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재약봉'

금산금산 2016. 1. 9. 11:00

밀양' 재약봉'

 

 

 

 

 

영남알프스 고봉준령 한눈에 조망

표충사서 원점회귀 5시간30분 소요

가파른 험로 헤쳐 오르면 일사천리

정상석은 없지만 풍광 만큼은 최고

 

 

 

 

 

 

재약봉 산행 초입 만나는 바위전망대에서 바라본 재약산과 사자평. 구체적으로 보면 능선 왼쪽 암봉인 관음봉에서 오른쪽으로 재약산 정상, 사자평, 옛 고사리분교, 그 아래 물줄기가 층층폭포 상단이다. 조금 더 올라가면 재약산 뒤로 천황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지역 산꾼들의 영원한 '베아트리체' 영남알프스.

이 영남알프스는 장쾌한 능선과 짜릿한 암릉, 확 트인 조망을 기본으로 각종 야생화와 신록 폭포 단풍 백설 등

 계절별로 다양한 선물을 안겨줘 지역 산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산군(山群)은 마루금으로 연결돼 태극 종주산행도 가능하지만 울산 밀양 양산 경주 청도 등

5개 시·군에 걸쳐있어 권역별로 이른바 베이스캠프가 있다.

이를테면 영남알프스의 맏형격인 가지산권은 석남사나 운문령, 운문산권은 얼음골 인근 남명리,

 재약산권은 표충사, 영축산권은 통도사, 간월·신불산권은 등억온천 등등.


그렇다면 어느 베이스캠프로 산꾼들이 가장 많이 몰릴까.

각 지자체가 따로 관리하다보니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지역 산꾼들의 입을 모아보면 대체로 재약산권으로 무게추가 기운다.


원효 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 표충사가 우선 볼거리인데다

영남알프스의 맹주 천황산(사자봉)재약산(수미봉)이 불과 50분 거리에 이웃해 있다.

이는 영남알프스 봉우리 중 비교적 지척에 있다는 간월~신불산, 신불~영축산의 거리보다 가깝다.


 

빙벽 마니아들이 즐겨찾는 학암폭포.

  무엇보다 표충사에서 출발하는 등산로는

  타 베이스캠프의 그것보다 다양하다.

  흑룡폭포~층층폭포~옛 고사리분교~사자평~재약산~천황산을 거치는

  원점회귀 코스를 기본으로 한계암~금강폭포 코스,

  내원암~진불암 코스,  표충사 뒤 재약산 중간길~옛 고사리분교 코스 등

  체력에 맞게 3~5시간 코스로 맞춤산행을 할 수 있다.

  천황산 재약산을 중심으로 한 재약산권에 주변의 봉우리를 추가하면

  '재약5봉' '재약8봉'으로 그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

  이 명칭은 표충사에서 조망 가능한 봉우리를 총칭하는 것으로

   재약5봉의 경우 경내에서 볼 때 제일 왼쪽 필봉에서 천황산 재약산

   재약봉 향로산이, 재약8봉은 재약5봉에 문수봉 관음봉 고암봉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주 산행은 재약5봉 중 비교적 덜 알려진 재약봉(954m)을 표충사에서 출발해 원점회귀했다.

산행은 표충사~옥류동천~간이 매점~계곡 갈림길~작전도로~학암폭포~전봇대 갈림길~험로~지능선~잇단

바위전망대~옛 헬기장~재약봉 정상~사거리~표충사·향로산 갈림길(917봉)~너덜길~작전도로~간이 매점~

표충사 순.

순수 걷는 시간은 5시간30분 정도.

길찾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지만 일부 구간에서 만나는 험로는 다소 부담스럽다.

하지만 영남알프스 산군을 바라보는 조망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표충사 일주문 앞에서 오른쪽으로 옥류동천을 따라 간다.

150m쯤 뒤 '재약산 5.2㎞'라 적힌 지점에서 계곡을 건넌다.

간이 매점을 지나 14분 뒤 계곡 갈림길.

왼쪽은 계곡건너 층층폭포와 옛 고사리분교를 거쳐 재약산 가는 길, 오른쪽으로 간다.

지계곡을 살짝 건너 S자 된비알로 오른다. 만만찮다.

갈림길을 한 번 만나지만 곧 만나니 개의치 말자.

13분 뒤 작전도로.

