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테마여행] <85> 매생이
겨울철 남도에서만 나는 녹색 해조류
매생이는 남도의 바닷가에서 겨울철에만 만날 수 있는 녹색 해조류의 하나다.
지형적으로 조류가 완만하고 물이 잘 드나드는,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지역에서 잘 자란다.
무쳐먹는 파래나 감태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그들보다는 굵기가 훨씬 가늘다.
그 모습이 어린아이가 물속으로 잠수해 들어갈 때 풀어지는 여린 머리카락 같기도 하고,
참빗으로 잘 빗어 넘긴 여인네의 머릿결 같기도 하다.
오염 안 된 깨끗한 데 잘 자라
뜨거워도 김이 나지 않아 특이
매생이는 특유의 향기와 맛을 지녀 선조들은 오래전부터 식용으로 애용하였는데,
세종실록 지리지에는 매산이(매山伊)로,
자산어보에는 매산태(매山苔)로 소개되어 있다.
정약전은 자산어보에서 '누에 실보다 가늘고, 쇠털보다 촘촘하며 빛깔은 검푸르다.
국을 끓이면 연하고 부드러워 서로 엉키면 풀어지지 않는다.
맛은 매우 달고 향기롭다'고 매생이를 묘사했다.
매생이는 뭐니 해도 굴을 넣고 끓인 매생이국이 최고의 메뉴이다.
청정지역에서 자라기 때문에 맑은 물에 가볍게 헹구고 체로 걸러낸 후,
냄비에 적당량의 물을 붓고 마늘 서너 쪽을 빻아 넣는다.
생굴을 조금 넣고 끓이다가 끓을 때 매생이를 넣으면 된다.
거품이 뽁뽁 올라오면 국자로 한두 번 저은 다음 불을 끄고 간을 한 후
참기름 몇 방울 뿌리면 완성이다.
매생이국은 매생이, 굴, 다진 마늘, 참기름 정도가 들어가는 재료의 전부이지만
미각을 부드럽게 자극하는 바다의 향기, 고소한 맛, 그리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느낌이 일품이다.
속 풀이 해장국으론 그만이다.
정일근 시인은 '매생이국을 끓일 줄 아는 어머니를 둔,
매생이처럼 달고 향기로운 여자와 살고 싶다'고 했고,
이대흠 시인은 '이 세상의 모든 음식 중에서 가장 부드러운 어머니의 맛'이라 예찬했다.
매생이국은 다른 음식과 달리 뜨거워도 김이 많이 나지 않는 게 특이하다.
촘촘하고 가는 조직에 막혀 뜨거운 김이 위로 올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뜨거운 줄 모르고 덥석 삼켰다간 입천장이 벗겨지기 십상이다.
그래서 남도지방에서는 '미운 사위에 매생이국 준다'는 속담이 있으며
의뭉스런 사람을 '매생이국'이라고 놀리기도 한다.
매생이는 삶에 활력을 주며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치유하는 '힐링푸드'이다.
최근 수산과학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매생이 추출물이 인체의 면역활성을 증가시켜 각종 질병을 예방한다'고 하였다.
이두석·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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