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가지산' 쇠점골
환상적 조망·깊은 계곡… 역시 영남알프스 맏형
여름 더위가 가시기 시작한다는 처서(處暑)가 지났건만
여전히 가마솥 불볕더위는 수그러들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수 아래 흩어지는 물보라가 여전히 구미를 당기지만 한 달 남짓 계곡산행을 하다 보니
한편으론 시원한 능선길을 내달리며 바라보는 환상적인 조망이 그립기도 하다.
해서 한 주 더 계곡산행을 연장키로 결정한 산행팀은
계곡 위주의 이전 산행과는 달리 조망을 만끽하기 위해 마루금 구간을 연장했다.
계곡과 조망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이른바 양수겸장의 산행을 시도한 것이다.
산행지는 가지산(1240m).
그리 멀지도 않고 계곡도 시원한데다 환상적인 조망을 갖췄다.
무엇보다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맏형이라는 상징성도 빼놓을 수 없다.
낙동정맥의 영남권 봉우리 중에서 최고봉이다.
쇠점골의 명소 오천평반석. 비스듬한 화강암반이 워낙 넓어 명명됐다고 전해오지만 땡볕이 그대로 내비쳐 약간은 실망스럽다. |
경남 밀양, 울산 울주, 경북 청도의 경계를 이루는 가지산은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계곡을 무려 네 개나 끼고 있다.
영남알프스 최고의 계곡으로 손꼽히는 학심이골을 비롯해 아랫재에서
학심이골로 연결되는 심심이골, 호박소에서 석남재로 이어지는 쇠점골,
가지산과 중봉 사이의 밀양재에서 24번 국도변의 제일관광농원으로
떨어지는 용수골이 바로 그것.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정설대로
하나같이 전국의 내로라하는 계곡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학소대폭포와 쌍폭 등 시원한 물줄기와 너른 소로 대변되는 청정 골짜기 학심이골은
현재 운문사 암자인 사리암 입구에선 출입이 제한돼 문복산의 들머리인 삼계리쪽 천문사에서
배넘이골을 거쳐 가야 한다.
아니면 운문산과 가지산 사이의 아랫재에서 심심이골을 거쳐 학심이골로 갈아탄 다음
쌀바위쪽으로 올라 가지산 또는 상운산으로 가는 방법이 있다.
산행팀은 최근 원점회귀를 선호하는 독자들의 뜻에 따라
호박소 입구 백연사에서 쇠점골을 거쳐 가지산에 오른 후 용수골로 내려왔다.
전국 100대 명소 중 하나인 그 유명한 호박소와 구연폭포. 시퍼런 물빛은 무엇이라도 삼킬 듯 블랙홀을 연상시킨다. |
산행은 호박소 주차장~백연사~호박소·오천평반석 갈림길~다리 건너~쇠점골(오천평반석~형제폭포)~24번 국도 이모집 앞~석남터널 입구 이정표~삼거리~중봉~밀양재~가지산~밀양재~너덜길~용수골~제일관광농원~24번 국도~이동통신 중계탑~백연식당~호박소 주차장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20분 안팎.
여름산행으로 약간 벅찬 편이다. 갈림길도 별로 없고 길 찾기는 어렵지 않다.
호박소 주차장 우측에는 현재 능동터널 공사가 한창이다.
언양에서 석남사를 거쳐 밀양 가는 24번 국도의 물류 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밀양 산외~울주 상북 구간을 직선형으로 확장하는 공사다.
24번 국도를 만들면서 가지산 허리를 잘라 먹더니 이번에는 능동산마저
경제논리의 미명 아래 파괴되고 있는 것이다.
주차장에서 백연사를 거쳐 조금만 가면 금문교 앞 갈림길.
'직진 호박소 100m' '오른쪽 오천평반석 1.2㎞'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잠시 호박소를 다녀온 후 다리를 건너 쇠점골 오천평반석으로 향한다.
국내 100대 명소 중 하나인 호박소는 높이 10m의 와폭인 구연폭포 아래 둘레 30m쯤 돼 보이는
절구통 모양을 한 너른 소(沼).
규모에 놀라고 물소리에 감탄한다.
시퍼런 물빛은 무엇이라도 삼킬 듯 블랙홀을 연상시킨다.
이제 다리를 건너 계류를 우측에 끼고 숲으로 향한다.
10분 뒤 길섶에 '석남터널'이라 적힌 이정표가 서 있다.
그 오른쪽 계곡 지점이 오천평반석이다.
계류가 흐르는 비스듬한 화강암반이 워낙 넓어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수년 전 태풍의 영향으로 북사면에 사태가 발생해 수목이 훼손됐는지
땡볕이 그대로 내비쳐 약간은 실망스럽다.
호박소를 지나면서 잡풀이 우거진 숲으로 접어든다.
노란 달맞이꽃이 반긴다.
계류 우측엔 능동터널 공사 때문인지 '위험 접근금지'라며 밧줄이 쳐져 있다.
