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가야산' 남동릉
발길마다 한 폭의 동양화… 동물 모양 바위들 이색 구경도
▲ 조물주가 만든 가야산에 자연이 그린 동양화가 산행 내내 펼쳐진다. 산꾼이 한 폭의 그림 속으로 '설설!' 하며 오른다. 온통 눈뿐인 파노라마 조망에 탄성만 연발한다. |
입춘은 2월 초에 진작 지났습니다.
오는 5일은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입니다.
절기만 봐서는 이미 봄이 동구 밖까지 온 것 같지만, 문밖을 나서면 아직은 옷깃을 여미기 십상입니다.
예측 불가한 추위 탓에 산꾼들이 산으로 가길 주저하지만, 대세는 바야흐로 봄입니다.
'늑장 추위'가 발목을 잡아도 봄이 온다는 섭리를 어찌 막겠습니까?
산꾼한테는 '산연(山緣)'이란 게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5월은 수도지맥의 주봉 수도산에 올랐습니다.
수도산 능선에 서서 저 멀리 있는 가야산을 바라보았습니다.
일명 불타는 돌이라는 '성화석'이 푸른 하늘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저길 올라가 봐야 하는데, 언제 거길 가보나 싶었습니다.
다행히 그런 산연을 이 계절의 끝자락에서 만났습니다.
3월이면 봄꽃 산행 채비를 해야 하는데 그래도 가는 겨울이 아쉬워 가야산에서 마지막 겨울 산행을 꿈꿨습니다. '전국구의 산'이라 봄, 가을엔 하루에만 3천~5천 명이 찾는다고 합니다.
다행히 겨울엔 인적이 드문 편이라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기암괴석 즐비한 만물상에
가야산 여신 전설 어린 상아덤
산행길은 온통 상고대 천지
가야산을 지금까지 두 차례 소개했지만 겨울 산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행 소감은? 만물상 능선에서 바라본 산등성이는 백설기를 산에 올려놓은 것처럼 한 폭의 동양화였다.
칠불봉(1,433m)과 상왕봉(우두봉·1,430m)에서 만난 바람은 매섭고 명징한 것이었다.
산행이든 세상살이든 정신을 제대로 차리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내려왔다.
이 겨울이 가기 전 가야산에서 설산의 그윽함을 맛보면 어떨까?
가야산은 개인 산행을 하기에는 여러모로 무리가 많은 산이다.
경남 합천군 해인사를 출발해 정상을 거쳐 경북 성주군 수륜면 백운동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코스는
들머리와 날머리가 달라 자가운전 등산객은 차량 회수에 골머리를 앓았다.
여기에다 봄~가을 기준으로 7~8시간씩 걸리는 산행시간(겨울엔 1~2시간 추가)도 가야산을 산행지로 택하는 데 장애가 된다.
이러다 보니 부산을 기준으로 당일 산행으로는 빡빡한 편이라, 산악회나 '안내 산행(영리 목적의 산악회가 참가비를 받고 안내받는 산행)'이 아니면 엄두도 못 내는 산이었다.
이번 산행은 이런 불만을 해결하는 코스로 엮어봤다.
지난 2010년 6월에 개방한 만물상 코스를 밟고 칠불·상왕봉 등 가야산 핵심 코스로 넣어 원점회귀로 꾸몄다.
가야산 남동릉을 밟는 길인데, 등산로 통제 탓에 서성재~칠불·상왕봉 코스는 등산 하산길에 겹친다.
코스는 백운동 주차장~만물상 능선~서성재~칠불·상왕봉~서성재~용기골~백운동 주차장으로 꾸몄다.
용기골에서 기점으로 내려오는 계곡 길은 봄, 여름에 찾아가도 호젓한 산길일 테다.
산행거리 9.8㎞, 산행시간은 쉬는 시간을 포함해 5시간이면 충분.
가야산은 4월 말까지는 1,000m 이상 지역은 눈이 내리고 길이 빙판으로 아이젠과 등산스틱은 필수다.
백운동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주차장 입구에 '까마귀 검다 하고 백로야 웃지 마라/ 겉이 검다고 속까지 검을쏘냐/ 겉 희고 속 검은 이는 너뿐인가 하노라'는 형재(亨齋) 이직(李稷)의 시비가 있다.
성주 출신인 형재는 조선 세종 때 영의정을 지냈다.
주차장에서 상가 쪽으로 올라가 곧장 시멘트 포장길을 따른다.