이 길은 사자평을 거쳐 배내고개까지 이어진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학암폭포를 보기 위해서다.

3분 뒤 다리를 지나 왼쪽 지계곡으로 오른다.

마땅한 길이 없어 그저 암반을 따라 물을 피해 오른다.

15분쯤 힘겹게 오르면 높이 30m, 폭 40m 되는 엄청난 규모의 기암절벽 사이로 한 줄기 물길이 쏟아진다.

학암바위와 학암폭포다.

빙벽 마니아들이 겨울이면 비박을 하며 훈련하는 곳이다.

볼트에 달린 붉은 슬링이나 모닥불 흔적, 그리고 널브러진 비닐이 이를 입증한다.

겨울이면 폭포 우측 이끼 부분까지 얼음이 얼어 장관을 이룬다고 설명한다.

다시 자동우량경보시설이 서 있는 작전도로 원점으로 되돌아가 이번엔 왼쪽으로 간다.

한 굽이 돌 무렵 갈림길.

오른쪽 기울어진 전봇대 아래로 난 길로 간다.

칡밭, 재약봉, 향로산 가는 낙엽길이다.

2, 3분 후 다시 전봇대.

또렷한 길 대신 전봇대를 끼고 왼쪽으로 오른다.

길이 애매모호한데다 험하다.

집채만한 바위벽 아래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꺾는다.

10여분 뒤 지능선에 닿는다.

여전히 급경사길로 달라진 게 별로 없다.

50m 정도 이를 악물고 오르면 그제서야 숨을 돌린다.

정면에 보이는 봉우리의 뒤가 재약봉, 그 우측이 하산 직전의 917봉이다.


이제부터 험한 길은 거의 없다.

30분쯤 뒤 산죽 사이를 뚫고 집채만한 바위에 오른다.

멋진 전망대다.

그간 나뭇가지 사이로 희끗희끗 보이던 층층폭포와 사자평이 선명하게 보인다.

정면 코 앞의 재약산에는 두 개의 등로가 선명하게 보인다.

윗길은 표충사 수충루 왼쪽 부도탑을 지나 옛 고사리분교로 가는 길이고

아랫길은 산행팀이 앞서 계곡 갈림길에서 버린 왼쪽길로 가 계곡을 건너 올라오는 길로,

층층폭포 상·하단 사이로 이어진다.

 

 

표충사에서 바라본 재약8봉. 왼쪽부터 천황산 천황재 재약산 문수봉 관음봉이다.


 

사자평 오른쪽 끄트머리는 능선 자체가 코끼리 코처럼 길게 늘어진 코끼리봉,

발아래 표충사 오른쪽 위로는 매바위와 필봉.

표충사 뒤 저 멀리 둥그스름한 봉인 정각산과 그 왼쪽 뒤로 승학산 중산 석이봉 낙화산이 보인다.

이후 산길은 일사천리.

15분 뒤 다시 바위전망대.

재약산 뒤 가려있던 천황산이 보이고, 사자평 뒤 능동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본격 재약봉으로 향한다.

봉우리 하나를 넘고, 옛 헬기장을 지나, 삼각점봉을 지나면 마침내 상봉.

두 번째 바위전망대에서 30여분.

정상석은 없다.

영남알프스 전망대라 불러도 좋을 만큼 조망이 빼어나다.

정북으로 재약산 천황산, 그 오른쪽 제일 뒤 가지산, 가지산중봉 상운산, 그 앞 능동산과 배내고개 배내봉 오두산, 그 뒤 고헌산, 그 우측 능선으로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함박등 죽밭등 시살등 오룡산 염수봉, 동쪽 발아랜 배내골로 신불산 자연휴양림 입구가, 남쪽으론 향로산이 보인다.



정상에선 갈림길.

직진하면 코끼리봉을 거쳐 재약산, 하산은 오른쪽 내리막길.

향로산 방향이지만 향로산 못가 917봉에서 표충사로 내려선다.

내달릴 수 있는 길이다.

등로 좌우에 길이 몇 차례 열려 있지만 왼쪽은 원동역 앞에서 출발하는 버스 종점인 장선 방향이고,

오른쪽은 칡밭 가는 길이어서 계속 직진만 한다.

45분쯤 뒤 선리 갈림길이다.

선리는 향로산' 산행의 들머리다.

여기서 10분 뒤 다시 갈림길.