오천평반석에서 20여 분, 계곡 따라 난 길이 끊겨 있다.
왼쪽 옆으로 에돌아 오르든지, 계류를 따라 가든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두 곳 모두 리본을 달아 놓았다.
산행팀은 계류를 따라 올랐다.
형제폭포를 보기 위해서다. 5분 정도 오르면 만난다.
높이(7m)에 비해 폭(5m)이 의외로 넓다.
폭포 왼쪽 가장자리에 밧줄이 묶여 있지만 다소 위험할 것 같아
폭포 입구쪽 산죽길로 올라가 오른쪽으로 에돌아간다.
이렇게 다시 계류와 만나고 대각선 방향으로 20m쯤 건너 올라오면
계류와 나란히 달리는 본래의 등로를 만난다.
이후 두 차례 정도 계류를 왔다갔다 하다 보면 호박소의 축소판쯤으로
보이는 일명 애기호박소에 닿고 여기서 다시 계류를 건너 된비알로 치고 오르면 24번 국도 상의 포장마차 이모집 옆으로 나온다.
도로를 따라 석남터널쪽으로 간다.
울산과 밀양의 경계 표지판을 지나 터널까지 150m쯤 남기고
왼쪽으로 열린 산길로 오른다.
산길 옆에는 '표충사 영남루 얼음골'을 알리는 표지판이 서 있다.
된비알의 연속이다.
중봉을 거쳐 가지산 정상까지는 대략 1시간30분.
땀깨나 흘릴 각오를 해야 한다.
45분 뒤 삼거리.
오른쪽은 석남터널 울산 방향으로, 능동산 배내봉으로 이어진다.
산행팀은 직진한다. 이때부터 낙동정맥길이다.
13분 뒤 가지산의 전위봉인 중봉(1160m).
주변에 며느리밥풀꽃 원추리 동자꽃이 보인다.
7분 뒤 안부 삼거리인 밀양재를 지나 15분 정도 바짝 오르면 마침내 가지산 정상.
영남알프스 최고봉답게 전망이 빼어나다.
북서쪽 지룡산에서 시계방향으로 옹강산 문복산 고헌산 배내봉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죽바우등 재약산
천황산 구천산 정승봉 등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가까이로는 북동쪽 쌀바위와 그 뒤 상운산, 그 우측 작은 마을이 고헌산 아래 신기마을,
그 우측 번화가(?)가 언양읍내다.
헬기장 뒤로 백운산, 서쪽 저 멀리 아랫재와 운문산이 확인된다.
하산은 왔던 길로 내려와 밀양재에서 제일관광농원(3.2㎞)쪽으로 하산한다.
용수골이다.
산죽길에 이어 뜻밖의 복병 너덜길을 만난다.
천황산에서 얼음골로 내려오는 너덜보다는 덜 험하지만 하여튼 여간 곤혹스러운 길이 아니다.
40분쯤 뒤 너덜이 끝이 나면서 저 멀리서 물소리가 들려온다.
계류와는 9분 뒤 만난다.
용수골은 쇠점골과 달리 주로 계류 우측으로 난 길로 내려선다.
발길 옮길 때마다 비스듬히 누운 폭포와 너른 소가 자태를 달리해 등장, 산꾼들의 발걸음을 자주 멈추게 한다.
제일관광농원은 계류와 접한 뒤 45분이면 만난다.
농원을 나오면 24번 국도.
왼쪽 석남터널쪽 대신 오른쪽 밀양 방향으로 300m쯤 국도를 따라 걸으면
피뢰침이 달린 이동통신중계탑이 서 있는 지점에 닿는다.
이 길로 내려서면 호박소 주차장과 백연사 사이에 위치한 백연식당 뒤 대나무숲으로 나온다.
주차장은 바로 코앞이다.
# 떠나기전에
- '쇠점골' 말발굽쇠 갈던 주막 이름서 유래
동자(童子)의 환생이라 불리는 동자꽃. |
쇠점골로 올라 중봉 가지산을 잇따라 오른 뒤 용수골로 하산한
이번 코스와 달리 당시엔 24번 국도 울산 상북면 천주교 살티성지
인근에서 능선을 타고 중봉 가지산을 잇따라 오른 뒤 쇠점골과
용수골 사이의 능선으로 하산했다.
하산 지점은 중봉 인근 '119 긴급연락처' 표시 앞에 열린 산길이었다.
이창우 산행대장은 당시 산행때 이 코스를 두고
"울산쪽에서 가지산으로 오르는 코스 중 주변 조망이나
암릉의 적절한 기복 등 산행의 묘미를 배가시켜주는
모든 조건을 구비한 완벽한 구간"이라고 말했다.
결국 가지산 중봉 코스는 능선이면 능선, 계곡이면 계곡을 모두 충족시키는
사계절 전천후 코스로 영남알프스의 보석같은 산길로 많은 산꾼들의 뇌리에 각인돼 있다.
