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가학 ~ 흑석산'
빼어난 조망· 장쾌한 모습 '황홀'
국토의 땅끝으로 달려간다.
산은 능선에서부터 계곡으로
쉼없이 가을을 떨쳐내고 있다.
끝자락이지만 남도의 해풍에 흔들리는
싱그러운 가학산(577m)를 소개한다.
산은 전남 해남군과 영암군의 경계선 위에 우뚝 솟아 있다.
이름 그대로 한마리의 학이 하늘로 박차고 오르는 모습을 하고 있어 멀리서 봐도 장쾌한 모습이 황홀하다.
특히 학머리인 상봉에서의 조망은 가슴속까지 시원하다.
전남 최고의 명산인 월출산이 우뚝하고 남쪽의 두륜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맑은 날이면 영암의 너른 벌판을 적셔주는 영산호와 탐진강,그리고 남해바다의 은빛 실루엣이 대단한 볼거리다.
산은 단순히 자체 산세와 조망만이 좋은 것이 아니다.
바로 인근에 능선으로 어깨를 두르고 있는 흑석산(650m)과 별매산(485m)이 있어 더욱 빛이 난다.
비 내린 뒤 바위가 까맣게 흑빛을 띤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흑석산(650m)과 엎치고 덮친 기암의 모양새가
멀리서 보면 밤하늘의 별처럼 아름답다고해서 '별뫼'라 불리는 별매산(485m) 이 여간 수려하지 않다.
그래서 이번 주 산은 가학산과 더불어 별매,흑석산도 함께 탔다.
강진군 성전면 월평리 제전마을을 들머리로 해서 별매산에 오른 뒤
465m봉~민재~가학산~가래재~흑석산(깃대봉)~바람재~595m봉~가리재~학계골을 거쳐
영암군 학산면 학계리 광암마을로 내려서는 경로를 코스로 잡았다.
걷는 시간만 4시간30분쯤 걸렸고 휴식시간을 포함해 5시간30분 안팎이 소요됐다.
흔히 종주산행으로 불리는 이번 코스의 매력은 보석처럼 아름다운 각각의 산에 오르는 것은 물론
설악산 공룡릉 못지않은 당차고 아찔한 능선의 마루금도 함께 타보는 데 있다.
산은 그러나 부산과 멀리 떨어져 있는 점이 단점이다.
해남까지 차량으로 4시간 이상 걸리는데다 낮의 길이가 짧아진 초겨울임을 감안하면 선듯 나서기가 어렵다.
하지만 아침 일찍 서둘면 그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생각된다.
종주코스의 들머리인 제전마을은 성전면소재지인 월평리에서 서쪽으로 3㎞정도 떨어진
영암군 경계의 밤재 아래에 있다.
지금은 고속화 국도에 자리를 물려줬지만 4년전만해도 목포행 2번 국도가 지나던 곳이었다.
제전마을 입구 정류소에서 마을길을 따라 200m쯤 들어가면 시멘트 포장이 끝나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농로가 나온다.
그 농로를 따라 다시 100m쯤 더 가면 감나무 단지를 만난다.
본격적인 산행은 감나무 단지 오른쪽 과수원길이 아닌 산쪽으로 난 길을 따르면서 시작된다.
동릉으로 오르는 이 길은 쌍분 2기와 오죽나무 터널을 지나면서부터 바윗길로 연결된다.
동릉 끝부분에 암봉으로 우뚝 솟아 정상으로 착각되는 별매산 전위봉은 장비없이 정면으로 오를 수 없다.
따라서 길도 봉우리 바로 아래서 왼쪽으로 우회한다.
그 길을 따라 에돌면 전위봉 뒤편 암릉에 닿는다.
전위봉 정상은 이 암릉과 연결돼 있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막힘없는 주변 조망이 장관이다.
마을에서 30분 소요.
잡목이 우거진 별매산 정상은 전위봉에서 고도를 조금 떨어뜨렸다가 오르막 끝자락으로 만난다.
암릉을 내려서는 구간에서 조심을 요한다.
전위봉에서 별매산 정상까지 30분.
별매산에서 465m봉까지는 단일 능선으로 연결된다.
정상 바로 아래 슬랩구간이 발판이 좋지않아 다소 위험할 수 있으나 서둘지만 않으면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로프가 걸린 침니사이 틈으로 내려가도 괜찮고 슬랩의 발디딤 턱을 이용해도 무리가 없다.
기암의 전시장으로 불리는 465m봉은 별매산에서 50분쯤 걸린다.
