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양 ‘마병산~고헌산’

금산금산 2019. 3. 15. 13:35

언양 '마병산~고헌산'



융단 깐듯 낙엽길 오르다 보면 동서남북 펼쳐진 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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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동네 뒷산 정도로 가볍게 여기는 산이 예상 밖의 산길을 감추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

동네와 동네를 잇는 야트막한 고갯길이 정맥이 쉬어가는 곳이 되기도 한다.

때로는 '뒷산'에서 출발해 능선을 이어 걷다 보면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한 산으로 길이 이어지기도 한다.

이번에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찾은 언양 마병산(馬兵山·511m)이 그런 곳이다.

산행 초반 인적이 끊긴 지 오래인 듯한 희미한 길을 이어가다 보면

 어느새 높이가 배 이상 되는 고헌산 정상에 이른다.

이번 산행은 희미한 길을 짚어간 다음에 지루한 임도에 이어 긴 능선길로 마무리한다.

마병산은 500m대 초반으로 별로 높지는 않지만 길이 묵어 길 찾기가 쉽지 않다.

고헌산에서 능선이 이어지니 영남알프스 산군의 막내급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답사한 영남알프스 둘레길이

 차리마을에서 마병산과 고헌산 사이를 지나 선필마을로 이어진다.

마병산이라는 이름은 한자에서 보듯

 김유신 장군이 병사들을 훈련했던 곳이 인근에 있는 데서 유래한 것이라 한다.




■ 두 산 이어걷기… 16㎞ 만만찮은 거리

   
마병산 정상에 선 근교산 취재팀이 고헌산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고헌산에서 남쪽으로 능선이 뻗어나간다. 왼쪽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것이 천황산.

마병산 산행 들머리는 35번 국도가 지나는

 울주군 두동면 서하리 대정마을 버스정류장이다.

여기서부터 산행은 대정마을 배수지~무덤 2기~밤나무밭 능선~

마병산 정상~안부 오거리~임도 삼거리~백운산 갈림길~소호고개~

산불감시초소(1034m)~고헌산 정상석(1033m)~산불감시초소~

능선 갈림길~철쭉 군락지~구룡사(옛 영복암)~다개마을회관 순이다.

총거리는 16㎞로 만만찮고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6시간30분~7시간,

 휴식과 식사를 포함하면 8시간~8시간30분 걸린다.

산행거리가 길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만큼

 짧은 겨울 해를 고려해 일찍 산행에 나서야 한다.

또 500m대 마병산을 오른 뒤 내려갔다가

 다시 1000m대 고헌산으로 오르는 만큼 체력 안배도 잘해야 한다.

대정마을 버스정류장에서 북서쪽으로 보이는 능선이 마병산 자락이다.

능선에 붙으려면 논 사이로 난 길과 마을 길을 20여 분 걸어야 한다.

마병산을 바라보고 왼쪽에 방음벽이 설치된 콘크리트 길을 따라 200m쯤 가다가 오른쪽 서하대정1길로 꺾는다. 여기서 정면으로 300m쯤 가면 석축을 쌓은 집이다.

길은 이 집 왼쪽으로 이어지다가 50m쯤 가 서하대정길 45번지에서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선다.

다시 50m가량 가서 나오는 갈림길에서 방말길 표지판을 따라 왼쪽 길로 올라간다.

콘크리트 길을 따라 100m쯤 가면 녹색 철망을 둘러친 대정마을 상수도 배수지가 있다.

오른쪽에 산으로 오르는 흙길이 있지만 지나쳐 계속 간다.

다시 50m가량 가면 잘 단장한 무덤 2기가 나온다.

산길은 여기서 계단을 올라 무덤 왼쪽으로 열린다.

희미한 길을 30m가량 오르면 뚜렷한 길과 만난다.

쪽 오르막을 따르면 길은 한동안 산죽 사이로 올라간다.

바닥엔 인적이 드문 듯 낙엽이 두툼하게 깔렸다.

50m를 오르면 다시 잘 꾸민 무덤이 나오고 그 뒤로는 길이 사라진 듯 보인다.

산죽을 뚫고 무덤 뒤 오른쪽으로 오르면 공터가 나오고 길은 희미하게 위로 이어진다.

무성한 산죽을 뚫고 2~3분 오르면 소나무숲이다.

길은 위쪽 능선 방향으로 계속 이어진다.

푹신한 솔잎을 밟으며 2~3분 오르면 경사가 평탄해지며 밤나무밭이다.

길이 희미하지만 능선을 따라 걷는다는 기분으로 계속 진행하면 된다.

10여 분 가면 소나무숲 사이 오르막이 시작된다.

