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코스] ‘정관면 병산리~양산 웅상읍 매곡리’

금산금산 2019. 3. 20. 21:31

[제12코스] '정관면 병산리~양산 웅상읍 매곡리'



부산 市界를 걷다- 문득 뒤돌아 서니 저멀리 시퍼런 동해




GPS 트랙다운 / 고도표 다운로드 / 큰지도 다운로드   

   


산을 오르다 보면 가끔 가슴 아픈 현장을 만나게 된다.

사람의 욕심 탓에 산이 막히고 잘린 곳은 숱하게 있다.

백두대간 주능선을 보더라도 강원도의 자병산은 생태계의 보고였지만

 석회암 채취를 위해 산 자체가 사라져 버렸다.

이름난 대간, 정맥이 이 지경일진대 부산시의 경계길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이번 주 답사한 '부산 시계를 걷다' 제12코스는

 긴긴 여정을 지나온 시계길이 골프장 건설로 끊겨 길을 잇기 위해 먼 길을 돌아가야 한다.

실제 시계길을 걷는 구간은 얼마 되지 않지만 앞과 뒤를 잇는 과정은 쉽지 않다.

골프장을 돌아 아래로 내려갔다가 반대로 올라가기를 거듭해야 한다.

지난번 답사를 끝낸 기장군 정관면 병산리 병산마을에서 출발해

 해운대컨트리클럽 남쪽 경계를 따라 능선과 골을 가로지르다 좌광천 상류인 큰골을 따라 오른다.

계곡 상류에서 상어령 고개로 올라 여기서부터는 능선을 따라 북쪽으로 향한다.

해운대컨트리클럽 북쪽 언저리에 닿으면 비로소 시계길과 만난다.

바위 봉우리인 투구봉을 지나 박창잇고개에서 짧은 시계길과의 만남을 끝내고

 양산시 웅상읍 매곡리 매곡마을로 내려선다.

총거리 14㎞에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5시간~5시간30분, 휴식을 포함하면 6시간~6시간30분 걸린다.




◇ 골프장 피해서 내려갔다가 올라갔다가 거듭

   
상어령에서 557m봉에 오르기 전의 전망대에서 근교산 취재팀이 동해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오른쪽 가까이 있는 삼각산 뒤로 고리 원전 냉각탑이 보인다.

이번 답사의 출발점인 병산마을까지는 산막 입구에서 버스를 내려

 해운대컨트리클럽 방향으로 30분가량 걸어 들어가야 한다.

병산저수지를 지나면 곧 병산마을 표지석을 만나

 출발점인 병산마을회관이 나타난다.

콘크리트길을 따라 위로 오른다.

200m가량 오르면 나오는 '병산로 276' 주택 맞은편이

 지난번 답사 때 방산재에서 능선을 타고 내려온 길이다.

콘크리트길을 따라 계속 올라간다.

10여 분 오르면 길이 오른쪽으로 크게 휘면서 법화사 앞을 지난다.

길은 여기서부터 비포장 임도로 바뀌며

 왼쪽으로 크게 휘어진 뒤 계속해 산모롱이를 여러 번 돌아간다.

   
해운대컨트리클럽 남쪽 경계에서부터 흘러온 계곡에 숨은 폭포. 따로 길이 없어 계곡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고도가 조금 높아지면서 정면에 석은덤의 툭 튀어나온 바위가 보이고

 뒤돌아서면 지난번 답사 때 내려온 능선이 보인다.

법화사에서 25분 정도 오르면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

 멋진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고

 그 아래 나무 벤치로 휴식할 만한 자리가 마련돼 있다.

왼쪽 위로는 해운대컨트리클럽의 남쪽 경계인 돌로 쌓은 축대가 있다.

실제 부산 시계길은 축대 너머 골프장 북서쪽 경계를 따라 지난다.

여기서는 '건너편과 폭포 가는 길'이라 적힌

 나무 팻말을 따라 오른쪽으로 간다.

돌계단을 내려서면 바로 만나는 길에서 오른쪽이다.

낙엽 무성한 길로 10분가량 내려가다 보면

 오른쪽에서 내려오는 마른 물길과 만난다.

여기서 물길을 따라 2~3분 내려가면 계곡과 만난다.

답사로에서 벗어나지만 계곡 상류로 10분가량 올라가면

 멋진 폭포가 나타난다.

