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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청년을 구출하라] 청년과 일자리- 청년과 자본을 잇는 '네트워킹'

금산금산 2015. 8. 1. 17:25

청년과 자본을 잇는 '네트워킹'

 

 

 

 

젊은 인재 '사회적 프로젝트' 당찬 도전…'착한투자'가 부족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공공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 경제와 사회적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19일 사회적 벤처기업 바이맘의 김민욱 대표가 주력 상품인 '룸텐트'에 대해 소개하는 장면. 홍영현 기자 hongyh@

 

 

 

 

 

- 수익도 남기고 사회에도 공헌
- 아이디어로 무장한 청년 많지만
- 투자유치 못해 어려움 겪어

- 재원 공급 사회적거래소 설립
- 지속 가능한 시스템 마련 필요

 

 



부산 해운대구의 사회적 벤처기업 '바이맘' 김민욱(37) 대표는 전국구 스타다.

주력 상품인 '룸텐트'의 인기 덕분이다.

보온 효과가 커 전기장판을 살짝 틀어도 실내 온도가 10도 올라간다.

월평균 난방비 절감률은 24%.

특별한 마케팅 없이 입소문을 타고 성장한 바이맘은

창업 2년 만인 지난해 매출 10억 원을 찍고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한겨울 전기비가 아까워 냉골에서 떠는 에너지 빈곤층이 주요 고객이다.



바이맘은 '사회적 투자'를 받아 '사회적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지난해 폭설 피해가 잦은 강원도 산골에 룸텐트 20여 동을 기증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비용은 클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와디즈를 통해 진행한 '착한 구매' 프로젝트로 마련했다.

부산시자활센터에서 제품을 생산해 일자리를 만들고 수익금으로 저소득층을 돕는

사회적기업의 목적에 충실한 셈이다.

그 덕분에 김 대표는 최근 서울혁신가상을 받았다.



바이맘은 2012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받은 연구개발비 3000만 원으로 창업했다.

2013년 소셜벤처경연대회에서 글로벌 대상을 받은 덕에 미래에셋벤처투자와 LG전자로부터

총 3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김 대표는 "나는 운이 좋았다"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청년들은 많지만, 그들에게 '마중물'을 공급할 사회적 투자는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사회적 투자란 민간자본이나 금융기법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와 이윤을 동시에 추구하는 재원 조달 방식이다.

영국이 2010년 피터버러 교도소 단기수감자 3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재범률 줄이기' 사업이 대표적이다.

투자자들은 '재범률이 비참여자 집단보다 평균 7.5% 이하로 나오면 최대 연 13%의 이자 수익을 얻는 조건'으로 총 500만 파운드(약 85억 원)를 모금했다.

사회적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 세계 임팩트 투자 자산 규모는 2011년 기준 890억 달러에 이른다.

사회적 투자와 접목할 프로젝트는 다양하다.

부산발전연구원 김형균 부산학센터장의 제안이다.

"산복도로 주택가는 도시가스 보급률은 낮다. 투자자들이 홀몸노인에게 룸텐트를 먼저 제공한다고 가정해보자.

부산시는 가구당 난방기 절감량이 목표치에 도달하면 투자자에게

룸텐트 구입비와 약정 이자를 준다. 에너지 빈곤층은 난방비가 줄고,

부산시는 복지비를 아끼고, 사회적기업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


관건은 투자 유치다.

사회적 경제 기업은 투자를 받는 게 더 어렵다.

상업적 이익과 사회 문제 해결을 동시에 지향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돈을 넣어야 할지 망설인다.

여기다 1만 개가 넘는 사회적기업·마을기업·협동조합의 경쟁력을 알 수 있는 정보나 지표도 부족하다.

사회적기업이 겪는 경제적 위기는 통계상으로도 증명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07년 사회적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9억1100만 원에서 4년 뒤인 2011년 8억2600만 원으로 9.2% 떨어진 데 반해 당기순이익은 9100만 원에서 1140만 원으로 무려 87.5%나 감소했다.

정부의 인건비 지원이 끊겨 수익이 악화된 사회적기업의 수가 많아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임경수 부산사회적기업센터장은 "우리나라 사회적 경제 기업 대부분이 국가 예산에 의존한 공적 지원을 받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은 불가능하다. 사회적거래소를 설립해 다양한 재원의 공급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회적거래소는 사회적 경제 기업의 가치에 대한 투자나 기부를 중개한다는 점에서

증권거래소와 기능이 비슷하다.

부산에 본사를 둔 한국거래소는 2012년 자본시장연구원에 사회적거래소 설립 용역을 발주하고 검토에 나섰다가 이듬해 '아직 여건이 안 됐다'며 흐지부지한 적이 있다.

