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飯事] 21. 후난성 '흑차'
찻잎 거칠고 맛 탁한 '후 발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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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부인을 닮은 천량차(왼쪽)와 벽돌 모양의 흑전차. 도림원 제공 |
흑차는 찻잎이 두껍고 맛이 강해 제다 과정을 거쳐 오랫동안 묵히거나 속성으로 발효시켜 만든다.
이른바 후발효차다.
그중 국내에서 윈난 성 보이차 다음으로 흔하게 유통되는 것이 후난 성 긴압차 종류다.
이는 품질이나 가격 면에서 [보이차]에 못 미친다.
찻잎이 거칠고 쉽게 가루가 생겨 차맛이 까칠하고 탁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최근 주목 받는 이유는 뭘까?
바로 보이차에 덧씌워진 짝퉁 때문이다.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보이차 전반에 대한 불신이 강한 것이다.
이렇다 보니 차라리 품질이 조금 못하더라도 안전한 차를 마시려는 틈새시장이 생겼다.
그 틈새에서 시선을 끌고 있는 것이 [후난 성 긴압차] 종류다.
[긴압차]란 찻잎에 수증기를 가한 뒤 틀에 넣고 압착하여 일정한 형태로 만든 차다.
그중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천량차(千兩茶)다.
이 차는 후난 성 창사 시 안화 현에서 주로 생산된다.
높은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큰 강이 흐르는,
그리고 늘 안개로 뒤덮여 차를 생산하기에 좋은 지역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문제는 비가 자주 내려 차를 말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악조건에서 생겨난 것이 천량차 특유의 제조 공법이다.
찻잎을 따 적당히 발효시킨 뒤 솔나무 장작으로 잘 건조시켜 변질을 막았다.
필자도 이곳을 찾아 지역사람들이 천량차를 만드는 과정을 목격했다.
황토 바닥에 대나무 살을 엮어 깔아 놓고 나무 지렛대로 누른 뒤 나무망치로 두드려 다지고,
다시 발로 눌러 마치 죽부인처럼 생긴 차 덩어리를 만드는 과정은 매우 독특했다.
이때 무게가 대략 1천 냥(37.5㎏)가량 나오는데, 천량차라는 이름도 여기서 유래했다.
그러나 덩어리가 커 이를 잘라 사용할 때 가루로 버리는 분량이 너무 많았다.
이런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1958년부터 1∼2㎏짜리의 벽돌 모양으로 만들었고, 그것이 흑갈색의 '흑전차'다.
미전차, 청전차라는 것도 있다.
'미전차'는 완전 발효시켜 압축한 홍차 긴압차다.
청전차는 건조와 발효를 거쳐 압축했다.
dorimwon@hanmail.net
이근주
한중차문화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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