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푸는 신비의 세계] <10>
부산은 '공룡 왕국'
'세계적 유적지' 곁에 두고 먼 곳으로 떠돌지 않나요?
"차라리 부산 태종대로 갈 걸…."
얼마 전 국내 유명 공룡발자국 유적지를 가족과 함께 다녀온 부산 사람 A씨는 땅을 쳤다.
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하다 오히려 부산에 공룡 유적들이 더 풍부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교통체증에 시달리지도 않고 손쉽게 찾아갈 수 있었는데….'
영도 태종대와 백양산, 다대포, 암남공원 곳곳에서 [공룡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영도구 태종대 등대와 신선대바위를 연결하는 벼랑길로 들어서면
바닥에서 공룡 10여 마리가 일렬로 바다쪽 절벽으로 나아가고 있는 공룡발자국 화석을 볼 수 있다.어느 곳에 비하더라도 손색이 없다.
또 부산진구 초읍동과 부암동 사이 백양산 해발 400m 지점 [퇴적암층]에서도
오리부리룡이나 세뿔룡, 폭군룡 등으로 보이는 공룡의 발자국 화석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사하구 다대포 다대부두와 두송반도 사이 암석 해안에는 조각류 및 용각류 공룡의 알 화석이
부산에서 처음 발견됐고, 서구 암남공원 남단에서 공룡골격 화석이 발견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말 없는 게 없을 정도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부산에 [공룡유적]이 이처럼 풍부한 줄은 미처 몰랐을 것이다.
그럼 부산에서 공룡 유적이 다양하게 발견되는 이유는 뭘까?
서로 연관성은 있는 걸까?
과연 부산은 [쥐라기 공원]이었을까?
부산대 김항묵(지질환경과학전공) 교수의 말이다.
"모두 동시대 유적이다. 지금으로부터 7천만~8천만 년 전 후기 백악기 때 살았던 공룡의 유적들이다.
공룡은 중생대 트라이아이스기 후기(2억3천만 년 전)에 처음 출현해 쥐라기를 거쳐 6천500만 년 전
백악기가 끝나면서 모두 멸종했다.
부산지역(경상분지)은 백악기 때 형성됐다.
당시 부산은
화산활동이 활발한 범람원이었다.하천과 평야가 만나는 곳으로 공룡들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즉 부산은 '쥐라기 공원'이 아니라 '백악기 공원'이었던 것이다.
그럼 [공룡발자국]과 [골격 화석]은 어떻게 생겼던 걸까.
태종대 공룡발자국 화석의 경우다.
공룡이 얕은 물에 잠겨 있는 무른 지표면을 밟고 지나가면 선명한 발자국이 생긴다.
이곳에 화산폭발 등으로 재나 진흙 등이 퇴적된다.
오랜 세월동안 지각운동과 풍화작용을 거쳐 지면에 노출된 것이 바로 우리가 보고 있는 발자국 흔적이다.
또 공룡 골격 화석은 비슷하다.
공룡이 어떤 이유로 죽게 되면 사체가 대기 중에 노출된 채 침식과 풍화작용을 받아 골격이 해체된다.
또 홍수 등 하천범람으로 골격이 부러지고 이동되어 범람원에 퇴적됐다가 발견된다.
이는 국내에서 '발자국'은 많은데 '골격'이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적게 발견되는 이유다.
공룡 전문가들은
"신선대와 오륙도 등 부산지역 해안가를 조사하면 더욱 많은 공룡 유적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룡 화석]은 '자연사 유적의 꽃'이다.
한 번 파괴되면 영원히 복원할 수 없고 그 가치도 따질 수 없다.
특히 인구 수백만의 대도시에 이처럼 공룡유적이 풍부한 곳도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그러나 부산시민 대부분은 아직도 경남 고성 등을 애써 찾아간다.
지척에 보물을 두고 말이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부산을 명실상부한 '백악기 공룡 왕국'으로 재탄생시켜야 한다는 게 공룡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임원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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