쇠점골과 용수골은 모두 옛날 밀양 산내면쪽 사람들이 지금의 석남터널이 뚫리기 전
언양장을 보러 다니던 옛 길이다.
쇠점골이란 이름은 석남재를 오르내리던 말들의 말발굽쇠를 갈아주고 술도 팔던 주막
'쇠점'에서 유래됐다고 전해온다.
# 교통편
- KTX 등 기차편 많아 버스보다 편리
부산역에서 열차를 타고 밀양역에 내려 밀양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
얼음골행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된다.
밀양행 KTX는 오전 7시20분, 8시30분, 9시45분, 새마을호는 오전 10시30분,
무궁화호는 오전 7시30분, 8시3분, 9시5분, 9시35분에 있다.
밀양역 앞에서 정차하는 거의 모든 버스는 터미널을 경유한다.
20분 소요. 터미널에서 얼음골행 버스는 오전 8시30분, 9시5분, 9시35분, 10시10분, 11시30분에 있다.
얼음골에서 밀양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4시, 4시35분, 5시, 6시, 7시, 7시35분(막차)에 있다.
밀양역에서 부산행 KTX는 오후 5시23분, 6시26분, 8시53분,
새마을호는 오후 5시29분, 무궁화호는 오후 5시10분, 5시59분, 6시59분, 8시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밀양IC~울산 언양 방향 24번 국도 우회전(표충사 얼음골 방향)~산내면~언양 얼음골 시례호박소~울산 언양 얼음골~검문소(얼음골)~구연마을 이정석~호박소 주차장 순.
글·사진 = 이흥곤 기자 hung@
'가지산(1241m)'
'부산에 겨울비' 오면 '이곳엔 눈꽃이' 핀다
'한겨울 부산에 비가 오면 가지산엔 눈이 온다.'
이는 경험이 많은 산꾼들 사이에 통하는 공공연한 경험 법칙이다.
그래서 베테랑 산꾼들은 낮 시간 부산에 비가 오면 저녁에 조용히 행장을 꾸린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누구보다도 먼저 산에 달려간다.
십중팔구 흰눈으로 뒤덮인 설산에서 조용하지만 황홀한 산행을 만끽한다.
이런 설정이 가능한 것은 가지산이 가진 지형학적 특성에서 기인한다.
산은 잘 알다시피 해발 1241m로 산하의 동남단에서 최고봉이다.
거창한 이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해수면 높이의 부산보다 기온이 크게 낮다는 것는 상식이다.
그런데다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밤을 보내고 또 칼바람까지 맞는다면 비가 눈이 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이 설정은 올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가지산에선 그 비가 눈이 되어 내린 것은 불문가지였다.
다만 워낙 포근했던 탓에 8푼 능선 위로만 순백의 세상이 펼쳐졌다.
하지만 그 조차도 흔치 않은 진풍경이어서 서둘러 취재산행에 나섰다.
그러나 기사는 설 특집과 겹치는 바람에 바로 게재되지 못했다.
늦었지만 이번주 이렇게 소개하는 것은 향후의 이런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걱정되는 부분도 없진 않다.
기상이변이 잦은 올해는 부산에 비가 온다고 해서 가지산에 반드시 눈이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산에 비가 내렸지만 가지산은 정상 부근에서만 눈이 조금 내렸다고 한다.
하지만 한파가 한두 번쯤 더 올 것이라 예상한다면 더욱 낮은 능선까지 설경이 펼쳐지리라 기대한다.
더불어 길을 나서기 전에 현지에 확인해 보는 것이 좋을 듯싶다.
울주군 상북면사무소(052-262-2302)에 전화하면 친절하게 대답해 준다.
경남,경북,그리고 울산의 3도 경계 꼭지점에 우뚝 솟아 영남알프스의 뭇산들을 호령하고 있는 가지산은
그 유명세만큼이나 등산로가 잘 발달해 있다.
정상을 오르는 길 역시 여러갈래로 나 있다.
하지만 눈이 많이 와서,그래서 석남터널이나 운문령으로의 차량운행이 통제된다면
석남사를 기점으로 가지산을 한바퀴 둘러보는 원점회귀 코스가 유효할 듯하다.
물론 이 코스는 너무나 잘 알려진 가지산의 대표적인 등산코스다.
하지만 들머리로의 접근이 웬만큼 눈이 와선 통제가 되지 않는데다 대중교통편 또한 여간 원활하지 않아
이 시기에 가장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가지산과 석남사의 구석구석을 죄다 둘러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누적고도차가 1000m가 조금 넘는데다 걷는 시간만 4시간쯤 걸려
체력 안배를 잘해야 하는 점은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산을 처음 찾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 경로는 다음과 같다.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덕현리 석남사입구 버스종점~주능선~가지산~쌀바위~상운산~귀바위~운문령갈림길~
석남사~버스종점 순. 휴식을 포함한다면 5시간 이상 잡아야 할 것이다.
물을 구할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아 출발 전에 넉넉히 준비하는 것(쌀바위 샘터도 갈수기라 말라 있다)과
아이젠을 반드시 지참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는 기본이다.
