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飯事] 22. 대만 '우롱차'국내에서 '동방미인'으로 더 알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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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최고의 청차 브랜드인 '동방미인차'. 도림원 제공 |
한 농부가 차나무를 보고 찻잎을 따려고 다가갔다.
그런데 검은 뱀이 차나무를 휘감고 있는 것이 아닌가. 농부는 뱀이 눈치채지 못하게 조심스럽게 찻잎을 땄다. 나중에 찻잎을 달여 마셔 보니 맛이 기가 막혔다. 이후 누가 물어보면 '뱀차'라고 얘기했다.
그 차가 바로 중국 청차(靑茶)의 대명사인 우롱차(烏龍茶)다.
여기서 우롱을 뜻하는 오룡은 '검은 용'으로 직역되지만, 중국에서는 흔히 뱀을 일컫는다.
[우롱차]는 세계적인 명차다.
그중에서도 대만 우롱차를 최고로 친다.
연중 고온다습하고 운무에 늘 젖은 대만은 청차의 생장 조건에 가장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란다.
물론 대만 우롱차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등급이 있다.
그중 최고 브랜드는 '백호오룡(白毫烏龍)'이다.
찻잎이 부드럽고, 뒷면에 흰 솜털이 송송 나 있어 붙은 이름이다.
대만에서는 '팽풍차(膨風茶)'로도 불린다.
즉, '허풍을 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차는 봄에 만들어 파는데, 한 농부가 우연한 기회에 벌레 먹은 찻잎으로 여름차를 만들어 북부지방에서 팔았다. 독특한 향과 맛 때문에 인기가 아주 좋았다.
그는 고향에 돌아와 이를 자랑했으나 아무도 믿지 않았다고 한다.
백호오룡은 우리나라에서 '동방미인(東方美人)'으로 더 잘 알려졌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이를 즐겼는데,
차를 우릴 때 하늘거리는 찻잎이 동방의 미인을 닮았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전한다.
동방미인의 찻잎은 아주 작다.
소록엽선이라는 벌레가 잎에서 줄기로 공급되는 수분을 쪽쪽 빨아먹어
찻잎이 잘 자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신 벌레의 진액이 찻잎에 영향을 주어 상큼한 과일향이 난다.
따라서 소록엽선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매년 6월 10∼20일 채취된 찻잎으로 만든 차가 가장 비싸게 팔린다.
제다는 채엽 후 햇볕에 30∼40분 말린 뒤 덖고 숙성시킨다.
이때 발효도가 60∼70%로 보통의 청차보다 높다.
청차는 통상 중간 정도 발효시켜, 흔히 '반발효차'로 분류된다.
dorimwon@hanmail.net
이근주
한중차문화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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