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월드클래스 300]파나시아 ‘이수태’ 대표

금산금산 2016. 3. 1. 20:52

이수태 '파나시아' 대표





中 조선 거센 추격, 친환경 선박부품 개발로 위기극복 자신감








부산 강서구 미음단지 파나시아 본사에서 이수태 대표가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



- 현대重 엔지니어 일하다 창업 
- 기자재 국산화 강소기업 일궈 

- 중소기업형 인재 육성에 방점 
- 사람우대 경영 기술경쟁 속도 

- 임원 제품 강연회·SNS 활성화  
- 직원 소통·행복일터 조성 주력
 


㈜파나시아 이수태(61) 대표는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요즘 고민이 깊어진다"며 말문을 열었다.

전 세계적으로 조선업이 불황의 파고를 넘고 있는데다, 중국 조선업계의 추격마저 심화되면서 경영 환경이

 더욱 혹독해졌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조선해양기자재 전시회 '마린텍 차이나'에 다녀왔다. 현장을 보니 중국의 공세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아직은 한국의 생산기술이 더 높지만 중국의 추격 속도가 워낙 빠른데다, 가격 경쟁력까지 내세우고 있어 위기감이 고조되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 대표는 이어 "이런 때일수록 첨단 기술에 대한 개발이 필요하다.

파나시아는 친환경 선박 기자재에 대한 앞선 투자로 위기에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글로엔페트롤' 글로벌화 도전 

   

파나시아는 조선기자재 및 환경 설비 전문 기업으로

지난 2014년 정부의 '월드클래스 300 기업'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현재 선박평형수 처리 장치 분야에서 매출액 기준 세계시장 점유율 3위권 이내의 기업이다.

이 대표는 "파나시아는 선박평형수 처리 장치를 비롯해, 이달부터 본격 적용된 탈질·탈황설비(질소산화물 및 황산 화학물을 제거하는 장치) 등 친환경 선박의 필수적인 3가지 조선기자재에 투자해왔다. 기술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로 이번 마린텍에서도 파나시아 부스에 참관객이 몰려 아침부터 저녁까지 중국의 엔진 업체들과 미팅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냉정함도 잃지 않았다.

이 대표는 "조선기자재가 한·중 FTA 수혜 업종으로 분류되고 있는데, 양면성이 있다. 당분간은 수혜를 입겠지만, 현재 중국의 공세라면 고급 기술도 몇 달 안에 비슷한 제품을 내놓고 싼 가격에 공략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며 "파나시아는 위 3가지 기술과 연구개발특구 지정 첨단기술기업, 월드클래스 300 기업 등 자격을 갖추며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엔지니어 출신인 이 대표는 현대중공업을 그만두고 1989년 자본금 400만 원으로 파나시아의 전신인 범아정밀엔지니어링을 창업했다.

대부분의 부품을 수입해 쓰던 조선기자재를 국산화해 기술 기반의 중소기업을 일구기 위해서였다.

이후 선박평형수 처리 장치 분야의 첨단 기술역량으로 현재 연간 800억 원대의 매출을 달성하는 세계적인 강소기업으로 거듭났다.

창업 이후 지금까지 이 대표의 경영 철학은 '가치(Value) 제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는 인터뷰 도중 메모지를 꺼내 직접 'V(Value)>P(Price)>C(Cost)'의 부등식을 적으며, 고부가가치 경영에 대해

설명했다.

이 대표는 "같은 물이라도 누군가에게는 먹어도 그만인 물이고, 죽어가는 사람에게는 목숨을 살리는 물이 되는 것처럼 고객에게 보이지 않는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경영의 큰 줄기"라며 "이처럼 세계 시장에 파나시아의 가치를 알려, 주력 제품인 '글로엔패트롤'이 장착된 배를 타고 싶게끔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평소 신문 읽기와 독서를 즐겨 하는 그는 최근 '매개하라(go-between)'이란 책을 읽었다며 이에 빗대 해외 사업 전략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연결망이 강조되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전 세계에 파나시아의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해 33개국 35개 에이전트와 교류하며 전 세계 어디서든 제품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캠퍼스 같은 회사 추구 

이 대표는 기업이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결국 '사람을 우대하는 경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창립 이후 '중소기업형 인재 육성'에 초점을 두고, 해외 연수, MBA 수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파나시아 본사 사옥 입구에는 '해피워크 캠퍼스'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

이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 회사를 '캠퍼스'라고 표현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를 본 따 만든 것이 사원 교육 과정인 '파나시아 컬리지'"라고 말했다.

이 교육 프로그램에선 회사 임원들이 교수진이 되어 사원들에게 신제품을 설명한다.

그는 "강의를 통해서 임원이 30년 넘게 근무하면서 습득한 지식과 노하우가 강의 자료로 남는다. 이렇게 축적된 노하우는 퇴직 후에도 고스란히 전수된다"며 "단순히 노동력을 파는 직장이 아닌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직장으로 바꾸려는 시도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이 대표는 휴대전화를 내밀며 "오늘 아침에도 임원진 SNS, 본부별 SNS에 글을 올리고 댓글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젖살'을 빼야 한다. SNS는 의사결정 단계를 줄이고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차원"이라며 "전 임직원이 똘똘 뭉쳐 혹독한 시기를 극복하고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에 나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황윤정 기자 hwang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