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부전천이 돌아온다]2. 복개부터 복원까지

금산금산 2016. 11. 4. 10:39

[부전천이 돌아온다] 2.

복개부터 복원까지





물길·도시 재생 첫걸음… '부산의 생명 젖줄' 꿈꿔







                               





도로를 만들겠다고 도심 하천을 복개하던 시절이 있었다.

1970~1980년대만 해도 그랬다.

푸른 물길을 회색 콘크리트로 숨도 쉴 수 없게 덮어 버린 뒤

자동차가 점령해 버렸던 도로가 다시 시민들에게 돌아온다.

이제는 도심의 물길을 복원해 도시재생의 마중물로 쓰겠다고 한다.

'부산의 청계천'이 될 부전천이 그 시작이다.

불과 40년 사이 도시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앞으로 30년 후 부산, 또 다른 70년의 역사, 100년 뒤 부산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주택·공장지대로 개발되며  
1960년대 중반 오폐수 유입  
도로 확보·미관 개선 취지  
대부분 구간 복개된 상태  

市 복원사업에 지역 반색  
중장기 도시발전 전략 필요 




■ 물 맑았던 하천에 오폐수가…
 

부전천은 성지곡 수원지 상류에서 발원해 초읍·연지·부암·부전동을 경유해 광무교 부근에서 동천과 합류된다.

물 맑기로 이름났던 이 하천이 악취 나는 검은 물로 변한 것은 1960년대 중반의 일이다.

부산 도심인 서면 일대 하천변이 주택지와 공장 지대로 개발되면서 오폐수가 유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하천을 복개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다.

부산진구청 관계자는 "도시가 발전하면서 도로가 필요해지자

가장 손쉬웠던 방법이 냄새 나는 하천을 복개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1973년 복개 전 부전천. 부산진구청 제공



서면에서 인쇄소를 운영하는 이상한 씨는 "40여 년 전만 해도 이 앞으로 수풀이 우거지고 도랑이 흘렀다"고 회상하며 된다"부전천을 다시 흐르게 한다니, 서울의 청계천처럼 이 일대가 좋아질까 기대가 "고 말했다.

안병주 서면시장 번영회장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그래도 초읍 쪽에서 내려오는 물이 물장난을 치고 놀 정도로 맑았는데, 1970년대 들어 아예 구정물이 흐르는 하천으로 변했다""그래서 도로로 복개해 버린 건데, 다시 맑은 물을 볼 수 있게 된다니 꿈만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 도로로 사라졌던 물길의 재생 


현재 서면 복개도로 번화가. 김경현 기자 view@


부전천은 1978년 하야리아 미군기지 앞 180m를 시작으로

1980년에는 부산진경찰서에서 영광도서까지 555m,

그 후 영광도서에서 태화쇼핑센터까지 약 1㎞가 차례로 복개됐다.

현재는 대부분 복개돼 하천 본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최근 생태하천의 중요성이 새롭게 인식되면서 복원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막대한 사업비와 교통 문제, 인근 상권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서병수 부산시장이 부전천 복원 계획을 전격 발표하면서

서면의 물길을 되살리는 꿈은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양진우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전천은 부산의 발전, 서면의 발전과 함께해 온 산증인이나 다름

없다""이 때문에 부전천 복원은 단순히 복개 구간에 대한 하천 복원 차원이 아니라 서면을 포함한

동천 유역의 재창조와 연계한 중장기적 도시 발전전략의 큰 틀 속에서 그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자영·김형 기자 2young@

그래픽=류지혜 기자 bir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