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갓 바위'산

금산금산 2014. 10. 7. 08:25

영덕 '갓바위'산

 

 

봄꽃으로 수놓은 4월, 연중 '최고 풍광' 자랑

 

 

 

 

 

 

 

 

 

▲ 봉우리들을 뒤로 하고 진달래 군락 속을 뚫고 산을 올라가는 맛은 봄꽃 산행의 묘미를 더한다.

 

 

매년 봄이 오면 전국 산은 꽃노래로 들썩거린다.

여름을 방불케 할 정도로 갑자기 더워진 날씨 탓에

어리둥절해진 꽃들이 제각각 피어나며 꽃을 찾아 나선 등산객들을 여기저기로 불러들이고 있다.

 
이미 남쪽에는 벚꽃이 눈처럼 흩날리며 지나가는 봄을 아쉬워할 새도 없이 퇴장했고

진달래도 한창을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봄꽃을 찾아 헤매기는 산&산 팀도 등산객들과 마찬가지 신세.

오늘은 여기, 내일은 저기 하는 식으로 이산 저산을 기웃거려 보지만

막상 화려한 꽃 사진을 담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신문에 기사가 게재될 즈음이면 꽃이 절정을 넘어가 버리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가장 앞쪽 바위 갓 쓴 모양…'관암'으로 불려
진달래·복사꽃·배꽃 '활짝'…산행 피로 '싹'
 


'위도가 조금 더 높은 곳으로 가면 아직은 남쪽보다 꽃이 덜 피어 있겠지' 하는

얄팍한 생각에 발길을 북쪽으로 잡았다.

그렇게 잡은 산이 바로 경북 영덕의 갓바위산(해발 740m).

먼 발치에서 보면 가장 앞쪽의 바위가 갓을 쓴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관암(冠巖)으로도 불렸다는 이 산은 사실 지난 2003년 5월 말 지면을 통해 소개된 적이 있는 산이다.

산행대장도 개인적으로 혼자 두고 보기 아까운 산으로 이 산을 주저 없이 지목한 바 있다.

그런 산을 왜 다시 오르려 하는가?

그건 순전히 봄철 산&산 팀을 미치게 하는 꽃의 유혹 때문이다.

갓바위산이 연중 가장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시기가 바로 4월 중순.

바로 꽃들이 온 산을 수놓고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남쪽 산들이 꽃의 절정을 넘어갈 무렵, 갓바위산은 이제 절정을 향해 피어나고 있는 중이다.

 

산행은 용암사표지석~산불초소~전망바위~망봉~틈바위~시루봉~

움터~갓바위~정상~신선봉~용전보건소 코스.

휴식시간 포함해 최소 5시간은 잡아야 한다.

산행 들머리는 용암사 가는 길을 큼지막하게 알려주는 표지석을 돌아 시작되는 임도다.

왼쪽으로 지난 1994년 폐교가 돼 버린 용전초등학교를 보면서 임도를 따라 걸어간다.

1945년에 개교해 그동안 2천700명가량의 졸업생을 배출했다는 이 학교는

왠지 절정을 지나 떨어져 버린 꽃을 보는 것 같은 서글픔을 느끼게 한다.

7분 만에 오른쪽으로 복숭아밭이 눈에 들어온다.

고운 때깔의 복사꽃이 비단을 펼친 듯 만개한 풍경은 뙤약볕의 헤살을 잊게 만들기 충분하다.

다시 12분을 더 간 곳에 저수지.

가뭄에도 불구하고 제법 높은 수위와 평온한 수면을 보여주는 이 저수지에는

인근 산의 자태가 고스란히 담겼다.

임도를 따라 9분을 더 가면 산불초소가 있는 빈터를 만난다.

여기가 실질적인 들머리다.

직진하지 말고 산불초소 오른쪽으로 산 위로 올라가는 길을 따라간다.

초입부터 상당한 가풀막.

숨이 차더라도 때 이른 더위로 인해 진달래와 철쭉이 함께 피어 있는 장면을 놓치지 않도록 하자.