지도상의 917봉이다.

왼쪽은 향로산 방향,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15분쯤 뒤 바위 내리막길.

약간 위험한 듯 하지만 잡고 내려설 나무가 적절한 위치에 있어 가능하다.

하지만 초보자나 여성이 내려오기에는 다소 부담스럽다.

이때부터 너덜.

10여분만 내려오면 학암폭포 입구였던 작전도로.

이번엔 왼쪽으로 간다.

25분 뒤 오른쪽에 표충사로 내려가는 산길.

이 길로 15분이면 표충사 주차장에 닿는다.

 

  # 교통편
  - 어디서나 대중교통·승용차 이용 편리

  부산역에서 열차를 타고 밀양역에서 내려

  밀양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해 표충사행 버스를 타면 된다.

  밀양행 KTX는 오전 7시20분, 8시30분, 9시45분,

  새마을호는 오전 10시30분, 무궁화호는 오전 7시30분, 8시3분,

  9시5분, 9시35분에 있다.

  KTX는 36분, 새마을 무궁화호는 45분 걸린다.

  밀양역에서 터미널까지는 버스로 20분 걸린다.

  역 앞에서 정차하는 거의 모든 버스가 터미널을 경유한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표충사행 버스는

  오전 8시20분, 9시10분, 10시, 11시에 출발한다.

  35분 걸린다.

표충사에서 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4시, 4시30분, 5시30분, 6시, 6시30분, 7시10분, 8시(막차)에 있다.

밀양역에서 부산행 KTX는 오후 5시23분, 6시26분, 8시53분, 새마을호는 오후 5시29분,

무궁화호는 오후 5시10분, 5시59분, 6시59분, 8시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밀양IC~울산 언양 방향 24번 국도 우회전~단장 표충사 1077번 지방도 우회전~금곡교 지나~아불교 지나~집단시설지구 공용주차장(또는 표충사 경내 주차장) 순.

 

 



# 떠나기전에
- 재약8봉 중 고암봉 위치 확인안돼

'재약5봉' '재약8봉'과 관련, 이에 대한 이견과 풀리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

표충사 한주 무이 스님은 익히 알려진 문필봉 천황산 재약산까지는 같지만

재약봉 향로산 대신 관음봉 노적봉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관음봉의 경우 수년 전 등산객으로부터 들었고,

노적봉은 오래 전부터 절에서 내려오는 이름이라고 전했다.

스님은 또 흔히 알려진 필봉을 문필봉이라고 했다.

필봉은 특히 표충사 경내에서 보면 붓을 연상시키듯 뾰족한 모양이지만

해발고도가 꽤 되는 곳에서 보면 그저 평범한 암봉 중 하나여서 약간은 실망스럽다.


재약8봉 중 하나인 고암봉은 어느 누구도 위치를 알지 못했다.

이창우 산행대장은 재약5봉 재약8봉의 유무를 떠나 표충사 경내에서 조망 가능한 봉우리를 이렇게 결론지었다. 제일 왼쪽 뾰족봉인 (문)필봉에서 오른쪽으로 천황산 재약산 문수봉 관음봉 재약봉 917봉 향로산 순이라고.

이럴 경우 8개다.

그는 무이 스님이 지적한 노적봉과 관련, 생긴 모양이 노적가리를 닮은

학암폭포가 위치한 학암바위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학암바위도 역시 경내에서 보인다.



참고 하나. 표충사 입구 '표충사 관광안내도'에 보면 수미봉 옆에 문수봉이라고 적혀 있다.



글·사진 = 이흥곤기자 hung@

 

 

 

밀양 '재약산'

 

 

 

 

 

 

살랑거리는 억새의 속삭임과 만추 재촉하는 폭포의 우렁참을 만나다

 

 

 

 

 

 

 

 

 

 

- 옥류동천 계곡~수미봉~사자봉
- 총거리 11.4㎞ 5시간가량 소요

- 표충사 주차장서 50분쯤 오르자
- 높이30m 흑룡폭포 위엄에 압도
- 이내 층층폭포 세찬 물줄기 장관

- 정상 오르면 영남 알프스 한눈에
- 사자평 고원 은빛물결 감탄 연발
- 겨울잠 앞둔 살모사 상시 경계를

이백은 '여산폭포를 바라보며'라는 시에서 폭포를 은하수에 비유했다.

