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연화도'
연화도 보덕암 해수관음정에서 바라 본 용머리해안. 이 섬의 최고 자랑이자 통영 8경에 속할 정도로 경치가 뛰어나다. |
- 한양서 피신한 고승이 득도한 연꽃섬
- 연화봉 아미타대불이 통영항 바라봐
- 보덕암서 내려다본 용머리 해안 절경
- 해안선 12㎞ 기암절벽까지 절묘
- 마을 해안가서 연화봉 쪽 코스
- 완만한 경사로 가족나들이 적합
경남 통영항 여객선터미널에서 뱃길로 1시간 떨어진 연화도(蓮花島)는 불교 성지로 널리 알려진 섬이다.
이 섬은 글자 그대로 '연꽃섬'이다.
조선 중기 억불정책으로 한양에서 이 섬으로 피신해 온 고승이
수도 증진하다가 깨우침을 얻어 득도하였다고 전해진다.
고승이 죽은 후 유언에 따라 수장하였는데, 그 자리에 연꽃이 피어 올라 연화도라 칭하였다.
그 이후 사명대사가 속가에서 인연을 맺었던 3명의 여승과
이 섬에 들어 와 함께 기도하며 여생을 보냈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온다.
■ 볼거리 다양한 불교 성지
불교 성지 순례지로 이름나 불자와 탐방객이 끊이지 않는 연화사. |
이름만큼 불교적 색채가 강한 연화도에는 볼거리 역시 다양하다.
섬에 도착 후 오르막길을 10여 분 오르면 마을을 상징하는
연화사가 먼저 눈에 띤다.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고산 큰 스님이 사명대사가 머물며 수도했다는
산기슭에 이 사찰을 창건했다.
역사는 그리 길지 않지만 불교 성지 순례지로 이름나
불자와 탐방객이 끊이지 않는 사찰로 유명하다.
섬의 정상인 연화봉(212m)에는 한참을 올려다 봐야 하는
아미타대불이 통영항을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다.
그 아래에는 고승과 사명대사가 수행한 토굴이 있고, 인근에 5층 석탑이 눈에 들어 온다.
이 석탑을 경계로 좌측은 연화사가, 우측은 보덕암이 자리잡고 있다.
보덕암은 가파른 경사면에 지어져서 바다쪽에서 보면 5층이다.
하지만 섬 안에서는 맨 위층의 법당이 단층 건물로 보인다.
이 암자의 옆에는 해수관음상이 먼 바다를 지긋이 바라보며 섬을 찾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준다.
해수관음상을 마주하면서 정제한 마음으로 소원을 비는 사람도 많다.
연화사와 보덕암의 목탁·불경 소리를 들으며 마음의 평온을 다스릴 수 있는 힐링장소로 제격이다.
보덕암에서 바라보는 용머리 해안은 이 섬의 최고 자랑이자 통영 8경에 속할 정도로 비경이 빼어나다.
길게 늘어선 바위들은 마치 용이 대양을 향해 힘차게 헤엄쳐 나가는 형상이다.
■ 경이롭고 환상적인 섬
아찔한 협곡에 설치된 출렁다리는 연화도의 또다른 명소다. |
연화도는 크지 않지만 해안선의 길이가 12㎞나 될 만큼
기암절벽이 바다와 어우러져 있다.
풍광이 뛰어나고 등산로 또한 잘 정비돼 있어 4시간 가량이면
섬 구석구석을 돌아 볼 수 있을 만큼 부담도 없다.
등산로는 마을을 가로질러 연화사로 직행하는 코스보다는
마을 해안가 오른쪽에서 연화봉으로 오르는 탐방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연화사는 되돌아오는 길에 둘러볼 수 있기 때문이다.
완만한 오르막 탐방로는 그리 험하지 않아 가족 나들이 코스로 적당하다.
이곳에서 30분가량 올라가면 아마타대불이 자리잡은 연화봉 정상이 나온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환상적인 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섬의 앞쪽(통영 방면)으로는 부지도와 오곡도, 동쪽으로는 소지도, 소매물도가 보인다.