 

 

서울시는 사회적거래소와는 별도로 2013년 1000억 원 규모의 사회투자기금 조성에 나섰다.

아시아에서 최초이다. 서울시가 500억 원 출자하고 나머지를 민간이 기부하는 구조다.

지난해에는 사회적 프로젝트나 소셜하우징 등에 211억 원 규모의 투·융자를 진행했다.


사회적기업연구원장인 부산대 조영복(경영학과) 교수는 "부산에는 연매출 500억 원 이상의 향토기업이 63개이다. 부산시와 민간이 500억 원씩을 출연해 1000억 원대의 사회투자기금부터 만들자. 청년과 자본을 잇는

네트워킹을 통해 인재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도록 붙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금융도시를 지향하는 부산이 사회적 투자의 중심지가 된다면 홍콩 등 다른 도시와 차별화가 될 것"

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도 사회적 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여야가 발의한 사회적경제발전기금 조성을 골자로 한 '사회적경제 기본법'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부산복지개발원 이신정 연구위원은 "부산시도 사회적경제기본조례 제정과 사회적경제 네트워크 구성을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외국 '사회적거래소' 사례

- 사회 양극화 심화되며 각국서 관심…규모 커져
- 브라질·남아共 등 시행

사회적 투자에 대한 관심은 2008년 금융위기로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더 커졌다.

2010년 미국 투자 은행 JP모건은 "앞으로 10년간 사회적 투자 시장은

세계적으로 4000억 달러(420조 원)~1조 달러(1000조 원) 규모"라고

예상했다.


사회적거래소는 사회적 투자를 유치하는 중간기관이다.

사회적거래소를 운영 중인 나라는 브라질·싱가포르·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브라질과 남아공은 기업공개 없이 특정 사회적 프로젝트에 대해 자금 조달만 가능한 시스템이다.

한국거래소가 한때 브라질 모델을 검토했었다.

사회적거래소 설립을 준비 중인 캐나다·영국은 일반 증권거래소처럼 주식을 사고파는 형태를 계획 중이다.

브라질은 2003년 세계 최초로 사회적 거래소인 'BVS&A'를 설립했다.

'BVS&A'를 운영하는 브라질거래소는 상장된 비영리 사회적기업의 활동을 측정해 공개한다.

BVS&A는 상장된 프로젝트가 12개월이 지나도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하면 재심사를 통해 걸러낸다.

첫 번째 기부금을 수령한 사회적기업은 6개월 내에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분기별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자본시장연구원 노희진 선임연구위원은

"BVS&A는 지난해까지 104개 사회적 프로젝트에 650만 달러를 모금해 지원했다"고 소개했다.


2006년 설립된 남아공의 사회적거래소(SASIX)는 BVS&A과 유사한 형태의 프로젝트형 거래소이다.

사회적 프로젝트는 12주 동안의 엄격한 평가를 거쳐 상장된다.

2007년부터 90개 프로젝트에 5500만 랜드(Rand)가 지원됐다.

싱가포르 사회적거래소(IIX)는 크게 두 유형으로 나뉜다.

임팩트 파트너스(Impact Partners)는 사회적 투자자가 사회적기업에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네트워크이다.

투자자와 사회적기업을 잇는 중개서비스를 제공할 뿐 협상이나 투자조건에 대해서는 간섭을 하지 않는다.

전통적인 거래소와 유사한 임팩트 캐피탈(Impact Capital)은 상장·거래·청산 절차를 지원한다.

투자자들은 배당금이나 이자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


 

◇ 전통적 자본시장과 사회적자본시장

전통적 자본시장

사회적자본시장

상업은행
(투자은행)

가치은행
(사회적투자자문회사)

증권거래소

사회적거래소

벤처금융
(투자펀드)

벤처자선펀드
(사회적투자펀드)

신용평가기관

펀딩자문회사


◇ 사회적투자의 유형

구분

선투자 후 공공보상형

불특정 다수
민간투자형

민간·공공
협력투자형

 

공동체
협동투자형

 

재원

초기 민간이나 공공재단 투자→성과에 따라 세금 보상

개인들의 투자

민간과 공공의
매칭기금

 

지역 주민들의 투자

 

사례

사회성과연계채권(SIB)

클라우딩 펀딩

서울시
사회투자기금

 

시민펀등나 지역재단의 투자

 

주요
운영기관

중간지원기관

클라우딩 펀드
플랫폼

공공기관 또는
독립운영기관

 

지역 기업·금융이나 재단

 

공공의
개입

정부가 성과 목표를 설정하고 투자자와 계약을 맺음

민간 주도

민간과 협력

 

공공이 시민펀드에 보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