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구룡계곡'

금산금산 2015. 3. 11. 19:44

지리산 '구룡계곡'

 

 

 

 

 

둘레길·산행·계곡 '3종세트' 그래도 구룡폭포는 놓치지 말아요

 

 

 

 

 

 

                                   

                           ▲ 신선들이 바둑을 두며 놀았다는 유선대. 산행이나 트레킹을 하지 않는다면 이곳에 자리를 깔아도 되겠다.   

 

 

 

 

 

장맛비가 북상과 남하를 거듭하며 오락가락한다.

괜찮다. '이 시간도 언젠가 지나간다.'

기상예보를 보니 이달 하순부터 불볕더위다.

이제 떠날 시간이다.

더위와 장마 탓에 산에서 잠시 눈을 돌린 사람에게 휴가는 '여름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여름 산행의 백미는 단연 '계곡 산행'.

텀벙텀벙 여울을 건너 골 바닥에 박힌 암반을 딛고, 폭포수에 머리를 들이대는 순간.

신선놀음이 따로 없고,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그 맛? 안 해 본 사람은 모른다.

이번 주는 휴가 때 갈 만한 계곡 네 군데를 소개한다.

한 곳은 산행팀이 직접 답사했고, 세 곳은 산꾼들이 즐겨 찾는 골이다.

검증된 곳이라 믿고 가면 된다.

네 곳 다 가족 산행을 할 수 있다.


 
백두대간의 하이라이트인 지리산!

두 말이 필요없는 명산이다.

웅장하고 깊은 산세만큼 품은 계곡도 뛰어나다.

 그 중 남원시 주천면 구룡계곡은 지리산 서북 능선의 계곡 중에서 첫 번째로 손꼽힌다.

3㎞ 남짓한 계곡은 크고 작고 신기한 돌덩이가 길을 낸다.

그 사이로 구룡폭포의 물들이 하얀 물거품을 드러내며 철철 흐른다.

계곡만 즐기기엔 뭔가 아쉽다고?

해서 지리산 둘레길 1차 구간 일부(약 3.5㎞)구룡봉(728m) 산행도 코스에 넣었다.

시간이 없어서 미뤘던 지리산 둘레길을 이번 기회에 걸어보자.

투박한 길 맛이 제법이다.

걸으면서 보는 지리산의 마루금도 헌걸차다.

구룡계곡은 둘레길, 산행, 계곡이 합쳐진 '3종 세트'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 등 누구와 가든 입맛대로 고르면 된다.



둘레길은 주천면 은송리 내송마을 입구에서 시작한다.

 둘레길 쉼터와 화장실이 있다.

자가승용차는 주변에 세우면 된다.

논과 콩·들깨 밭 사이를 걷는다.

신작로 옆에 핀 보랏빛 도라지가 상큼하다.

15분 정도면 개미정지에 도착한다.

임진왜란 당시 남원의 조건암 장군이 깜짝 졸 때 개미 떼가 뒤꿈치를 물어 왜적의 침입을 알렸던 사연이 있다.

개미정지를 지나면 이제부터 숲길이다.

 지리산 영제봉, 만복대가 숲 사이로 보인다.

길 곳곳에 쉼터, 조망터가 충분히 있다.

1시간 정도면 구룡치에 닿는다.

예전에 주천면 사람들이 이 재를 넘어 남원 장으로 갔다.

구룡봉으로 가는 삼거리는 구룡치에서 5분 거리에 있다.

여기서 구룡봉까지는 왕복 1시간쯤. 산정 부근에 삼국시대 쌓은 노치산성 터가 있다.

삼거리에서 3분쯤 떨어진 곳에 갈림길이 있다.

여기서부터 둘레길을 버리고 구룡계곡으로 방향을 튼다.

때묻지 않은 숲길을 지나 구룡사 앞에서 구룡계곡으로 떨어지는 내리막을 만난다.

잠시 뒤 우렛소리를 내며 20여m 직벽에서 흰색 '물덩이'를 쏟아내는 구룡폭포가 나온다.

음력 4월 초파일에 아홉 마리 용이 하늘에서 내려와 아홉 개의 폭포에서 놀다 갔다는 전설이 있다.

