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골목] <25>
스웨덴 스톡홀름 '오스터푸드' 홀
'음식이 아니라 행복을 파는' 시장은 훌륭한 삶의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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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터푸드홀 외관 |
북유럽은 [음식 값이 너무 비싸다.]
특히 스웨덴의 수도인 스톡홀름은 [상상을 초월]했다.
스웨덴 국민 햄버거라는 맥스버그 체인에서 [세트 메뉴 2개]를 시켰더니 무려 4만 원이 나왔다.
도대체 이 나라에서는 무엇을 먹어야 하나?
고민하다가 시내 한복판에 있다는 '오스터푸드' 홀을 찾아갔다.
■ 시내 한복판의 '오스터푸드' 홀
붉은
1888년에 지어진 오스터푸드홀은 둥근 아치 입구에 파란 간판이 붙어 얼핏 요새처럼 느껴졌다.
푸드홀 내 상점은 천정이 유난히 높았다.
각종 음식 냄새를 환기시켜 주는 역할 때문이라고 했다.
높은 천정 아래로 짙은 갈색 목재는 고급 레스토랑의 클래식한 이미지를 전해주었다.
이곳은 전통시장임에도 미슐렝 가이드에 오를 정도의 유명한 음식점이 많다.
그 이유는 주변에 로컬 식재료를 파는 가게가 포진하고 있어 늘 신선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곳 식당과 가게는 대부분 대를 잇고 있는데, 한결같이 가장 좋은 식재료를 공급하고,
반드시 이를 재료로 음식을 만든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음식이 아니라 행복을 판다는 믿음을 갖고 있는 것이다.
■ 임금 격차 적으니 사무직 선호 안 해
[청년 상인]이 많은 것도 이곳의 특징 중 하나다.
어느 상점을 가도 청년 주인이 넘친다.
깔끔하게 차려입은 청년 사업가들이 손님을 맞이하는 것처럼 보인다.
한 생선가게에서 사진을 찍는데, 잘 생긴 청년이 거대한 생선 입을 일부러 열어보이며
좋은 사진이 나올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그만큼 여유와 활기가 넘치는 것 같았다.
이곳에 유난히 청년 주인이 많은 것은 대를 이어 장사하는 전통 때문이기도 하지만
서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력이나 직업에 따른 임금 격차가 적은 까닭도 있다.
[직업에 대한 편견]도 거의 없다.
덕분에 청년들은 굳이 사무직을 선호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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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스톡홀름의 오스터푸드홀에는 신선한 식재료와 다양한 조리법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레스토랑이 많다. 리사 식당도 그중의 하나다. 이랑주 씨 제공 |
■ 재료 본연의 맛 고스란히 전해져
친절한 미소를 보낸 젊은 요리사가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점심을 먹기 위해서였다.
해산물과 감자 요리를 주문했다.
음식은 담백했다.
해산물 하나하나의 식감이 살아 있는 듯 입 안 가득히 바다의 향이 느껴졌다.
장식이 화려한 것은 아니지만 재료 본연의 맛이 그대로 전해졌다.
스웨덴 요리는 전통적으로 조리법이 단순하다.
특히 청어와 고기, 감자를 주 재료로 사용하는데, 향신료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사실 식재료가 워낙 싱싱해 굳이 향신료나 조미료를 쓸 필요가 없다.
진정성과 철학이 담긴 이 음식들은 젊은 가게주인을 통해 끊임없이 미래로 전해질 것이다.
■ 고추와 토마토가 '반짝반짝'
송글송글 물방울이 맺힌 과일과 채소가 너무나 사랑스러워 한 가게 앞에 나도 모르게 발을 멈췄다.
나무 바구니에 조심스럽게 담긴 과일과 채소는 보기에도 싱싱했다.
사진기를 들이대니 주인이 살짝 웃었다.
그리고 곧바로 가게에 진열된 상품을 정성스럽게 닦았다.
고추와 토마토가 반짝반짝 빛을 냈다.
호박과 감자, 고구마도 깨끗했다.
더 이상 손질할 이유가 없는데도 그 주인은 쉬지 않았다.
과일을 닦고 채소에 물을 뿌렸다.
주인에게 사랑받는 상품은 고객에게도 반드시 사랑받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품은 주인의 마음을 닮는다.
오스터푸드홀을 둘러보면서 우리나라에도 그 지역에서 재배된 식재료만으로 구성된
[로컬 푸드 마켓]을 하나 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지역의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최고의 요리를 경험하고 최상의 식재료를 집으로 가져 올 수 있다면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행복할 것 같다.
또 이런 음식을 먹고 자란 아이들은 당연히 그 맛을 기억하며 다시 그 시장을 찾을 것이다.
좋은 순환의 고리는 세월을 이기는 힘이 된다.
좋은 식자재로 만든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시장 정신은 젊은 상인들을 통해 대를 이어 간다.
시장은 그 과정에서 가장 좋은 삶의 공간이 되는 것이다.
이랑주VMD연구소 대표 lmy7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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