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죽음에서 배운다] 국가 수준 보여주는 '삶의 질 지수'

금산금산 2016. 4. 1. 14:41

국가 수준 보여주는 '삶의 질 지수'





▲ 내 여건 안에서 삶의 질을 향상할 방법이 있는지 고민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사진은 서예를 배우고 있는 어르신의 모습.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머서(MERCER)'가 발표한 '2015년 세계 주요도시 삶의 질·생활환경 조사'에 따르면

오사카가 58위, 서울 72위, 부산 98위로 보고되고 있다.

그 외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는 국가를 단위로 '삶의 질 지수'를 조사, 발표하고 있는데 아시아권역 국가에서 싱가포르 11위, 일본 17위, 홍콩 18위, 중국 21위, 한국 30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보고하는 '세계 웰빙 지수'에서 한국은 2013년에는 75위, 2014년 117위였다.

한국은 경제 상황은 양호하나 안전, 건강, 사회관계 등에서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됐다.
 
잘 산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계량화된 그 개념은 쉽게 설명하면 소득, 물가, 범죄율, 개인의 자유, 교육 여건, 공공시설, 여가시설, 주거시설 등에 관계되는 통합적 개념으로, 글자 그대로 살기가 안정되고 마음이 얼마나 편한가이다.  

죽음의 질도 오래전부터 학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척도(예를 들면 QODD 등)로 측정되고 있었지만, 최근 영국의

경제 주관지 '이코노미스트' 산하기관인 EIU가 '죽음의 질 지수' 즉 '사람이 삶을 편안하게 마감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느냐'를 숫자로 보고하였다.

그 지수는 '임종환자의 통증을 덜어주고, 가족이 심리적 고통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의료시스템이

얼마나 발달되어 있느냐'를 말하는 것으로 20개의 정량지표로 되어 있다.

100점 만점에 영국이 93.9점으로 가장 임종 환경이 좋으며, 한국은 73.7점으로 아시아에서 대만, 싱가포르, 일본에 뒤진다.  

이런 자료들을 보면서, 각자는 자기 삶의 질과 죽음의 질을 성찰해 볼 수 있을 터이다.

하지만, 국가라는 조직의 말단에 있는 우리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내 여건 안에서 내가 노력해 나의 삶의 질과 죽음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보다 쉬운 방법은

건강관리와 가능한 행복한 마음을 지니고 사는 것이고, 가능한 죽음 과정에 길게 노출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개인적 노력도 필요하지만, 솔직히 더 중요한 것은 국가의 노력이다.

지금처럼 비정규직, 청년실업, 저출산, 의료시스템의 불균형과 상업성 등의

이슈가 한국사회를 설명해 주고 있는 한, 삶과 죽음의 질은 자꾸 나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의 역할과 나의 일상은 연결되어 있다.

더 살기 좋은, 즉 삶과 죽음의 질이 향상된 나라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방안 중 하나는

우리가 깨어있는 시민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부엌에서 이 나라의 슬픈 정치를 본다. 
 
이기숙  
 
전 신라대 교수  
국제죽음교육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