남원 제1경이다. 철 계단과 흔들다리에서 폭포 전체를 볼 수 있다.



구룡폭포부터는 이정표를 따르면 된다.

암벽을 따라 길을 내서 걷기에 조금 까다롭다.

20분가량 내려가면 비폭동이 나온다.

폭포의 물보라가 용처럼 하늘로 오른다고 붙은 계곡이다.

비폭동부터는 내리막이 순하다.

아래로 갈수록 물길은 조금씩 폭을 모으지만 구룡계곡의 비경은 계속 이어진다.

 '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뻥 뚫리는 기분이다.

기암절벽이 빼어난 지주대, 신선이 바둑을 뒀다는 유선대.

남원의 국악 명창들이 득음을 위해 판소리를 연습했다는 챙이소가 잇따라 나온다.

비폭동에서 챙이소까지 40분 정도.

구시소를 지나 계곡 입구를 나와 육모정까지는 5분쯤.

육모정 바로 밑에 계곡도 가족과 단체 유산객이 자주 찾는 물놀이터다.

육모정 건너편에 '춘향전'의 주인공인 성춘향의 묘가 있다.

물론 진짜 시신은 없다.

육모정부터 구룡폭포까지는 편도로 약 3㎞(소요시간 1시간 10분).

굳이 산행이나 둘레길을 걷지 않겠다면 이 코스로 트레킹 하면 되겠다.

비폭동까지는 남녀노소 누구나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다.


88올림픽 고속도로 지리산IC에서 빠져 인월·지리산 방면으로 간다.

배암등사거리~북천삼거리에서 지리산·운봉 쪽으로 7㎞가량 더 가면 구룡계곡이 나온다.

대중교통은 부산서부버스터미널에서 남원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간다.

터미널에서 주천(육모정) 행 시내버스가 50~6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여행 문의 남원시 관광과 (063-620-6165), 지리산둘레길 안내(063-635-0850).

 

글·사진=전대식 기자

그래픽=박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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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구룡계곡' 산행지도

 

 

 

 

 

 

 

 

▲ 지리산 둘레길 1구간. 은송리 내송마을 신작로다.



▲ 지리산 둘레길 이정표

 

▲ 개미가 잠든 장군을 깨웠다는 개미정지. '정지'는 마을 사람들이 부르는 쉼터. 즉 정자다.



▲ 지리산 둘레길은 가꾸지 않은 순박함이 있다. 길이라고 얕봐선 안 된다. 된비알이 제법 있다.



▲ 구룡봉에 닿기 전에 노치산성 터를 지난다. 삼국시대 때 쌓은 성이다. 누굴 겨냥했을까? 신라, 백제?

 

▲ 둘레길을 걷는 연인. 지금은 둘레길의 열풍이 식었지만 평일에도 둘레길 순례객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 숲을 벗어나 태양에 그대로 노출됐다. 등이 뜨겁다.

 

▲ 용 아홉 마리의 장난질로 탄생한 구룡폭포. 물줄기가 우렁차다.



▲ 구룡폭포를 마주할 수 있는 흔들 다리. 진짜 다리가 흔들린다.
▲ 물방울이 용이 하늘로 가는 것처럼 웅장하다는 '비폭동'.



▲ 우리도 좀 쉬자. 취재팀이 비폭동 아래 계곡에서 열기를 식히고 있다.



▲ 신선들이 바둑을 두며 놀았다는 '유선대'. 피서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 남원의 국악 명창들이 득음을 위해 연습 장소로 삼았다는 '구시소'.



▲ 날머리인 육모정. 부근에 대형 주차장이 있어 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쉬곤 한다.



▲ 육모정 바로 아래에 있는 용호동 계곡. 산도 둘레길도 폭포도 귀찮은 사람한테 딱인 곳이다.
▲ 육모정 앞에 있는 간이 음식점. 일명 '마즈막 쉼터'. 집에서 빚은 동동주가 시원하다. 밥 알이 입 안에서 맴돈다.



▲ '이몽룡의 묘도 있을까?' 고전소설 '춘향전'의 주인공인 성춘향이 묘다. 춘향은 허구 인물이다. 하여 시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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