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악휘봉~칠보산'
노송도 바위도 세월 잊기는 매한가지
▲ 천년의 세월로 딛고선 아름드리 노송이 하얀 바위벼랑과 어울려 한편의 오래된 산수화를 보는 듯한 멋진 풍광을 연출하고 있다. 사진은 악휘봉에서 바라본 대슬랩 원경. |
산 첩첩한 충북 괴산은
[부산의 산꾼]들이 좀처럼 찾기 힘든 곳이다.
교통편이 원활하지 않은데다
도로사정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그곳이 부산 꾼들의
당일산행 코스로 점차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해 연말 부분 개통된
중부내륙고속도로 덕분이다.
현재에는 비록
북상주까지만 이용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도 한결 수월하게
괴산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실제로 구서동 '만남의 집'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면 3시간30분 안팎이면 괴산에 닿는다.
이 번 주는 그 길을 이용해 괴산을 찾았다.
휘늘어진 노송과 하얀 바위 벼랑이 압권인 이곳의 산은
화선지에 그대로 옮기기만 하면 그대로 산수화가 될 만큼 동양미가 빼어났다.
연풍면에 위치한 악휘봉(845m)과 칠성면의 칠보산(778m)은 그러한 풍광의 손꼽히는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산행 경로는 주전리 은티마을을 들머리로 출발,
마분봉~은티재~악휘봉~시루봉~칠보산~청석고개를 거쳐 쌍곡리 떡바위로 내려선다.
걷는 시간은 4시간40분,휴식시간을 포함하면 6시간~6시간30분쯤 걸린다.
이 코스는 그러나 건각이 아니라면 은티마을에서 마분봉을 거치지 않고 은티재로 바로 오를 것을 권한다.
장거리 산행인데다 일몰 시간이 갈수록 빨라지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은티재로 직행할 경우 1시간 이상 줄일 수 있어 여유있는 산행이 가능하다.
또 칠보산에서 구봉능선으로 내려서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비교적 험한데다 갈림길이 많아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
청석재로 내려서는 것보다 50분 가량 더 걸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본격적인 산행은 은티마을 입구 버스종점에서 마을쪽으로 난 길을 따르면서 시작된다.
마을회관을 왼쪽으로 보고 사과밭과 축사를 지나면 마을쪽으로 내려오는 작은 계류를 만난다.
이곳이 첫번째 갈림길이다.
곧장 직진하면 악휘봉~희양산 능선의 오봉정고개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으로 꺾어들면 입석골로 가는 길이다.
답사등로는 오른쪽이다.
버스종점에서 첫번째 갈림길까지 5분 소요.
마분봉 갈림길은 여기에서 20분쯤 더 가면 오른쪽 희미한 길로 만난다.
왼쪽은 계곡을 따라 은티재로 가는 길이다.
시간이 여의찮을 경우 왼쪽길을 택한다.
조금씩 가팔라지는 지능선 사면길을 따라 20분쯤 더 올라가면 마분봉 능선 안부에 닿는다.
말똥 모양의 마분봉(776m)정상은 능선 안부에서 왼쪽길로 30분쯤 거리에 있다.
등로는 암봉으로 솟아있어 급한 오르내림이 반복되지만 우회 길과 로프를 이용하면 어렵지 않게 이어갈 수 있다. 특히 이 구간은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많아 기암탐승의 색다른 묘미를 즐길 수 있다.
우주선을 닮은 UFO바위와 말똥 바위가 볼 만.
악휘봉 가는 길은 마분봉의 말똥바위 아래로 열려있다. 정상석 방향은 종산으로 내려서는 말똥바위 능선길이다.
입석마을과 은티마을을 잇는 은티재는 말똥바위 아래 로프길을 거쳐 20분쯤 내려오면 만난다.
은티재엔 괴산군이 정성들여 만들어 놓은 이정표가 반겨준다.
여기서부터는 이정표를 따라간다.