높이 30m가량의 폭포는 물이 적은 겨울임에도 시원한 경관을 선사한다. 꼭꼭 숨은 폭포여서인지 동네 주민에게 물어도

 이름은커녕 존재조차도 잘 모른다.

취재팀은 계곡 상류에 널밭마을이 있었던 점을 고려해 '널밭폭포'라 이름 붙였다.

폭포 위로 올라가면 설악 오륜폭의 축소판인 듯 작은 소와 폭포가 이어진다.

멋진 모습과 달리 상류에 골프장이 있어 수질은 좋지 않아 허연 거품이 떠다니고 물때가 끼어 있다.




◇ 좌광천 발원지 큰골 따라 가다 상어령으로 올라

   
큰골을 따라 오르면 나타나는 베틀굴. 거대한 바위 아래 오목한 공간에 절묘하게 자리잡았다.

길은 폭포로 오르기 전 계곡을 만난 지점으로 되돌아온 뒤

 맞은편으로 올라 오른쪽으로 이어진다.

6~7분 가면 또 다른 계곡을 만난다.

좌광천 발원지가 있는 큰골이다.

오른쪽으로 꺾어 아래로 50m가량 내려가

 콘크리트 다리를 건너서는 다시 오른쪽으로 간다.

200m쯤 내려서면 해운대컨트리클럽으로 가는 도로와 만난다.

왼쪽으로 올라간다. 300m가량 가면 길이 왼쪽으로 크게 휘어지면서

 계곡을 가로지르는 지점에

 해운대컨트리클럽 안내 표지물이 세워져 있다.

다리를 건너기 전 오른쪽으로 열린 길 입구에는 '병산숲길 안내도'가 서 있다.

답사로는 다리를 건너 '베틀암' 표지석이 서 있는 뒤로 이어진다.

이제 큰골을 오른쪽에 두고 오른다.

5분 정도 오르면 왼쪽 위에 거대한 바위 아래 기도처로 단장한 베틀암이다.

나무계단을 올라가니 바위 아래 움푹 들어간 곳에 돌로 벽을 쌓고 문을 달아 놓은 모습이 보인다.

베틀암 위로는 길이 좁아진다.

왼쪽 위로 드문드문 골프장 축대가 보인다.

2분가량 오르면 계곡을 건너 오른쪽 사면을 따라 올라간다.

7~8분 뒤 다시 계곡을 건넌다.

경사가 거의 없는 편안한 길이 이어진다.

10분가량 오른 뒤 또 한 번 계곡을 건너 계곡 오른쪽으로 오른다.

여기서 6~7분, 베틀암 표지석에서부터 30여 분을 오르자 길은 큰골과 헤어져 오른쪽 지계곡을 따라 올라간다.

길을 따라 10분이면 상어령(上於嶺)에 올라선다.

하어령은 방산재에서 동부산컨트리클럽을 따라가는 능선에 있다.

상어령에 올라서 오른쪽은 석은덤, 삼각산 방향이고 답사로가 이어지는 왼쪽은 시명산, 대운산 방향이다.

왼쪽으로 꺾어 정면에 멀리 보이는 봉우리를 향해 간다.





◇ 능선 올라서면 시계길 종착지 고리 원전 손에 잡힐듯

   
557m봉에서 투구봉 가는 길은 골프장 공사로 절개돼 우회로가 만들어졌다. 뒤로 시계길 능선이 펼쳐진다.

15분가량 걸어 정면 봉우리에 오르기 전 뒤돌아 보면

 긴긴 시계길을 걸어 비로소 다시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삼각산 오른쪽으로 멀리 시계길이 끝나는 지점인

 고리원전의 냉각탑이 살짝 보인다.

예전엔 이 봉우리를 왼쪽으로 돌아갔지만 골프장이 들어서면서

 정상을 지나가는 산길이 만들어졌다.

예전 길 입구에는 '시명산, 대운산, 장안사 방면'

 안내 표지판이 뿌리뽑힌 채 쓰러져 있다.

상어령에서 출발해 30분 만에 전망 좋은 봉우리에 올라섰다.

북서쪽으로 소나무 몇 그루가 서 있을 뿐

 관목만 있어 사방으로 조망이 트인다.

여기선 삼각산 너머 건설 중인 신고리원전도 보인다.

남서쪽 멀리 금정산 능선과 북쪽으로 가까이 천성산 능선이 손에 잡힐 듯하다.