왼쪽 위로 멀리 갓바위의 모습을 보면서 숨을 턱에 붙이고 오르기를 16분가량.

주능선 안부에 닿으며 오르막이 한결 완만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동쪽으로 돌폐산의 모습과 함께 남쪽으로 다리미 모양을 한 저수지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능선을 따라 걸은 지 2분여만에 나타나는 갈림길.

왼쪽 능선으로 올라가야 갓바위산에 이를 수 있다.

10분 뒤 잡목이 걷히며 눈앞이 확 틔는 전망바위에 닿는다.

남서쪽 위로 갓바위의 모습이 우람하게 다가온다.

소나무가 우거진 능선길을 따라 직진한 지 5분 뒤 뾰족하게 솟은 망봉이 나온다.

올라가서 사방으로 확 트인 전망을 즐겨도 좋고 오른쪽으로 돌아가도 좋다.

다시 가파른 오르막을 8분 정도 올라가면 사람 하나 겨우 지나갈 틈밖에 없는 틈바위를 지난다.

5분 뒤 왼쪽으로 통천문이 있는 시루떡 모양의 암봉을 지나 7분가량 더 가면

앉아서 쉴 만한 그늘진 바위가 있다.

바위에서 조금 더 간 곳에는 송이 채취꾼들이 사용하던 움터가 보인다.

가을 송이철에 갓바위산을 잘못 올랐다가는 봉변을 당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움터를 지나 조금 더 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은 대궐령 방향. 왼쪽이 갓바위로 가는 길이다.

여기서부터 능선길이 아니라 오른쪽으로 비탈이 있는 사면길을 따라 진행한다.

두터운 낙엽 밑으로 발을 헛디디지 않도록 조심하며

6분가량 간 곳에 계곡이 있고 계곡을 건너 50여m 더 직진하면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하면 갓바위를 보기 위해 다시 올라가야 하므로 오른쪽 위로 올라가는 길을 택한다.

8분가량 된비알을 오르면 마침내 갓바위.

갓바위를 왼쪽으로 돌아가면 밧줄을 매어 놓은 하산길이 보인다.

체력이나 시간적 문제를 느낀다면 이 길로 곧장 산불초소가 있는 빈터로 내려가도 좋다.

다시 갓바위를 오른쪽으로 돌아 오르막길을 5분가량 올라가면 갓바위를 옆에서 조망할 수 있는 포

인트가 나오고 다시 20분가량을 더 올라가면 주능선에 위치한 산 정상에 닿을 수 있다.

초라한 나무간판이 달린 이곳의 오른쪽은 낙동정맥으로 가는 길이다.

원점회귀를 위해 직진한다.

30분가량 능선을 타고 간 곳에 신선들이 타고 놀았다는 신선봉이 나온다.

신선봉에서는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간다.

오른쪽 길은 절벽이므로 위험하다.

4분 뒤 돌무더기가 나오면 올바른 방향.

돌무더기 오른쪽은 촛대봉.

여기서부터는 거의 외길이다.

가파른 내리막길이 많으므로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주의를 기울이며 내려간다.

35분 뒤 널찍하고 평탄한 산길이 나오면 산행은 이제 마무리 수순이다.

하산길 좌우로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복사꽃과 배꽃을 한껏 눈에 담을 수 있는 즐거움에

산행의 피로가 싹 가신다.

30분 뒤 산행기점인 용전초등학교가 모습을 나타낸다.

 

글·사진=이상윤 기자

 


 

 

영덕 갓바위산 산행지도

 

                                            

 

 

 

 

영덕 갓바위산 가는길 먹을곳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부산종합버스터미널 동부시외버스정류장(1577-9967)에서

영덕·진보행 버스를 타고 영덕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린다.

 3시간10분 소요.

 

영덕·진보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5분부터 오후 4시35분까지 1~2시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다.

영덕 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달산·용전 방향의 시내버스를 이용한다.

 20분가량 소요.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2시간 남짓 간격으로 6회 운행한다.

