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푸는 신비의 세계]<9>
'온돌'의 비밀
두한족열 생활 속 재현 우리 겨레 최고의 발명품
감기몸살 기가 있는 K씨는 '주말 내내 방에서 뒹굴었으면' 하고 소망한다.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찜질방이라도 갈 작정이다.
우리는 몸 상태가 나쁘면 [뜨끈뜨끈한 온돌]을 갈망한다.
그리고 온돌에서 몸을 한 번 지지고 나면 개운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민족 고유의
난방 방식인 온돌.[온돌의 좋은 점]이 뭘까?
[다른 난방 방식]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온돌 전문가인 부경대 김종수(기계공학부) 교수는 "온돌은 실내 온도를 균일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온돌은 [벽난로] 등 대류 난방 방식에 견줄 때
[상하의 온도 차이가 적어] 실내 거주자가 보다 더 쾌적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외국영화처럼 [벽난로] 등은 낭만적이며 멋있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대류난방]은 열기를 위로 올라가게 하고 바닥에 찬 기운이 모여든다.
인체의 쾌적성 원리와 [정반대]이다.
특히 [온풍장치]는 먼지 등을 날려 호흡기 등 위생에도 좋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온돌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우리 민족의 [건강철학]인
두한족열(頭寒足熱, 머리는 차게 하고 발은 따뜻하게 한다)의 원리를 생활 속에 재현한 것이다.
김 교수는 "전통 구들장을 제1세대 온돌이라고 하면
기존의 플라스틱 온수관(엑셀튜브)은 2세대 온돌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구들장의 신비를 간직한 곳이 바로 '한번 불을 넣으면 100일 동안 온기가 지속됐다'는
경남 하동 [칠불사]의 아자방(亞字房).
지난 1950년경 한국전쟁 때 파괴된 후 80년대 초 복원됐다.
김 교수는 "구들장의 신비를 알아내기 위해 당시 보수공사를 맡은 관계자까지 찾아갔지만
[원리를 알 수 없어 일반 형태로 놓았다]는 말만 듣고 왔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수년간의 연구 끝에 [아자방의 신비]를 밝혀냈다.
이중 축열 구조와 열전도방지지석(땅바닥 등으로 열이 전도되는 것을 막는 돌) 등을 통해
한번 축적된 열이 조금씩 활용되도록 한 것이 핵심 원리.
[세계 건축사전]에 기록될만한 발명의 신비를 밝혀낸 것이다.
그럼 이 [구들장 원리]를 가정집에 활용할 수 없을까?
김 교수는 "현대건축물에 적용하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히트파이프와 태양에너지를 접목시키면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열을 신속하게 전달하는 [히트파이프를 이용해 40% 정도의 에너지절감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불을 다루는 최고의 기술'이라는 수식어를 자랑하는 [온돌]은
[김치]나 [비빔밥]에 못지않은 우리 민족 최고의 신비스런 발명품이다.
온돌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이를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
[제3세대 온돌시스템] 개발은 후손인 우리의 과제다.
이를 소홀히 했다가 자칫 외국에 선수를 빼앗길 위험이 있다.
현재 온돌에 대한 관심은 중국과 일본, 덴마크를 비롯한 유럽 각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 나라의 가정에서는 온돌 바닥을 설치하는 난방이 각광받고 있다.
심지어 [온돌난방시스템]에 태양에너지 등 재생에너지를 접목시켜
[친환경] 및 [에너지절약형] 난방·냉방 장치 개발에 온힘을 쏟고 있다.
비싼 특허료를 주고 외국에서 온돌을 되사오는 그런 일은 피해야 할 것이다.
임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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