네마하우스서 '젊음의 밤' 만끽

그 행운을 가지고 여신상으로 되돌아 온 여행자들은 인근에 있는 비토샤 거리로 가서 젊은이들과 어울려

밤 문화를 즐기든지, 아니면 지하철이나 전철을 타고 서넛 정거장 거리에 있는 시네마 하우스로 가기도 한다.

 

 

밤이면 비토샤 거리는 젊은이들과 외국 여행자들이 넘쳐 난다.

그 거리는 불과 몇 백 미터밖에 되지 않지만 길 양 옆으로 선술집, 카페, 음식점 등이 늘어서 있다.

그 가운데로 거리의 악사들이 모자를 앞에 놓고 바이올린을 켜거나 트럼펫, 트롬본, 색소폰 등을 불거나

행위예술가들이 거리에 놓여 있는 술집, 음식점의 탁자와 의자로 작품을 설치하여 거리공연을 하거나

젊은이들이 힙합이나 배틀을 한다.

그 가운데로 피에로가 지나가는 행인에게 어릿광대짓을 하면서 공연을 한다.

거리 공연을 바라보는 젊은이들과 여행자들은 그 순간에 가까워지면서 어느덧 동행이 되고

친구가 되어 밤의 열기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밤의 열기는 시네마 하우스에서도 넘쳐 난다.

시네마 하우스는 1997년 3월에 시작하여 올해 18회에 이른 소피아국제영화제의 상영 극장이다.

영화제가 열리는 기간인 3월을 제외하더라도 시네마 극장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여행자들을 유혹한다.

그 극장은 현재 전 세계 영화작품들을 상영하면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불가리아에 있는 여러 외국기관들과 협력하여 독특한 프로그램들, 스크린으로 본 셰익스피어 연극작품들,

학생들을 위한 소피아 국제영화제 출연 작품들, 10년을 단위로 보는 불가리아 영화 회고전 등으로

관객을 끌어 들인다.

여행자들은 상영 중인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극장 부근의 선술집과 스낵코너에서

그리고 라이브 카페에서 밤의 열기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여행자들은 밤의 열기를 어느덧 아침의 따사로운 햇살로 맞이한다.

옛 도심에 산재해 있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아침을 맞으면, 여행자들은 재래식 시장이나 길거리에서

식사를 하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어디로 갈까?

10세기 말 수도사 이반 릴리가 세운 발칸 반도 정교회의 총본산인 릴리 수도원으로 가서

종교의 품에 안길까, 아니면 해발 3000m쯤 되는 비토샤 산으로 가서 등산을 하거나 트레킹을 하면서

자연의 품에 안길까?

게스트하우스를 떠나면 길은 정해질 것이다.




#  소피아는 '영화 천국'

■   비토샤 거리의 영화 대여점

- 유럽 비롯한 전 세계 최신영화
- 쉽게 대여 가능… 한국영화도 소개


불가리아 젊은이와 외국인 여행자들이 함께 모여서 인파가 넘쳐나는 비토샤 거리.

비토샤 거리는 불가리아 젊은이들의 거리이지만 외국 여행자들도

즐겨 찾는 곳이다.

소피아로 여행을 가면 비토샤 거리는 여행자들이 꼭 들러야 하는

곳일 만큼 널리 알려져 있다.

그 거리에 있는 '유럽 영화'라는 간판을 단 대여점에 가면

현재 상영 중인 영화는 물론 전 세계 유명한 영화를 손쉽게 빌릴 수 있다.

대여점인 만큼 그렇다 하더라도 그곳에서는 소피아국제영화제에 참여한

작품들이나 해외 영화제에 참여한 불가리아 영화를 모아 놓은 코너가 있다. 그 코너에는 소피아국제영화제에 참여한 우리나라 첫 영화, 이창동의

'오아시스'를 비롯한 김기덕의 작품들, 우리나라 국제영화제에 참여한 '종달새 농장'(2007)

불가리아의 여러 영화 작품들이 있다.


1973년 창설해 올해 18회에 이르는 소피아국제영화제에 소개된 한국 영화는 10편에 지나지 않지만

우리나라에 소개된 불가리아 영화는 2008년 이후 갑자기 급등하여 그 두 배가 넘는다.

이런 영화작품들을 함께 모아 놓은 것은 단순히 상업적 이유에 지나지 않을까?

아직도 그 답이 마련되지 않는다.



부산대  민병욱 교수의 배낭여행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