석남사 입구 노선버스 종점(주차장)에 내리면 바로 들머리다.
종점은 밀양 방향으로 석남사를 지나자마자 곧 도로 오른쪽에 토산품 좌판으로 펼쳐져 있는 곳이다.
산길은 그 주차장 안쪽 '공비토벌 작전기념비' 오른쪽으로 열려 있다.
등로가 시작되는 지점에 '가지산 정상→' 푯말이 있어 참고한다.
들머리를 찾았다면 이후 등로는 주능선을 만나기 전까지 능선의 뚜렷하고 반반한 오름길만 따라가면 된다.
이정표(석남터널)가 있는 주능선에 닿기 전 7~8분이 무척 가파르게 오른다.
버스종점에서 주능선까지 50분 소요.
주능선에 닿으면 정상쪽 등로는 당연히 오른쪽이다.
길도 낙동정맥의 마루금답게 더욱 넓고 뚜렷하다.
왼쪽은 신불산 천황산에서 석남고개로 이어지는 길이다.
비교적 부드럽게 올라가는 간이매점( 근래에 생긴 것으로 보임) 앞까지 10분,다시 된비알로 오르는
이정표(석남터널 밀양방향,울산방향) 삼거리까지 17분,또 한번 가쁜 숨을 내쉬어야 하는
1165봉(중봉)까지 18분이 더 걸린다.
1165봉에 올랐다면 이번 코스의 힘든 구간은 거의 끝났다고 보면 된다.
물론 정상에 서기 전 한번 더 치고 올라가야 하지만 넋을 빼앗는 주변의 풍광에 힘드는 줄 모르고 올라갈 수 있다.
1165봉은 사위가 트여 있는데다 정상까지 조망되는 멋진 전망대다.
평소에도 이곳에 서면 가슴이 후련해 많은 사람들이 오래 머물다 간다.
한겨울 부산에 비가 오면 가지산에 눈이 온다는 통설은
이곳에서부터는 거의 대부분 눈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발이 벌써 1000m가 훨씬 넘는데다 세찬 바람이 넘나드는 산마루여서
최소한 상고대(서리꽃)라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취재 당일은 1165봉 아래 간이매점 부근에서부터 눈꽃이 폈다.
하지만 백미는 1165봉 이후부터였다.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정상으로 이어진 순백의 눈꽃세상은 천상의 화원이 따로 없었다.
키 큰 진달래가 일렬로 늘어선 등로는 환상의 눈꽃터널 그대로였다.
허공에다 사각형만 그리면 영락없는 멋진 그림이었다.
산객들이 입에서 감탄사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어떤 이는 "너무 좋다! 너무 좋다!"만 연발하고,어떤 이는 "어머! 어머!"라며 탄성만 내지른다.
계속 눌러대는 카메라 셔터 소리 너머 더러 이런 말도 들렸다.
"뭐할라꼬 먼데 가노. 여기도 이래 좋은데…."
1165봉에서 용수골로 내려서는 안부까지 7분,다시 가풀막으로 올라가는 정상까지 13분이 더 걸린다.
중생의 미욱함이 거대한 암봉의 전설로 전해지는 쌀바위는 가지산 정상에서
진행 방향 오른쪽(이정표의 쌀바위 방향)에 난 등로로 연결된다.
이 길 역시 낙동정맥 마루금이라 뚜렷하고 반반하다.
등로는 그 길을 쭉 따라가면 된다.
이 구간 또한 눈꽃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특히 이 구간은 세찬 바람을 바로 맞는 북쪽 사면이어서 한번 눈이 내리면 오랫동안 녹지 않고 남아 있는 곳이다. 취재 당시에도 결빙 구간이 많아 아이젠을 차고서야 간신히 내려올 수 있었다.
정상에서 나무벤치가 있어 쉬어가기 좋은 헬기장(1115m)까지 15분,쌀바위까지 13분이 더 걸린다.
바로 옆에 매점 겸 대피소가 있는 쌀바위에서의 등로는 운문령쪽으로 이어진 임도로 열린다.
물론 능선쪽에도 산길은 있다.
임도를 따라 15분쯤 편한 걸음을 하면 이정표가 있는 귀바위 갈림길인 헬기장에 닿는다.
여기서 상운산(1117m)을 오르지 않고 석남사로 바로 내려 가겠다면 임도를 따르면 된다.
5분쯤 가면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석남사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이 길은 상운산을 오를 경우보다 산행 시간이 20~30분쯤 단축된다.
상운산은 헬기장에서 진행방향 정면으로 나 있는 능선길(이정표의 귀바위 방향)을 오르면 된다.
10분쯤 비탈을 거슬러 올라가면 주변 조망이 압권인 상운산에 닿는다.
상운산은 원래 지형도에 없는 이름이나 모산악회에서 명명한 이후 그대로 통용돼 버렸다.
귀바위는 상운산에서 운문령쪽(동쪽)으로 난 능선의 등날을 이어가면 6분쯤 걸려 닿는다.