여기서부터는 능선을 따라 비교적 길이 뚜렷해진다.





■ 사라졌다 나타났다 숲 사이 희미한 길

   
대정마을에서 마병산 정상으로 오르는 도중의 평탄한 밤나무밭을 지나고 있다.

묵은 길이라 낙엽이 두껍게 덮여 있지만

 길을 따라가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10여 분 뒤 무덤을 지나 20여 분을 더 오르면

 다시 봉분이 큰 무덤이 나타난다.

차츰 전망이 트이지만 약간은 지루하고 가파른 오르막이 계속된다.

여기서 관목 숲을 따라 10분가량 오르면 마병산 정상이다.

정상엔 철망으로 둘러친 산불 감시 카메라 탑이 있고

 철망에는 '마병산 510M'라고 적힌 자그만 팻말이 걸려 있다.

정상에 서면 500m대의 낮은 산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동서남북으로 조망이 시원하게 트인다.

정면 진행 방향으로 고헌산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백운산이 눈앞이다.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멀리 천황산과 간월산에서 신불산을 거쳐

 영축산까지 이어지는 산군이 보인다.

영축산 왼쪽으로 천성산, 정족산, 대운산이 이어진다.

멀리 동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경주와 울산의 산들이 눈에 들어온다.

삼각형 모양이 뚜렷한 치술령이 보이고

 그 왼쪽으로는 마석산, 금오산 등이 늘어서 있다.

오른쪽으로는 연화산, 문수산, 남암산 등이 대운산 방향으로 이어진다.

고헌산을 바라보고 10시 방향으로 아래쪽 차리마을을 바라보면

 들판 가운데 600년 된 은행나무가 또렷하게 보인다.

오른쪽으로 백운산 아래의 선필마을엔 예전 빨치산의 활동 기록과

 박해받던 천주교 신자들이 숨어 살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정상에서 산길은 고헌산을 바라보고 약간 왼쪽으로 내려선다.

50m가량 관목 사이로 내려가면 소나무숲으로 이어진다.

푹신하면서도 편안한 길이다.

10분 정도 걸으면 오른쪽에서 오는 임도와 만난다.

임도를 따르지 않고 정면의 능선으로 올라선다.

리본 몇 개가 붙은 초입을 지나면 어디가 길인가 싶을 정도로 길이 희미해진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능선 중앙을 따라가면 희미한 길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임도에서 15분 정도 가서 야트막한 봉우리를 지나면 내리막이다.

능선이 살짝 왼쪽으로 방향을 튼다.

20분 정도 내려서면 콘크리트로 포장한 오거리 갈림길과 만난다.

근교산팀이 답사한 영남알프스 둘레길이 지나는 곳이다.

왼쪽은 차리마을, 오른쪽은 선필마을이다.

정면의 상북소호 방향 임도로 오른다.

여기서부터 소호고개까지는 1시간 정도 지루한 콘크리트 오르막길이다.

갈림길에서 10여 분 오르면 소호령 임도 준공비가 생뚱맞게 서 있다.

15분 뒤 왼쪽으로 갈라지는 길이 나온다.

이 길은 산허리를 돌아 차리저수지 방향으로 향한다.

계속 오른다.

지겹도록 오르막길을 가다 보면 30분 뒤 콘크리트길에서 오른쪽으로 두 갈래 흙길이 나온다.

그 가운데 오른쪽 넓은 길은 백운산으로, 왼쪽의 좁은 길은 소호마을 가는 길이다.

여기서 5분 뒤면 오르막 임도는 끝난다.




■ 고헌산까지 지루한 임도 '인내심 테스트'

   
고헌산 정상 돌탑. 정상 일대 능선에는 얼마 전 내린 눈이 채 녹지 않고 남아 있다.

오르막 끝에서 시작한 흙길을 따르다

 5분 뒤에 나타나는 갈림길이 소호고개다.

표지판엔 오른쪽 소호리 3.0㎞, 왼쪽 고헌산 정상 2.0㎞다.

여기서 고헌산 정상까지는 복원공사가 진행 중인

 방화선을 따라 1시간가량을 올라야 한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 아래 방향의 능선을 타고 내려가야 한다.

잠시 정상까지 다녀온다.

하산길 초반엔 길이 뚜렷하다.

10분 남짓 내려가면 만나는 갈림길에서는 직진한다.

오른쪽 길은 고헌사 방향이다.

6~7분 능선을 가다가 바위가 살짝 솟은 지점에서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로 들어서야 한다.

직진하면 산전리로 이어진다.

처음엔 능선 아래로 따라가는 듯하다가 이내 왼쪽으로 본격적인 내리막이 시작된다.

