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테마여행] <72> 보구치
살 물러 약간 말려 요리해야 제맛
보구치는 농어목 민어과의 바닷물고기이다.
등쪽은 연한 갈색이고 측선을 경계로 밝아져 배쪽으로는 은백색을 띈다.
아가미 뚜껑의 위쪽에는 눈지름 크기의 검은색 무늬가 있고,
옆줄은 몸의 등쪽으로 치우쳐 있으며 꼬리지느러미까지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뻗어있다.
모래·펄 바닥인 근해 서식
중·하층에 무리 지어 다녀
수심 40~100m의 바닥이 모래나 펄로 된 근해에 주로 서식하며
따뜻한 바다의 중층이나 하층에서 무리를 이루어 헤엄쳐 다닌다.
산란기에는 큰 부레를 수축시켰다 펴면서 특유의 울음소리를 낸다.
보구치라는 이름은 이 물고기가 '보굴보굴(뽁뽁)' 울음소리를 낸다하여 붙은 이름이다.
영어권에서는 보구치가 '개굴개굴 우는 하얀 물고기'란 뜻으로 '화이트 크로우커(white croaker)'라 불리며,
일본에서는 '흰조기'라는 뜻으로 '시로구찌'라 불린다.
보구치는 1~3월 제주도 서남 해역에서 월동을 한 뒤 봄이 되면 서해 북부 쪽으로 이동한다.
서해에선 5~6월, 남해에선 6~8월 사이에 산란을 위해 가까운 연안으로 몰려든다.
이때가 보구치의 낚시 시즌이다.
보구치 낚시는 가까운 바다에서 이뤄지고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고 쉽게 낚여
피서철에 가족 단위로 즐기기에는 그만이다.
또한 보구치는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므로 어떨 때는 1~2시간 안에 100여 마리를 쉽게 잡을 수도 있다.
보구치는 살이 물러 한여름 뙤약볕에서는 쉽게 상한다.
따라서 낚은 보구치는 즉시 내장을 분리해 굵은 소금으로 염장을 한 후 얼음을 채워둬야
보구치 본연의 쫄깃한 맛을 살릴 수 있다.
따라서 보구치 낚시에는 굵은 소금과 얼음 준비가 필수이다.
보구치는 살이 물러 회맛은 떨어지지만
2~3일 그늘에서 꼬들꼬들하게 말린 다음 구이나 찌개, 찜으로 요리하면 맛이 일품이다.
고춧가루를 얹어 자글자글 끓여내는 찌개에 점수를 주는 사람이 많고,
소금구이 후 껍질을 들어내고 흰 살을 발라 먹는 맛이 으뜸이라는 사람도 있다.
보구치는 굴비로 만들어 먹는 참조기나 부세, 수조기의 4촌쯤 되는 맛있는 물고기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보구치를 뱃가죽에 노란 물감을 바른 조기의 짝퉁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다.
임보 시인은 '역전에 관하여'란 시에서...
'어리석은 군중들은 맛으로 생선을 고르지 않고 값으로 고르며 질로 상품을 고르지 않고 이름으로 고른다. 세상을 정복하여 네가 이름을 얻기까지 역전은 없다'며 짝퉁의 비애를 풍자하고 있다.
이두석·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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