동쪽 멀리는 울산 온산공단의 공장 연기도 뚜렷하다.

진행 방향으로 정면을 바라보면 시계길이 오른쪽으로 휘어지며 시명산과 불광산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안부를 거쳐 7~8분이면 557m봉에 오른다.

이곳은 정상 둘레를 나무가 에워싸고 있다.

길은 골프장을 향해 가며 경사가 가팔라진다.

산을 절개한 골프장 동쪽 경계를 따라 길이 이어진다.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는 응달진 길을 따라 25분가량 가면 다시 능선에 올라서며

 곧 '등산로 변경 안내' 표지판이 서 있는 예전 등산로 폐쇄지점이 나타난다.

비로소 빙빙 돌아온 시계길과 다시 만난다.

여기서 정면은 투구봉으로 오르는 길, 오른쪽 갈림길은 우회하는 길이다.

왼쪽 길로 10분가량 가파른 길을 오르면 바위 봉우리인 투구봉(564m)이다.

산신제단이 마련돼 있고 나무에 '산신제단 564m봉-마음달'과

 '용천북지맥 564.0m'라는 두 개의 표지가 걸려 있다.

투구봉에서 북쪽으로 내려서는 길은 급경사로 군데군데 로프를 연결해 두었다.

5~6분 내려가면 우회해온 길과 만난다. 여기서 3분가량 더 가면 박창잇고개다.

오른쪽은 박치골 상류다.

그 아래 박창잇마을에서 고개의 이름을 땄다.

정면은 시명산으로 이어진다.

이번 답사 코스에서 짧은 시계길과의 만남을 뒤로하고 왼쪽 매곡마을 방향으로 하산한다.

두꺼운 낙엽길을 따라 계곡을 몇 차례 건너 25분가량 내려서면 매곡소류지를 지난다.

곧 나타나는 아스팔트 길에서 왼쪽으로 꺾어 계곡을 오른쪽에 두고 30분가량 내려가면 매곡마을 버스정류장이다.




# 떠나기 전에

- 방산재~박창잇고개 사이, 골프장 탓에 연결 어려워

시계길 제12코스 답사에서 실제 시계길을 걷는 구간은 전체 코스 가운데 5% 남짓에 불과하다.

통상 시계길이 지나는 능선까지 오르고, 다시 내려오는 길을 고려하더라도

 턱없이 시계길을 비켜난 코스를 답사한 것이다.

지난번 답사를 마친 방산재(병산재)에서 시계길은 동부산컨트리클럽과 해운대컨트리클럽,

 두 개의 골프장 사이를 지나 박창잇고개로 이어진다.

지만 골프장 조성 과정에서 능선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절개했다.

시계길은 방산재에서 동부산CC의 남동쪽 부분을 지난다.

밀밭재 즈음에서 잠시 능선을 타다가 다시 해운대CC에서 끊어진다.

답사팀만이라면 골프장의 양해를 구하고 시계길을 따라갈 수 있겠지만

 다른 산꾼들의 '원만한' 산행을 위해 해운대CC를 빙 돌아 상어령을 거쳐 투구봉으로 가는 길을 따랐다.

상어령 지나 557m봉에서 투구봉 사이도 골프장 조성을 위해 산을 뭉텅 절개하는 바람에

 기존 등산로가 사라지고 새로운 길을 만들었다.

새로운 길 초입에는 아직 '경고 발파 주의'란 표지판이 한쪽에 버려진 것을 볼 수 있다.

새 길을 만든 지 10년 정도 되었지만 아직 다듬어지지 않아 해빙기나 비가 올 땐 미끄러워 위험할 듯하다.


# 교통편

- 들머리 병산·날머리 매곡, 노포동터미널 연결

들머리인 병산마을로 가려면 노포동 버스터미널 앞에서

 37번 시내버스를 타고 정관 '산막입구' 정류장에 내려야 한다.

여기서 병산마을까지는 해운대컨트리클럽 방향으로 30분가량 걸어가야 한다.

이번 구간의 날머리인 양산 매곡마을 버스 정류장에서는

 양산 덕계까지 가는 마을버스가 매시 25분과 55분 출발한다.

덕계상설시장에 내리면 50, 58, 59, 1002번 등 부산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갈아탈 수 있다. 

  

  • 이진규 기자 oce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