곧 무성한 철쭉 군락지가 나타난다. 산길 따라 300m가량 계속된다.

여기부터는 능선을 따라 다소 단조로운 내리막이 계속된다.

1시간가량 내려가면 공사 중인 도로를 건너 맞은편으로 계속 내려간다.

7~8분 더 향하면 구룡사(옛 영복암)가 나타나고

 여기서부터는 포장로를 따라 15분이면 날머리인 다개마을회관에 닿는다.






◆ 떠나기전에

- 상처입은 산… 뒤늦은 방화선 복원공사

   

이번 답사길은 새로운 길을 올라간다는 즐거움도 있지만

 연이은 임도를 따라 망가진 산의 모습을 보는 쓰라림도 있다.

차리-선필마을 갈림길에서

 소호상북 방향으로 오르는 길은 한적한 숲길이다.

 이런 길을 '매끈하게' 콘크리트로 포장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소호령 임도 준공비를 보면 준공 일자가 1981년 9월 22일로 나오니

 임도가 개설된 것은 30년도 더 전의 일이다.

이 길을 이어가면 고헌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

 무자비하게 상처 난 산을 만난다.

오프로드 차량이나 산악오토바이가

 방화선을 따라 거의 고헌산 정상부까지 올라다니곤 했다.

지금도 인터넷 포털에 '고헌산 임도'를 검색해 보면

 동호회에서 올린 동영상이나 체험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 때문에 이 방화선은 풀 한 포기 보기 어려운 곳이 됐다.

뒤늦게 입구를 차단하고 복원공사에 들어갔지만

 낙동정맥의 주요 봉우리 가운데 하나인 고헌산의상처는 쉽게 치료하기 어려워 보인다.




◆ 교통편

- 언양 가서 봉계 방면 시내버스로 이동

마병산 산행을 위해서는 일단 언양까지 가야 한다.

노포동 버스터미널에서 언양 가는 버스는 오전 6시30분부터 밤 9시까지 20~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언양터미널에 내린 뒤에는 후문 쪽으로 나와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봉계·내와 방면으로 가는 308번 버스를 타고 대정마을 정류장에 내리면 된다.

터미널에서 대정마을까지는 10분 정도 걸린다.

날머리인 다개마을에서는 313번 버스가 언양터미널까지 운행하지만 운행 편수가 많지 않다.

택시를 불러 이동하는 것이 편리하다(한마음콜택시 080-263-6000).

언양에서는 부산 가는 버스가 밤 9시까지 있다.

차량을 이용한다면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서울산IC에서 내려 35번 국도를 따라 언양 방향으로 간다.

언양을 지나쳐 계속 35번 국도를 따라가다 국도변 대정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된다. 
  

  • 이진규 기자 oc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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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주 '고헌산'





    자욱한 안개 여기가 어딘지… 언젠가 그리울 봄날 雨中山行




    ▲ 고헌봉 아래에는 높이 1m 남짓한 돌무덤 수십 기가 산재해 있다. 돌무덤 숲 사이로 진달래꽃이 만개하고, 안개까지 피어오르니 인상파 화가의 그림 같다.





    산을 오르는 일은 어찌 보면 인생의 축소판 같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능선이 높으면 골도 깊다.

    인생의 긴 여정에 항상 좋은 일만 있을 수 없듯이, 산도 마냥 맑은 날에만 탈 수는 없다.

    이번 주는 취재를 떠날 때도 봄비가 내렸다.

    좀 망설이다 우중산행(雨中山行)을 결심했다.

    고난을 이겨내면 삶이 풍요로워지듯이 빗속 산행은 색다른 재미를 안겨 줬다.

    산행지는 울산 울주군의 고헌산(高獻山·1.034m)이다. 
     
    고헌산은 울산 울주군 상북면과 두서면, 언양읍에 걸쳐 있다.

    가지산(1,241m), 운문산(1,188m), 신불산(1,159m), 영축산(1,081m) 등과 더불어

    영남알프스를 이루는 7개 산 중 하나인데 그 중에서 가장 낮다.

    큰 바위들이 기세등등한 다른 산과 달리 고헌산은 흙산으로 볼품이 다소 떨어진다.




    바위 별로 없는 호젓한 흙산  
    가뭄 들면 기우제 지내던 곳  

    잦은 비에 숲은 생기가 가득  
    맑은 날엔 가지산 신불산 조망
     





    산행길도 줄곧 숲 속으로 뻗어 정상을 제외하고는 조망도 시원한 편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산을 찾는 이들이 비교적 적어 한적하다.

    하지만, 싱그러운 숲 속을 맑은 공기를 마시며 호젓하게 걷는다면 이만한 호사가 없다.