첫 수에서 '처음에는 은하수가 떨어진 줄 알고 놀랐는데/절반이 구름 속에 숨은 것 같네'라고 했고,

'물줄기 날아내려 길이 삼천 자(飛流直下三千尺·비류직하삼천척)'란 절구로 유명한

둘째 수에선 '하늘에서 은하수가 쏟아지는 것 같네'라고 했다.

이들 시구는 과장법의 대표적인 수사로 꼽힌다.

여산폭포의 실제 높이와 상관없이, 시어대로 계산해도 높이가 약 1㎞에 불과한 만큼 천문학적 과장임이 분명하다.


재약산과 천황산 사이 사자평원에 펼쳐진 드넓은 억새밭. 등산객들이 억새에 파묻혀 식별하기 어려울 지경이.

하지만 이를 단순히 시적 울림을 증폭하기 위한 수사적 장치로만

치부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지상의 물이 증발해 구름을 이루고, 다시 구름이 비가 되어 대지를 적시듯, 우주 삼라만상을 물리적 순환체계로 파악하면 폭포를 하늘(은하수)의

기를 땅으로 실어 나르는 매개체로 볼 수도 있겠다.

물론 정교하진 못하지만 주역적 우주관에서는

이백의 생존 당시나 지금이나 나름의 과학성을 담지한 표현이기도 하다.


이백의 시를 인용한 것은 주역적 우주관을 논하자는 게 아니다.

이번 산행지에 두 개의 이름난 폭포가 있어서다. 폭포가 산행에서 자아내는 정서는 각별하다.

괴암 준봉은 아예 오를 수 없거나 오르더라도 생명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고초를 각오해야 해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위압감을 안겨주지만, 폭포는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가 아스라한 수직적 거리감을

덮어버리기 때문이다.

상부의 정기를 온축한 폭포수가 순식간에 보는 이의 눈앞에 내리꽂히는 까닭에 굳이 높은 곳에 오르지 않더라도 오른 것 같은 심리적 착시 현상을 불러일으킨다는 얘기다.



지난 8일 '지상의 은하수'를 찾아 경남 밀양 재약산으로 떠났다.

이번 산행지는 높이 30m가 넘는 흑룡폭포와 층층폭포를 품은 옥류동천(玉流洞天) 계곡을 따라

수미봉(1108m)에 오른 뒤 천황산 사자봉(1189m)과 수미봉 사이 천황재를 거쳐 원점회귀하는 코스다.

총거리는 약 11.4㎞, 5시간가량 걸린다.

흑룡폭포. 장쾌하게 쏟아지는 물줄기가 하늘의 기를 지상으로 실어 나르는 매개체처럼 보인다.

산행은 표충사 주차장에서 오른쪽 계곡으로 접어드는 것으로 시작한다.

10분가량의 거리에서 나오는 두 번의 갈림길에서 모두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10분쯤 후 갈림길에서는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계곡을 건넌다.

15분쯤 후 갈림길에서도 왼쪽으로 간다.

15분가량 후 흑룡폭포 전망대에 이른다.


폭포수는 천상의 가을을 지상으로 퍼 나르는 전령사인가.

층을 이룬 수십 m의 물줄기 위에 끝 없이 펼쳐진 푸른 하늘은

가을색이 완연하지만, 폭포 아래 계곡의 숲은 아직 지난여름

녹음의 기억을 떨치지 못했다.

시간의 태엽을 돌려 가을을 재촉하려면 수직낙하하는 물줄기가 빚어내는

동력이 필요한 것 같다.

단풍을 쫓아 숨을 헐떡이며 비탈을 오르는 성급한 산꾼의 마음이

지레 붉게 물든다.


10분쯤 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길을 잡아 10분가량 더 가면

출렁다리가 걸린 작은 폭포가 나온다.

출렁이는 마음을 다잡고 걷다 오솔길 한복판에서 살모사를 만났다.

독사답게 사람을 피해 달아나기는커녕 삼각형 머리를 곧추세우고 공격 자세를 취한다.

겨울을 앞두고 먹이를 찾아 나온 뱀이 많으니 경계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층층폭포의 상단

10분쯤 후 흑룡폭포와 비슷한 높이의 층층폭포를 만난다.

등산로에서 멀리 떨어진 흑룡폭포와 달리 층층폭포는 상하 폭포 사이에

놓인 출렁다리에서 두 폭포를 고루 볼 수 있다.

