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飯事] 20. '명차'의 조건
맛·색·향·모양 '표준화' 필수
하지만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고 다 명차가 되는 것은 아니다.
명차로 인정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에 걸맞는 품질의 표준이 요구된다.
[중국 명차]가 특히 더 그렇다.[차 종류]와 [품질 등급]에 따라 맛, 색, 향, 엽저(잎의 아랫부분) 모양 등이 일정하다.
실제로 [중국 차 생산자]들은 표준을 매우 중시하며, 이에 가까운 차를 만들기 위해 많이 노력을 기울인다.
표준은 해당 차가 도달할 수 있는 일종의 경지 같은 것으로, 차 생산자들의 목표가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차]는 아직 이렇다 할 표준이 없다.
그렇다 보니 해외에서 명품으로 인정받을 기회가 거의 없다.
우리나라 찻잎이 일본 것보다 낫다고 하더라도 정작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으려면] 일정한 표준이 요구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표준의 실패'는 국내 차가 해외시장을 개척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흔히 '○○녹차'라고 부르지만, 이는 차 맛이 아니라 생산지를 알리는 브랜드에 불과하다.
그러니 스스로 명차라고 주장할 수는 있어도, 해외에서도 유통되는 명차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우리나라 녹차]는 다른 발효차에 비해 관세가 훨씬 높다.
관세 장벽에 의해 보호 받는 차인 셈이다.
정부가 이처럼 관세 정책을 통해 국내 녹차 산업을 육성하는 데도, 지방정부는 또 별도의 방식을 통해
녹차 농가를 지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녹차의 경쟁력은 쉽게 강화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우리 녹차의 최대 경쟁자는 같은 종류의 중국 차가 아니라 커피라는 얘기도 나온다.
세계 [차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홍차나 보이차 같은 발효차다.
그러나 우리나라 발효차는 팔지 못한 녹차를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경우를 종종 경험한다.
일부 다원이 중국 발효차에 버금갈 정도의 우수한 제품을 만들기도 하지만, 아직은 그 수가 제한적이다.
특히 색, 향, 맛, 모양 등에서 두루 [표준화된 발효차]는 찾기가 어렵다.
국제 차 문화 행사를 진행하다 보면,
[우리나라의 차 문화]는 차 자체보다 차를 마시는 형식을 더 중시한다는 지적을 받을 때가 많다.
즉, 한국은 차를 마실 때도 예절을 중시하는 것이다.
반면에 [중국]은 차 맛을 다양화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중국을 거울 삼아 우리도 명품 차를 많이 생산했으면 좋겠다.
이근주
한중차문화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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