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비음산~대암산

금산금산 2016. 7. 26. 20:17

김해 비음산~대암산






정상 부근 수많은 돌탑… 간절한 소원은 이뤄졌을까




                                                                    





비음산(510m)은 이맘때 산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산이다.

4월 중순부터 5월까지 진달래와 철쭉 군락이 차례로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창원시 토월동과 김해시 진례면에 걸쳐 있는 비음산은

북동쪽으로 창원시를 감싸며 정병산, 봉림산, 천주산으로 이어진다. 반면,

남서쪽은 대암산, 용지봉, 불모산으로 연결되면서 김해시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비음산은 창원의 산으로 알려져 있다.

등산로도 창원 방면에서 올라오는 코스가 대부분이다.

이번 주는 김해시 진례면을 통해 비음산으로 올라 대암산(666m)신정봉(708m)에 이르는

남서쪽 능선을 탔다.
 
코스는 신안리 무송마을~397봉~진례산성 동문지~이정표(비음산과 대암산 갈림)~비음산 정상~비상 소나무~남산재~내대암봉 갈림길~장군바위~대암산~신정봉~683봉~511봉~평지저수지~원점 순이다.

13㎞ 구간으로 6시간 소요.
 


 
진달래 철쭉 피는 4~5월
근교 산행객들에게 인기
 
돌무더기 펼쳐진 진례산성
날개 편 학 모양 소나무 눈길
 




이번 산행의 들머리는 김해시 진례면 신안리 무송마을이다.

무송마을 입구에 선 안내 간판을 지나 100m가량 전진, 오른쪽 임도를 따라 능선으로 오른다.

4분가량 완만한 능선을 타다가 임도를 이탈해 무덤과 무덤 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지능선을 오른다.

낮은 지점이라 그런지 여기저기 산재한 진달래가 벌써 만개한 상태다.

여기서부터 397봉 삼각점까지는 길을 개척하면서 나가야 한다. '

이번 산행을 원점회귀 코스로 만들기 위해 시작과 마무리 구간 일부를 개척하는 수고를 감당했다.

무덤과 무덤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능선을 계속 오르다보면 규모가 작은 너덜이 나온다.

너덜을 가로질러 남쪽 능선을 따라 오르면 전망바위가 나타난다.

비음산과 대암산 신정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포근히 감싸인 평지마을과 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멀리 비음산 8푼 능선의 진달래 군락지는 옅지만 붉은 기운을 머금고 있다. 

전망바위에서 1분 정도 전진하면 삼각점이 있는 397봉이다.

여기서 내리막 능선을 타고 내려오다가 안부에서 임도를 만난다. 15분 소요. 임도를 가로질러 다시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간다.

가쁜 숨과 빨라진 심장 박동을 진정시키기 위해 중간 중간 멈춰 뒤돌아보면 김해시 전체가 조망된다.

너른 김해평야와 시가지, 멀리로 무척산과 부산의 구포까지 펼쳐진다. 



오르막을 25분가량 걷다 보니 세 갈래 능선이 합류하는 지점에 오른다.

올라온 길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낙남정맥이 주능선으로 이어지고, 오른쪽으로 꺾으면 정병산 가는 길이다.

여기서부터 낙남정맥 주능선을 따라 돌무더기가 길게 펼쳐져 있는데 진례산성 터다.

여러 문헌에 따르면 진례산성은 가야시대에 쌓은 것이다.

주변에 널린 돌을 능선을 따라 쌓아올린 포곡식(包谷式) 산성이다.

현재 성벽은 대부분 무너져 흔적만 남아 있을 뿐이다. 

진례산성 흔적을 따라가면 오른쪽으로 진달래 군락이 빽빽하게 형성돼 있다.

진달래는 대부분 아직 피지 않은 상태다.

일부 성질 급한 녀석들은 봉오리를 살짝 벌린 채 진홍색 꽃잎을 머금고 있다.

진례산성 구간 중 비교적 보존 상태가 양호한 동문까지 나아간다.

진례산성 동문지에서 비음산 정상 방면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사진을 찍기 좋은 포인트가 있다.

