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의 변신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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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폼 전(왼쪽)과 리폼 후. |
"설 경기요? 정말 모르겠어요. 제발, 설이라고 해서 한복 입고 세배라도 가고,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0일 부산한복산업협동조합 백기현(선영주단상사 대표) 이사장을 만났더니 "해가 갈수록 한복 인구는 줄어들고, 설 분위기도 나지 않아서 걱정"이라면서 한복인으로서의 안타까움부터 전했다.
장롱서 꺼내 줄이고 붙이고…
오직 나만의 개성 패션 '뚝딱'
■ 맞춤 vs 대여 비율 거의 반반
백 이사장은 "최근 한복 시장 흐름은 '맞춤'과 '대여' 비율이 거의 50 대 50으로 반반을 형성 중"이라면서
"대여만 해도 60만~100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 대여와 10만~20만 원 하는 중저가 대여까지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한복인들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양장과 한복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양장은 어떤 소재나 디자인이 유행하게 되면 전국을 휩쓰는 경향이 있지만 한복은 배우 누구누구가 입었다고 특별히 좋아지지도 않을뿐더러 오히려 천하 없어도 나 혼자만 입는, 개성 있는 한복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부연설명했다.
이런 성향 때문에 한복은 대량생산도 안되고, 대기업에서 손을 못 대는 이유인지도 모른다고도 말했다.
그래도 희망적인 건 지난해 부산한복산업협동조합에서 개최한 '부산 한복데이'를 보면서 한 번쯤
한복을 입어 보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이 의외로 많다는 걸 알게 된 점.
이 때문에 올해는 한복데이 개최 시기를 앞당겨 벚꽃이 필 무렵인 4월께 을숙도공원 일대에서
개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낡은 한복도 고치면 새것처럼
불황을 감안해서, 이영애 한복디자이너에게 한복 리폼에 대한 조언도 구했다.
가장 손쉽게는 넓고 긴 고름을 뜯어내고 가늘고 짧은 고름으로 바꿔 다는 것이다.
소매 끝부분에 거들지(끝동)를 붙이는 방법도 있다.
아니면 시중에 파는 자수를 구입해서 소매 위에 달거나 바꿀 수도 있겠다.
옷을 완전히 뜯어내지 않고 깃을 넓게 하는 건 힘들다.
이럴 땐, 가는 옛날 동정을 넓은 것으로 교체하면 된다.
아주 짧은 저고리 길이를 디자인적으로 변경하는 방법으론 자수를 놓은 말기(치마나 바지 따위의 맨 위에 둘러서 댄 부분)를 만들어 치마 위에 부착해 보자.
'찍찍이'나 스냅단추 같은 걸 붙여서 고정하면 새로 맞춘 디자인처럼 현대적인 감각이 있는 옷이 된다.
이 밖에 어머니의 긴 치마 길이를 절단하지 않고도 층이 나도록 걷어 올려서 핀으로 고정하면
파티복처럼 입을 수도 있다.
특히 장롱에 넣어 놓고 아예 안 입는 두루마기의 경우, 소매와 깃, 동정을 다 뜯어낸 뒤 밍크나 토끼털, 양털 등을 덧대서 배자나 쾌자 등으로 응용해서 청바지 위에 매치하면 완전 새로운 스타일이 된다.
김은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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