은티재에서 된비알로 올라 12분쯤 발품을 팔면 백두대간 갈림길인 824m봉에 닿는다.
등로는 이 봉우리에서 100여m에 지나지 않는 짧은 거리지만 대간길과 함께 간다.
다시 갈림길이 나오면 대간길을 버리고 오른쪽 길로 나선다.
악휘봉을 상징하는 선바위는 이 부근에서 만난다.
천길만길 벼랑위에 칼끝처럼 홀로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너럭바위인 악휘봉 정상은 조망도 한결 시원하다.
맑은 날이면 월악,금수,속리산이 뚜렷하고 희양,군자,덕가산이 손 닿을 듯 가깝게 보인다.
악휘봉에서 내려서면 대슬랩과 마주친다.
대슬랩은 40여m 높이의 거대한 바위벼랑으로 쳐다만 봐도 가슴이 서늘하다.
우회 길이 없어 로프를 타고 올라야 하지만 화강암의 단단한 암질이어서 발 디딤이 수월하다.
선바위에서 대슬랩까지 25분 소요.
대슬랩에 오르면 덕가산(865m) 갈림길인 시루봉까지는 35분쯤 걸린다.
길도 비교적 부드러워 속보로 내달릴 수 있다.
칠보산 안부사거리는 시루봉에서 솔숲사이 능선길을 따라 30분쯤 걸어가면
속리산국립공원 안내 이정표로 만난다.
진행방향 정면으로 신설된 철계단을 오르면 칠보산까지 외길 능선으로 갈 수 있다.
이 구간 역시 오르내림이 심하지만 국립공원답게 잘 정비된 시설물 덕분에 안전하게 이어갈 수 있다.
정상까지 25분 소요.
정상에 올라서면 주변 조망은 악휘봉에서 보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다만 막장봉(887m)으로 이어지는 시묘살이계곡이 더욱 뚜렷해서 계곡을 내려다보는 맛이 색다르다.
톱날등으로 치솟은 봉우리가 보기에도 아찔한 암릉의 칠보산은 청석재로 해서 하산하면 탐승의 감동이 배가된다. 그 길은 정상 오른쪽 능선을 통해 열려있다. 이정표가 잘 나와 있어 길 찾는 어려움은 없다.
정상에서 청석재까지 20분 소요.
청석재에서 문수암골로 내려서면 칠보산의 비경도 한결 가깝게 펼쳐진다.
떡바위까지 40분 소요.
글·사진=진용성기자
괴산 '악휘봉~칠보산' 개념도
괴산 '악휘봉~칠보산' 산행수첩
▲ 악휘~칠보산 등로에서 만나는 기암괴석. 말똥바위, UFO바위,거북바위,선바위 |
들머리인 은티마을로 들어가는 대중교통편이 원활하지 않다.
우선 노포동 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청주행 고속버스를 탄다.
차는 수시로 있다.
청주에선 괴산행 버스를 탄다.
버스는 오전 6시50분부터 막차 오후 8시까지 시간마다 2편씩 있다.
괴산에서 연풍행 버스는 오전 7시50분,9시40분,12시45분 등 오전에 3편 있다.
연풍면 행촌에서 은티마을행 버스는 종일 3편이 운행된다.
이용가능한 것은 12시45분발 버스다.
자가승용차를 이용한다면 중부내륙고속도를 타고 도로 끝지점인 북상주에서 빠져 나온다.
다시 문경방면 3번 도로를 타고 이화령터널을 지난다.
터널을 빠져나오면 바로 오른쪽 분기점으로 내려선다.
만나는 마을이 괴산군 연풍면 행촌리다.
은티마을은 그곳에서 5분 거리에 있다.
길은 마을에서 지나온 3번 국도와 역방향으로 접어들어야 만날 수 있는데
부지 정리 공사가 한창이어서 마을사람들에게 물어 가는 편이 나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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