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푸는 신비의 세계] <8>
제4의 제국 '가야 신비'
'신라
황금문화 경쟁 밀려 '철의 왕국'역사 뒤안길로'
[제4의 제국] 가야는 왜 쇠퇴했을까?
한때 '철의 왕국'으로 불릴 만큼 흥했던 가야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과학적인 이유는 뭘까?
최근 가야가 드라마 제작 등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잃어버린 왕국'이라고 불릴 만큼 여전히 [많은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
과학의 눈으로 수수께끼를 풀어보면 어떨까.
부경대 박맹언(환경지질과학과) 교수는
"가야가 흥하게 된 원인을 살펴보면 쇠퇴하게 된 이유도 함께 알 수 있다"고 지적한다.
'철의 왕국'이란 수식어에서 알 수 있듯이 [가야는 당시 첨단 산업인 제철 기술]에서 최고를 자랑하고 있었다.
박
교수의 말이다.
"최근 김해 지사동과 물금(오봉산 일대)에서 원석으로부터 철을 제련하는 용광로 유적이 발견됐다.
이는 이곳이 광산개발 및 철광석 공급에서부터 제련, 정련, 용해 등 일련의 종합시스템을 갖춘
제철단지였음을 의미한다."
특히 물금광산은 1980년대까지 국내
최대의 철광산으로 명성을 날렸고
김해 인근은 노두광산으로 1900년대 초까지 채굴되던 곳이다.
김해는 낙동강을 끼고 발달한 고대
제철단지였다.
요즘으로 치면 [포항제철소]나 [광양제철소]인 셈이다.
박 교수는 "이곳에서 생산된 철제품을 동래 등 내륙지방으로 옮기려면
지금처럼 만덕고개를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낙동강~바다~수영강으로 이어지는 뱃길을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철제품은 일본까지 수출되는 등
세력을 떨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철로 흥했던 가야는 그러나 황금문화의 신라와의 경쟁에서 밀렸다는 게 박 교수의
주장이다.
신라에서는 왕의 수보다 더 많은 금관과 세계 역사상 그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만치 많은 금 귀걸이가 출토됐다.
신라는 4세기부터 현대과학 기술에 버금가는 최고의 금 가공기술로 당시 첨단 수출산업을 형성했다.
박 교수는 "일본서기에서 신라는
황금이 넘치는 나라로 기록될 만큼 황금문화가 발달했다"며
"금속문화의 흐름상 결국 가야의 철기문화는 보다 진척된 고부가가치산업인
신라의
황금문화와의 경쟁에서 밀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철기가 '브라운관TV'라면 황금문화는 'LCD-TV'로 비유될
수 있다.
여기에 해수면의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김해 장유패총에서 3세기경의 철기와 해안의 흔적이 발견됐다.
이는 당시
해안이 지금보다 4~5m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김해 예안동의 해식동굴과 사주도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다.
3세기 이후 어느 시점에서
김해지역이 융기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해수면이 서서히 융기함에 따라 가야 제국의 항만 기능이 약화돼 무역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수송수단 등을 고려할 때 무거운 철제품을 싣고 높은 산을 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
이라고 설명했다.
[가야의 쇠퇴]에 대해 수백 개에 이르는 고분을 주목하는 학자도 있다.
칠레 [이스터 섬]에 있는 사람 얼굴 모양 석상의 경우처럼
고분
건설과 순장에 따른 국력 낭비가 국가성장 잠재력을 깎아먹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과학자들의 '도발적인' 주장에 대해 가야사
전문가는 어떻게 생각할까.
부산대 신경철(고고학과) 교수는 "동의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가야 쇠퇴의 원인은 당시 [동아시아 정치
변동]에 있다는 설명.
신라의 요청에 따른 고구려 군사의 압박 때문에 금관가야가 [해체]되고,
가야제국이 [사분오열]되면서 멸망하게 됐다는
것.
"가야 고분은 노동력 등 국력을 낭비할 정도의 구조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임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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