돌아오는 버스는 출발시간에서 20~30분 뒤에 도착하므로 버스 시간을 미리 파악해 둔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당일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기 위해서는 동부시외버스정류장에서 첫차를 타고 영덕에 내려야 한다.

자가용 이용자는 고속도로를 이용해 경주로 진입한 뒤 서라벌광장을 지나 경주시청 방면으로 좌회전,

2분 뒤 다시 버스터미널 방향으로 좌회전해 7번 국도를 타고 포항 방면으로 직진한다.

잠시 후 황성대교를 건너면 금장교 네거리에서 904번 도로를 따라 영천·안강 방면으로 좌회전해 직진하다

영천 방면 굴다리를 지나면 다시 68번 도로로 포항·안강 방면으로 향한다.

10여분 뒤 포항 방면 28번 도로 램프를 이용해 오른쪽으로 나가면 7번 국도와 다시 합류,

울진·영덕 방면으로 우회전해 포항 외곽도로를 탄다.

흥해를 지나 강구 삼사해상공원이 나오면 달산 방면으로 좌회전해 914번 도로로 들어가고

여기서 15분 뒤 영덕 방면으로 우회전, 다시 5분 뒤 31번 청송 방면으로 좌회전하면 된다.

새로 생긴 길이므로 차량 정체가 덜한 코스다.

갓바위산이 위치한 달산면 부근에는 특별한 식당이 없다.

대신 대게를 비롯한 해산물이 푸짐한 영덕·강구가 차로 30분 이내 거리에 있으므로

이곳까지 나와 식도락을 즐기면 된다.

이상윤 기자

 

 



 
 
▲ 용암사 표지석이 보이면 오른쪽으로 임도를 따라 올라가야 산행이 시작된다.


▲ 들머리에서 조금만 가면 오른쪽으로 복숭아밭이 보인다. 흐드러지게 핀 복사꽃이 뙤약볕의 불편함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 저수지 둑이 보이면 왼쪽으로 임도를 따라 올라간다.


▲ 산불감시초소가 나오면 직진하지 말고 오른쪽으로 산길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 산길 왼쪽으로 보이는 계곡. 임도가 계곡에서 끝이 난 지점을 따라 오르면 용암사에 갈 수 있다.


▲ 주능선 안부에 닿으면 남쪽으로 다리미 모양의 저수지가 눈에 들어온다.


▲ 전망바위에서는 정면으로 갓바위의 모습이 올려다 보인다.


▲ 불룩 솟아있는 망봉에서는 오른쪽으로 우회해 직진한다.


▲ 틈바위는 사람 한명 겨우 지나갈 수 있는 넓이다. .


▲ 떡시루가 놓여있는 모양의 시루봉 오른쪽 사면길을 따라 진행한다. .


▲ 송이채취꾼들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움막터. 가을 송이철에는 입산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


▲ 움막터를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오는 갈림길. 오른쪽은 대궐령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이 갓바위 쪽 길이다. .


▲ 계곡을 건너 50미터 가량 더 간 뒤 갈림길에서 오른쪽 위로 길을 올라가야 갓바위로 갈 수 있다. .


▲ 갓바위 왼쪽으로 돌아가면 하산을 도와주는 밧줄이 보인다. 이 길을 따라 내려가면 산불초소가 있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 .


▲ 다시 갓바위 오른쪽 산길을 따라 올라가야 정상에 닿을 수 있다. .


▲ 정상 부근에는 된비알이므로 올라가는 데 수월하도록 밧줄이 설치돼 있다. .


▲ 정상 팻말이 보이는 갈림길 오른쪽은 낙동정맥을 타는 길이다. 직진해야 하산길로 갈 수 있다. .


▲ 신선봉을 지나면 왼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오른쪽길은 절벽이므로 아주 위험하다. .


▲ 하산길은 급한 내리막이 많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안전을 최우선시하면서 천천히 내려간다. .


▲ 널찍한 등산로가 나오면 산행은 거의 끝이다. 여기서 30분 가량 걸어 내려가면 산행기점으로 원점회귀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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