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테마여행] <62> 보리멸
투명한 연분홍 살결 '백사장의 미녀'
보리멸은 농어목 보리멸과의 바닷물고기로 몸은 원통형으로 가늘고 길며 옆으로 납작하다.
난류의 영향을 받는 해안 가까이의 모래밭에 서식하는데,
봄에는 바깥 바다로부터 연안의 얕은 곳으로 이동하고 가을에는 다시 바깥 바다로 나간다.
보리멸은 보리가 누렇게 익어갈 무렵이면 연안의 깨끗한 모래밭에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내고
멸치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어떤 사람들은 누렇게 익은 보리를 닮았다 하여 보리멸이라고 부른다.
담백하고 비린내 없어
이동하면서 낚아야 '손맛'
보리멸은 초롱초롱한 눈망울, 작고 귀여운 입, 날씬한 몸매, 투명한 연분홍의 살결이
아름다운 여인을 연상케 해 '백사장의 미녀'나 '바다의 요정'이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지방에 따라 문저리, 보리메레치, 모래문저리, 모래모치, 모래무지, 모살치, 소내미, 보리치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도 불린다.
보리멸은 6~8월 산란철이 되면 육지에서 가까운 모래밭으로 찾아든다.
몸을 숨길 곳이 거의 없는 밋밋한 모래밭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경계심이 강하고 소리 등에도 민감해
위험을 느낄 때는 모래 속으로 숨어버리거나 도망치는 습성이 있다.
강한 경계심과 곱상한 생김새와는 달리 먹이에 대한 집착은 무모하리만치 강해
낚시 헛챔질에 화들짝 놀라 숨었다가도 금방 잊어버리고 다시 먹이를 향해 우악스런 입질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뜨거운 여름 해수욕철 피서지 백사장에서 아침이나 오후 해 질 녘에 짬을 내
독특한 입질과 손맛을 만끽할 수 있는 가족 낚시 대상어가 보리멸이다.
'보리멸은 발로 낚는다'는 말이 있다.
함포 사격처럼 계속 이어지는 봉돌의 첨벙거림에 경계심이 강하고 민감한 보리멸이
한곳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는다는 건 바랄 수 없다.
따라서 무리의 이동을 쫓아 이리저리 이동을 하면서 낚아야
한 곳에서 기다리며 낚는 것 보다 훨씬 많이 낚을 수 있다는 말이다.
보리멸은 담백하고 비린내가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보기에도 맑고 깨끗해서
생선을 즐기지 않는 사람도 쉽게 다가선다.
뼈가 부드럽고 잔가시가 없어서 비늘만 쳐낸 다음 뼈째 어슷썰기를 하면
무지개 빛깔의 부드러운 육질이 미각을 돋운다.
회를 먹다가 질리면 속살을 저며 즉석에서 보리멸 초밥을 만들면 회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도 먹기 쉽다. 반 건조시켜서 냉동 보관하였다가 구이나 튀김으로 먹기도 한다.
올 여름, 가족과의 피서여행에서는 꼭 한 번 '백사장의 미녀'를 만나 보자.
여름 바캉스의 새로운 추억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두석·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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