서쪽으로는 욕지도와 두미도, 남쪽으로는 좌사리도와 국도가 펼쳐진다.
멀리 대마도도 눈에 들어 올만큼 전망은 압권이다.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다.
내려 오는 길에 토굴과 보덕암 등을 둘러보고 걸음을 재촉해 용머리 해안으로 나아간다.
협곡에 설치된 44m 길이의 현수교 출렁다리는 연화도 일대의 절경을 조망할 수 있는 새로운 명소로,
최근 탐방객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기암괴석 조망은 신비감에 빠져 들기에 충분하다.
아찔한 이 다리를 건너면 용머리 전망대까지 갈 수 있다.
■ 통영 섬 중 가장 먼저 사람 정착
섬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통영여객선터미널을 찾아야 한다.
이 곳에서 카페리여객선이 오전 6시30분, 9시30분, 11시, 오후 1시, 3시 등 하루 5회 편도 운항한다.
1시간이 소요된다.
돌아 오는 시간은 오전 8시20분, 11시45분, 오후 1시20분, 3시30분, 5시 등이다.
문의 (055) 641-6181.
굳이 걷기를 싫어한다면 카페리에 자가용을 싣고 올 수 있다.
섬 내에 차도가 잘 마련돼 있어 차량으로 섬 곳곳을 둘러볼 수 있지만
발품을 파는 것 보다야 감상은 덜하다.
섬에는 여객선이 도착하는 본촌마을과 출렁다리 아랫마을인 동두마을 등에 100여 가구,
18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인근 욕지도의 부속도서이지만 통영의 섬 가운데 가장 먼저 사람이 정착해 살기 시작한 섬으로 알려져 있다.
특산물로는 고등어 회와 고구마가 손꼽힌다.
바다에서는 멸치, 참돔, 갈치, 문어, 낙지 등이 어획되고 가두리양식업도 활발하다.
여느 섬과 마찬가지로 남해안의 갯바위 낚시터로도 유명하다.
특히 불교 성지로 널리 알려져 평일에는 300명, 주말에는 1000명 등 연간 10만 명 이상이 섬을 찾고 있다.
하지만 명성에 비해 각종 편의시설이 부족한 것이 흠이다.
# "먹을거리 장터 설치 시급, 욕지도 연결해 물부족 해결…탐방객·주민 모두에 절실"
■ 김종도 연화도 개발추진위원장
"연화도를 찾는 탐방객의 편의제공과 섬마을 주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해 먹거리장터가 시급히 설치돼야 합니다."
김종도(71·사진) 연화도 개발추진위원장.
그는 여객선이 도착하는 마을 입구 물량장에 활어시장 등과 같은
장소가 빨리 만들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간 10만 명 이상이 섬을 찾고 있지만 실제 마을 주민들은
이에 따른 혜택은 커녕 오히려 사생활 침해를 당하고 있는데다,
탐방객들도 섬의 특산물 등을 맛볼 수 없어
서로간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섬의 자랑거리인 각종 회와 해산물, 고구마 등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공간이 조성되도록 행정적 편의가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섬 생활에 필수적인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다.
김 위원장은 뱃길로 10여 분 거리인 욕지도와 해저관로를 연결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연화도에서는 여름 성수기 때 물이 턱없이 부족해 여객선 매표소의 공중화장실까지 문을 닫아야 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척에 있는 우도를 다리로 연결, 섬 간 연계를 통한 새로운 관광상품 개발도 연화도 주민들이 바라는 바다.
이럴 경우 불교 성지 연화도와 때묻지 않은 천혜의 섬 우도 주민들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도와의 연도교 개설은 올 하반기 착공 예정이라 주민들의 기대감은 벌써부터 남다르다.
김 위원장은 이 섬에서 태어나 중·고등학교를 통영에서 나온 후 부산에서 공직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바다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30여 전 섬으로 되돌아 왔다.
이후 자연친화적인 섬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5년전 부터는 연화도와 우도 주민들이 결성한 '연화도·우도 개발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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