5분쯤 가면 가야산야생화식물원이 나온다.
나무와 꽃 등 총 1천300여 종의 식물이 자란다.
식물원을 지나면 탐방지원센터가 눈에 보인다.
센터에서 아이젠을 무료로 빌려준다.
휴대전화도 충전할 수 있다.
센터 건너편에 등산객 수를 집계하는 출입 센서가 있다.
본격적인 산행 들머리다.
초반부터 오르막이다.
다행히 눈이 녹아 길은 흙길이다.
하지만 비탈이 '장난'이 아니다.
조금 과장하면 '무릎이 턱에 닿을 정도'.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의 해발 높이는 이제 600m대.
앞으로 만물상 능선까지 900m 후반대까지 올라야 하니, 각오를 단단히 하자.
그래도 걱정은 말자. 만물상 능선에만 올라서면 고행을 보상받을 만한 눈 세상과 기암 천지가 기다리고 있으니.
국립공원이라 등산로의 표지목과 이정표가 잘 정비돼 있다.
헷갈릴 길도 없다.
출발 40분 만에 979봉 아래에 닿는다.
이 부근부터 가야산성 터의 흔적이 보인다.
가야산성은 용기골의 좌우 능선에 쌓은 7.2㎞의 포곡식 산성으로 축성 시기는 확실치 않다.
다만 임진왜란 때 백성의 피란처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979봉에 올라서면 만물상 능선의 하이라이트 구간이 나온다.
강아지 코뿔소 시루 투구 등 갖은 모양의 바위들이 '날 좀 봐주세요'라고 외치는 것 같다.
만물상,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산색은 표고가 1,000m에 가까워지자 잿빛을 버리고 백색으로 갈아입었다.
안부로 내려섰다가 1,096봉에 오른다.
뒤를 돌아 만물상을 다시 본다.
아까 동물 모양의 바위들이 이번에는 수백 명의 승려가 능선에 선 모양으로 등장한다.
그 아래 수백 개의 손바닥이 하늘을 향해 합장한 모습도 장관이다.
1,096봉에서 15분 남짓 오르면 상아덤이다.
전설에 따르면 이곳에서 가야산 여신인 '정견모주'와 하늘신 '이비하'가 사랑하며 놀았다.
두 신은 아들 둘을 낳았는데, 첫째는 대가야의 이진아시왕이 됐고 둘째는 금관가야의 수로왕이 됐다고 한다.
상아덤에서 가야산 꼭대기를 쳐다본다.
택리지를 쓴 실학자 이중환은 가야산은 뾰족한 바윗돌이 불꽃같이 이어졌고 바위 모양새가 깎아지른 듯해서
사람이 올라갈 수 없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때때로 봉우리 위에서 풍악소리나 말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고 썼다.
잔뜩 낀 구름이 산정을 둘러싸 칠불봉의 기이한 형세가 관측되지 않는다.
대신 신비감만 안은 채 서성재로 향한다.
10분 소요. 서성재 지킴터 정자를 지나 나무 계단과 너덜을 지나면 다시 눈길이다.
길옆은 온통 상고대 천지다.
구름에 가린 칠불봉이 머리 위에 있다.
가파른 철 계단과 씨름하며 40분가량이면 칠불봉 아래 이정표에 닿는다.
오른쪽으로 꺾어 칠불봉을 밟는다.
칠불봉은 울퉁불퉁한 암봉들이 하늘을 향해 뾰족하게 서 있다.
한때 가야산 최고봉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이에 지난 2004년 2월 국토지리정보원이 실측해서 칠불봉이 상왕봉보다 약 3m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각종 가야산 지도에는 여전히 상왕봉이 주봉 행세를 한다.
국립공원 산행지도에도 상왕봉 높이만 표기했고 칠불봉은 위치만 나타냈다.
주봉은 그 산의 얼굴이다.
논란은 종지부를 찍었지만, 후속 수정이 뒤따르지 않아 여전히 가야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혼란을 준다.
칠불봉에서 내려와 여기서 250m가량 서쪽으로 떨어진 상왕봉으로 올랐다.
봉우리가 소머리를 닮아 다른 말로 우두봉이다.
널찍한 봉우리 바닥에 '우비정(牛鼻井)'이 있다.
소 콧구멍 샘인데 눈이 녹으면 봄에 샘물과 비단개구리를 볼 수 있다.