    산행 코스는 상북면 신기마을 보성빌라 입구~김해김씨 가족묘~5푼 능선 전망바위~너덜 지대~7푼 능선 전망바위~고헌봉~고헌산~산불초소~쉼터~소나무봉~능선 갈림길~건천못~굴다리~상북면 주민자치센터다.

    모두 13.2㎞로 4시간 30분가량 걸렸다.

    고헌산은 특이하게 '바칠 헌(獻)'자가 이름에 들어 있는데 아무래도 기우제와 연관이 있는 것 같다.

    고헌산은 산 전체가 흙산으로 물을 많이 품고 있는 산이다.

    계곡에 물이 많아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

    그래서 언양 사람들은 가뭄이 들면 고헌산에서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높은 곳(高)에서, 기우제를 드린(獻)' 데서 산 이름이 유래했다는 설이 힘을 얻고 있는 이유다.



    산행은 울주군 상북면 신기마을에서 시작한다.

    들머리에서 본격 산행에 돌입하는 초입 구간이 상당히 복잡해 신경 써야 한다.

    일단, 승용차로 상북면사무소에서 궁근교 방면으로 지방도로를 타고 들어가다 첫 번째 삼거리에서 우회전한다.

    1분 정도 달리다 보성빌라가 보이면 차를 세운다.

    보성빌라를 정면에 두고 왼쪽 길을 잡아 동네로 접어든다.

    첫 번째 동네 골목 삼거리에서 왼쪽 길로 방향을 튼다.

    정면에 광천아파트가 나타나면 다시 오른쪽으로 꺾어 산을 향해 나아간다.

    동네를 빠져 나오면 시멘트 임도를 만난다. 

    동네를 빠져 나오면 본격 산행이 시작된다.

    임도는 숲을 향해 펼쳐졌다.

    부쩍 높아진 기온에, 비까지 자주 뿌려주니 숲은 생기가 가득하다.

    여름을 앞둔 활엽수 잎은 벌써 아기 손바닥 크기로 자랐다.

    산 아래 진달래는 꽃잎을 떨어뜨리고 잎을 키우고 있다.  

    임도를 따라 2분 정도 올라가면 왼쪽에 비석 없는 묘지가 하나 있고, 다시 1분가량 전진하면

    경주 김씨 가족 묘지가 나온다.

    시멘트 임도가 끝나고 폭 1.3m가량의 비포장 임도가 시작된다.

    여기서부터 인내심 테스트다.

    고헌봉(1,035m)에 오를 때까지 2시간가량 줄곧 오르막이 펼쳐진다.

    몸은 비에 젖어 무겁고, 숨이 턱까지 차오르지만, 그나마 공기가 싱그러워 참을 만하다.

    경주 김씨 가족묘지에서 100m가량 올라오면 갈림길이다.

    넓은 임도를 버리고 오른쪽으로 꺾어 지능선을 타고 올라간다.

    지능선으로 2분여 올라가면 무덤 수십 기가 불규칙하게 배치된 공동묘지가 나오는데

    묘지 사이 오솔길을 따라 계속 전진한다. 



    조금 뒤 지능선들이 합류하는 갈림길이다.

    아까 버린 임도도 이곳에서 합류한다.

    계속 전진한다.

    5분가량 오르니 왼쪽에 전망바위가 나타난다.

    오늘 산행길은 숲에 둘러싸여 좀처럼 전망이 트이지 않았는데 반가웠다.

    전망바위에 오르니 가지산 쌀바위가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곧 구름에 둘러싸여 버렸다.

    전망바위에서 다시 5분가량 오르면 오솔길이 두 개로 갈리는데, 오른쪽으로 꺾어 너덜지대를 지나

    701.8봉이 왼쪽에 보이는 전망바위까지 단숨에 치고 오른다. 20분 소요.

    7푼 능선을 넘어서니 풍경은 이른 봄으로 바뀐다.

    진달래가 아직까지 피어 있고, 활엽수들은 이제야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지난가을부터 쌓였던 낙엽들도 그대로다.

    애써 귀 기울이지 않아도 빗방울이 낙엽 위로 바스락거리며 떨어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비에 젖은 낙엽은 미끄럽다.

    몇 번이나 미끄러져 넘어지길 반복했으나 부상을 당하지는 않았다.

    흙산인 고헌산의 등산로가 푸슬거리는데다 낙엽이 두껍게 쌓여 푹신했다. 

    경사 급한 등산로를 따라 30분가량 쉬엄쉬엄 오르다 보니 9푼 능선에 또 다른 전망바위가 있다.

    바위 아래는 깎아지른 절벽인데, 안개 때문에 사방 분간이 어렵다.