특히 내리꽂히는 아랫폭포의 세찬 물줄기를 굽어보는 조망은

가슴 뻥 뚫리는 쾌감과 짜릿한 전율을 선사한다.

여기서 10분쯤 걸으면 작전도로가 나온다.

왼쪽으로 꺾어 사자평으로 가다 왼쪽 계곡에서 붉게 타들어 가는

단풍나무들을 목격했다.

단풍은 산 아래로 하강할 채비를 하고 있었다.


20분가량 후 사거리에서 너럭바위를 만난다.

너럭바위 위에 서면 향로봉 재약봉(코끼리봉)이 보인다.

두 봉우리에 고암봉 문수봉 관음봉 수미봉 사자봉 필봉을 합쳐

표충사를 둘러싼 재약8봉이라 부른다.

너럭바위를 뒤로하고 1시간가량 오르면 수미봉에 닿는다.

왼쪽에서 시계 방향으로 가지산 능동산 문복산 고헌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등 영남 알프스 준봉들이 파노라마처럼 시야에 들어온다.

이들 7개 봉우리에 운문산과 재약산을 더한 게 영남 알프스 아홉 봉우리다.


영축산 오른쪽으로는 시살등과 오룡산, 그 뒤론 천성산, 더 오른쪽 뒤로는 금정산 장군봉과 계명봉,

고당봉도 보인다.

수미봉에서 40분쯤 내려가면 천황재가 나온다.

수미봉과 사자봉 사이 해발 700~800m의 드넓은 평원에 자리한 사자평은 '억새 바다'다.

사람은 일렁이는 은빛 물결에 휩쓸려 떠도는 일엽편주다.

억새의 물결에 무심히 몸을 맡기고 흐르다 보면 만추의 포구에 이를 것 같다.


천황재에서 내원암 쪽으로 20분쯤 하산하면 진불암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부터 내원암 쪽으로 40분가량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길이 미끄러우니 주의해야 한다.

임도에 내려서서 오른쪽으로 5분쯤 가면 내원암에 도달하고, 10분가량 더 걸으면 출발지로 회귀한다.



◆ 떠나기 전에

- 밀양은 재악산, 울주는 천황산…개명 놓고 논란
- 건설부 지리정보원 연내 결론

재약산과 천황산의 개명 여부를 두고 두 산을 공유한 울주군과 밀양시가 논란을 벌이고 있다.

건설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 국가지명위원회에서 연내 결론이 날 전망이다.

울산시는 지난 8월 지명위원회를 열어 현재 지명을 유지하자는 울주군의 안을 수용했다.

울산시 지명위는 "천황산 지명을 밀양시가 주장하는 일제 잔재물로 치부하기에는 역사적 근거가 부족하다""조선조 영조36년(1760)에 제작된 여지도에 천왕산이란 이름이 분명히 기록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1897년 대한제국이 시작되면서 연호를 광무, 왕을 황제로 호칭하면서

천왕산천황산이라 고쳐 불렀다고 주장했다.


반면 밀양시는 일제강점기 전에 불린 고유지명인 재악산으로 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악산은 설악산 등 국내 오악의 정기를 실은 산이라는 의미로, 대동여지도와 동람도 등 고지도는 물론

각종 문헌자료와 유물 등에서도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는 재약산과 천황산을 하나의 산군으로 묶어 재악산으로 부르되, 재약산 제1봉은 수미봉, 천황산

제1봉은 사자봉으로 각각 명명해 달라는 내용의 지명 변경안을 경남도 지명위 의결을 거쳐

국가지명위에 제출한 상태다.

재약산과 천황산의 지명은 1961년과 2002년 관보에 게재돼 현재까지 이어져 왔다.

두 지자체의 산이름 변경 논란은 1995년에도 불거졌었다.



◆ 교통편

- 밀양까지 시내버스·기차 이용
- 터미널서 표충사행 버스 환승


시외버스와 기차를 이용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밀양시외버스터미널에 내린다.

이어 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직행버스나 농어촌버스를 갈아타고 표충사 정류장에 하차하면 된다.

기차를 이용할 경우 밀양역에 내린 뒤 2번 일반버스를 갈아타고 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 하차한다.

이어 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직행버스나 농어촌버스를 갈아타고 표충사에서 내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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