가야산 조망은 한국의 12대 명산에 들 정도로 수려하지만, 이번 산행은 구름과 눈발에 막혀
그 멋을 느끼지 못했다.
'3대를 이어 적선이라도 해야 볼 수 있는 걸까?'
이런 푸념을 하면서 다시 서성재로 내려온다.
눈길은 내리막이 더 위험한 법, 올라갈 때보다 약 10분이 더 걸렸다(50분 소요).
서성재에서 '백운동 주차장(용기골)' 방향으로 하산로를 연다.
중간 중간 데크 계단이 있어 걷기가 수월하다.
'용이 일어난 골짜기'인 용기골은 이름만큼이나 골이 길고 깊다(약 2.6㎞).
졸졸대는 물소리가 발길을 재촉한다.
나무다리와 백운3교를 지나 탐방지원센터까지 30분 정도.
센터에서 아이젠을 정리하고 출발지점인 주차장으로 돌아온다.
7분 소요.
글·사진=전대식 기자 pro@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성주 가야산 남동릉 '산행지도'
성주 가야산 남동릉 '가는길 먹을곳'
찾아가기
자가운전으로는 남해고속도로 칠원분기점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고령분기점에서 88올림픽고속도로로 광주 방향으로 진입한다.
해인사IC에서 나와 톨게이트 삼거리에서 해인사 방면으로 우회전해 가야산로를 따라 6.8㎞쯤 간다.
야천삼거리에서 김천·성주 방면으로 우회전해 5.5㎞쯤 가면 가야산국립공원 백운분소 주차장이 나온다.
내비게이션에는 '가야산 국립공원 백운분소'나 '백운동 탐방지원센터'로 검색한다.
버스는 부산 사상구 서부시외버스터미널(천일여객·051-559-1100)에서
고령시외버스터미널(1666-4455)행 버스를 탄다.
오전엔 7시 5분, 8시 20분, 9시 25분, 10시 20분, 11시 20분에 있다. 소요시간 1시간 50분.
고령터미널에서 산행 기점인 백운동행 버스는 오전엔 8시 20분밖에 없다.
소요시간 40분. 택시를 타면 2만 원가량. 백운동에서 고령터미널로 나오는 버스는
오후엔 3시 25분, 5시 50분 두 편뿐이다.
고령터미널에서 부산행 버스는 오후 7시 20분까지 40~6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음 식 점
운치 있는 설산 산행이지만 몸은 얼기 마련.
산행 피로를 녹이는 데는 사우나가 그만이다.
탐방지원센터에서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길에 있는 가야호텔(054-931-3500)에서 밥과 차,
사우나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지하 560m에서 끌어 올린 천연암반수를 사용한 사우나로 몸을 녹이고 정식이나 사골 해장국으로 속을 채우자.
후식으로 참솔잎주스가 나온다.
주차장 옆에 있는 '요산요수'(054-932-2882) 식당에서 쇠고기국밥이나 촌두부, 도토리묵을 판다.
전대식 기자
|
|
|
|
|
|
|
|
|
|
|
|
|
|
|
|
|
|
|
|
|
|
|
|
|
가야산
석화성(石火星). 굳이 우리 말로 바꾸자면 돌불꽃이다. 전국 방방곡곡의 웬만한 산을 섭렵한 산꾼이라면 ‘아!, 가야산’하고 곧바로 맞장구를 칠 것이다.
석화성(石火星).
굳이 우리 말로 바꾸자면 돌불꽃이다.
전국 방방곡곡의 웬만한 산을 섭렵한 산꾼이라면 ‘아!, 가야산’하고 곧바로 맞장구를 칠 것이다.
이 말은 예부터 가야산의 크고 작은 뾰족한 기암봉을 비유한 것으로 입에서 입을 통해 전해 내려온 것.
출처는 알고 보니 조선 후기 지리서인 이중환의 ‘택리지’.
이 책에는 ‘합천 가야산은 끝이 날카로운 바위들이 늘어선 모양새가 흡사 불꽃이 공중에 솟은 듯하다’고 적혀있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고. 어쩜 이렇게 적확한 표현을 썼는지.
뛰어난 관찰력이 없는 범부일지라도 이중환의 표현을 실감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가야산 전체를 총칭해 석화성이라고 하지만 그 중에서 기암봉들이 촘촘히 밀집해 있는 곳은
주봉인 상왕봉의 남동쪽 일대 공룡능선과 만물상능선으로 흔히 석화성의 백미라고 불린다.