    절벽 주변으로 진달래가 하염없이 피었고 철쭉도 꽃봉오리를 맺은 상태다.

    봉오리를 뜯어 보니 붉은 잎을 머금었다.

    1~2주 안에 필 것 같다.

    진달래 꽃잎을 한 움큼 뜯어 입에 넣으려 하자 동행한 산행대장이 말린다.

    요즘 진달래를 함부로 먹지 말란다.

    독성이 있는 철쭉꽃과 구분이 어려워 중독될 수 있다고 한다.

    9푼 능선 전망대에서 5분가량 더 오르니 마침내 고헌봉이다.

    정상석 주변으로 30~40㎡ 정도 평지에는 키 작은 진달래가 피어서 정상석을 둥글게 감쌌다.

    오늘 코스 중 가장 높은 봉우리지만 좁고 옹색하다.

    한층 사나워진 빗방울과 안개로 사위는 꽉 막혔다. 



    여기서 길을 잘 잡아야 한다.

    이정표가 없고 등산로가 사방으로 나 있기 때문에 고헌산으로 향하는 경로에서 벗어나기 쉽다.

    정북향을 향한 상태에서 오른쪽 3시 방향으로 길을 잡아야 고헌산으로 갈 수 있다.

    고헌봉에서 고헌산 정상은 5분 거리다. 가

    는 길에는 높이 1m 남짓한 돌무덤 수십 기가 산재해 있다.

    볼품없는 돌들을 쌓아 만든 탑의 모양 역시 볼품없다.

    하지만 수십 기가 숲을 이루고, 그 사이사이로 진달래꽃이 만개하고, 안개까지 피어오르니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 같은 느낌이다.

    고헌산 정상에서도 전망 구경은 불가능했다.

    맑은 날이면 영남알프스의 맹주인 가지산과 신불산이 보인다고 한다. 

    비에 젖어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하산을 서둘렀다.

    고헌산 정상 이정표에 따라 소나무봉 방면으로 길을 잡았다.

    하산길 초반엔 길이 뚜렷하다.

    6분 남짓 내려가면 만나는 산불초소 갈림길에서는 쉼터 방면으로 직진한다.

    6~7분 능선을 내려가다 바위가 살짝 솟은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길로 들어서야 한다. 

    이후 능선을 따라 조금만 걷다 보면 이내 왼쪽으로 본격적인 내리막이 시작된다.

    무성한 철쭉 군락지를 지나 단조로운 내리막이 계속된다.

    소나무봉을 지나 30분가량 내려가면 능선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오른쪽으로 길을 잡아 1시간가량 내려가면 날머리인 상북면 주민자치센터가 나온다.



    글·사진=박진국 기자 gook72@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






    울주 고헌산 '산행지도'


                                                       



    울주 고헌산 '가는길 먹을곳'




    찾아가기 
     
    부산동부시외버스터미널(1688-9969)에서 언양시외버스터미널(052-262-1030)행 시외버스는

    오전 6시 3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소요시간 50분.

    언양터미널에서는 석남사행 807번 시내버스, 1713번 좌석버스를 이용, 신기마을 입구에서 하차하면 된다.

    배차간격은 20~30분. 소요시간 20분.
     
    자가 승용차를 이용한다면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 서울산IC에 내려 요금소를 빠져나와 35번 국도를 탄다.

    언양읍 제2남천교를 건너 좌회전, 남천로를 따라 상북면 방면으로 향한다.

    20분가량 달려 상북중학교를 지나면 24번 국도로 갈아타고 밀양·석남사 쪽으로 10분가량 간다.

    갈림길이 나오면 상북농공단지·궁근정리 쪽으로 빠진다.

    10분 뒤 우만마을을 지나면 곧 신기마을 표지판이 보이는데 우회전해서 들어가면 산행들머리인 보성빌라가 보인다.  

    날머리에서는 언양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807번 버스나 1713번 좌석버스가 오후 9시까지 운행된다.

    언양에서 부산으로 오는 시외버스는 오후 9시까지 있다. 


    음 식 점 

    오전에 시작한 산행을 끝내면 오후 4시 안팎이다.

    하지만, 날머리에 마땅한 음식점이 없어 언양읍까지 나와야 한다.

    언양읍 서부리 경동 청구아파트 앞 '언양 기러기 칼국수'(052-264-0076)는 저렴한 값에

    푸짐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다.

    기러기 육수에 삶아낸 칼국수 면이 쫄깃하다.

    점심 특선은 한우된장찌개와 돼지불고기에 비빔밥과 쌈까지 나와 푸짐하다.

    단,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만 판다.  

    박진국 기자




    ▲ 고헌산 아래 울주군 상북면 궁근정리에 자리잡은 고헌사. 석남사의 말사로 가람이 단정하다.