쌀바위처럼 크고 웅장하지 않지만 조망은 그런대로 시원한 편이다.
이후 등로는 임도를 만나기 전까지 외길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된다.
귀바위에서 임도까지 15분 소요.
임도를 만나면 등로는 임도를 따라 내려가도 되지만 한참을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능선길을 따르는 것이 좋다.
다만 급경사로 쏟아져 내려가야 하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
다시 임도와 만나는 운문령 갈림길(이정표) 안부까지 8분쯤 걸린다.
갈림길 안부에서 석남사로 내려서는 길은 이정표의 석남사 방향 또는 가지산온천 방향으로 나 있다.
능선에서 안부로 내려섰을 때의 방향으로 보면 직진이다.
왼쪽으로 갈라지는 임도는 운문령으로 향한다.
하지만 석남사길은 직진 방향으로 곧장 간다고 해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좀더 정확히 하면 이정표의 석남사 방향으로 10m쯤 가서 다시 오른쪽 사면으로 내려서야 제대로 이어갈 수 있다. 좋은 길로 곧장 직진하면 가지산온천쪽으로 빠질 가능성이 크다.
주의가 요청되는 지점이다.
사면으로 내려서는 초입 부분에 석남사 방향 또다른 이정표가 있어 참고한다.
사면으로 내려서면 이후 등로는 부드럽고 편한 옛길을 따라간다.
도중에 갈림길을 만나면 직진 또는 오른쪽의 내리막 길을 따른다.
안부에서 석남사까지 35분쯤 걸린다.
석남사서 매표소로 나가는 길은 석남사 계곡을 왼쪽으로 끼고 나란히 가는 보도블록으로 포장된 길이다.
매표소 앞 도로까지 8분 소요.
글·사진=진용성기자 ysjin@
'
가지산 '개념도'
가지산 교통편 - '산행수첩'
원점회귀 산행인데다 연결 교통편이 좋아 자가 승용차나 대중교통편 모두 이용이 편리하다.
먼저 대중교통편은 부산에서 언양으로 가서 석남사행 노선버스를 타면 된다.
언양행 버스는 노포동 종합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직행버스가 있고 국도를 이용하는
완행버스(12번,12-1번)가 있다.
직행버스는 신평(통도사)을 경유하며 평균 20분 간격으로 다닌다.
언양까지 1시간10분 소요.
완행은 명륜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출발한다.
언양까지 1시간40분 소요. 세원여객(052-264-2097).
석남사행 버스는 언양에서 좌석과 시내버스 2종류가 있다.
좌석버스(1713번 세원여객)는 언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바로 탈 수 있다.
버스는 오전 7시40분 첫차를 시작으로 평균 20~30분 간격으로 다닌다.
20분 소요.
시내버스는 언양터미널 후문 시내버스 승강장에서 탈 수 있다.
대우여객 807번(052-264-2525)이다.
이 버스 역시 20~30분 간격으로 다닌다.
석남사에서 언양으로 나오는 버스는 오후 10시20분이 막차다.
자가 승용차를 가져간다면 경부고속국도 서울산 나들목으로 나와 밀양으로 이어진
자동차전용 국도를 이용하는 것이 한결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자동자전용 국도는 서울산 나들목에서 언양 방면으로 나와 남천교와 24번 국도와 교차하는 사거리를 직진으로
통과하면 1~2분만에 도로 오른쪽의 밀양 상북 방면 램프로 연결된다.
이 도로는 석남사 조금 못미쳐 종전의 24번 도로와 합쳐지지만 언양시내를 우회하기 때문에
한결 시원하게 달릴 수 있다.
가지산온천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들머리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버스는 금사동~동래~노포동 방면을 돌아가는 노선과 문현R~서면~금곡동을 돌아 석남사 온천장으로 가는
노선 등 2편이 있다.
입욕료를 내면 목욕은 산행후에도 가능하다.
단 이 버스는 오후 2시30분에 부산으로 돌아간다.
노선별 정차지점과 운행시간은 가지산온천(052-254-2216)에 문의하면 알 수 있다.
진용성기자
'가지산' 배너미골~아랫재
들머리서 하산까지 숲으로 터널이뤄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즐겼다는 이 폭포는 높이만 70여m에 이르고 있어 영남알프스 여느 유명폭포 못지 않은 당당한 위세를 자랑한다.
성큼 다가온 여름.
정상 정복을 목적으로 산에 오르는 알파인 방식의 산행자나,하이킹을 겸해 산을 찾는
가족단위 산행객들 모두에게 결코 반갑잖은 계절이다.
여름산행은 아무래도 따가운 햇살을 피하기가 어렵고 고생도 적잖게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주는 이러한 부담을 떨쳐버리고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코스를 골라봤다.
답사코스는 배너미골 큰골 복숭아골을 연결한 영남알프스의 계곡산행지.