산 사면을 따라 진달래가 군락을 이뤄, 꽃이 피면 산불이 난 듯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5분을 더 오르니 갈림길 이정표다.

오른쪽으로 꺾으면 비음산 정상, 왼쪽으로 전진하면 대암산이다.

 '산&산'은 일단 비음산 정상에 올랐다가 다시 이 이정표 있는 곳으로 내려와 대암산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이정표에서 8분을 걸으면 비음산 정상이다.

정상까지의 등산로는 진달래와 철쭉 군락 사이로 나 있다.

꽃이 피지 않은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해발 510m의 비음산 정상 아래로 창원시와 창원공단이 시원하게 펼쳐져 보인다.

멀리로는 마산 앞바다와 무학산까지 희미하게 보인다.



아까 지나쳤던 이정표로 다시 내려와 대암산 방면으로 길을 잡는다.

15분가량 능선길을 따라 전진한다.

길은 좁고 험해 바짝 긴장한 채 걷는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걷다 보니 바위 아래서 불쑥 솟아오른 소나무가 시야에 들어온다.

마치 날개를 펴고 비상하는 학의 형상이다.

이 소나무 이름이 '비상'이란다.

누가 지었는지 모르겠으나, 사람들의 눈은 비슷한가 보다. 

능선은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한다.

대암산을 향해 10분가량 더 나아가니 갑자기 푹 꺼지는 안부가 나온다.

옛날 김해 진례에서 창원으로 넘어가는 사람들이 즐겨 이용했던 남산재다.

체력적으로 힘들다면 이정표를 따라 왼쪽 평지마을로 내려가면 원점 회귀가 가능하다.

두 번째 삼각점이 있는 608봉을 지나 대암산으로 향한다.

정상 직전에 늠름하게 솟은 바위가 길을 막는다.

장군바위다.

군대를 지휘하는 장군의 위엄이 서려 있는 듯해서 장군바위라고 불린다.

위엄 서린 큰 바위가 길을 막으니 우회할 수밖에 없다. 

장군바위를 지나면 곧 대암산(666m) 정상이다.

옛날 봉화대의 흔적이 있는 대암산 정상은 사위가 뻥 뚫려 말 그대로 일망무제의 전망이 펼쳐진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거제도까지 보인다고 한다.

대암산 정상에서 내려와 이번 산행 구간 중 가장 높은 신정봉(708m)을 향한다.

40분가량 걸리는 구간 중간에 돌탑 무리가 있다.

주변의 활석을 쌓아 만든 돌탑은 정교하다.

높이도 3m가 넘는다.

처음에는 5개인가 싶더니, 길 따라 나갈수록 계속 나타난다.

신정봉 꼭대기에 만들어진 것까지 합하면 10개가 넘는다.

도대체 이 높은 곳에, 누가, 무슨 이유로 탑을 쌓았을까?

소망을 가지고 탑을 쌓았다면, 대단한 정성으로 보아 꿈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신정봉부터는 하산길이다.

10분가량을 전진, 683봉에 올라 용지봉을 눈앞에 두고 왼쪽으로 꺾어 내려오는 길을 잡았다.

용지봉으로 뻗어가는 낙남정맥에서 이탈하는 셈이다.

20분가량 능선을 타고 내려오다 보면 임도와 합류한다.

여기서부터 다시 개척 구간이다.

잡목을 헤치고 나갈 각오를 해야 한다.

임도 합류점에서 오른쪽으로 20m 전진, 다시 왼쪽으로 빠져 능선을 탄다.

20m 더 전진하다 비포장 넓은 길을 버리고 능선을 따라 간다.

511봉에 오르면 방위각으로 320도 방면과 80도 방면으로 희미한 능선 갈림길이 나타난다.

320도 방면으로 꺾어 하산을 계속한다.

개척은 쉽지 않았다.

키 작은 관목을 헤집고 안내 리본까지 촘촘히 달다 보니 500여m를 전진하는 데 1시간을 소비했다.

전준배 산행대장은 "개척산행의 고생을 피하려면 아까 임도 합류점에서 왼쪽으로 꺾어 계속 임도를 타고 하산하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다.  

