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테마여행] <56> 거북손
거북의 발 닮은 데서 이름 유래
거북손은 우리나라 전 연안에 분포하며 암반 조간대 하부에서 흔히 발견되는
몸통 길이 3~5cm 안팎의 자루모양 따개비류이다.
몸통의 전체적인 색깔은 보통 황갈색이 많지만
경우에 따라 짙은 갈색이나 흰색에 가까운 황색 등 색상 변이가 있다.
만조 때 고사리잎 같이 생긴 만각을 이용해 플랑크톤을 걸러 먹는 부유물 여과 섭식자이다.
짭짤하고 쫄깃쫄깃한 맛
남·동해안 일부서만 먹어
거북손이란 이름은 전체적인 외형이 거북의 손(발)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영어권에선 거위 머리 또는 목과 비슷하게 생겼다 해서 '거위목 따개비'라 불린다.
거북손은 지방에 따라 부처손, 부채손, 바위손, 금조개, 대감감투, 보찰(寶刹) 등 다양한 이름으로도 불린다.
이 중에서도 보찰이라고 하는 불교 색채가 짙은 이름이 유독 시선을 끈다.
보찰은 불교에서 극락정토를 의미한다.
불자들의 관념 속에는 사바세계에서 피안의 정토로 건너갈 때 타고 가는
반야용선이라는 상상의 배가 있다.
불자들은 바다 속 용궁도 또 하나의 극락정토로 여겼고,
거북이 극락정토로 인도하는 반야용선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믿었다.
거북의 앞발을 자세히 보면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불자들은 거북손이 가리키는 곳이 극락정토이자 보찰이라 믿었던 것 같다.
정약전은 자산어보에서 거북손을 일컬어 '오봉호'라 했는데
거북손의 5개 석회질 각판에서 5개 산봉우리를 연상한 것으로 보인다.
'중봉 및 최소봉이 서로 합하여 단단한 껍질이 된다.
뿌리의 둘레엔 껍질이 싸고 있는데 이 껍질은 유자와 같으며 습기가 있다.
살에도 붉은 뿌리와 검은 수염이 있다.
맛은 달콤하다'고 했다.
거북손은 우리나라에선 남해안이나 동해안 바닷가 사람들 극히 일부만 먹는다.
날로 먹어도 되지만 보통은 약간의 물을 넣고 껍질째 삶아 먹는다.
석회질 각판과 자루 부분을 살짝 비틀면 알맹이만 쉽게 빠져나오는데 게의 집게발과 비슷한 맛이다.
그러나 질감은 사뭇 다르다.
촉촉하고 부드럽고 짭짤하고 쫄깃쫄깃하다.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바다의 풍미이다.
이두석·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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