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飯事] 19.
자사호 2 - '선택'과 '길 들이기'
소리 맑고 균형감 있는 것 고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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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사호 재료인 중국 광물의 다양한 색상. 도림원 제공 |
자사호(紫沙壺)는 주전자라고 하기에 너무 작다.
차를 잘 모르는 사람은 이렇게 작은 자사호와 잔을 보면서 아이들의 소꿉을 떠올린다.
하지만 차의 고향인[중국]에서는 자사호뿐 아니라 거의 모든 다기를 작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차]는 따뜻한 상태로 자주 마셔야 그 고유의 향과 맛을 쉽게 느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인데,
다기가 너무 크면 이런 재미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이다.
실제로 작은 그릇에 물을 자주 바꿔 주면서 차맛을 보면 느낌이 다르다.
[명차]라면 특히 더 그렇다.
그러면 어떤 자사호를 골라야 할까?
[균형감]부터 살펴야 한다.
무게 중심이 분명하고 [안정감]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몸체에 비해 뚜껑이 크고, 손잡이가 작다면]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출수 부분]이 몸체에 비해 너무 높거나 낮지 않아야 한다.
[연결 부분]이 자연스럽고 결함이 없는지도 주의 깊게 보아야 한다.
[뚜껑을 열고 닫을 때] 나는 소리도 선택 기준이 된다.
깨지거나 균열이 간 제품이라면 파열음이나 둔탁한 소리가 난다.
[흙으로 만든 것]은 무엇이든지 소리가 맑아야 한다.
특히 철분 함량이나 소성 온도가 높은 상태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면 쇳소리가 높고 크다.
[뚜껑]은 정밀해야 한다.
특히 각진 자사호는 어느 방향에서 닫아도 정확히 물려야 좋은 제품이다.
용량은 120~160㏄짜리가 알맞다.
자사호를 구입했다면 [길들이는 과정]도 필요하다.
이를 중국사람들은 '양호(養壺)'라고 부른다.
그릇을 길들인다는 얘기다.
옛사람들은 좋은 자사호를 구입하면 일부러 대가들에게 맡겨 길들이는 경우도 있었다.
먼저 깨끗한 솥에 자사호를 넣고 끓인다.
물이 끓으면 한 줌의 찻잎을 넣고 30분가량 함께 삶은 뒤 꺼내 말린다.
이렇게 하면 새 자사호에 쌓인 자사 가루가 밖으로 배출돼 기공이 잘 열린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자사 광산이 많이 문을 닫아 좋은 흙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만큼 좋은 자사호도 없다는 얘기다.
dorimwon@hanmail.net
이근주
한중차문화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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