설악산이나 금강산의 그것과 비교해 규모면에서 떨어지지만 오히려 그 점이 가야산의 장점으로 작용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거대한 설악의 공룡능선 암봉은 막상 가까이 가면 그저 밋밋한 벽으로 다가오지만
가야산의 암봉 앞에 서면 암봉 그 자체 뿐만 아니라 근처 암봉까지 함께 감상할 수 있다는 것.
주봉은 상왕봉(象王峰·1430m) 또는 우두봉(牛頭峰).
상왕(象王)은 ‘열반경’에서 모든 부처를 의미하며 우두봉은 정상의 바위가 소의 머리를 닮아 붙여졌다.
산행은 성주군 백운동 매표소~백운1-4교~옛 백운동대피소(가야산 등산안내도)~백운암지~서성재~가야산성터~전망대~칠불봉~안부~상왕봉~석조여래입상~헬기장~옛 가야산대피소~토신골갈림길~마애불입상~용탑선원~해인사 순. 5시간30분~6시간 정도 걸린다. 현 시점에서 가야산에서 열린 유일한 등산로다.
매표소를 지나면 계곡으로 들머리가 열린다. 용기골이다. 계곡을 따라 백운교 4개를 잇따라 지난다.
백운1교에서 30분쯤 뒤 쉼터가 나온다.
옛 백운동대피소다.
정면에 ‘영남의 영산 가야산’이라고 적힌 커다란 안내판이 서있다.
그 옆에 ‘칠불봉 2.5㎞’ ‘상왕봉 2.7㎞’ 팻말이 보인다.
지금부터는 길이 약간 얼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25분 정도 가면 백운암지. 통일신라때 이 곳 용기골에는 해인사에 버금가는 금당사라는 절과
이에 딸린 100여개의 암자가 있었는데 백운암도 그 중의 하나로 추정된다고 적혀있다.
20분쯤 더 가면 서생재. 제법 너른 평지로 네갈래길이 나있다.
왼쪽은 만물상능선 및 공룡능선 가는 길이고 정면은 마애불입상으로 가는 방향이다.
하지만 폐쇄돼 있다.
칠불봉으로 향하는 오른쪽 길을 택한다.
나무 계단을 지나면 곧 너덜길.
안내판을 보니 이는 가야산성터다.
이제 상왕봉까지는 1㎞.
가야산성터를 지나면 왼쪽에 탁 트인 전망대가 기다리고 있다.
정면 산 정상에 조그만 정상석이 튀어나온 오도산을 중심으로 왼쪽으로 비슬산 앞산 황매산이,
오른쪽으로 비계산 별유산 지리산 천왕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제부터는 급경사의 연속.
이 때문에 철계단을 많이 설치해 놓았다.
철계단이 없으면 산행을 못할 정도로 주변에 눈이 아직 녹지 않았다.
두 개의 철계단과 집채만한 바위를 에돌아 오르면 석화성의 진면목이 기다리고 있다.
왼쪽 만물상능선, 오른쪽 공룡능선.
잔설이 희긋희긋한 석화성에 넋을 잃는다.
정말 돌불꽃이 공중에 솟은 듯하다.
철계단의 한 지점에 다다르면 정면 칠불봉, 뒤쪽 만물상 및 공룡능선, 오른쪽에 해인사가 모두 보인다.
곧 칠불봉(1433m)에 닿는다. 김수로왕의 일곱 왕자가 허왕후의 오빠 장유화상을 스승으로 모시고 3년간 수도 후 생불이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서성재에서 1시간10분 정도 걸린다. 장쾌한 조망이 인상적이다.
서쪽으로 향적봉~무룡산~삿갓봉~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덕유능선과 그 밑으로 금원산 기백산 능선과 덕유산을 잇는 삼봉산 대덕산 초점산 능선이 파도처럼 출렁이고 북쪽 코앞에는 성주 독용산이, 저 멀리 민주지산과 황악산이 하얗게 변해있다. 동쪽엔 팔공산도 보인다.
주봉인 상왕봉(1430m)까지는 10분 거리.
그 사이가 도경계.
칠불봉은 경북 성주, 상왕봉은 경남 합천에 있다.
하산은 정상석 밑으로 내려선다.
워낙 급경사인데다 눈 덮인 바위가 살짝 얼어 있어
여간 신경 쓰이지 않는다.
