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숨쉬는 부산바다 <8>
폐그물에 대한 대책
버려진 그물,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죽음의 덫
통발에 갇힌 베도라치를 고둥이 달려들어 뜯어 먹고 있다. |
- 폐그물속 썩어가는 물고기들
- 이를 먹기위해 꼬이는 다른 개체
- 갇히면 무조건 죽는 악순환 계속
- 다이버들에게도 위협적 존재
- 썩지않는 합성수지 그물들
- 엉키고 끊어져 수명 2~3년 불과
- 연간 5000t 바닷속에 남겨져
- 바닷물에 분해되는 생분해성 그물
- 2007년부터 실용화 단계 밟아
- 나일론보다 배 비싼 가격 걸림돌
- 그물교체 때 금액지원 시범사업 희망
폐그물이 바닷속에서 흉물스러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바다에서 폐그물을 만나는 것은 달갑지 않다. 특히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바닷속에서 몸이 그물에 엉키기라도 하면 벗어나기가 만만치 않다.
폐그물은 바다를 찾는 사람들에게도 위험한 존재이지만 물고기들에게는 죽음의 덫이 된다. 폐그물에 갇힌 물고기들은 그곳을 벗어나지 못한 채 죽어서 썩어들고 이를 포식하기 위해 물고기들이 그물 안으로 들어가 갇히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를 두고 유령어업이라 한다. 유령어업으로 인한 수산업 피해는 연간 180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폐그물은 수산업에 피해를 줄 뿐 아니라 바다오염이라는 더 큰 문제를 불러온다. 폐그물 안에서 죽어 부패하는 물고기들이 바로 직접적인 오염원이기 때문이다.
자리돔들이 버려진 통발속에 갇혀 있다. 나일론 소재인 이 통발은 수백년 동안 이렇게 방치된 채 있을 것이다. |
그래서 실제 그물의 수명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2~3년 정도로 봐야 한다. 2002년 국립수산과학원의 동·서·남해안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연안 통발과 자망어구는 연간 사용량의 50%가, 근해통발과 자망어구는 20~30%가 바다에서 유실된다고 한다. 어림잡아 연간 5000t 정도 되는 엄청난 양이다.
부산 앞바다도 자유로울 수 없다. 어느 해역에서든 버려진 통발이나 폐그물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남구 백운포, 영도구 중리, 사하구 다대포 해역은 다소 심각하다. 지난주 영도구 중리와 남구 백운포 해역에 버려진 통발과 폐그물 덩어리 십여 개를 살펴봤다. 그 안에는 자리돔, 베도라치, 쥐치, 게 등의 바다 동물들이 갇혀 있었다. 일부는 이미 죽어서 부패하기 시작했다.
바다를 떠돌던 폐그물들이 바닥에 가라앉아 있다. 나일론 소재인 이 폐그물들은 수백년 동안 이렇게 방치된채 있을 것이다. |
통발을 살피며 지나는데 통발 그물코에 끼어 있는 베도라치 한 마리가 보였다. 머리는 간신히 빠져나왔지만 길쭉한 몸은 그대로 그물코에 끼인 채였다. 베도라치의 위기를 감지한 고둥 한 마리가 다가와 베도라치를 뜯어 먹기 시작한다. 살점이 뜯길 때마다 베도라치는 격하게 몸부림쳐 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바다에 유실되는 폐그물은 수거만 되면 피해를 줄일 수 있겠지만 넓고 깊은 바다를 떠돌거나 가라앉아 있는 그물을 100% 수거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전국 각지에서 스쿠버 다이빙 동호인들을 중심으로 폐그물 수거 및 바다 정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버려지는 양을 생각하면 이들의 활동은 바다 살리기라는 계몽적 차원에서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바다 바닥면에 가라 앉아 있는 폐그물과 어망들. |
개발 초기 일반 나일론 그물보다 강도가 떨어지는 등 실용화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2007년을 기점으로 실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세계 최초이며 국제출원 3건 등 7건의 특허를 출원 또는 등록했다.
작년 말 494척의 어선이 생분해성 그물을 사용했는데 올해는 600척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생분해성 그물은 유실되더라도 2~5년 정도가 지나면 바닷물에 완전히 분해되어 없어진다.
나일론 소재보다 1.6~2배 정도 비싼 가격도 점진적으로 해결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어민들이 기존 그물을 생분해성 그물로 교체할 때 절반 이상의 금액을 지원해주는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공동기획 : 국제신문, 국토해양부 영남씨그랜트, 국립 한국해양대학교
물고기 한마리가 폐그물 속에서 썩어가고 있다. 이렇게 썩어가는 물고기들은 바다를 오염시키는 직접적인 오염원이 된다. |
게 한마리가 통발에 갇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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