    ▲ 산행 들머리인 신기리 보성빌라. 보성빌라 정면으로 난 골목길을 따라 들어간다.



    ▲ 보성빌라에서 동네로 진입해 만나는 첫번째 삼거리. 왼쪽으로 길을 잡는다.



    ▲ 광천아파트가 보이면 길을 오른쪽으로 잡아 동네를 벗어난다.



    ▲ 동네가 끝나면 시멘트 임도가 산으로 향해 뻗어 있다. 오른쪽으로 길을 잡는다.



    ▲ 경주 김씨 가족 묘지에서 시멘트 임도가 끝난다. 왼쪽 비포장 임도를 통해 본격 산행에 접어든다.



    ▲ 9푼 능선의 전망바위. 비오는 날씨에 앞을 분간할 수 없다. 카메라 렌즈도 빗방울에 젖어 초점이 흐려졌다.



    ▲ 고헌봉 아래에는 높이 1m 남짓한 돌무덤 수십 개가 산재해 있다. 돌무덤 숲 사이로 진달래꽃이 만개하고, 안개까지 피어오르니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 같은 느낌이다.



    ▲ 해발 1,034m의 고헌산 정상에는 정상석과 돌무덤만이 자리하고 있을 뿐 횡하다.



    ▲ 하산길에 빗방울이 잠시 그쳤으나 구름은 여전히 앞을 가리고 있다.



    ▲ 산은 온통 초록색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봄비에 젖은 나뭇잎들이 뱉어내는 산소로 숲이 싱그럽다.







    울주 '고헌산'

     

     

     

     

     

    영남알프스 살짝 비켜앉아

    한적한 운치 마음껏 뽐내

    완만한 대통골 왼쪽능선 5시간여 소요

    푹신한 낙엽 · 잔설따라 지그재그 산행

    상봉 못미쳐 1020봉 서면 명산 한눈에

    언양서 1713번 석남사행 버스, 신기마을 하차

    산세 망친 폭 7~8m 방화선 탁상행정의 전형

     

     

     

     

    고헌산 제2봉격인 1020봉에서 방화선을 거쳐 고헌산 정상으로 향하는 일단의 산꾼들. 정상의 돌탑과 이정표가 확인된다. 마루금을 따라 왼쪽으로 가면 삼각점이 있는 산불초소도 보인다. 해발고도로는 이곳이 1m 더 높다.

     

     

     

    엄밀하게 따지자면 고헌산은 영남알프스에서 한 켠 비켜난 독립봉우리다.

    맏형 가지산을 비롯한 나머지 8개 봉우리는 모두 마루금으로 연결되지만 이 산만 유독 불고기단지로 유명한

    경주 산내 대현고개로 완전히 내려와 다시 주능선을 향해 땀을 바짝 한 번 더 흘려야 한다.

    과거 경주 산내에서 언양장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했던 이 고개는 비록 지금은 포장로지만 해발고도가

    500m쯤되는 데다 고헌산이나 가지산으로 향하는 경유지인 895봉까지 각각 1시간 정도에 불과해

    큰 줄기의 능선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산줄기의 흐름으로 봐선 되레 경주 산내면청도 운문면의 경계에 위치한 문복산이 별개의 봉우리라는

    이견도 있다.

    강원도 태백 매봉산에서 출발한 낙동정맥 마루금이 경주 백운산에서 고헌산을 거쳐 문복산 대신

     가지~간월~신불~영축산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영남알프스 서부능선인 천황산(사자봉)과 재약산(수미봉)이 빠져버려 이 또한 설득력이 떨어진다.


    고헌산과 문복산은 비록 영남알프스 주 산군에서 비켜나 있는 결격사유가 있지만

     '1000m가 넘는 영남지방의 산군'이라는 정의에는 부합돼 고민끝에 결국 막차로 포함되지 않았나 싶다.

    이번주 산행지는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고헌산(高軒山·1034m).

    정확히 말하면 울주군 상북면 두서면 언양읍과 경주시 산내면에 걸쳐있다.

    울산의 진산이 무룡산이듯 고헌산은 언양의 진산이다. 예부터 언양사람들은

    이 산 용샘에서 소망도 빌고 기우제도 지냈다. 

    고헌산은 부산서 비교적 가깝지만 상대적으로 한적한 산.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번잡하다는 가지산보다는 훨씬 가깝다.

    가깝고도 한적한 산.

    해서, 한 해의 갈무리 산행지로 적합할 듯하다.