한 발 한 발에 집중을 하지 않으면 낭패 보기 십상이다.
길 옆 큰 바위에도 두꺼운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30분 뒤 보물 264호 석조여래입상을 지나면 헬기장과
옛 가야산대피소가 잇따라 나온다.
대피소 자리에는 구상나무를 심어 쉼터를 조성했다.
가야산의 또하나의 명물인 산죽밭도 지난다.
눈덮인 평탄한 산길 사이로 초록 댓잎에
하얀 눈이 얹힌 산죽이 인상적이다.
곧 갈림길.
토신골은 휴식년제로 막혀있어 직진한다.
계곡을 한 번 건너면 주변에 곧게 뻗은 홍송이 보이고 그 왼쪽에 보물 222호인 마애불입상이 서있다.
높이가 5.8m인 마애불과 주변 아름드리 홍송의 조화가 일품이다.
이제부턴 본격 하산길.
계곡을 건넌 뒤 계곡과 나란히 걷는다.
용탑선원까지는 40분 정도 걸리고 해인사 일주문은 10분 후에 닿는다.
- 합천 가야산? 성주 가야산? 주봉 자리 놓고 두지역 신경전
백운동 매표소에서 해인사 쪽으로, 또는 그 반대 방향으로 산행을 하면서
등산안내도와 정상석을 유심히 본 사람이라면 한가지 의문점을 가지게 된다.
익히 알려진대로 가야산의 최고봉은 상왕봉으로 해발 1430m.
하지만 경북 성주군 백운동 쪽에서 올라오다 보면 하나같이 칠불봉이 1433m로 가장 높다고 적혀 있다.
칠불봉 정상석 아래 적힌 ‘가야산(칠불봉) 전설’이나 옛 백운동 대피소 앞의 ‘영남의 영산 가야산’
등산안내도에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가야산에서 가장 높은’이라는 수식어가 칠불봉 앞에 따라 다닌다.
상왕봉은 경남 합천군에, 칠불봉은 경북 성주군에 위치해 있다.
두 봉우리 간격인 200m 사이에 도 경계선이 지나간다.
성주군의 이같은 노력은 바로 합천 가야산이 아니라 성주 가야산으로 널리 알려지기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가야산 면적의 61% 정도가 성주군에 포함돼 있어 칠불봉이
상왕봉보다 높다는 사실만 인정되면 확실하게 성주 가야산으로 홍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산의 면적이 얼마나 포함돼 있느냐 보다는 주봉의 위치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산 앞에 그 지방의 이름이 붙는다.
하지만 성주군의 노력은 몇 가지 이유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성주군의 주장대로 해발고도가 3m나 낮다는 상왕봉 정상의 정상석은 답사자들은 잘 알겠지만
상왕봉의 최고점이 아니라 최고점 아래 평평한 곳에 설치돼 있다.
실제 최고점과 정상석이 놓인 두 지점간의 간격이 3m 이상이라는 것이 목격자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또 한가지.
국토지리정보원의 유권해석.
이에 따르면 성주군이 주장하는 칠불봉의 높이인 1433m는 전혀 근거가 없으며, 때문에 현재로선
가야산 주봉은 상왕봉이라는 것.
한 관계자는 “경상도의 지형도 수정작업이 실시되는 내년에 반드시 재측량을 해
이 문제를 확실하게 매듭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산꾼들은 성주군의 노력을 높이 사고 있다.
성주쪽의 등산로가 합천쪽의 그것보다 훨씬 잘 정비돼 있기 때문이다.
- 교통편
부산 서부버스터미널(051-322-8306)에서 거창행 시외버스를 탄 후 고령에서 내린다.
오전 7시, 7시50분, 8시30분, 9시20분, 10시 출발.
1시간50분 정도 걸린다.
고령시외버스터미널(054-954-4455)에서 산행 들머리인 백운동행 버스는 오전 9시40분(1850원), 9시45분, 11시40.
날머리인 해인사 입구에는 부산행 버스가 없어 고령까지 와서 시외버스를 타야 한다.
20분 간격으로 있으며 오후 7시50분이 막차.
고령에서 서부버스터미널까지는 오후 4시40분, 5시20분, 5시55분, 6시45분, 7시20분(막차)에 출발한다.
승용차는 남해고속도로~칠원분기점~구마고속도로~현풍IC~좌회전~국도5번~위천삼거리 좌회전~88고속도로 성산IC~해인사IC~백운동 순으로 가면된다.