갖가지 형상의 바위를 감상하는 맛이 오롯하다.
465m봉을 넘어서면 돔형의 가학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늘로 치솟은 모습은 앞으로 쏟아질 듯 위압적이다.
민재로 내려서서 흑석산기도원으로 가는 삼거리를 직진으로 통과하면 가파른 오르막으로 만난다.
벼랑을 오르는 듯 무척 힘이 들지만 로프가 설치돼 있어 위험하지는 않다.
가학산까지 40분 소요.
가학산은 종주코스 최고의 전망대답게 한치의 막힘도 없는 사위가 꿈결같다.
호남의 명산들이 그리는 산릉의 물결은 특히 인상적이다.
20여평 남짓한 정상을 까마득한 벼랑으로 받들고 있는 모습은 스릴감을 느끼기에 그만이다.
흑석산은 가학산을 내려와 가래재를 거쳐 오른쪽 능선으로 오르면 수더분한 봉우리로 만난다.
해남군에서 설치한 정상석에 깃대봉으로 적혀있지만 상봉의 위치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흑석산 정상까지 50분 소요.
하산은 흑석산에서 서쪽(직진)으로 난 길을 따른다.
길은 철쭉의 군락사이로 잠시동안 부드럽게 이어지다가 칼날등으로 바뀐다.
진행방향 오른쪽으로 학산면의 율치제가 발아래에 보이고
왼쪽으로 계곡면의 가학저수지가 햇살을 받아 거울처럼 반짝인다.
가학산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은 바람재에서 왼쪽으로 열려있다. 탈출로가 억새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안부 왼쪽으로 살짝 내려서면 희미한 길로 이어진다. 바람재에서 휴양림까지는 20분 소요.
종주코스는 바람재에서 마주보이는 595m봉을 향해 오르막으로 오른다.
가리재는 595m봉을 급경사로 내려와서 억새가 제법 피어 있는 펑퍼짐한 안부로 만난다. 두억봉으로 오르는 길 초입에 녹슨 이정표가 있어 참고 하면 된다.
바람재에서 35분소요.
사거리 갈림길인 가리재에서 오른쪽을 내려서면 산행종점인 학계리다.
왼쪽은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반듯한 길이다.
학계리 광암마을은 임도를 만나 그 임도를 따라 10분쯤 더 내려가면
학산교 왼쪽 전형적인 시골풍경으로 만난다.
30분 소요.
글·사진=진용성기자 ysjin@
별매~가학~흑석산 '산행수첩'
산행 들머리인 전남 강진군 성전면 제전마을은
부산에서 목포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강진군 성전면소재지에 내려 걸어가거나 차량을 이용해 접근할 수 있다.
목포행 버스는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사상)에서 하루 7차례 운행된다.
오전 6시30분,8시30분,9시10분,10시20분,12시,오후 2시15분,3시20분 편이 있다..
성전면 소재지인 월평리에서 제전마을까지는 약3㎞. 걸어가면 20분,
택시를 타고가면 5분쯤 걸린다.
군내버스는 오전 시간대에 3번 운행되지만 산행에 맞춰 타려면 11시15분 한 편뿐이다.
하산지점인 영암군 학산면 학계리
광암마을에서 부산으로 오는 버스편은 인근 독촌시외버스터미널에서 순천을 거쳐야 한다.
광암에서 독천마을로의 군내버스는
오후시간대에 4시25분,5시40분,7시40분에 있다.
10분 소요.
독촌시외버스터미널에서 순천행은 오후시간대에 매시 10분에 있다.
순천발 부산행 버스는 오후8시까지 20~3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막차는 오후 8시30분.
자가 승용차를 이용하려면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순천으로 가서 목포행 2번국도를 탄다.
강진을 지나 목포방면으로 10분쯤 더 달리면 성전면을 만난다.
산행 들머리인 제전마을은 성전면을 우회해 통과, 광주행 13번 도로와 만나는 T자형 분기점에서 좌회전한 뒤
영암군과 강진군의 경계지점인 밤재 못미친 지점에서 좌회전하면
벽돌공장을 지나 오른쪽 산골마을로 만난다.
T자형 분기점에서 좌회전지점까지 약 500m, 좌회전지점에서 제전마을까지도 500m쯤 된다.
유의할 점은 밤재 고개를 넘어서기 직전에 좌회전을 받아야 하며
밤재를 넘어섰다면 영암군 학산면쪽으로 한참 내려간 뒤 유턴을 받아
밤재로 되돌아와야 한다.
진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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