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혁 의사 독립투쟁 정신 잊히게 놔둘건가요
생가 복원 하세월에 비난 고조
- 부산시·동구 “정부가 예산줘야”
- 보훈청 “시가 사업계획 세워야”
- 행정기관 책임 떠넘기기 일색
- 3·1절 앞두고 기념 행사도 없어
- 후손 “시민 관심 못받아 슬퍼”
박재혁 의사. 부산을 대표하는 항일 독립운동가다.
의열단 김원봉 단장의 지시를 받고 1920년 9월 부산경찰서(현 남포동)에
폭탄을 던져 일본인 하시모토 서장을 폭사시켰다. 현
장에서 체포돼 옥중 단식을 벌이다 27세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역사 교과서에도 등장하지 않아 주목받지 못했던 그는 생가터마저 방치된다는
지적(국제신문 지난해 8월 24일 자 1면 등 보도)이 제기되면서 생가 복원 논의가 일었다.
하지만 행정기관들이 책임을 떠넘기면서 복원 사업이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3·1운동 100주년을 1년 앞둔 올해 3·1절에도 고향 부산에서 찬밥 신세가 될 처지다.
27일 부산시에 확인한 결과 3·1절을 기념하는 행사에 박 의사의 업적을 기리는 별도 프로그램은 없었다.
부산시는 박 의사 생가 복원의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
다만 오는 10월 셋째 주 열릴 예정인 ‘부산지역 3·1운동 100주년 학술대회’에 박 의사 재조명을
핵심 주제(3·1운동 이후 부산지역 의열 활동)로 다룰 예정이다.
이 예산만 3500만 원을 편성했다.
부산시 문화재팀 관계자는 “박 의사 생가의 주소가 제적등본, 경찰 조서와 달랐다. 역사 고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생가 복원이 활기를 띠지 못한다. 국가보훈처가 복원 비용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아는데 아직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의사의 생가터가 있는 동구도 소극적이기는 마찬가지다. 28일 여는 ‘일신여학교 만세운동 재현 행사’를 비롯한 3·1운동 기념행사에 박 의사 관련 내용은 없다. 지난해 생가 복원 논의가 일자 박삼석 동구청장은 “박 의사 생가 복원 등 지역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정책은 무엇이든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지난해 민주당 김해영 국회의원을 통해 박 의사 생가 복원 및 기념사업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부산보훈청도 박 의사 관련 사업에 사실상 손을 뗐다.
부산보훈청 관계자는 “부산시와 동구에서 자체적인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먼저다.
예산 지원은 그다음이다”고 말했다.
보훈청이 3월 추진하는 사업은 박재혁과 박차정 등 지역 독립운동가 6명의 엽서를 만들어
글을 쓰는 ‘독립정신 이어받기 엽서쓰기 대회’를 개최하는 수준에 그친다.
박 의사의 손녀인 김경은(여·54) 씨는 “큰 할아버지의 업적이 3·1절에도 시민에게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는 것은 슬픈 일”이라며 “생가 복원 사업에 활기를 띨 수 있게 시민 모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한근 부경근대사료연구소장은 “박 의사는 안중근 의사 등과 더불어 일제강점기 4대 거사를 한 인물이다.
생가는 문화재적 가치도 큰 곳인데 이를 외면하려는 부산시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조속한 생가 복원을 촉구했다.
김화영 이준영 기자 hong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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