    산행은 신기마을(이정석)~삼진아파트~보성빌라~경주김씨 공동묘지~지능선~전망대~1020봉~방화선~고헌산 정상(1033m)~산불초소(삼각점·1034m)~임도~도로~전원주택 조성단지~굴다리 통과~산전리 도동마을~경의슈퍼(버스정류장) 순.

    순수 걷는 시간은 4시간50분 안팎이며 길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통상 고헌산 산행은 대통골 왼쪽길로 1020봉으로 오르거나,

      고헌사를 거쳐  곰지골 왼쪽길로 상봉으로 향하는 코스가 보편적이다.

      이 두 길은 24번 국도 상에서 정상이 훤히 보일 만큼 급경사

      오르막이어서   여간 힘들지 않다.

      하지만 이번에 산행팀이 오른 대통골 왼쪽 능선길은 경사가 완만한

      옛길이어서 그리 힘들이지 않고 등정 가능하다.

      상북면 궁근정리 신기마을 앞에서 하차하면 오른쪽에 '신기마을'

      이정석이  서 있다.

      정면 검은 빛깔이 나는 계곡이 대통골, 그 오른쪽 너덜이 보이는 골이

      곰지골.

      고헌산 정상은 대통골과 곰지골 사이의 멧부리.

      산행은 왼쪽 저 멀리 보이는 KCG파크아파트 뒤 능선을 타고 올라

      오른쪽으로 주능선을 탄 후 궁근정리와 이웃한 산전리 도동마을로

    하산한다.


    진우훼밀리아 아파트를 보고 마을로 향한다.

    삼진아파트를 지나 보성빌라 왼쪽으로 가면 갈림길. 왼쪽으로 간다.

    정면에 눈덮인 가지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곧 또 갈림길.

    이번엔 KCG파크아파트 앞에서 오른쪽 산 방향으로 향한다.

    시멘트길이 끝나는 갈림길에서 왼쪽 흙길로 간다.

    경주김씨 묘지군을 지나면 또 갈림길.

    오른쪽으로 오르면 공동묘지.

    오른쪽 대각선 방향으로 오르면 이때부터 본격 산길.

    이곳까지 오면 들머리는 대충 찾은 셈.

    이정석에서 30분.



    솔가리와 낙엽이 수북한 운치있는 길이다.

    약간의 경사는 있지만 호흡이 긴 지그재그식 옛길이라 그리 힘들지 않다.

    음지쪽엔 아직 잔설이 남아 있지만 산행에는 지장이 없다.

    지능선까지는 대략 50분.

    중간에 두 번의 갈림길이 있지만 모두 오른쪽으로 가면 된다.


    지능선에선 오른쪽으로 간다.

    문복산과 고헌산 정상이 각각 보이고 한 굽이 더 오르면 고헌산 2봉인 1020봉이 머리 위에 걸린다.

    왼쪽 확 트인 지점에 서면 1020봉에서 이어지는 소나무가 빽빽한 낙동정맥능선~대현고개~목장을 지나 문복산과 운문령의 분기점인 895봉과 운문령이 한 눈에 펼쳐진다.

    마른 억새길을 지나면 오른쪽 바위 전망대.

    발아래 들머리 신기마을과 저 멀리 운문령 가는 24번 국도가 뱀 기어가는 듯 하다.


    바로 위가 1020봉.

    전망은 상봉보다 훨씬 더 좋다.

    정면 돌탑 뒤 저 멀리 낙동정맥인 경주 단석산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구미산 옥녀봉 벽도산 경주시내 소금강산 동대봉산 토함산 삼태봉 동대산 무룡산이, 그 앞 능선의 맨 오른쪽 국수봉을 기준으로 왼쪽으로 치술령 마석산

    남산이 펼쳐진다.

    정면 눈 앞의 산허리에 길이 나 있는 산이 고헌산에 앞선 낙동정맥인 백운산이다.

    고개돌려 오른쪽으로 고헌산 정상, 오른쪽으로 연화산 무학산, 울산 문수산 남암산 꼬장산 대운산, 그 앞 능선으로 정족산 천성산2봉 천성산 금정산이 보인다.

    그 오른쪽 앞 일자능선이 신불산, 그 앞 능선 오른쪽으로 간월산 배내봉 오두산 송곳봉이, 24번 국도 끝 배내고개를 중심으로 오른쪽 능동산, 그 뒤 오른쪽 천황산을 기점으로 왼쪽 재약산 향로산이, 오른쪽 가지산 중봉 가지산, 그 우측 앞으로 쌀바위 상운산 쌍두봉 지룡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제 고헌산 정상으로 간다.

    폭 7, 8m의 방화선이 능선길을 갈라놓고 있다.

    산불 확산을 막고 인력 투입을 쉽게 하기 위해 만든 방화선 탓에 억새는 길 좌우에 무성하지만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다.