가야산으로 가기 위해 이용되던 옥포분기점이 폐쇄됐기 때문에 현풍IC에서 나와야 된다.
날머리 해인사에서 들머리 백운동까지는 택시(055-932-7321, 011-512-7325)로 이동해야 한다.
20여분 걸리며 1만5000원 정도 나온다 .
/ 글, 사진 = 이흥곤기자 hung@kookje.co.kr
이창우 산행대장 (051)245-7005
눈 내린 가야산(1,430m)은 명찰 해인사를 둘러보며 겨울산행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어 좋다.
예로부터 우두산 설산 등으로 불려 왔으며
경남 합천군 가야면과 거창군 가북면, 경북 성주군 수륜면과 가천면에 걸쳐 있는
가야산국립공원의 중심이 되는 산이다.
산행코스는 해인사쪽의 용탑선원과 경북 성주군 수륜면 백운동 집단시설지구 등 2곳에서 들머리를 잡는다.
해인사쪽에서의 가야산 산행은 치인지구 신부락에서 올라와
절 일주문 왼쪽의 용탑선원으로 가는 외나무다리 갈림길에서
북쪽 산길로 방향을 잡는다.
정상까지는 4㎞,
등산시간은 2시간
30분정도 걸린다.
용탑선원에서 정상 쪽으로 2.5㎞정도 가면 마애불입상으로가는 오른쪽 갈림길이 나오는데
여기까지는 비교적 완만한 등산로가 나 있다.
여기서 곧바로 0.5㎞쯤 더 올라가면 대피소 겸 매점이 나오고 바위산인 중봉이 보인다.
대피소에서 정상까지는 약 1㎞로 대부분 바위지대.
중봉 허리를 감고돌아 가파른 경사길을 오르면 넓은 바위군과 바위터널이 나오고
이를 통과해 또한번 급경사길을 올라가면 온통 바위지대로 이루어진 정상부가 나타난다.
정상에 이르는 바위지대에는 쇠사다리가 설치돼 있지만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일명 우두산으로 불리는 정상에 서면 탁트인 사방으로
두리봉 동성봉 깃대봉 남산제일봉 등
1,000를 넘는 준봉들이 눈아래 펼쳐지고 저멀리 서쪽으로는 덕유산이 보인다.
하산은 올라왔던 길로 내려가거나 정상∼가야산성∼서장대∼용기사터∼백운동지구로 내려와도 된다.
어느쪽이든 하산시간은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총산행시간은 4시간 정도.
최근들어 가야산 등산은 백운동 집단시설지구쪽으로도 많이오른다.
백운동쪽 2개의 등산로 가운데 심원사지∼서장대코스는
겨울철을 맞아 폐쇄돼 용기폭포∼대피소∼용기사터∼서장대∼가야산성∼정상에 이르는 코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 코스는 4㎞정도 되며 등산시간은 2시간30분 정도 걸린다.
하산은 올라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올 수도 있고 해인사쪽으로 내려가도 된다.
하산시간은 양 코스 모두 1시간30분 정도로 총산행시간은 4시간 정도.
초보자라도 5시간이면 산행을 끝낼 수 있다.
백운동 집단시설지구는 해인사 입구 가야면에서 해인사쪽으로 가다가
가야교를 지난 뒤 갈림길에서 표지판을 따라 오른쪽의 꼬불꼬불한 고갯길을 넘으면나온다.
해인사쪽 치인지구나 백운동 집단시설지구는 모두 호텔과 여관, 민박, 식당이 즐비해
2박3일 일정인 경우 가야산국립공원내 해인사 남쪽에 솟아있는
기암괴석의 남산제일봉(일명 천불산) 등산도 즐길만 하다.
산행 들머리는 해인사 아랫마을인 치인지구나 가야면 청량동.
가야산국립공원을 찾는 등산객이나 관광객은 88고속도로를이용,
합천해인사인터체인지에서 내려 가야면 소재지로 들어가는 것이 제일 빠르고 수월하다.
<최희수기자>
'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천 ‘운주산’ (0) | 2016.05.31 |
---|---|
밀양 ‘가지산’ 쇠점골 (0) | 2016.05.28 |
밀양 ‘구만산’ 계곡산행 (0) | 2016.05.14 |
남해 ‘금산’ (0) | 2016.05.06 |
의령 ‘벽화산’ (0) | 2016.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