이 계곡들은 이 지역 최고의 비경인 학심이골과 학소대폭포, 천문지골처럼 웅장하거나 화려하지 않지만
무명소와 폭포가 어우러져 운치 있는 장소가 많고 물도 거울처럼 맑고 깨끗해 이를 즐기면서
산보하듯 산행에 나설 수 있는 곳이다.
산행 들머리부터 하산할 때까지 전 등로가 줄곧 숲으로 터널을 이루고 있는 점도 이 코스의 매력.
게다가 길을 잃을 염려가 없고 뜻하지 않았던 비경의 발견과 산사람과의 멋진 조우도 생각할 수 있어
가족끼리 나서면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산행은 경북 청도군 신원리 삼게마을에서 시작돼
배너미골~배너미재~큰골~합수머리~복숭아골~아랫재를 거쳐
경남 밀양시 산내면 삼양리 삼양마을로 내려선다.
소요시간은 4시간~4시간30분 정도.
산행기점인 삼게마을까지는 운문사 주차장에서 승합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
15분 소요.
들머리는 이 마을 칠성수퍼 못미쳐 오른쪽으로 열려 있다.
이 길은 따라 신원천을 건너면 왼쪽(남쪽방향)으로 가지산 쌍두봉과 개미허리처럼 잘록한 배너미재가 보인다.
배너미는 이곳으로 배가 넘나들었던 전설이 있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농로 겸 개울둑길을 따라 10여분쯤 남쪽으로 더 걸어가면 출입금지 팻말이 걸려 있는 철다리를 만난다.
본격적인 산행은 이 철다리를 왼쪽으로 지나 컨테이너박스가 놓인 움막에서 시작된다.
움막에 닿으면 길은 오른쪽.
경운기 한대가 지나갈만 이 길은 그러나 그늘이 드리워져 있고
계곡의 물소리도 들려 처음부터 가볍게 출발할 수 있다.
고개를 향해 10여분쯤 잰걸음으로 달리면 길은 서서히 좁아지고 돌탑이 있는 지점서 두갈래로 나뉜다.
직진방향은 배너미재로 가는 일반등로고 오른쪽 갈래길은 낙선폭포로 오르는 소로다.
낙선폭포는 지상에 처음 소개되는 지룡산 최고의 비경으로 높이가 70~80m,폭이 30~40m쯤 된다.
수량이 적어 다소 아쉽긴 하지만 물보라로 흩어지는 폭포수의 모습이 황홀하기 그지 없다.
이 곳에서는 또 수도승과의 예기치 않은 만남도 이룰 수 있다.
두달 전부터 폭포위에 토굴을 파고 수행하고 있는 이 스님은 찾아오는 산행객들을 신심으로 맞이한다.
산행들머리에 위치한 움막의 주인이기도 한 이 스님은 낮시간을 이용해 수행을 쌓고 있다.
암벽에 새겨진 반가사유상이나 산신상 형상을 일러준 것도 이 스님의 친절.
낙선폭포도 스님이 가리켜 준 이름이다.
갈래길에서 10여분밖에 걸리지 않으므로 반드시 가볼 것을 권한다.
갈래길에서 배너미재까지는 약 25분이 걸린다.
배너미재를 넘어서면 등로는 가지산 큰골로 이어진다.
가지산 북서능선에서 발원된 이 계곡은 학심이골 복숭아골과 합쳐진 뒤 운문사 앞으로 흘러간다.
수량이 풍부하고 물이 맑아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이 구간은 또 활엽수림이 빽빽한 원시림지대.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를 마시면서 삼림욕을 즐겨도 좋은 곳이다.
복숭아골은 가지산과 운문산 사이의 계곡을 말한다.
이 골짜기를 오르는 등로는 아랫재 된비알 부분을 제외하곤 대체로 반반하다.
쉬엄쉬엄 게으르게 올라도 1시간30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다.
등로 주변에 기암괴석과 반석이 많아 쉬어가기 좋은 편.
아랫재에 올라서면 비로소 주변이 밝아지면서 시야가 트인다.
진행방향 맞은 편은 천황산이 우뚝하고 오른쪽은 운문산이 가풀막으로 이어져 있다.
이곳에서도 산사람과의 멋진 만남을 기약해 볼 수 있다.
"적멸산방"이라는 산상카페의 주인은 이곳에 살면서
자연휴식년제 구간으로의 출입도 통제하며 산행객들의 말벗도 되어 준다.
차한잔 나누며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만이 아는 멋진 코스의 등산로와
각가지 약초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아랫재에서 산행도착지인 삼양마을까지는 40여분.
외길을 따라 내려가면 쌍기생차 냄새가 은은한 등도랑농원에 닿는다.
진용성기자 ysjin@
밀양 '백운산~가지산'
길 옆엔 화려한 눈꽃… 부산이 흐리면 여긴 눈이 온대요
▲ 가지산 오르던 날, 서설이 내렸다. '부산이 흐리면 여기엔 눈 온다'는 산꾼들 속설이 딱 들어맞았다. 지리산이나 덕유산에 굳이 안 가더라도 눈을 만날 수 있다. 정상에서 눈이 그치길 한참 기다렸지만, 백설이 가지산 서북릉과 운문산 일대 조망을 가렸다. |
영남 알프스는 낙동정맥에 속하는 산악군입니다.