한동안 거친 숲길을 헤쳐 나와 다시 임도에 합류했다.

5분가량 임도를 걷다 의성 김씨 묘 2기가 있는 왼쪽 능선을 타고 30분가량 내려오면 평지저수지를 만난다.

둑길을 따라 빠져 나오면 원점으로 돌아올 수 있다. 



글·사진=박진국 기자 gook72@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김해 비음산~대암산 '산행지도'




                                              









김해 비음산~대암산 '가는길 먹을곳'



찾아가기 
 
자가승용차를 이용하려면 남해고속도를 탄 뒤 진례IC에서 내린다.

톨게이트를 지나면 곧 1042번 지방도를 만나는데 좌회전한다.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표지를 보고 10분간 달리다 첫 번째 삼거리에서 진례면 사무소 방면으로 직진,

산음마을로 진입한다.

신을교를 지나면 초정마을 입구인데 여기서 평지길을 따라 우회전해 신안리 무송마을로 올라간다.

무송마을 입구에는 무료로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
 
대중교통은 도시철도와 경전철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일단 김해 시내로 들어온 뒤 44번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도시철도 2호선의 경우 사상역에서 경전철로 갈아탄 뒤

부원동역이나 외동의 김해버스터미널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도시철도와 경전철 요금은 각각 1구간 1천200원, 2구간 1천400원이다.

44번 버스를 탈 수 있는 곳은 김해시 외동의 김해버스터미널(1688-0117)이나

봉황동의 김해중부경찰서 맞은편 등이 있다.

44번 버스는 오전 5시 50분 첫차를 시작으로 오후 10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그러나, 44번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신안리 입구에서 내려 무송마을까지 1.5㎞ 정도를 걸어가야 된다.


음 식 점 

진례 평지마을에는 닭백숙을 파는 집들이 모여 있다.

'청샘'(055-345-1135)은 평지마을 위쪽에 위치해 이번 산행의 하산길과 가장 가까운 백숙집이다.

황기와 옻을 넣고 1~2시간 푹 삶은 백숙은 담백하면서도 고소하다.

밑반찬으로 나온 콩잎이나 열무김치에 보들보들한 닭살을 싸서 먹는 맛도 별미다.

옻을 타는 사람을 위한 그냥 백숙도 있다.

요리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므로 도착 1시간 전에 미리 전화하면 좋다.


박진국 기자





▲ 신안리 무송마을에서 100m가량 올라오면 오른편 임도길로 접어든다. 이후 200m 정도 임도를 따라 전진한 뒤 왼편 무덤사이 오솔길을 따라 본격적으로 능선을 탄다.



▲ 너들을 건넌 뒤 남쪽 능선을 타고 첫 번째 전망바위까지 오른다.



▲ 397봉에서 내려오면 안부를 따라 난 임도를 만난다. 이 임도를 건너 다시 능선 오르막을 탄다.



▲ 첫 번째 전망바위. 아래로 백숙촌으로 유명한 평지마을이 보인다.



▲ 무너진 진례산성 터가 낙남정맥을 따라 뻗어있다.



▲ 비음산 8푼 능선에 형성된 진달래 군락들이 꽃을 피우기 직전이다. 봉우리들이 붉은 꽃잎을 머금고 있다.



▲ 진례산성 동문지. 허물어진 진례산성 구간 중 가장 뚜렷한 성벽 형태를 갖추고 있다.



▲ 397봉에서 올라와 낙남정맥과 만나는 갈림길에서 내려다 본 전망. 김해시내는 물론 멀리 부산의 구포까지 보인다.



▲ 비음산 정상에서 내려단 본 창원시 전경.



▲ 바위 밑에서 불쑥 솟은 듯 한 비상 소나무. 학이 날아오르는 것 같은 형상이다.



▲ 대암산 정산 아래에 있는 장군 바위. 군대를 지휘하는 장군의 위엄이 서려있는 듯 하다.



▲ 대암산 정상과 신정봉 가운데 위치한 돌탑 군락. 높이 3m가량의 정교한 돌탑 10여기가 줄지어 있다.



▲ 신정봉 정상에 만들어진 돌탑. 누가 언제 만들었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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