    상봉은 10분 뒤, 삼각점이 있는 산불초소는 다시 3분 뒤.

    울산쪽 바다도 보인다.

     

     



    하산은 오른쪽 고헌사 방향.

    삼각점 방향으로 직진하면 소호령 백운산 소호고개로 이어지는 낙동정맥길.

    방화선을 따라 크고 작은 봉우리 4개가 보인다.

    기우제를 지냈다는 용샘은 삼각점 봉우리 아래 왼쪽 산사면 억새밭쪽에 있다.


    작은 돌탑을 지나 9분 뒤 갈림길.

    오른쪽은 고헌사 신기마을 방향. 직진한다.

    길은 점차 좁아지고 7, 8분 뒤 다시 갈림길. 오른쪽 능선으로 올라선다.

    이때부터 능선따라 직진만 하면 되지만 대신 작은 봉우리를 오르락내리락 한다.

    밧줄에 의지해야 할 정도의 바위길로도 내려서고 언양읍내도 점차 가까이 시야에 들어온다.

    왼쪽 저 멀리 경부고속도로가 철탑과 나란히 달리고 정면에 울산 문수산과 남암산도 근접해 있다.


    삼각점 봉우리에서 1시간40분 뒤 임도.

    임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150m 가면 우측에 산길이 열려있다.

    곧 만나는 무덤 오른쪽으로 하산길이 보인다.

    15분 뒤 임도와 다시 만난다.

    여기서 산을 벗어나는 도로까지는 7분 정도.

    사실상 산행 끝. 여기서 굴다리와 도동노인정을 잇따라 지나 경의고·상북중학교 맞은 편 24번 국도상의

    버스정류장인 경의슈퍼 앞까지는 35분 걸린다.




    # 교통편
    # 언양터미널서 내려 석남사행 1713번 버스

     

    노포동종합터미널에서 언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6시30분 첫 차를 시작으로 2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1시간10분 갈린다.

    언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석남사행 1713번 울산 좌석버스를 타고 상북면 궁근정리 신기마을 앞에서 내린다.

    오전 7시40분, 8시, 8시40분, 9시10분 등 20~30분 간격으로 있다.

     


    날머리 경의슈퍼 앞에서 언양행 1713번 좌석버스는 오후 2시40분, 3시25분, 4시15분, 4시40분, 5시10분, 5시40분, 6시10분, 6시40분, 7시30분(막차)에 있다.

    언양에서 노포동행 시외버스는 20~30분 간격으로 있으며 막차는 밤 9시.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 서울산(삼남)IC~언양 35번 국도(가지산 석남사)~창녕 밀양 24번 좌회전 뒤 언양시장 맞은 편 강변주차장(무료)에 대고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된다.

    이럴 경우 길을 건너 언양시장을 관통해야 한다. 걸어서 5분 거리이다.



    # 떠나기 전에
    # 산불초소가 위치한 봉우리로 옮겨

    고헌산의 해발고도는 널리 알려진 1033m보다 1m 높은 1034m.

    산행 중 유심히 관찰한 산꾼이라면 알겠지만 2002년 10월에 삼각점을 지금의 정상에서 산불초소가 위치한

    봉우리로 옮겼다.

    국토지리정보원에 따르면 항공사진측량 결과 이곳이 더 높게 나타났다는 것.

    실제로 봐도 그렇게 보인다.



    고헌산 정상 주변 방화선은 탁상행정의 전형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속된 말로 산을 다 망쳐놨다.

    폭이 넓어봐야 7~8m에 불과한데 1000m 이상 고지의 강한 바람이 이를 넘지 못할까.

    당시 정책을 입안한 공무원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공무원의 정책 실명제 도입이 절실한 대목이다.



    대통골은 경사가 심한 난코스. 전통의 부산 대륙산악회 등산학교의 졸업등반코스인 이 길은

    로프를 이용해야 할 정도로 제법 전문성을 요하는 코스여서 아마추어 산꾼들은 유의해야 한다.

    참고하길.



     

      맛집 한 곳 소개한다.

      언양시장 내 위치한 '쌀전곰탕(사진·052-263-6846)'.

      시장 내 7~8개 쇠머리곰탕집 중 가장 맛있기로 소문난 집.

       35년 전통의 원조집이다.

      시어머니와 함께 하다 3년전 며느리 김향화씨가 물려받았지만

      맛은 변함없다는 게 단골들의 전언이다.

      국물이 투명하며 시원하다.

      장날이면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들로 넘쳐난다.

                                                          언양시외버스터미널 후문에서 걸어서 1분 거리이다.



    글·사진 = 기자 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