가지산을 비롯해 해발 1,000m가 넘는 산봉우리가 8개가 넘습니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부산을 벗어나면 멀리 왼쪽으로 보이는
영축산(취서산), 신불산, 간월산도 이 산줄기에 속합니다.
이밖에 고헌산, 재약산, 문복산, 운문산 등 전국 어디에 내놓더라도 손색이 없는 산들이 즐비합니다.
부산의 진산인 금정산도 영남 알프스 산줄기에 맥이 닿아 있습니다.
1970년대 등산이 일반화 되면서 이 산군에 올랐던 산악인들이
'유럽의 알프스나 일본의 북알프스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며 '영남 알프스'로 불렀습니다.
한때 우리나라 산에 '알프스'가 웬말이냐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여전히 부산·경남 산꾼들의 '영원한 노스탤지어'로 대접받고 있습니다.
영남 알프스의 최고봉인 가지산(1,241m)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초 '영남 알프스 둘레길'을 걸으면서 바라만 봤던 산을 올랐더니 감회가 새롭더군요.
좋은 징조일까요?
백운산을 밟고 가지산으로 다가가니 어느새 눈발이 휘날립니다.
'그 좋다'는 가지산 조망이 은백색 스크린에 가려버렸지만, 상서로운 눈이라고 생각을 바꾸니
서운함도 가셨습니다.
서설의 기운을 받은 올해에도 좋은 산, 찾고 싶은 산을 부지런히 소개해야겠다는 각오를 새기고 왔습니다.
부산·경남 산꾼들의 고향
영남알프스에 위치한 명산
너덜 모양 재밌고 암릉도 장관
부산 근교서 상고대 구경도
산행은 삼양교에서 시작해 백운산(891m) 능선으로 직행한다.
너덜 섞인 길을 오르다가, 미끈하고 잘생긴 암릉을 밟고 백운산에 오른다.
백운산에서 오르내림을 거듭하다 가지산 서릉에 닿는다.
해발이 1,000m에서 1,200m까지 오르는 길이지만 그다지 비탈이 없고, 길이 순한 편이라 부담이 없다.
가지산을 밟고 중봉과 892봉을 지나 하산한다.
길이 뚜렷하고 이정표가 잘 돼 있어 길 찾는 데 크게 애를 먹을 구간은 없다.
원점 회귀 산행이다.
산행 거리 10.6㎞, 산행시간은 쉬고 먹는 시간을 포함해 5시간 남짓 걸렸다.
가지산은 1,000m가 넘는 지대에는 지상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눈이 내리기 십상이다.
아이젠, 스패치 등 기본적인 방한 장비를 갖추고 산행하자.
들머리인 삼양교 부근에 있는 호박소 휴양지는 다른 말로 가지산 휴게소라고 한다.
여름철엔 주변 가게들에 사람이 붐빈다.
요즘에는 주말에만 문을 연다.
2006년 전만 해도 백운산 접근 루트는 휴게소 안으로 들어와 백운산 동쪽 능선으로 진입했다.
하지만 비탈이 심하고, 조망도 별로라 요즘엔 별 인기가 없는 등로다.
산행팀은 이 길 대신 대체 등산로로 떠오른 들머리로 발을 뗐다.
24번 국도를 따라 호박소 쪽으로 8분 정도 간다.
오른쪽으로 돌면 갓길 안전 펜스 사이로 진입로가 있다.
산행 안내리본이 달려 찾기가 수월하다.
펜스를 지나자마자 오르막이다.
발부리에 돌부리가 자주 걸리지만, 디딤돌 역할을 하기에 성가시지 않다.
너덜이 질펀한 길을 걷는데, 돌탑이 길가에 서 있다.
꽤 공을 들인 것 같았다.
산행팀은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을 기원하면서 돌을 하나 얹었다.
방석, 빨래판, 장판 모양 등 너덜 모양이 재미있다.
너덜길 오른쪽으로 가지산의 모습이 조금씩 보인다.
산꼭대기에 구름에 처박힌 듯 숨어 있어 신비스럽다.
너덜이 조금씩 사라진다 싶었는데, 어느새 암릉 구간이다.
아침 햇빛을 받은 화강암 덩이에서 빛이 난다.
능선 좌우로 전망이 시원하다.
능선 왼쪽으로 백운산의 허연 암장들이 드러난다.
백운산 암장(백운대)은 경사 70도를 오르내리는 슬래브 구간이 대부분.
1970년대 부산크라이머스 등 부산 산악인이 개척한 암장 코스로 알려졌다.
부산·경남 주변 산에 이만한 암장이 없다 보니 등산학교 암벽타기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봄이면 암장 하단부 일대는 암벽을 타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암벽에 오르려면 줄을 서야 할 정도다.
군데군데 설치된 밧줄과 철계단을 이용해 점점 백운산 가까이 다가간다.
전망대로 삼을 만한 암릉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다리가 후들거린다.
정신이 번쩍 든다.
885봉 오른쪽으로 등산로가 나 있다.
앞서 말한 백운산 동릉 길이다.
백운산이 지척이다.
한달음에 오른다.
전국에 백운산이란 산 이름만 해도 20곳이 넘는다.
대부분 구름이 걸린 산이라는데, 밀양 백운산은 산마루의 암릉이 허연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육중한 운문산이 북쪽에 있다.
동으로는 밀양 산내면의 너른 들판이 뚜렷하다.
남쪽의 천황산~능동산 산줄기가 푸르스름한 실루엣을 긋는다.
백운산을 두고 다시 산행을 재촉한다.
아까와 달리 암릉이 날카로운 데가 많아 발밑을 잘 살펴야 한다.
10분 남짓 가면 삼거리 이정표가 나오고, 여기서 812봉을 지나면 사거리(이정표)가 나온다.
왼쪽은 산내면 남명리, 오른쪽은 구룡소 폭포로 연결되는 하산로다.
여름 계곡산행 때 이 길로 많이 내려간다.
사거리 지점부터 능선 우측 사면을 따른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고도가 쭉쭉 상승한다.
경사가 느껴질 만큼 오르막이 급하다.
20분쯤 가풀막을 디디면 아랫재로 갈리는 삼거리(이정표)에 닿는다.
GPS는 1,000m를 가리킨다.
흐린 날씨였지만 얼마 전까지 햇빛이 등에 있었는데, 지금은 온데 간데 없다.
진눈깨비가 내리는가 싶더니, 가지산 쪽으로 움직이자 점점 눈송이가 커진다.
'부산이 흐리면 여기에는 눈이 온다'는 산꾼들의 속설이 오늘도 여지없이 맞아떨어졌다.
외길을 따라 무던히 전진한다.
해발 1,000m에서 1,200m까지 붙는 구간이지만 높이가 완만하게 오른다.
눈이 안 내렸다면 운문산과 가지산 서북릉의 장쾌한 조망과 심심이골의 비경이 저만치 있을 텐데….
입맛만 다시고 서설을 만난 것으로 만족한다.
길옆에 만발한 상고대가 아쉬움을 달래준다.
지리산이나 덕유산을 가지 않고 부산 근교에서 눈꽃을 원 없이 볼 수 있다니 신기하기만 하다.
아랫재 방향 이정표에서 헬기장까지 50분 정도 걸렸다.
이미 가지산 대가리는 눈발에 가리어 아예 종적을 감추었다.
대피소에서 잠깐 몸을 녹였다.
라면과 어묵, 커피 등 간단한 요깃거리를 판다.
가지산 산정은 돌덩이였다.
계단 모양으로 각이 잡혀 발 딛기가 좋았다.
이 산은 예전에 '갓뫼산'으로 불렸는데, 국문학자 양주동 박사는 '갓'을 처음, 시작으로 풀었다.
하늘 아래 첫 산인양 유달리 돌올한 멧부리 덕에 그런 이름이 붙었지 싶다.
가지산의 한자는 원래 절 가(伽)와 부처이름 가(迦)를 썼는데,
불교를 싫어하던 조선의 유자들이 지금의 가(加)로 바꿔 불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정상에서 10분 정도 내려오면 삼거리(이정표)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10여 분 더 가면 중봉(1,167m)이다.
중봉에서 잠시 뒤돌아서서 가지산을 마지막으로 눈에 담는다.
여기서부터 봄에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는 일명 '진달래 능선'이다.
낙엽이 수북이 깔린 길을 20분가량 내려가면 용수골로 향하는 갈림길을 만난다.
산행로는 능선 방향(좌측)으로 내려가야 한다.
892봉을 지나면 경사가 조금씩 떨어지다가, 흙길이 사라지는 암릉부터는 급한 내리막이다.
이런 비탈은 등산로 안내판이 있는 곳까지 이어진다.
안내판에서 산행기점까지는 4분 남짓 걸린다.
글·사진=전대식 기자 pro@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밀양 백운산~가지산 '산행지도'
밀양 백운산~가지산 '가는길 먹을곳'
경부고속도로 서울산IC에서 서울산·언양 방면으로 나온다.
음 식 점
여름 산행의 최적지를 '계곡 산행'으로 꼽듯이, 겨울 산행의 묘미는 '온천 산행'에 있다.
전대식 기자
|
|
|
|
|
|
|
|
|
|
|
|
|
|
|
|
|
|
'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주 ‘갑장산’ (0) | 2016.06.03 |
---|---|
영천 ‘운주산’ (0) | 2016.05.31 |
성주 '가야산' 남동릉 (0) | 2016.05.24 |
밀양 ‘구만산’ 계곡산행 (0) | 2016.05.14 |
남해 ‘금산’ (0) | 2016.05.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